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발레리는“바람이분다…살아야겠다!”라고썼다.
나라면이렇게썼을것이다.‘바람이분다…떠나야겠다!’
코로나가끝나고,바야흐로여행의시대가다시돌아왔다.예술,문화,여행을키워드로작품활동을이어나가는‘아트노마드’함혜리의가이드로돌아오는연휴와휴가철에프랑스인문예술여행을떠나보면어떨까.
프랑스와예술의조합은너무당연해서왜그게당연한지설명이불필요하게느껴질정도다.그런만큼여행을좋아한다면,예술을좋아한다면,프랑스만한여행지는전지구상에아마존재하지않을터.저자함혜리는프랑스유학생출신으로파리특파원으로활동한저널리스트이기도한,프랑스여행이라면잔뼈가굵은베테랑이다.그동안의여행기록과코로나이후새로답사한프랑스의예술스팟들을모아정리해『프랑스,예술로여행하기』한권의책으로펴냈다.
고흐,샤갈,마티스,피카소등많은예술가들이모이던문화도시파리.그리고그들은각각의이유로전원으로내려가작품활동을계속했다.그들이사랑하던‘지방’은르아브르같은북부도시들도있지만,대개는햇빛이강렬하게내리쬐는남쪽프로방스였다.책은예술가들이머물던그남프랑스의도시들에관심이있는독자들에게안성맞춤이다.남프랑스여행에서경유지인파리를빼놓으면섭섭한일.남프랑스를겨냥한여행사패키지도며칠간의파리여행을포함시키곤하지않는가.책은그런독자들을위해여러사진자료들을포함한2D-레트로파리시내투어도포함시키고있다.
파리여행의출발은미술관이다.루브르박물관,오르세미술관,오랑주리미술관,마르모탕모네미술관,퐁피두센터에서,주로19세기~20세기초회화작품을감상하는코스다.세계예술의수도파리에모였던여러예술가들의뒷이야기와창작비화들이펼쳐진다.독자의이해를돕는다양한도판들로볼거리를제공한다.그다음은파리의명소들인에펠탑과개선문,산책자들을유혹하는숨은장소들인공원들,도서관,생제르맹의카페들로이어지는파리시내탐방기다.개선문의포장설치미술인〈개선문,포장〉의소개가인상적이다.파리의예술산책코스로는재개장된노트르담성당을포함하는센강좌안,죄드폼국립미술관이있는센강우안,여러소품점과티전문점이있는마레지구,소설『다빈치코드』의무대가된생쉴피스성당이위치한뤽상부르일대를추천한다.
함혜리의파리여행에서독특한요소로부각되는스팟들은루이뷔통,카르티에등의럭셔리브랜드미술관이다.언뜻말만들으면미술관에역사적인(?)가방이나파티드레스등이진열되어있을것같지만,의외로이것은어엿한,그리고세계에서도알아주는수준의현대미술전시장이다.미술관건물의건축도그안의컬렉션에못지않은또하나의예술품을보는맛을선사한다.안도다다오등유명건축가들이앞장서도전적이고창의적인공간을구현해냈다.
아름다운남프랑스,예술과낭만이햇빛아래반짝이다
남프랑스의강렬한태양은와인을자라게하고,그햇살의유혹이이끌려온미술가들의회화들을낳았다.따뜻한지중해성기후는휴양지로도안성맞춤이니예술가들이중년이되면프로방스로몰려온것이전혀이상하지않다.로마시대부터이어지는여러역사적건축물들이도처에즐비해역사테마여행지로도손색이없다.
고흐의도시로유명한아를은고흐의아름다운풍경화로우리에게기억되는장소다.놀라운점은여기에우리나라이우환작가의미술관이있다는점이다.
“옅은사암색의건물에나무로된육중한문을들어서면리셉션이나오고왼쪽으로들어가면전시공간이다.전시공간의초입에서만나는콘크리트구조물은노출콘크리트를매끈하게갈아만든것이딱보니안도의작품이다.안도와이우환의협업작품으로소라처럼속으로뱅글뱅글돌아서들어가는데가장안으로들어가면바닥에하늘을
담은영상이있다.돌그림자에영상을비춘작품과비슷한느낌이다.”_본문265페이지
아를에는프랭크게리의‘루마아를’이라는초현실적건물도관광객들을맞이하고있다.건설당시에는독특한디자인으로도시경관을해친다는비난이빗발치기도했지만,지금에와서는어엿한아를의랜드마크로자리매김했다.옛것과새것,전통과혁신이공존하며관광객을맞이하는자세는존경스럽다.로마시대의수도교인퐁뒤가르로유명한‘님’에도노먼포스터의카레다르라는모던한현대건축물이로마사원인메종카레앞에놓여있다.옛채석장을활용한미디어아트인카리에르데뤼미에르,마티스가현대적으로재해석한방스의마티스채플의스테인드글라스와사제복도남프랑스의아름다움을만끽할수있는요소.마치인스타그램사진효과를그대로3D현실로옮겨놓은듯한,옛성채도시카르카손의설치미술역시인상적이다.그외여러수도원,도시풍경,박물관,옛건조물을리모델링한박물관들,시내의맛집들에대한소개가남프랑스의석양과어우러진다.
3부는르코르뷔지에예술기행이다.르코르뷔지에의삶,예술철학,그리고그가남긴,현대의상징격인여러건축물들을돌아본다.빌라사부아,롱샹성당,유니테다비타숑등에는오늘날우리가‘힙하다’라고생각하는여러건축적요소들이이미구현되어있다.도시의개념을바꾸어놓은피르미니르코르뷔지에건축단지,절제된경건함을드러내는라투레트수도원,후기건축의대표작인롱샹성당에이르면혁신적디자인과숭고한아름다움이라는,얼핏상반된이미지를떠올리게하는두개념이어떻게만날수있는지를보여준다.
이책은몇년에걸친저자의예술적여행을기록한것이다.프랑스를동경해온사람이라면,게다가예술애호가라면알아야할대표적인미술관과유적지들을추려정리했으며,작품들을찾아다니며도시와거리의인상적인풍경과미술관에서느끼고마주쳤던순간들의기록이다.특히각도시가자랑하는주요문화유산인건축물과미술관을중심으로예술의역사를둘러보는것이책의특징이다.책장을넘기면서자연스럽게도시를이루는문화와역사전반을건축과예술,예술가들을통해만나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