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라서완벽하게즐기는,
일본적이면서도더욱한국적인교토가이드
여기,천년고도의곳곳을도보로(가끔은자전거로)답사하며기행문을채워나가는교토리쓰메이칸대학연구원이있다.한겨레신문기자이기도한그가독자들을처음안내하는장소들은긴가쿠지(금각사),가쓰라리큐(일본황실정원)등한국인들에게도이제제법익숙한교토의명승들이다.하지만점점현지인들도잘모르고지나치는,도시이곳저곳에숨은관광스폿들이드러나기시작한다.교토라는이름으로대표되는‘일본적’아름다움을만끽하는법,그리고탐미적인일본인들도놓치는그렇지만한국인이라면간파할수있는-미학의정수로,한반도와일본열도의저아득한시간속으로독자들을초대하는전방위고품격인문기행기.
일본미학의요점을보여주는장소10곳을선정한1부,예술도시를낳은교토의상공업자와민중의생활을조명한2부,교토의아름다운정원12곳들을화보형식으로소개한3부,교토를처음건설하는데지대한역할을했던한반도도래인들의흔적을추적하는4부,혐오와배척을극복하는한국인들과일본인들의우애의연대기인5부로구성.에필로그는필자가교토의윤동주시비를찾아가바치는감동의귀향인사다.
이책을읽을때교토의아름다움은다른차원으로업그레이드된다.
_조양욱(전도쿄특파원·일본문화연구소장)
교토의골목골목을거닐고싶게만드는뜻깊은책.
_권성우(숙명여대교수·문학평론가)
왜일본이고왜교토인가?
지금의문화트렌드에부합하는동시에,앞으로의인문트렌드를선도하다
코로나가풀리면서해외여행객들의수가크게늘었다.특히각광받는여행지는일본이다.2023년가장인기있었던해외항공노선은1위부터도쿄,오사카,후쿠오카순으로,일본여행객의수가실로압도적이다.이제목전인올해휴가철에도일본은한국인관광객들의최상단옵션으로자리매김할전망이다.
일본으로의여행이반복되고익숙해질수록,초행자를위한정보전달을목적으로하는백화점식의가이드북으로는부족해진다.일본의단순한볼거리를넘어그들의문화가한국인들에게더가까이다가올수록,그‘해상도를높이는’기행서의등장은필연에가깝다.더다양한관점.그리고더깊이있는지식과체험.
그것들에대한독자들의욕구는일본기행이라는테마에있어이제당연하다.심지어직접대한해협을건너지못하고아쉬움을삼키는서재안여행객들에게도그욕망은정확히동일할것이다.
『교토,길위에저시간속에』는이런여행객들과,교양독자들의요청에대한치밀한응답이다.
서재에앉아서교토의역사문화는물론
‘일본인의내면’까지심도깊게접하다
이책은전직기자이자현재교토리쓰메이칸대학객원연구원인이인우작가의교토탐방기다.‘일본문화의정수’,‘도시전체가살아있는박물관’으로불리는교토.이곳은고대부터현대까지일본의학문과예술이지층처럼켜켜이쌓인일본문화의보고다.일본을,그리고일본인을이해하기최적의장소로평가받는다.
교토는서기794년간무덴노(천황,또는일왕)가한반도도래인들의전폭적인지원아래천도를단행(본문262p)한이래,메이지유신이전까지천이백년동안일본의수도였다.근세에는상공업이아주발달한세계적인대도시였다(기온,본문159p).정치적,경제적파워를다른도시들에게넘겨준현재에도,학술에서만큼은여전히도쿄못지않은일급이다.다른한편으로교토는근세에자이니치(재일교포)들이많이정착한곳(본문355p)이다.그에발맞추어양심적인여러일본인들,일본의여러손꼽히는지성들과사회운동가들과자이니치들의협력이지속된증거가도시이곳저곳에남아있는곳이기도하다.이곳에서연구원으로재직중도시각지를기행해온저자는교토의역사,문화,예술,그리고철학을이야기하며독자를“일본인의내면”으로안내한다.
깊이있는글과풍부한사진,
남들과다른교토,일본,인문경험을하고싶은여행객과독자들의필독서
책은총5부로구성되어있다.1부에서는일본적미학을구성하는교토의볼거리들이등장한다.우리에게도관광지로유명한금각사(긴가쿠지)나각양각색의일본의사찰들,또는교토인들이애정하는산책로등이그안에들어있다.2부에서는교토의예술문화를있게한물적기반들을다룬다.장사꾼들의거리와신사들,막노동꾼과거리의예인들이활보하던강변이그무대다.3부는교토의아름다운정원들을돌아보는파트다.4부에서는교토건설과교토초기역사에서핵심적인역할을담당했던한반도도래인들의흔적을추적한다.5부에서는교토에서발견할수있는한일우호의기록이다.
매파트마다대부분작가가찍어온고품질사진들,미려한문장들,그리고풍부한역사지식들이독자들을기다리고있다.교토에들렀다면당연히가봐야할명소들이소개되는것은기본이다.그에더해역사·사회적으로의미가있는장소들로도저자는독자를충실히안내하며,그에대한인문학적해설을곁들인다.남들이보지못하고지나친,또는같은장소를지나쳐도남들과는다른경험을하고싶은독자들에게강력히추천할만한책이다.
최근시장에나온책중가장수준높은인문여행기,
이제껏볼수없었던‘교토예술·문화·역사기행’의결정판
교토나다른여행지를불문하고,상기한대로여행서는간단하고다종다양한정보전달에치중하고있거나,여행지를유람하는주관적감상을담은,에세이적성격이강한경우가대다수다.교토에대해서도다른많은양서들이나와있지만,앞서와같은점은동일하다.
유일한예외라면유홍준선생의교토답사기(전3권,요약본1권,창비펴냄)정도다.유홍준선생의탁월한저서는마찬가지로교토스폿들을하나하나방문하는형식으로이루어져있지만,『교토,길위에저시간속에』와비교하면문화유산답사와큐레이팅에집중한,예술사교과서에가까운책이다.
『교토,길위에저시간속에』역시역사적이다.하지만문화유산과명소들을돌아보면서는예술사적접근보다미적대상의‘일본적’감상(1부내용)에더치중하며,따라서현장감과함께예의‘일본인의내면의세계’를바라보는데중점을둔다.교토의역사는오히려경제사와생활사쪽에더많은포인트가놓여있다.가령교토의인기관광로‘철학의길’을낳은것은그옆의비와코수력발전소와발전용송수로(소스이.본문202p)로,그두곳을아울러감상해야마침내교토,그리고일본의총체적인모습을깨달을수있다는것이저자의요지다.
추천사에서도지적하다시피,일본인들은대상을아름답게꾸미는데재능이있는장인의민족이다.가령일본가레산스이(돌이나이끼로만든,산과물이없는산수풍경)정원의정밀한구도와상징성만봐도그렇다.하지만일본정원은관객과는소통할지언정,바깥과는무대가림막으로분리된장소다(본문42페이지).무대안팎을모두살피는것으로비로소일본인들의물신주의적성격은받아들여지는동시에극복될수있는것이다.
요약하자면일본적아름다움의비판적이해또는이해적비판,혹은변증법적지양이라고나할까.
눈으로보는아름다움에서출발,미학을거쳐우정의연대로향하는기행기,
한일관계사와한일우호에관심이있는한·일양국인들을위한편지
책은한일관계사에많은부분을할애하고있다.일본초기의신화적요소들은도래인들의일본정착에대해많은것들을암시하고있다.가령고대일본의신화적건국자가운데하나인스사노오노미코토(320p)는신라계신이다.실제로교토에는‘신라계’는물론‘백제계’,‘고구려계’로분류할수있는신사들이그야말로‘깔려있다’.4부에서저자는이제는한국지성계에도제법알려진여러도래계신사(가령미나모토노요시미쓰의신라선신당,310p)를돌아보는한편,사라져가는여러한반도이주인들의흔적을세심하게살핀다.
5부는한일연대의기록이다.일본의‘국민작가’시바료타로와‘고려미술관’의건립자정조문형제의우정,‘박정희도머물렀다’는조선계사찰만주지와‘자이니치철거민’의투쟁과승리를다룬우토로기념관이야기가인상적이다.교토2차,3차방문을계획하는한국인이라면,적어도한국인이라면꼭가봐야할장소들이여럿등장한다.
이책에서눈여겨보아야할것은일본에대한한국인들의관점이다.다들쉽게인정하려하지않지만,한국인의대일관은분노와무시를격하게오가는중이다.NO재팬과일본여행붐,인기있는반일과인기없는한일동맹선언속에서한국국민들은무엇을준비하고있었던것일까.저자는독자들에게일단교토정원부터걸어보자고권유하며,은근슬쩍이런부분을넘겨버리는척한다.하지만실제로는직접독자들이갈증의해답을찾아갈수있도록저자는차근차근준비하고있다.
일본여행을꿈꾸는이들은물론,일본문화를알고싶은독자,‘일본’을알아야겠다고마음먹은독자들을위한책
책5부에서등장하다시피,일본에는한일문제에대해연대와우정을표한이들이많았다.그리고그것은현재진행형이다.그리고일본의공식적인미학은반역사적이라고느껴질정도로물신주의적성격이강하지만,일본의여러예술작품들을보면한국인들못지않게,아니그것을능가할수준의역사성에대한통찰과반성적사고를체험할수있기도하다.
따라서이책은무슨정치적입장을밝히지는않지만,그자체로정치적입장을초월한정치적입장이된다고정의할수있다.실은한국인들역시비슷하게체감하고있지않을까.분명하게내릴수있는결론은,일본에대한더심도깊은이해가없이는우리에게친일본이건반일본이건불완전하다는사실이다.
그것이왜일본인문기행인가,왜꼭교토인가에대한궁극적인대답이될수있다.
그런의미에서이책은일본을이해하려는마음을먹은정치인들,기업가들,교양지식인들,특히학생들에게더없이추천하는책이다.물론그저글을읽고사진을구경하는,관람객의심정으로페이지를넘겨도즐거움이덜하지는않다.교토트레킹을꿈꾸는여행자들의가이드로도제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