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진짜 규슈 전문가들의 특별한 여행법
지리학자 3인이 그간 함께해 온 수회의 규슈 여행을 모아 여행 안내 에세이 『규슈, 이런 여행』을 출간하였다. 이들은 『한반도 지형론(2015)』의 공저자로, 함께 규슈에 다녀온 것만 십여 차례가 넘는다. 이들 중 저자 손일의 1999년부터 시작된 일본 여행 경력은 어언 25년가량 된다. 물론 규슈만 다닌 건 아니다. 번역서 『사카모토 료마와 메이지 유신(2014)』을 위해 사카모토 료마의 고향 고치를 비롯한 시코쿠 일대를, 『막말의 풍운아 에노모토 다케아키와 메이지 유신(2017)』을 쓰기 위해 에노모토 다케아키가 맹활약한 홋카이도 일대를, 『메이지 유신의 선봉: 사쓰마와 시마즈 히사미쓰(2023)』를 쓰기 위해 사쓰마와 더불어 메이지 유신의 쌍벽인 조슈의 본향 하기, 번역서 『조선 기행록(2010)』의 저자 고토 분지로의 고향 쓰와노, 일본 최대의 카르스트 지대인 아키요시다이, 과거 일본 최대의 은광 이와미 등이 모여 있는 혼슈 남서부 지역도 만만치 않게 돌아다녔다. 센다이, 아이즈와카마쓰, 아오모리, 니가타, 아키타 등의 동북지방은 물론 교토, 오사카, 나고야, 도쿄, 오카야마와 히메지뿐만 아니라 주고쿠 산지를 넘어 돗토리도 여러 번 다녀왔다. 한때 일본 100대 명산의 완등을 목표로 일본 북알프스에 있는 3,180m 높이의 야리가다케 정상에 오른 적도 있을 정도였으니 일본을 정말 내 집 드나들 듯이 한 것이다. 『규슈, 이런 여행』에는 세 명의 지리학자가 다닌 일본 여행 중에서 규슈 지역만을 다듬어 모은 특별한 규슈 여행법이 담겨 있다. 지표상에서 일어나는 자연 및 인문 현상을 지역적 관점으로 연구하고 다니는 것이 습관인 지리학자들이 규슈에 갔다. 그것도 여러 번. 가고 또 가서 찍은 빈틈 없는 사진, 이제는 동네처럼 익숙해진 지역을 직접 그린 지도, 지리학자라는 전문성으로 지역 전체를 바라보게 하는 글이 적힌 신기한 여행서가 등장한 것이다.
후쿠오카시를 벗어나면 규슈의 자연환경은 특별하다. 활화산도 휴화산도 있으며 세계 최대의 칼데라도 있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온천수도 있고, 그걸 이용한 온천장이 규슈 전역에 널려 있다. 넓은 평야가 있는가 하면 깊은 계곡과 급류 그리고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폭포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게다가 해안과 깊은 계곡에 널려 있는 주상절리는 그 규모나 절묘함에서 압권이다. 인구 압력이 낮아 해안은 깨끗하고 정비가 잘 되어 있으며, 가고시마에서 오키나와에 이르는 열도의 길이가 500km 이상이라 아열대기후까지 다양한 기후가 나타난다. _본문 중에서
처음 그리고 마지막 해외여행, 규슈
규슈는 가장 가까운 외국이면서 일본의 다른 곳으로 가는 경우라도 후쿠오카에서 신칸센이나 렌터카로 일본 전역의 목적지로 향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되는 곳이다. 가까운 시작점이라 처음으로 하는 여행지로도 좋고, 같은 이유로 마지막으로 하기에도 좋은 여행지다. 규슈는 지리적 위치 때문에 대륙과 해양을 향하는 전진기지와 교두보 역할을 하였고 이는, 외세 접근의 최전선에 위치함으로써 군사적 충돌과 외래 문명의 수용이라는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만 했다는 점과 연결되는 듯하다. 나가사키, 히라도 같은 에도 시대 개항장이나 시마바라, 아마쿠사와 같은 기독교 박해 역사 공간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고대부터 이어져 온 우리와 교류의 역사도 곳곳에 남아 있다. 쾌청하고 온화한 기후와 산악, 바다, 화산, 섬, 식생 등 자연환경도 다채롭다.
『규슈, 이런 여행』은 규슈에서 어떤 것을 보면 좋을지 알려준다기보다는 이런 규슈를 보고 오라는 여행 제안서 같다. 어떤 도시에서는 역사를 이야기하다가 인물 하나가 등장하는데 지도를 보여주며 이리로 가면 그의 동상이 서 있다고 알려주니 동상들만 따라다녀 보고 싶다는 새로운 아이디어마저 샘솟게 한다. 규슈에 갈 때마다 목표는 조금씩 달랐지만 차곡차곡 쌓아 하나로 모아 봐도 의미 없는 발걸음과 날리고 싶은 사진이 없다.
주요 관광지와 맛집, 숙소 등의 정보보다는 이야기를 담은 이 여행 안내서는 여행 당시 현장 감각과 역사와 인물 이야기를 들려주며 규슈를 제대로 돌아보게 해 줄 절묘한 절충점을 제시하는 새로운 장르가 되었다. 간단히 말하자면 규슈에 가기 전에 규슈가 어떤 곳인지 이 정도만 알고 가면 반은 성공하게 하는 책이다. 규슈에 가고 싶다면 이 책이 시작점이다.
가고시마 중앙공원 맞은편 가고시마 중앙공민관 앞에는 1993년에 세워진 고마쓰 다테와키의 등신상이 서 있다. 이 등신상 명문에는 15대 쇼군 도쿠가와 요시노부가 교토 니조성에 다이묘나 다이묘 대리인들을 불러 놓고 대정봉환에 대한 의향을 물었을 때, 고마쓰가 찬성한다는 의사를 표시함과 동시에 가장 먼저 붓을 들어 서명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라는 설명이 적혀 있다. 그는 정면에 있는 사이고가 아니라 자신의 주군인 히사미쓰와 다다요시의 동상이 있는 데루쿠니 신사를 향해 비스듬히 서 있다. 나는 가고시마 시내에서는 대개 전차나 버스를 이용하지만, 일행이 있거나 바쁠 경우 택시를 타기도 한다. 택시를 타고 중앙공원으로 가자고 하면, 으레 사이고 다카모리 동상 앞에 세워 드릴까요 하고 기사가 되묻는다. 외지인이나 외국인은 응당 그곳을 찾을 것이라 지레짐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언제나 고마쓰 다테와키 동상 앞에 세워달라고 한다. 그래야 뭔가 있어 보일 것 같은 착각 때문이다. _본문 중에서
이 책에서는 규슈를 북부와 남부로 나누어 소개한다. 두 지역은 북규슈 JR패스와 남규슈 JR패스의 사용 범위와 대략 일치한다. 개개인의 여행 목적이나 여행 기호가 서로 다르지만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의미 있다고 판단한 곳을 선정하였다. 이 책과 더불어 현지 관광안내문 등을 참고해서 자신만의 다양한 여행 일정을 소화한다면, 더 충실하고 만족스러운 여행이 될 것이다.
지리학자 3인이 그간 함께해 온 수회의 규슈 여행을 모아 여행 안내 에세이 『규슈, 이런 여행』을 출간하였다. 이들은 『한반도 지형론(2015)』의 공저자로, 함께 규슈에 다녀온 것만 십여 차례가 넘는다. 이들 중 저자 손일의 1999년부터 시작된 일본 여행 경력은 어언 25년가량 된다. 물론 규슈만 다닌 건 아니다. 번역서 『사카모토 료마와 메이지 유신(2014)』을 위해 사카모토 료마의 고향 고치를 비롯한 시코쿠 일대를, 『막말의 풍운아 에노모토 다케아키와 메이지 유신(2017)』을 쓰기 위해 에노모토 다케아키가 맹활약한 홋카이도 일대를, 『메이지 유신의 선봉: 사쓰마와 시마즈 히사미쓰(2023)』를 쓰기 위해 사쓰마와 더불어 메이지 유신의 쌍벽인 조슈의 본향 하기, 번역서 『조선 기행록(2010)』의 저자 고토 분지로의 고향 쓰와노, 일본 최대의 카르스트 지대인 아키요시다이, 과거 일본 최대의 은광 이와미 등이 모여 있는 혼슈 남서부 지역도 만만치 않게 돌아다녔다. 센다이, 아이즈와카마쓰, 아오모리, 니가타, 아키타 등의 동북지방은 물론 교토, 오사카, 나고야, 도쿄, 오카야마와 히메지뿐만 아니라 주고쿠 산지를 넘어 돗토리도 여러 번 다녀왔다. 한때 일본 100대 명산의 완등을 목표로 일본 북알프스에 있는 3,180m 높이의 야리가다케 정상에 오른 적도 있을 정도였으니 일본을 정말 내 집 드나들 듯이 한 것이다. 『규슈, 이런 여행』에는 세 명의 지리학자가 다닌 일본 여행 중에서 규슈 지역만을 다듬어 모은 특별한 규슈 여행법이 담겨 있다. 지표상에서 일어나는 자연 및 인문 현상을 지역적 관점으로 연구하고 다니는 것이 습관인 지리학자들이 규슈에 갔다. 그것도 여러 번. 가고 또 가서 찍은 빈틈 없는 사진, 이제는 동네처럼 익숙해진 지역을 직접 그린 지도, 지리학자라는 전문성으로 지역 전체를 바라보게 하는 글이 적힌 신기한 여행서가 등장한 것이다.
후쿠오카시를 벗어나면 규슈의 자연환경은 특별하다. 활화산도 휴화산도 있으며 세계 최대의 칼데라도 있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온천수도 있고, 그걸 이용한 온천장이 규슈 전역에 널려 있다. 넓은 평야가 있는가 하면 깊은 계곡과 급류 그리고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폭포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게다가 해안과 깊은 계곡에 널려 있는 주상절리는 그 규모나 절묘함에서 압권이다. 인구 압력이 낮아 해안은 깨끗하고 정비가 잘 되어 있으며, 가고시마에서 오키나와에 이르는 열도의 길이가 500km 이상이라 아열대기후까지 다양한 기후가 나타난다. _본문 중에서
처음 그리고 마지막 해외여행, 규슈
규슈는 가장 가까운 외국이면서 일본의 다른 곳으로 가는 경우라도 후쿠오카에서 신칸센이나 렌터카로 일본 전역의 목적지로 향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되는 곳이다. 가까운 시작점이라 처음으로 하는 여행지로도 좋고, 같은 이유로 마지막으로 하기에도 좋은 여행지다. 규슈는 지리적 위치 때문에 대륙과 해양을 향하는 전진기지와 교두보 역할을 하였고 이는, 외세 접근의 최전선에 위치함으로써 군사적 충돌과 외래 문명의 수용이라는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만 했다는 점과 연결되는 듯하다. 나가사키, 히라도 같은 에도 시대 개항장이나 시마바라, 아마쿠사와 같은 기독교 박해 역사 공간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고대부터 이어져 온 우리와 교류의 역사도 곳곳에 남아 있다. 쾌청하고 온화한 기후와 산악, 바다, 화산, 섬, 식생 등 자연환경도 다채롭다.
『규슈, 이런 여행』은 규슈에서 어떤 것을 보면 좋을지 알려준다기보다는 이런 규슈를 보고 오라는 여행 제안서 같다. 어떤 도시에서는 역사를 이야기하다가 인물 하나가 등장하는데 지도를 보여주며 이리로 가면 그의 동상이 서 있다고 알려주니 동상들만 따라다녀 보고 싶다는 새로운 아이디어마저 샘솟게 한다. 규슈에 갈 때마다 목표는 조금씩 달랐지만 차곡차곡 쌓아 하나로 모아 봐도 의미 없는 발걸음과 날리고 싶은 사진이 없다.
주요 관광지와 맛집, 숙소 등의 정보보다는 이야기를 담은 이 여행 안내서는 여행 당시 현장 감각과 역사와 인물 이야기를 들려주며 규슈를 제대로 돌아보게 해 줄 절묘한 절충점을 제시하는 새로운 장르가 되었다. 간단히 말하자면 규슈에 가기 전에 규슈가 어떤 곳인지 이 정도만 알고 가면 반은 성공하게 하는 책이다. 규슈에 가고 싶다면 이 책이 시작점이다.
가고시마 중앙공원 맞은편 가고시마 중앙공민관 앞에는 1993년에 세워진 고마쓰 다테와키의 등신상이 서 있다. 이 등신상 명문에는 15대 쇼군 도쿠가와 요시노부가 교토 니조성에 다이묘나 다이묘 대리인들을 불러 놓고 대정봉환에 대한 의향을 물었을 때, 고마쓰가 찬성한다는 의사를 표시함과 동시에 가장 먼저 붓을 들어 서명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라는 설명이 적혀 있다. 그는 정면에 있는 사이고가 아니라 자신의 주군인 히사미쓰와 다다요시의 동상이 있는 데루쿠니 신사를 향해 비스듬히 서 있다. 나는 가고시마 시내에서는 대개 전차나 버스를 이용하지만, 일행이 있거나 바쁠 경우 택시를 타기도 한다. 택시를 타고 중앙공원으로 가자고 하면, 으레 사이고 다카모리 동상 앞에 세워 드릴까요 하고 기사가 되묻는다. 외지인이나 외국인은 응당 그곳을 찾을 것이라 지레짐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언제나 고마쓰 다테와키 동상 앞에 세워달라고 한다. 그래야 뭔가 있어 보일 것 같은 착각 때문이다. _본문 중에서
이 책에서는 규슈를 북부와 남부로 나누어 소개한다. 두 지역은 북규슈 JR패스와 남규슈 JR패스의 사용 범위와 대략 일치한다. 개개인의 여행 목적이나 여행 기호가 서로 다르지만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의미 있다고 판단한 곳을 선정하였다. 이 책과 더불어 현지 관광안내문 등을 참고해서 자신만의 다양한 여행 일정을 소화한다면, 더 충실하고 만족스러운 여행이 될 것이다.
규슈, 이런 여행 : 지리학자 3인의 규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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