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삶의 여백에서 잠시 쉬어가는 시간)

여백 (삶의 여백에서 잠시 쉬어가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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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삶의 여백(餘白)
167편의 시가 담아낸, 계절과 자연, 그리고 인생의 순간들!
담백한 시어 속에 스며든 추억과 감성은, 마치 어머니가 손수 차려주신 점심상처럼 따뜻하고 정겹습니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멈춰, 지나온 삶을 돌아보게 하고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순수한 감성의 시집!
당신의 마음 한편에 잔잔한 여운과 쉼표를 남깁니다.
저자

정창식

저자:정창식
필명:규봉,몽돌
전남화순출신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졸업
조선대학교전기공학과졸업
한국전력공사정년퇴임(2024.9.)
전남지방노동위원회근로자위원
탑솔라㈜상임이사
열린동해문학,문학고을정회원
광주시인협회정회원

수상경력
2022년열린동해문학신인문학상수상
2022년문학고을신인문학상수상
2022년한국문학예술신인상수상
2023년제5회열린동해문학장원급제대과백일장시부문대상수상
2023년첫시집『삶에서시를굽다』

목차

시인의말

제1부흉터있는문장

희망
보름달
어느택배노동자의독백
시인들이여
하늘멍
아침에
태양을가리지마시게
어느날
새벽
세상에쉬운일있더냐
세월이라는것
중년
나룻배
너는내친구
황제캠핑
주말농부
일년열두달
푸른별은죽어가는데
부부
흉터있는문장
동백
접시꽃한그루
장가계
판소리
한여름밤의상상
밤손님
행복
다짐
사는게내맘같지않지?
친구만나러가는길에
우정
선택의시간들
휴면의시간
단풍별

제2부강물처럼




낮달




또달

생물
음악
움트다
노을
꽃보듯이
손주꽃
경포의달
인연
잘가시게,나의가을
콩나물시루법칙
가끔은이럴때있습디다
동자꽃
느낌표
고북
일상에서
딩동댕

너를만나러간다
이런사람
명상
개팔자
강물처럼
추억의간식
화롯불

제3부목련꽃그늘에앉아

강냉이
고속도로
서리꽃
그리움
어린시골
장독대
시골집마당의사계
백합꽃
숲정이친구들
추억
춘설
꽃샘추위
목련꽃사랑
홍매화
선암사매화
봄맞이
봄의랩소디
유월이오면
목련꽃그늘에앉아
순백의여인아
봄꽃
꽃피는봄
동백
해동(解凍)
가장작은2월에게
봄의소리
내친구동백
봄기운에기대어
매화마을
봄의전령
봄바람불더니

꽃이지기로서니
인연의유통기한

제4부가을,또하나의사색

기다림
9월이오면
가을기도
가을독백
가을에쓰는편지
가을단상
가을,또하나의사색
가을서정
꽃겨울에도피더라
겨울은있다
겨울사랑
무등의겨울꽃
눈내리는풍경
함박눈내린아침
눈꽃사연
계절이흐르면
아직은한겨울
아버지의지게
어머니의손
당신의주름진목에스카프(Scarf)하나
어머니의노래
어머니모신날에
어느겨울날
어머니,그위대함에대하여
그리움
부모님생각
2월에비가내리면
재미있는인생
이런사람
범종
삶의지혜
인생의길
글을쓴다는것

제5부쉼

어쩔뻔했어?
바람꽃
별자리
살아가는일
황량한산하에서
인생길
휴식
세상살이인연으로
사랑
설렘
연습없는삶
우리함께가자
목련이피고지면
나이듦에대하여
은퇴
정년퇴임
마중물
인생
구월이오면
9월의가을
마디
삶을위한
시간여행
가을에
새길나서며
꽃이요가시였다
인생순리(人生順理)
낙엽인생

흉터
지는세월에대하여
또하나의선택

서평-삶의옹이로빚은존재의향기(민은숙)

출판사 서평

삶의옹이로빚은존재의향기
민은숙(시인,칼럼니스트)


정창식시인의시는삶의진솔한층위를통한울림을준다.시인의시어는시간의굴곡이반죽하고상처가다져낸밀도높은경험의결정체다.화려한수사보다삶의본질에가까워조용히스며든다.

1.삶속에서건져올린온기

『여백』의시들을살펴보면,상처의미학이떠오름을알수있다.시인은고통을미화하지않고상처에서우러난그대로의삶을건너온따뜻한통찰로골격을세운시를구축한다.“매끄럽고윤기나는시어”가아니라,“고뇌와아픔속에서길어올린흉터”가있는문장이비로소“향기로운예술로태어난다”는시적주체의자각에서시인이추구하는시적정신의뿌리를엿볼수있다.

매끄럽고윤기나는시어(詩語)보다인생의길목고뇌와아픔속에서하나씩길어올린흉터있는문장들은아름답고향기로운예술로태어난다.
-「흉터있는문장」부분

홀로감내한시간이남긴자국이흉터라할것이다.표면적으로는아물었다해도내면에고요히머문고통이투영된흔적이다.우리는이를감추고자하지만,예술은바로그자리에서시작되며상처의깊이만큼공명도깊다.시인은이흉터위에삶을관통한문장을쓴다.슬픔의하소로시간의압력속에서숙성한사유의축적으로빚은존재는향기를입는다.

내몸속에자라는새파란움들이
어서빨리나가겠다고발길질을해댄다

유리창에부딪혀내리는봄
봄은솔잎에도매달리고
내마음에도꿈처럼흐른다
꿈처럼이렇게말이야
봄이주렁주렁매달려있다
-「봄의랩소디」부분

삶과직면한경험이쌓이고쌓이면사랑이되고,희망이차올라마침내하나의경전이되어가는시의진경을선언하는시적주체는고통을곱씹되절망으로흐르지않는다.오히려고단한현실,지나간인연,버려진것들과생의무상속에서도봄을기다리는내면의힘을발휘한다.“봄”조차매달려희망을희구한다.

2.시간이빚은단단한자세

시적주체는밥한끼,차한잔,친구와의단톡방이고스란히행복의화소로도출된다.특별하지도고귀하지도않은삶의바닥에서길어올린일상의소소한행복이다.「아버지의지게」는생계와사랑이무게로직조된다.후들거리는두다리가짊어진지게는자식을향한사랑이자,고단한삶을버텨낸숭고한아버지의기록이다.이러한시적태도는시인이삶을대하는절제된시선에서비롯된다.환희조차도조심스럽게오직낮은시선으로삶을관조하는자세로임한다.

눈내린겨울이면시린발굴러가며
땔감을짊어지니나뭇짐아니던가
등줄기를타고내리는땀방울은
아버지의자식향한사랑이었네
-「아버지의지게」부분

예행연습이없는우리의인생은“연습없는생방송”으로시인의시세계가지닌주제의식을은근하게드러낸다.인생은늘초연이면서도곧본공연이다.시인은이말속에우리가던지는말한마디와하루하루가얼마나조심스럽고귀중한지일깨운다.실패또한부끄럽지않다.“어쩌다잠못이룬샛별에얼마나많이그리움”을잠재웠는지계량할수없는시간의궤적은모두시의재료이다.수치가아니라,시로품고안아더욱따뜻한숨결과느슨한숨으로문장을한땀한땀꿰매어간다.

오르라고산이있나
내리라고산이있나
굽이굽이오르막또내리막
바위랑흙이랑
나무랑풀이랑
인생마냥그렇게오래쌓였나보다
-「산」전문

“오르라고산이있나내리라고산이있나”는혼잣말같은물음과“눈보라몰아치는허허벌판에서있는모습”에서마주하는겨울의시편에서조용히웃고있는봄날의‘목련꽃그늘’까지,시인의시는계절의흐름을따라삶에서만난시와의접점을절절하게담아낸다.아프고버거운겨울에도시인은굳건한인내로길을낸다.봄도인생도콩나물시루처럼매일정성스럽게물을부어야만자라나는것임을노래하고있다.

3.상처를언어로꿰맨시

시인의시편에서뚜렷하게감지할수있는주제는인연이다.“유통기한없는인연”을바라보는시인의마음은속도와소멸이지배하는시대에던지는조용한반문이다.스쳐가는관계속에서도마음을품고끈을놓지않으려하는현대사회를향한제안이다.때로는관계가끝나더라도,마음만품고사는것보다진심어린소통에무게를두고진술한다.이에빈자리는누군가의접근을갈구한다.그것이야말로시의본질이며독자에게건네고자하는가장크고따뜻한선물이다.

밀물같은인연들도썰물되어떠났구나
사람의인연에유통기한표시없건만
식품들의그것처럼유통기한있었던가
-「인연의유통기한」부분

상처는아파도언어로잘꿰매질때시가된다.시는치유이자진술이다.정창식시인은화려한시적수사보다오늘을간신히살아내는이들을위한조용한위로를건넨다.시인의시는기억을치장하지도,희망을과장하지도,고통을미화하지도않는다.다만,그모든것을수렴하는언어로풀어놓는다.흉터위에세운시인의시어는향기롭다.상처와함께살아가는이들에게눈물에도의미가있고상처에도온기가있다고속삭인다.그온기야말로시인의시가시작되는발화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