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레이첼은 전투의 여파로 인해 얼굴을 감추고 있던 로브가 완전히 벗겨진 상태였다. 검을 빙빙 돌려 피를 털어내던 레이첼이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여전히 냉랭한 표정이었으나 나를 보는 순간 그 표정이 무너졌다. 정확히는 내 너머를 보고서.
그리고 바로 그 순간에, 나 또한 본능적인 직감을 느꼈다.
내가 죽인 놈들은 숨어 있던 놈 둘, 기습하려고 움직이던 놈 둘. 지금 이 순간 레이첼의 발밑에 쓰러져 있는 놈들은 셋.
그리고 처음 내가 짐작했던 놈들의 수는 총…… 여덟이었다.
벼락같은 깨달음과 함께 능력으로 인해 내 등 뒤에 있는 안개 속 존재감이 느껴지자 등골이 서늘해졌다. 그것을 인지한 내가 반사적으로 검을 휘두른 것과 내 검이 놈의 몸에 닿지 않았는데도 내 뺨에 뜨듯한 온도의 새로운 피가 튄 것은 거의 동시였다. 속으로는 멈칫했으나 일단 몸에 힘을 실었으니 머뭇거리지 않고 검을 휘둘러 그자를 베었다. 그러나 검이 그의 살을 파고들어 장기와 뼈를 가르는 순간, 명확한 확신이 들었다.
나의 공격은, 그저 이자의 죽음을 몇 분 앞당기는 역할밖에 하지 못했다는 것을.
그의 목숨을 앗아간 것은 내가 아니었다.
나는 그를 베자마자 뒤를 돌아 레이첼을 보려 했다. 그러나 레이첼은 내가 미처 그녀의 표정을 확인하기도 전에 도약하여 굵은 나뭇가지들을 딛고 갑작스레 떠나버렸다.
그 탓에 나는 작금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어야 했다.
내게 새로운 피가 튀기기 직전에 무언가가 내 얼굴 바로 옆으로 스쳐 날아갔다는 사실을 깨닫고, 뒤늦게 이상함을 감지한 건물 안 사람들이 밖으로 나올 때까지.”
COAD에 대적하는 이들. 그러나 상상치도 못한 인연이 그들의 발목을 붙잡는다.
과거의 동료에게 칼을 겨누느냐, 그 인연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지느냐. 그 선택의 기로 앞에 선 주인공들. 과연 그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그리고 바로 그 순간에, 나 또한 본능적인 직감을 느꼈다.
내가 죽인 놈들은 숨어 있던 놈 둘, 기습하려고 움직이던 놈 둘. 지금 이 순간 레이첼의 발밑에 쓰러져 있는 놈들은 셋.
그리고 처음 내가 짐작했던 놈들의 수는 총…… 여덟이었다.
벼락같은 깨달음과 함께 능력으로 인해 내 등 뒤에 있는 안개 속 존재감이 느껴지자 등골이 서늘해졌다. 그것을 인지한 내가 반사적으로 검을 휘두른 것과 내 검이 놈의 몸에 닿지 않았는데도 내 뺨에 뜨듯한 온도의 새로운 피가 튄 것은 거의 동시였다. 속으로는 멈칫했으나 일단 몸에 힘을 실었으니 머뭇거리지 않고 검을 휘둘러 그자를 베었다. 그러나 검이 그의 살을 파고들어 장기와 뼈를 가르는 순간, 명확한 확신이 들었다.
나의 공격은, 그저 이자의 죽음을 몇 분 앞당기는 역할밖에 하지 못했다는 것을.
그의 목숨을 앗아간 것은 내가 아니었다.
나는 그를 베자마자 뒤를 돌아 레이첼을 보려 했다. 그러나 레이첼은 내가 미처 그녀의 표정을 확인하기도 전에 도약하여 굵은 나뭇가지들을 딛고 갑작스레 떠나버렸다.
그 탓에 나는 작금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어야 했다.
내게 새로운 피가 튀기기 직전에 무언가가 내 얼굴 바로 옆으로 스쳐 날아갔다는 사실을 깨닫고, 뒤늦게 이상함을 감지한 건물 안 사람들이 밖으로 나올 때까지.”
COAD에 대적하는 이들. 그러나 상상치도 못한 인연이 그들의 발목을 붙잡는다.
과거의 동료에게 칼을 겨누느냐, 그 인연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지느냐. 그 선택의 기로 앞에 선 주인공들. 과연 그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레이첼 소이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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