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채비 마을로 풍덩

서문연두는 평범하지만 호기심이 많고 마음이 따뜻한 아이입니다. 엄마와 함께 아빠를 만나러 가던 길, 갑자기 화장실이 급해 차를 세우고 낯선 돌집의 문을 두드립니다. 빈집 같은데 돌집 대문이 연두를 반기듯 스르르 열리고, 연두는 급히 마당의 화장실로 향합니다. 간신히 볼일을 보고 나오는 순간 연두 앞에 돌집 사람들이 나타납니다.
연두는 돌집 안으로 들어가고 그때부터 신비로운 일들이 벌어집니다. 돌집에서는 추석이 멀었는데도 다음 날이라며 음식이 차려지고, 도깨비 마을로 마실을 가는 일이 벌어집니다. 도깨비들은 연두를 ‘김서방’이라며 반기고 연두는 그들과 씨름을 벌이다 마침내는 도깨비 대장과 소원을 건 마지막 대결을 펼칩니다.
작품은 가족이라는 현실의 이야기와 함께 돌집을 소재로 시간과 공간을 넘는 다른 세계의 이야기를 유쾌하고 재치있게 풀어갑니다. 우정과 사랑, 용기와 소망의 가치를 담아낸 이야기는 도깨비와 한가위라는 한국적 정서와 상상력이 어우러져 재미와 의미를 키웁니다. 조연화 작가의 글에 고은지 작가의 그림이 더해진 ‘책 먹는 고래’ 제65권입니다.

마음은 살찌고 생각은 자라나는 친근하고 정겨운 판타지
작품은 아이들 누구나 품고 있는 ‘소원’이라는 익숙한 소재와 함께 신비로운 분위기의 돌집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도깨비를 통해 유쾌하고 박진감 있게 이야기를 펼쳐냅니다. 그리고 소원은 단순한 바람을 넘어 가족과 그리움, 사랑과 배려를 녹여내고 있습니다.
연두가 품고 있는 가족에 대한 사랑과 정서는 아이들 누구나 공감하는 현실의 감정입니다. 그 안에는 섬세하고 따뜻한 마음이 흐르고, 다른 세계로의 여행은 환상적이면서도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게 친근하고 정겹습니다.
모험과도 같은 연두의 환상 여행과 그 안에서 이뤄지는 만남과 경험, 그리고 맞닥뜨린 소원 앞 연두의 마음은 마치 내 마음인 듯 다가옵니다. 씩씩하게 거침없이 모험하는 연두의 용기와 소원을 따라가다 보면 누구나 마음이 살찌고 생각이 자라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