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음악과세계사의빛나는협연을만나다
클래식음악은낯설다?작곡가이름도어렵고,가사도없어서따분하고,잘듣지않으니어렵다고생각하기쉽다.그런데그클래식음악이세계사와맞물려있다면?《음표에걸린세계사》는1789년프랑스혁명부터1980년5·18민주화운동까지,클래식음악을통해서세계사를바꾼전쟁과혁명의이야기를만난다.
프랑스혁명의주역이었던나폴레옹을보고감동한베토벤이헌정했지만,후에황제가된그를보고실망해서악보표지를박박찢은〈영웅〉(〈나폴레옹이베토벤을만났을때〉),나폴레옹이러시아원정에서대패한걸축하하는내용이라서프랑스에서잘연주되지않는다는차이콥스키의〈1812년서곡〉(〈러시아엔영광,프랑스엔굴욕〉),프랑코가일으킨스페인내전의아픔을다룬카잘스의〈새의노래〉(〈스페인내전의상처를보듬다〉),제2차세계대전때쇼스타코비치가포탄이떨어지는도시에서작곡한〈레닌그라드〉(〈히틀러를물리친희망의비밀암호문〉)등은세계사를공부할때면빠지지않고등장하는중요한사건들과얽혀있다.
조국의독립과통일의염원을담은곡들도있다.이탈리아의통일을기원하는베르디의〈히브리노예들의합창〉(〈이탈리아통일을기원하는노래〉),각각폴란드와체코의독립을기원하는쇼팽의〈영웅〉(〈격정적인선율에스민폴란드사랑〉)과스메타나의〈블타바〉(〈보헤미아의선율로쓴체코의애국선언문〉)과같은곡이그렇다.
그리고한국작곡가도빠지지않는다.간첩으로몰려정보국에끌려간뒤모진고문으로죽을뻔했지만굴하지않고저멀리독일베를린에서〈광주여영원히〉(〈머나먼이국땅에서피어난광주의노래〉)를작곡한윤이상은기나긴독재정권시기를지나온우리에게민주주의가무엇인지에대해진지하게생각해보게만든다.
마지막은인류의화합을그린베토벤의〈합창〉(〈모든인류는한형제〉)으로끝을맺는다.제목에서도짐작되듯이,전세계의사람들이갈등과대립을겪으며숱한역사의굴곡을어렵사리지나왔지만,결국엔‘우리모두하나!’라는진득한메시지를전한다.
지식과재미가함께하는음표와의우당탕탕세계사여행
《음표에걸린세계사》는클래식음악의창작배경을세계사라는큰흐름속에설명하면서도다채로운읽을거리와볼거리를함께수록했다.
메아리중학교방송반아나운서반음표,프로듀서오선지,교내오케스트라지휘자이자음악선생님인엉클쌤.이세사람이모여오선지가연출하고,음표가진행하고,엉클쌤이해설을맡은‘음표에걸린세계사’방송프로그램이라는콘셉트를통해읽는재미를더한다.음표의엉뚱함과엉클쌤의아재개그가이루는환장의(?)조합은개그프로그램을보는듯한실소를연방유발한다.
또한박우희삽화가손에서탄생한아기자기한캐릭터들도놓칠수없다.음표의말실수에서탄생한근육빵빵피카소나전두환에게한방을날리는윤이상작곡가의일러스트는웃음과함께통쾌함을안겨준다.또한각장마지막에삽입된QR코드를통해본문에서소개한곡들을직접들어볼수있는기회까지마련했다.
귀로듣고눈으로읽으며만나는《음표의걸린세계사》를통해클래식음악을친근하게접하는한편,교과서에서만만났던역사적사건들을작곡가개인의시선으로바라봄으로써청소년들에게세계사를다양한관점으로해석해보는경험을전한다.이는곧세계관을확장하는기회를제공함과동시에역사공부에관한흥미를돋우는계기가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