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인을 위한 불교 강의 (완역판)

서양인을 위한 불교 강의 (완역판)

$25.30
Description
“난 합리적이야!” “난 나를 사랑하지 않아!” “난 나야!”라고 말하는 서양인들에게
… 그리고 21세기를 사는 한국인들에게
법상에 올라선 텐진 빠모 앞에는 크게 세 부류의 서양인이 앉아 있다. 우선 불교를 처음 접해본 사람들이다. 불교 교리는 물론 수행에 대해서도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다. 온갖 의문 또는 의심으로 가득 차 있다. 이제 명상을 시작해보겠다 다짐하고 앉아 있는 사람들도 있다. 우선 왜 수행하는지, 어떻게 수행하는지, 그리고 수행을 어떻게 일상으로 가져올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다. 수행에 익숙할 뿐 아니라 명상을 통해 한걸음 깊이 들어가 봤던 사람들도 있다. 자신이 올바른 길로 가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중간중간 느꼈던 자신의 ‘체험’은 무엇인지 궁금한 사람들이다.
텐진 빠모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언어로 자신의 체험, 옛이야기, 그리고 경전에 있는 내용들을 섞어가며 시종일관 유머를 잃지 않고 이들의 궁금증을 하나하나 풀어나간다.
서양인들이 맨 처음 불교를 접할 때 보이는 반응 중 하나는 ‘믿을 수 없다.’이다. 윤회나 환생은 물론 명상이나 이를 통해 다다르는 차원의 경지나 깨달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러고 나서 자신은 증명되지 않은 것을 믿지 않기 때문에 ‘합리적’이라고 자처한다. 하지만 진정 합리적이라면 열린 마음도 가져야 한다.
이 책에서 저자 텐진 빠모는 이제 막 불교를 접하고 특정 내용을 마주쳐 주의 깊게 조사해 봤지만 여전히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해도 그것이 불법(佛法) 전체를 폐기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말한다. 텐진 빠모 역시 수십 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티베트불교 안에서 전혀 수긍하지 못하는 것들이 발견된다고 솔직히 말한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 맞닥뜨리면 특정 교리와 내가 연결점이 없다는 걸 이해하고 그냥 잠시 옆에 밀쳐놔 둘 수도 있다. 거리낌을 가질 필요가 없다. 다만, ‘이건 아니지, 이건 진실이 아니야.’라고 말하지 말고 그냥 ‘지금 이 시점에서 내 마음이 이것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라고 조언한다. 오히려 이런 방식이 더 합리적이고 이성적일 수 있다. 어떤 지혜의 책을 수년간 읽고 또 읽어도, 읽을 때마다 마치 새로운 책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을 누구나 한 번씩은 경험했을 것이다. 이는 우리 마음이 열림에 따라 전에는 볼 수 없었던 더 깊은 층의 의미들을 발견하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해하지 못했던 걸 언젠가 나중에 다시 이해할 수도 있다. 처음 불교를 접한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덕목이다.
이제 막 명상을 실천하고 싶은 서양인들의 관심사는 ‘화’다. 많은 서양인이 ‘분노’를 가라앉히기 위해 법문을 듣고 명상을 한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우선 자신과 화해를 해야 한다. 텐진 빠모는 서양에서는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게 너무 가혹하다고 말한다. 자신의 단점은 빠짐없이 알지만, 자신의 선한 점은 알려고 들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에게 “난 정말이지 화가 너무 많아.”라고 얘기하며 행복해한다. 하지만 속마음으로조차 ‘나는 화가 많아. 하지만 또한 관대한 사람이기도 해.’라고 말하려 들지 않는다. 화를 없애기 위해서는 나를 불편하게 하는 사람들을 다른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지만 그 전에 우선 자신과 화해하지 않으면 아무리 법문을 듣고 명상을 해도 소용없다고 말한다.
이제 어느 정도 수행에 익숙한 서양인들이 보이는 특징도 있다. 명상의 대상과 명상하는 자를 자꾸 나누어본다는 점이다. ‘여기 내가 있고, 여기 수행이 있고, 내가 수행한다.’고 생각한다. 마치 산봉우리 두 개가 마주 보고 있는 듯하다. 그러고는 어째서 진전이 없는지 의아해한다. 하지만 본래 마음이란 그 대상과 함께 생멸하게 되는데, 마음을 수행과 계속 따로 떼어 놓으면 합일(合一)이 일어날 리가 없다. 명상을 얼마나 오래 했든 상관이 없다.
텐진 빠모의 강의 그리고 청중 사이에 오가는 질문과 답변을 읽다 보면 어쩌면 21세기를 살아가며 불교에 대해 이해하고 싶은 한국인들에게 더 걸맞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저자

텐진빠모

저자:텐진빠모(VickiMackenzie)
제2차세계대전이한창이던1943년영국런던남부에인접한하트퍼드셔(Hertfordshire)에서태어났다.열여덟이되던해처음불교를만났고,스무살이되던해배를타고인도로건너갔다.인도에서스승캄뚤린뽀체를만나1964년사미니(sramanerika)계를받고‘텐진빠모’라는법명을받았다.1973년비구니계를받으며‘서양인여성최초티베트불교비구니’라는호칭을얻었다.
1976년부터1988년까지12년동안인도히말라야라훌의외떨어진동굴에서집중수행에들어갔다.마지막3년은아예외출조차삼가고폐문수행을했다.동굴을나온1988년부터유럽,북미,오세아니아등을순회하며서양인불자들을만나기시작했다.불법홍포와함께인도에비구니수행처를만들기위한목적이었다.
2008년에는제12대걀왕드룩빠(GyalwangDrukpa)로부터깨달음과여성수행자지위향상에대한인정을받아제쭌마(Jetsunma,위대한스승)라는호칭을받았다.
1988년부터시작된순회법회는2022년마무리했으며지금은2000년세운인도히말라야의비구니수행처동규가찰링(DongyuGatsalLing)사원에서120여명의비구니와함께수행하며교육활동에매진하고있다.
영국의공영방송BBC는2023년‘세계에서가장영향력있고영감을주는여성100인’에종교인으로서는유일하게텐진빠모를선정했다.

역자:김윤종
서울대학교의과대학을졸업하고정형외과의사로일하고있다.동서양의정신적가르침과관련된책을좋아해언젠가부터원서들을뒤적거리며마음에드는글이있으면우리말로옮겨지인들에게전하곤했다.그것이계기가되어번역가직함까지달게되었다.옮긴책으로는『서양인을위한불교강의』(2024),『관계에능숙해지는법』(2024),『고요히앉아있을수만있다면』(2022),『뉴로다르마』(2021),『모든발걸음마다평화』(2021),『메타휴먼』(2020),『자네,좌뇌한테속았네』(2019),『하마터면깨달을뻔』(2017)등이있다.

목차


서문007
1.푸른눈의수행자
2.발심(發心)과수행
3.불교윤리-누구에게도해를끼치지않기
4.삶과죽음이끊임없이계속되는여섯가지세계[六道]
5.여성과수행의길
6.사마타수행-고요속에머물기
7.위빠사나-마음이무엇인지알아내기
8.알아차림
9.서양인을위한특별한가르침
10.통렌(Tonglen)-주고받음의수행
11.마음의본성
12.영적스승의역할
13.밀교
14.시각화명상

출판사 서평

티베트불교의‘역사’가된영국출신비구니텐진빠모

매년연말이면영국의공영방송BBC에서는‘세계에서가장영향력있고영감을주는여성100인’을선정한다.지난해(2023년)에는전미국대통령영부인미셸오바마(MichelleObama)를비롯해성별임금격차연구로2023년노벨경제학상을수상자클라우디아골딘(ClaudiaGoldin)등이꼽혔다.그런데100인중유일하게종교인이한명있었다.바로이책의저자텐진빠모다.

제2차대전이한창이던1943년영국에서태어난다이안패리(DianePerry,텐진빠모의출가전이름)는열여덟살에처음불교를접하고스무살이되던1963년인도로건너간다.그곳에서스승을만난그녀는1964년사미니계를받고텐진빠모라는법명을받았다.마침내1973년에는비구니계를받으며‘서양인여성최초티베트불교비구니’라는호칭을얻었다.불교국가대부분에서그렇듯이비구(남성)중심의불교교단에서텐진빠모는‘여성’과‘서양인’이라는경계를뛰어넘었다.여기까지라면그냥‘특이한이력’에불과할수도있다.하지만1976년그녀는깨달음을얻기위해인도라훌의외떨어진작은동굴에서‘집중수행’에들어간다.집중수행은1988년까지12년간이어졌고,마지막3년은아예외출조차삼가고폐문수행을했다.히말라야의추위와눈보라는물론,한사람이눕기에도좁은동굴에서고독과싸워야했으며,수행의진전이느릴때는낙담과싸워야했다.그리고마침내한걸음발을내딛게된다.‘여성’과‘서양인’이라는경계는물론‘수행’의경계까지넘어마침내성취를이뤄낸것이다.이후그녀의행보는티베트불교에서여성의지위는물론서구에불교의씨앗을심는데큰역할을했다.BBC에서의선정의도대로‘영향력’과‘영감’모두를갖췄던것이다.2008년에는제12대걀왕드룩빠(GyalwangDrukpa)로부터‘깨달음’을인정받으며제쭌마(Jetsunma,위대한스승)라는호칭도얻었다.

이책은그녀가1988년동굴에서나와2000년인도의히말라야에비구니수행처인동규가찰링(DongyuGatsalLing)사원을만들어주석하기전까지유럽과북미그리고오세아니아등‘서양인’을위한포교활동하며진행했던법문중1996년과1997년미국,그리고1998년호주에서진행되었던강의들을편집한것이다.

왜명상을하고,
어떻게명상을하고,
궁극에는어떻게명상을‘일상’과접목할것인가

‘강의’는인도히말라야에서12년의수행을포함해30년넘는텐진빠모의수행이야기로시작한다.어딜가나법상밑에앉은서양인청중들이가장궁금해하는내용이다.하지만그녀가강연의대강으로삼은것은△왜명상을하고△어떻게명상을하고,△어떻게명상을‘일상’과접목할것인가였다.

현대인,특히서구인들은왜명상에열광을할까?거개는명상을통해스트레스를줄이고불안과초조를진정시키려는이유다.물론이게명상을배우는동기로서그리나쁜것은아니다.조금만명상에취미를붙여도이런효과를얻을수있다.하지만텐진빠모는한걸음더나가,아니궁극적으로명상의목적은자기내면을바라보고우리가진정무엇인지,그리고마음이진정무엇인지알아내는것이라고명토박아말한다.그렇게한걸음씩가다보면마음이어떤식으로작동하고,그기능에는어떤것이있는지알아내어,세속을뛰어넘는의식상태에도달한다는것이다.잠시돌로풀을눌러놓기보다는김매는것처럼풀을뽑아버려야불안이나초조같은싹을없앨수있다는얘기다.물론이제불교를막배운일반인들에게출가한수행자처럼종일좌복을깔고앉아있으라는무리한주문을하지는않는다.마음을안정시키는작업에20~30분,그리고내면을관찰하는30분의시간이면충분하다.그렇게한걸음씩나아가면된다.

명상의방법에대해서도텐진빠모는‘불교백화점’이라는티베트불교의전통을계승한수행자답게다양한길을제시한다.사마타나위빠사나같은,테라와다불교의전유물로알려진수행법에대해서도총열네장의분량중에각각한장씩을할애하고,티베트불교수행중에일반인도충분히해볼만한통렌(Tonglen)이나시각화명상에도각각한장씩할애해소개하고있다.중간중간에는선(禪)불교수행이나선사들의이야기도빼놓지않는다.

물론왜명상을하고,어떻게명상하는지잘알고체화했다고해도이것을일상과접목하는일은또다른문제다.꽤많은사람이명상하는동안에는행복과평화,때때로는불이(不二)의경험을하기도하지만명상에서깨어일상으로돌아오면다시평범한사람이되는경우가많다.텐진빠모가수행과일상의조화에서열쇳말로꼽는것은바로‘화’다.욕망이나집착을없애는것도중요한수행이지만현대인들,특히서양인들에게는거부감이크다는걸알기때문이다.

이책에는강의분량만큼많은문답들로구성되어있다.청중은솔직한질문을하고텐진빠모는답변을한다.실은독자가궁금했던내용일수있다.이책에서저는단지학문적인호기심에만머물거나우리일상의상황에적용하기에너무동떨어진내용이아닌,실제유용하고의미있는것들을최대한제공하려고노력했다.따라서대부분일상적인용어를쓰고,평균적인지성을가진사람이라면저자가하는말을충분히이해할수있도록애썼다.

20년만에완역판으로만나는텐진빠모의대표작

이책은텐진빠모의대표작으로,2002년미국에서발매돼여전히독자의주목을받고있는스테디셀러다.2004년『마음공부』라는제목으로국내에도한차례출간된적이있었으나당시에는총14장중두개의장(13장과14장)은아예번역되지않았으며,번역된장중에서도본문과묻고답하기부분이대거삭제된채출간되었다.

이번에는번역출간은2023년미국에서재발간된판본을기준으로누락된장과문장이없이모두번역됐으며첫출간당시정착되지않았던티베트불교용어와발음도모두바로잡았다.

여전히이책의재출간을학수고대하던기존의독자는물론불교수행이란무엇인가에대해궁금해하는독자들에게좋은독서의기회그리고발심의기회가되었으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