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 : 고통을 자유로 바꾼 41명의 숨은 수행자들

은둔 : 고통을 자유로 바꾼 41명의 숨은 수행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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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조현

저자:조현
한겨레신문종교전문기자및논설위원이다.때론그굴레조차벗고떠도는자유로운영혼이다.주로찾는곳은히말라야설산이나동굴,외딴섬….벗들과어울리는술자리도좋아한다.은둔수도자들을찾아다니면서다른한쪽으로마을공동체사람들과교유하고지지하며시간이날때마다그들속에들어가같이지낸다.세상에서가장기운이좋은수도터와성지들을다니고최고의영성가들을만나수행하면서이를선(禪)적인글로풀어내‘선사’라는별칭으로불린다.2002년엔휴직한뒤1년간인도순례를감행했고,2016년에도1년간히말라야를트레킹하거나해외공동체에서보냈다.
한겨레신문사회부,정치부를거쳐1999년부터영성·치유·깨달음·공동체·대안적삶에대한글을주로쓰면서웰빙과힐링,공동체바람을일으키는데큰역할을했다.저서로처녀작인《나를찾아떠나는17일간의여행》(《나를찾아떠나는여행》으로개정)은2001년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책의날’직원들에게선물한책으로,누리꾼들이뽑은‘인문교양도서’1위에선정되었다.이어세계공동체순례기인《세계어디에도내집이있다》를기획해펴냈으며,인도여행을다녀와《영혼의순례자》(《인도오지기행》으로개정)를냈다.숨은선사들의발자취를발굴한《은둔》이‘불교출판문화상’과‘올해의불서상’을,오지암자기행인《하늘이감춘땅》은‘불교언론문화상’을수상했다.한국기독교의숨은영성가를발굴한《울림》은감신대·서울신학대·장신대·한신대등주요신학대에서‘100대인문교양도서’로선정되었으며,역사와신화의땅,그리스를다녀와서펴낸《그리스인생학교》는2013년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여름휴가에읽을책’으로선정했다.한국출판인회의에서선정한‘우리시대대표작가300인’에뽑히기도했다.
2001년EBS에서‘조현스페셜’이란제목으로일주일간특별강연을한이래YMCA영성분과위원회,정신과의사모임,종교발전포럼,서울대학병원,서울시민청,전주전통문화연수원등에서강연을했다.영성가·수도자·인문학자등과함께지친마음을쉬며치유할수있는수행·치유웹진휴심정(well.hani.co.kr)운영자이자함석헌이창간한<씨알의소리>편집위원이기도하다.

목차

·책머리에

1.이한몸태워불도를밝히리

현기_꿈속에서황금을얻으려애쓰는구나
제선_인과응보는정확하지만,내가없다면도대체누가과보를받겠느냐
혜수_선사라면어찌해서앉은채몸을벗지못하겠느냐
보문_마취없이내뼈를도려내거라

2.대자유인은바람처럼자취를남기지않는다

경허_내가미친것이냐,세상이미친것이냐
춘성_나에게불법을묻는다면씨불알놈이라고하겠노라
금봉_‘지금당장’너는누구냐
고봉_여인아,내가이제안락삼매에들시간이구나
조오현_벌거숭이그대로가진리당체라네

3.지혜의보검으로번뇌망상을단칼에자르다

만공_사자굴에다른짐승은없다
보월_스승도내칼을비켜갈수는없다
경봉_여의주를여기두고어디에서찾았던가
일우_몸에붙은때같은그마음을왜붙들고있느냐

4.지옥속에서깨달음이피어난다

전강_천지에부처의몸아닌곳이없는데,어디다오줌을누란말이냐
법희_맑은물로도어찌그깨끗함에견줄수있겠느냐
일엽_매일매일이명절날이아니더냐
삼성_양심이불성이고,부처님하느님이다

5.위대한지혜는어수룩해보인다

혜월_터럭하나소유않고도천하를활보하는이누구냐
석봉_이세상에서참는자보다강한자는없다
우화_남의눈치나보며산다면천진불이죽는다네
도천_일심으로일하는것이바로선(禪)이다

6.진정한도는가장낮은곳에처한다

박한영_돌대가리인가,천재인가
청화_당신은중생아닌부처님이니삼배합니다
서암_논두렁아래청정한이가절이고불교라네
취봉_진실한삶보다높은도(道)는없다네

7.빛을감추고대중들과동고동락한다

혼해_여인의아픈마음이곧내마음이아니냐
철우_천길낭떠러지에서한발더나아가라
연관_코로나도고맙고,암도참고맙다
백봉_우주가한바탕웃음이아니냐

8.자비가곧불심이다

수월_가난한나무꾼도중생에게베풀것이한량없이많구나
만암_자신에겐추상같되,남에겐훈풍이되리라
지월_나를때린네손이얼마나아팠을것이냐
벽초_봄날들판의쟁기질이내법문이다,이랴이랴쭈쭈쭈

9.눈쌓인길을어지러이걷지마라

한암_어찌돌멩이를쫓는개가되겠느냐
효봉_토끼같은새끼들조차버렸는데,어찌이몸뚱이를아끼겠느냐
정영_술에도깡패가마시는술이있고,중이마시는술이있다
고우_가치관이안바뀌면출가수행자가아니다

10.중생의고통이있는한나의원도다함이없다

백학명_호미질열번에불도를깨닫는다
용성_해와달은중국의것이냐,조선의것이냐
만해_나는지옥에서쾌락을즐겼노라
탄허_그대의미래를알고싶은가,그러면그대의오늘의삶을보라

·책을끝내고

출판사 서평

“한순간의깨달음보다오래살아낸삶을보다”
41명의생애에서발견한수행의진짜얼굴

깨달음은한순간의체험만으로증명되지않는다.결국그이후어떤삶을살아냈는지가그깊이를보여준다.『은둔』이주목하는것도바로그지점이다.
이책은몇마디선문답이나신비로운체험에머물지않는다.한사람이어떤유년을지나출가했고,무엇때문에수행에목숨을걸었으며,긴정진끝에어떤사람으로살아갔는지를끝까지따라간다.

등장하는수행자들역시흠없는성인으로그려지지않는다.때로는괴팍하고파격적이며세상의상식으로이해하기어려운모습을보인다.저자는그런겉모습보다그들이평생사람과세상을어떻게대했는지를바라본다.
자신을때린이의손부터걱정한지월,가진것이없어도남에게줄것은한량없이많다고여긴수월,만나는사람마다중생이아니라부처라며삼배를올린청화,암과코로나까지“고맙다”고받아들인연관.수행의깊이는결국사람을대하는태도에서드러난다.

『은둔』은그래서단순한고승전이아니다.
“수행은사람을어디까지바꿀수있는가.”
“깨달은사람은실제로어떻게살아가는가.”
이책은그질문에마흔한개의삶으로답한다.

가장깊이부서진자리에서피어난‘대자유’
상처와가난,전쟁과죽음을수행으로건너간사람들

『은둔』에등장하는이들의출발점에는유난히많은고통이있다.전강은어린시절부모를잃고젖먹이동생을업은채젖동냥을다녔다.우화는어머니를잃은뒤집을나왔고,오현은여섯살에절집에맡겨졌다.보월은걸인으로떠돌다출가했고,수월과혜월,서암은절머슴으로절살이를시작했다.제선은사랑하던어린아들의갑작스러운죽음뒤삶의의미를잃었다.
그러나이들은고통에서달아나기보다그것을수행의에너지로바꾸었다.보문은90일동안잠을자지않는용맹정진에뛰어들었고,제선은6년동안밖에서문을잠근무문관에서정진했다.현기는지리산상무주암에서40년넘게홀로화두를붙들었다.

『은둔』의진짜이야기는그다음부터다.목숨을걸고수행한이들은오히려점점가벼워졌다.가진것을내려놓고권위에서벗어나며자신의고통보다다른사람의아픔을먼저살폈다.상처가사라진것이아니라,상처가더이상그들의삶을끌고다니지못하게된것이다.

저자는이들의삶을이렇게표현한다.
“가장깊이부서졌던마흔한개의삶이,마흔한개의새벽이여기열린다.”
『은둔』은고통없는삶을말하지않는다.고통을통과하고도삶의주인이될수있다는가능성을보여준다.20년이지난지금도이책이여전히현재적인이유다.

이름난고승대신‘기록밖의수행자’를찾아서
사라질뻔한작은등불들을다시밝히다

기존의고승전이종정·방장·조실처럼이름과지위가남은인물들을중심으로했다면,『은둔』은그바깥의사람들을찾아간다.생몰연대조차정확히남지않은금봉,상좌도탑도없이사라진혜수처럼평생자신을드러내려하지않았던수행자들이이책의주인공이다.저자는이들을성인으로미화하지않는다.말보다삶을보고,명성보다그들이남긴흔적을좇는다.

그기록은책상위에서만들어지지않았다.저자는눈쌓인지리산과태백산을오르고외딴암자와토굴을찾아수행자들을만났다.이미세상을떠난이들의삶을복원하기위해제자와도반,공양주와주변사람들을찾아증언을들었다.이번개정판이더욱각별한이유도여기에있다.초판당시스승들의삶을증언했던이들가운데상당수가지난20년사이입적했다.저자가직접들었던목소리와기억자체가이제는다시얻기어려운기록이된셈이다.또한새롭게추가된11명가운데고우·도천·서암·연관·오현·청화·현기등7명은저자가직접만난수행자들이다.특히오현·고우·현기는각별한인연을맺으며삶과가르침을가까이에서지켜봤다.

저자는자신이찾아헤맨이들을‘빈자의등’?에비유한다.화려한등불은꺼져도가난한노파가온정성을다해밝힌작은등하나는끝까지꺼지지않았다는이야기처럼,『은둔』이기록한이들도화려한이름대신삶으로빛을남긴사람들이다.높은자리에오르는대신자신을낮추고,깨달음을말로설명하기보다삶으로보여줬다.20년만에돌아온『은둔』은사라질뻔했던마흔한개의작은등불을다시우리앞에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