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은, 바람으로 말한다

섬은, 바람으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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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섬은, 바람으로 말한다』는 시인 박종필이 진도의 바람과 섬의 침묵 속에서 건져 올린 감정의 흔적들을 담은 첫 시집입니다. 말하지 않아도 닿는 마음, 묻지 않아도 알게 되는 감정을 중심으로, 사라져 가는 삶의 조각과 잊힌 이름들, 돌아오지 못한 이들의 안부가 바람을 타고 독자에게 전해집니다. 돌담 아래 스며든 시간, 팽목항의 침묵, 그리고 돌아오는 길 위의 포용까지-시인은 설명보다 여백을, 이야기보다 속삭임을 선택합니다. 이 시집은 ‘말하지 않아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삶의 가장자리에서 흔들리는 이들에게 조용한 위로로 다가갑니다. 섬처럼 고요히, 바람처럼 부드럽게.
저자

박종필

나는시를통해내안을들여다보았습니다.
삶의가장자리에서스치던감정들,
말로다담지못했던순간들이
어느날시가되어손끝에모였습니다.

『섬은,바람으로말한다』는
그렇게태어난조용한첫시집입니다.

진도의바람과섬의침묵속에서,
말하지못한마음들을불러내고자했습니다.
말없이도닿는마음이있고,
묻지않아도알게되는감정이있다고믿습니다.

그래서제게시란설명이아니라
삶의틈으로스며드는침묵이기를바랐습니다.

이책은자비로출간한,조용한여정의기록입니다.
마음을스치듯지나간바람처럼,
돌담에내려앉은고요처럼,
나의시도조용히당신곁을지날수있기를바랍니다.

그리고어느한순간,
말없이도마음에닿을수있기를바랍니다.

시집곳곳에담긴「바람이남긴말」은
시를쓰는동안의여백이자,
당신께조용히건네는바람의속삭임입니다.

목차

〈바람이남긴말〉그섬,그바람그리고침묵

프롤로그:섬의침묵,바람의언어로쓰다
여는시:섬은,바람으로말한다

1부:섬을바라보다
섬이바람에말을건네기전,고요를바라보는시간

바람의첫발자국
숨쉬는대숲
조용한기슭
푸른물의무늬
오래된등대
경계에선섬
갯벌위에서
바람이쓰다듬고간자리
혼자서바다를듣는법

2부:바다는말이없다
침묵속에서되새겨지는감정과잊힌이름들

바다는말이없다
물결아래
파도의시간
말이사라진자리
그때의온도
되돌아갈수없는
끝내닿지못한
파도는묻지않는다
마음의뒷문

3부:섬의가장자리에서
경계의자리,잊힌삶의조각들이깨어나는곳

안개속에서
유년의골목
그늘진마루
폐교
마지막불빛
문이잠기던날
이름없는들꽃
사라진이름들
부표
〈바람이남긴말〉경계를넘기전

4부:돌아서야할길위에서
되돌아온사람들과말없는포용

〈바람이남긴말〉아직도남은말
빈집
물러날자리
돌아서야할이유
멍석위에서
돌아서다
할머니의웃음
마주친눈빛
비오는오후,마당에서
바람너머

5부:바람은다시섬으로
말없이쓰다듬는귀환의풍경

다시불어오는바람
들풀은안다
새벽어귀
물소리의말
해지는오후
저녁이올라오는시간
고향집창
섬은바람에게말을건다
바람은다시섬으로

마무리하며:아무도묻지않아도,달은지지않는다

〈바람이남긴말〉
팽목항에서Ⅰ
팽목항에서Ⅱ:묻지않은진실

에필로그:바람은고요를지나

출판사 서평

『섬은,바람으로말한다』는시인박종필의첫시집으로,바다와섬,바람이라는자연의풍경을빌려내어말하지못한감정,잊힌이름,돌아오지못한마음들을조용히불러낸작품이다.진도의풍광속에서침묵과고요를천천히응시하고,그속에머물던삶의흔적들을시의언어로채집해낸이시집은독자에게설명보다깊은울림을선물한다.

5부로구성된이시집은‘섬을바라보다’로시작해‘바다는말이없다’,‘섬의가장자리에서’,‘돌아서야할길위에서’,‘바람은다시섬으로’라는흐름을따라간다.이는시인의기억여정을따라섬에닿고,사라진것을회상하며,다시돌아오는삶의순환을보여주는구성이기도하다.각부는섬의정서와사람들의삶,고요한사물들에깃든감정들을포착해낸다.특히대숲,돌담,폐교,팽목항등은단순한공간을넘어시인의마음을투영하는매개체로작용하며,독자의내면에닿는이미지로남는다.

박종필시인은“말없이도닿는마음이있고,묻지않아도알게되는감정이있다”고말한다.그의시는바로그런조용한여백속에서태어났다.이시집에실린작품들은소리없이도깊은울림을가진다.“섬은말이없다.그러나바람이스쳐가면숨겨둔시간이깨어난다”라는문장에서알수있듯,이시집은자연의미묘한변화와감정의흔들림을관찰하고,그속에말하지못한마음을담아낸다.

『섬은,바람으로말한다』는시인개인의회상일뿐아니라,독자들에게도자기삶의조각을비추는거울처럼작용한다.말없이지나간시간,잊힌기억,닿지못한말들.그런것들을되돌아보게하며,조용히품을수있는공간을제공한다.팽목항에서멈춘침묵,폐교앞에남은기억,다시돌아온길위에서섬은묻지않지만언제나그자리에있다.이책은단지읽는시집이아니라,바람을따라걸으며마음을만지는경험이다.

감정과존재에대한섬세한사유,그리고자연과기억사이에놓인말없는관계들을탐색하는이시집은,그자체로고요한위로이자성찰의순간이다.바람처럼스쳐지나가지만오래남는여운을지닌『섬은,바람으로말한다』는현대인의바쁜마음에조용한안식처가되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