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가봐야할수행처,붓다선원
전국의수행자들과세계각국의외국인들이모이는이유
덕유산자락해발720미터.굽이진산비탈끝에다다르면천상같은풍경의명상센터,붓다선원이모습을드러낸다.20여명의비구니스님들을중심으로전국에서찾아온수행자들과푸른눈의외국인들이자연스럽게어우러져있는곳.수십명에서많게는100여명이함께수행하는이곳의풍경은여느사찰에서는좀처럼보기어려운특별한장면이다.
언어와피부색은달라도삶의무게는다르지않은가보다.‘왜열심히살아도상처는깊어지는가?’이절실한질문이국적을불문한수많은이들을붓다선원으로이끌었다.사마타와위빳사나수행의정수를전하는이곳은,초기불교수행에뜻을둔이들사이에서‘반드시가봐야할수행처’로알려지며,단단한수행공간으로자리잡았다.
붓다선원을이끄는진경스님은1985년에출가한이후국내에서교학과수행을병행하다가,1998년미얀마로향했다.한국불교의익숙한환경을뒤로하고부처님수행의원형을찾아길을나선것이다.지금처럼해외수행처를찾는것이보편적이지않던시절,비구니승단을인정하지않는남방불교권의척박한풍토속에서도스님은오직‘무아(無我)’를깨치기위해정진을이어갔다.미얀마의마하시,쉐오민,떼잉구와인도의고엔카,영국의아마라바띠,프랑스의플럼빌리지까지.20여년동안국내외수행처를찾아다니며스님이마주한것은‘나’라고믿어왔던견고한고집이허물어지는순간들이었다.그리고마침내미얀마파욱수행센터에서선정과지혜가수레의두바퀴처럼맞물려있는수행체계를깊이체득하며오랜방황을끝냈다.한국으로돌아온스님은2013년경남거창에붓다선원을개원해365일불이꺼지지않는수행도량을이끌고있다.『나로부터의자유,세상을비추다』는지난10여년간삶의고통을안고찾아온수많은사람들의질문을바탕으로반복되는괴로움의원인을정면으로바라보게하는진경스님의답변을담아낸책이다.
길위의여행자들이품은‘날것’그대로의질문과
반복되는괴로움을완전히끊어내는인생답변!
우리는살면서수없이많은인생의돌부리에걸려넘어진다.어린시절의상처와트라우마,영원할것같았던연인과의이별,술과담배같은중독의문제,관계속갈등과외로움등은일상에서반복적으로우리를흔든다.한편세상의불공평함에대한분노,죽음에대한두려움,절박한심정으로매달리게되는기도는큰바윗덩이처럼마음속에내려앉아삶자체를무겁게짓누른다.
붓다선원을찾은이들의마음에도같은질문이놓여있다.더는견디기어려운막막함과괴로움에서벗어나고자찾아온이들이기에,저마다가장‘날것’그대로의고민을꺼내놓는다.그러나진경스님의답변은잠시마음을달래는위안에머물지않는다.말랑한위로보다는문제를정면으로바라보게하는냉철함이먼저다가온다.
“고통을뿌리째뽑을수있는진짜약이있는데,어찌가벼운통증만덜어주는아스피린같은처방에머물수있겠습니까.”
스님의이말은고통의본질을외면하지말고정면으로바라보라는붓다의가르침과도맞닿아있다.우리가반복해서삶의돌부리에걸려넘어지는이유는삶의실상을‘있는그대로’보지못하기때문이다.모든것이영원하기를바라고,내뜻대로되기를바라며,이몸과마음을‘나’라고움켜쥐는마음이괴로움을만든다.
그러나우리가‘나’라고믿고있는몸과마음은조건에의해잠시일어났다가사라지는흐름일뿐이다.마치여러부품이맞물려야자동차가움직일수있듯,우리의존재또한수많은조건들이잠시모여이루어진하나의과정에가깝다.저자는바로그실상을깨닫는순간,우리는‘나’라는좁은틀에서벗어나비로소자유를얻게된다고말한다.
그렇다면그자유는오직‘나’만을위한것일까?그렇지않다.홀로의시간을지나더단단해진행복은결국함께살아가는따뜻한행복으로나아가기위한출발점이된다.나와갈등하던상대역시조건속에서괴로워하는존재임을이해하게되면,미움은연민으로바뀌고나를괴롭혔던인연은어느새나를일깨우는스승과같은존재로다가온다.
그렇게전환된시선으로세상을바라보면,이전에는원망과냉소로가득했던세상이인과(因果)의흐름속에서새롭게읽히기시작한다.흔들리는세상한가운데서도평정심을잃지않고살아갈힘을얻게되는것이다.이렇듯‘나’라는제한된틀을넘어얻은자유는결국타인을향한이해와자애로확장되어,세상을밝히는고요한빛이된다.
삶의돌부리에걸려멈춰선순간들은결국지혜의밑천이었다!
이책에는마흔여섯가지의질의응답이담겨있다.삶의고민은저마다다르지만,그괴로움의뿌리는결국하나에서시작된다.그렇기에해답또한하나의방향을가리킨다.그한가지원리를바로이해하게될때우리는어떤문제를맞닥뜨리더라도이전과는다른마음으로삶을감당해낼힘을얻게된다.
각장사이에배치된〈진경스님의수행여정〉은먼저길을걸어간선배수행자의진솔한경험담을담고있다.독자들은스님의수행여정을따라가며이길이결코혼자만의외로운여정이아니라는사실을자연스럽게느끼게될것이다.또한마지막에수록된〈수행길잡이〉는‘아나빠나사띠(들숨날숨에마음챙김)’수행을처음접하는이들에게친절한길잡이가되어줄것이다.
인간으로태어난이유가고작삶이라는고단한바다에서발버둥치기위한것일까?저자는단호하게‘아니’라고말한다.우리를괴롭히는번뇌는오히려진정한기쁨으로나아가기위한소중한출발점이될수있다고말이다.이책은우리가마주한고통을회피의대상이아니라삶을바꾸는기회로바라보게한다.독자들도이책을통해삶의방향을새롭게비추어줄자신만의선명한지도를하나씩그려나갈수있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