산곡미풍(큰글자도서)

산곡미풍(큰글자도서)

$35.00
Description
“여린 것들을 보듬으며 마을로, 도시로, 세계로 나아가는
이 “슬픈 친근함”. 경이롭다.”
_김금희(소설가)

“이게 거장과 같은 시대를 사는 독자가 누리는 특권이다.”
_장강명(소설가)

“그의 문장은 등 뒤를 쓰다듬는 깊은 골짜기 산들바람처럼
진솔한 위로를 건넨다.”
_조승리(소설가)


중국 현대문학 거장 위화의 반평생이 담긴 산문집

중국을 넘어 전 세계가 사랑하는 작가, 위화의 반평생이 담긴 산문집 《산곡미풍》이 푸른숲에서 출간되었다. 《인생》, 《허삼관 매혈기》, 《원청》 등 굵직한 소설들을 통해 굽이치는 역사 속 소시민의 삶에 주목해 온 그가, 이번에는 자신의 내밀한 기억을 재료로 삼은 산문을 선보인다. 《산곡미풍》에는 그가 작가로서 활동하기 시작한 1980년대부터, 삶의 여러 굴곡을 지나 원숙한 시선에 다다른 2020년대까지 약 40여 년의 세월을 관통하며 써 내려간 글들이 담겨 있다. 2024년 휴가차 방문한 하이난에서 문득 마주한 시원한 산들바람은 그의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지난 시간들을 깨웠다. 이 기억을 따라 써 내려간 표제작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산들바람〉을 계기로 이 책이 탄생했다.
《산곡미풍》은 한국 문단의 대표 작가 김금희, 장강명, 조승리가 일찌감치 읽고 추천한 책이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주목한 지점은 이 책이 건네는 깊은 위로와 안도다. 기쁨과 쓸쓸함이 순환하는 보편의 일상을 담담하고 유머러스한 어조로 돌아보는 글이 어떻게 이토록 깊은 위안을 주는 것일까. 위화에게 기억이란 단순한 회상이 아니다. 때로는 꿈보다 더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것이며, 지나온 삶을 다시 한 번 살게 하는 행위다. 시원한 바람을 찾아다니던 땀 냄새 밴 어린 시절과 바닷물이 푸르게 변하는 먼바다까지 헤엄쳐 가고 싶었던 무모한 소년 시절, 약 냄새 가득한 병원과 정겨운 농촌의 풍경, 문화대혁명 시절 대자보를 읽으며 깊어진 문학에 대한 사랑과 처음 아빠가 되었던 순간의 생경한 감정까지. 그는 기억을 매개로 지나온 시간 속에 숨어 있던 감정과 의미를 천천히 되짚는다.
우리는 어떤 시간을 지나쳐 왔는가. 그리고 지나온 시간에는 어떤 선물이 숨어 있는가. 과거를 돌아보는 일은 결국 앞으로를 잘 살아 내기 위함이다. 《산곡미풍》은 자유로운 바람처럼 우리 기억의 갈피를 스쳐 지나며 앞으로의 삶을 지탱해 줄 작은 위로와 용기를 건네줄 것이다.
저자

위화

1960년중국저장성에서태어났다.단편소설〈첫번째기숙사〉(1983)를발표하면서작가의길에들어섰다.〈세상사는연기와같다〉(1988)등실험성강한중단편소설을잇달아내놓으며중국제3세대문학을대표하는작가로주목받기시작했다.이후첫장편소설『가랑비속의외침』(1993)을선보인위화는두번째장편소설『인생』(1993)을통해작가로서확실한기반을다졌다.장이머우감독이영화로만든『인생』은칸영화제에서황금종려상을수상했고,이는세계적으로‘위화현상’을일으키는기폭제가되었다.이작품은중국국어교과서에실리기도했으며,출간된지20년이넘은지금까지도중국에서매년40만부씩판매되며베스트셀러순위를굳건히지키고있다.『허삼관매혈기』(1996)는출간되자마자세계문단의극찬을받았고,이작품으로위화는명실상부한중국대표작가로자리를굳혔다.이후중국현대사회를예리한시선으로그려낸장편소설『형제』(2005)와『제7일』(2013)은중국사회에첨예한논쟁을불러일으켰고,전세계독자들에게는중국을이해하는통로가되어주었다.산문집으로는『글쓰기의감옥에서발견한것』,『사람의목소리는빛보다멀리간다』,『우리는거대한차이속에살고있다』등이있다.

목차

추천의글

바닷물이푸르게변하는곳까지헤엄치다
쿠스트리차의신발끈
골짜기산들바람
시계두개를손목에그리고담배를태우다
프티트마들렌
최근에꾼가장아름다운꿈
화와분노에관한이야기
상하이에가다
영화보기와관련한두가지이야기
첫번째장엄한음표
병원에서의어린시절
밀밭에서

포자와교자
국경절의기억
최초의세월
바다를보러가다
유행음악
콜라와술
공포와성장
소비주의시대의아이
아름답게수없이바뀌는그림자
아들의탄생
아버지와아들의전쟁
나만의예술감각이있어요
이것은시간이우리에게가하는박해다
어른의불안
타인의도시
청춘이없다
어린이정경

출판사 서평

기억의갈피에서건져올린
삶이라는이름의선물

존재자체로하나의문학적현상이자국내출판계에‘위화열풍’을일으켰던세계적인거장위화.대표작《인생》은해적판을제외하고도2,000만부이상의판매고를올렸으며,지금이순간에도매년200만부씩팔려나가는현재진행형의고전이다.국경과세대를초월해사랑받는그가이번에는자신의반평생을담아낸산문집≪산곡미풍≫으로돌아왔다.2024년현지출간직후부터큰화제를불러일으킨이책은팍팍한현실을살아가는중국독자들에게위로를주었고,특히젊은세대에게열렬한지지를받았다.그책을이제한국의독자들이넘겨받을차례다.
마르셀프루스트에게기억을깨우는매개체가‘마들렌’이라면,위화에게그것은골짜기에서불어오는‘산들바람’이다.2024년,하이난의어느호젓한산골짜기지형휴양지에서휴가를보내던그는문득불어오는미풍을맞으며유년의풍경을떠올린다.시원한바람을맞으러가기위해어깨에돗자리를둘러메고나서던어린시절의한때.그에게여름을대표하는이미지로남은이회상을시작으로,그는지나간시간을가만히복기한다.신작산문과그궤를같이하는구작을함께엮은이책에는1980년대부터2020년에이르는40여년의시간이살아숨쉰다.“자전거한대도안보이던”1960년대농촌마을하이옌에서의기억까지거슬러올라가는여정은실로그의일생이담긴기록이라할수있다.
그가기억에천착한이유는무엇일까.위화에게기억이란곧삶을다시한번살아보는일이기때문이다.그는자유로운산들바람처럼때로는담담하고때로는경쾌한발걸음으로기억곳곳을거닐며그간무심히지나쳤던삶의선물들을발견한다.소년시절바닷물이푸르게변하는곳까지헤엄쳐가고자했던순간의용기부터긴장과이완이교차하는삶이주는모든것을기꺼이받아들이고자했던담대함까지.
“삶이우리에게무언가를줄때그것은대부분뚜렷하지않아서,우리는받고나서야그게무엇인지똑똑히볼수있습니다”라고인생에대한소회를밝히며그는덧붙인다.“어떤손모양으로이것을받느냐에따라얻는것도달라집니다.”결국이책은삶을어떻게받아들일것인가에대한이야기다.삶이우리를선택하듯우리역시삶을선택할수있다.내삶을어떻게해석할것인가에대해풍성한여지를남기는이책은,불안과피로의시대를살아가는오늘의독자들이자신의생을다시금긍정하도록돕는든든한지지대가되어줄것이다.


만감이교차하는이야기와삶을닮은문장,
탁월한이야기꾼의저력

그동안위화의개인사는주로‘문학’과‘중국’이라는거대한렌즈를통해서조명되어왔다.작가가되기전에치과의사로일했던독특한이력은유명하지만,그가자신의삶자체를가감없이전면에내세운산문집은현재국내독자들이만날수있는책으로는≪산곡미풍≫이유일하다.부모가일하던병원의영안실침대에누워삶과죽음을감각했던어린시절부터극심한말더듬증으로의도치않게죽음을앞둔사형수에게웃음을주었던사건,1993년아들을얻으며비로소자신을‘아버지’라는이름을받아든순간,그리고600여명의청중앞에서때로는화내고분노해야몸과마음이건강한사람이될수있다고이야기했던일까지.그는오랜시간내면에서발효되고숙성된삶의조각들을생생한문장으로꺼내놓는다.
그가이끄는여러시간과장소를통과하다보면,읽는이의마음속에는어느덧하나로정의할수없는감정이일렁이기시작한다.그의문장이우리‘삶’을꼭닮았기때문이다.기쁨과쓸쓸함,환희와고통이순환하는우리의삶말이다.
어린시절위화는아버지를여의고목놓아울던친구에게서비애와기쁨을동시에보았다.작가는운동장한구석에서세상의비정함을느끼며울던친구가탁구경기에서연달아승리하자눈물이채마르지않은얼굴로세상누구보다밝은미소를짓는장면을목격한다.세상이무너질듯한슬픔속에서도기쁨을건져올릴수있다는사실을깨달은결정적순간이다.나아가그는소중한사람을잃은이들의애달픈울음소리에서역설적으로“슬픈친근함”을발견해내기도한다.영안실은삶에서죽음으로넘어가는나그네들이잠시머무는여관과같고,그곳에서들려오는남은이들의통곡은영안실근처에서살았던그에게세상에서가장감동적인노래였다.
이처럼하나의이야기안에다층적인감정을불러오며삶의복잡미묘함을드러내고야마는그의문장은‘읽는맛’을넘어우리가삶의다양한면면을깊이사유하게한다.인간을향한깊은시선과탁월한이야기꾼으로서의저력이다시금돋보이는지점이다.


환희와고통이번갈아스며드는삶에서
문득마주하게되는순수한시절의위로들
“과거의삶을기억하는것은다시한번사는것과같다.”고대로마시인마르티알리스의말이다.이를빌려위화는이렇게말한다.“이책을쓰면서마치다시한번사는느낌이었다.”이고백은책장을덮는독자가마주할감상이기도하다.《산곡미풍》은위화를스쳐지나간바람의방향을독자에게로돌리며,독자로하여금지나온삶을다시한번살게한다.
문화대혁명시절,격동의세월속에서대자보를읽으며문학의싹을틔웠던소년위화의모습은우리가무언가를처음으로사랑하게되었던시작점을떠올리게한다.생전처음바다를눈에담으며인생이란무언인지최초로자문하던순간은,우리의인식이좁은방을넘어더넓은세계로확장되었던그어느순간을되살린다.또아내에게아들이생겼다는소식을들은직후의설렘과책임감사이에서의고민은우리가새로운인생경로를마주했을때느낀긴장감과설렘을불러일으킨다.
앞만보고달리기에도벅찬인생에서과거를돌아보는일은흔히사치로여겨진다.하지만그걸음을잠시멈추고회한이아닌,삶을지탱할힘을건져올릴수있다면어떨까.과거를돌아보는일은결국앞으로를살기위해서다.골짜기의산들바람이자유롭게드나들수있도록기억의창을활짝열어보자.무심코지나온시절에숨겨져있던삶의선물들이오늘을견디게할의지처가되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