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서나 배웠다(큰글자책)

언제 어디서나 배웠다(큰글자책)

$39.00
Description
“현자는 모든 사물들에 경탄하는 사람이니,
눈에 비치는 모든 것이 곧 나의 스승이다”

혼돈의 시대, 교육 실종의 시대에 던지는
참다운 배움과 가르침의 지침서!
문화사학자 신정일이 평생의 독서와 배움의 체험을 통해 교육의 본질을 통찰하고 정리했다. 저자는 초등학교 졸업 후 독학으로 고전을 섭렵한 인물로, 우리나라에서 손에 꼽을 다독가이자, 독서에 대한 탁월한 기억력으로도 오랫동안 이름을 떨쳤다. 한편으로 일생을 걷기와 문화를 접목해 문화운동에 전념해왔으며, 그렇게 땅에서 땅으로, 삶에서 삶으로 이어지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솔한 고백과 독창적인 저작들로 많은 사랑을 받는 작가다.
인문 에세이 『언제 어디서나 배웠다』에서는 동서고금의 사상가들의 문장과 저자 자신의 경험을 엮어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작가 신정일이 배움의 길에 들어서게 된 계기, 그리고 배움의 여정에서 길어 올린 여러 추억과 상념들을 담으며, 올바른 교육이 무엇인지에 대한 깊고 치열한 고민을 통해 진정한 교육의 본질, 참다운 배움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의 백미는 배움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데 있다. “공부는 연애처럼 해야 한다”, “야매의 품격”, “조금 어리석게” 같은 도발적 글들은 오늘날 스펙과 경쟁에만 초점을 맞춘 교육 시스템을 향해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실상은 돌직구와 다름없다. 제도권 교육이 아니라 길 위에서 배움을 이어나간 그의 삶 자체가 대안교육의 가능성을 증명하는 셈이다.

1부 ‘나만의 공부를 찾아서’에서는 저자가 어떻게 자신만의 학습법을 개척했는지를 보여준다. “잘하는 공부 하나만 있으면 된다”는 메시지로 시작해, 공부를 놀이처럼 즐기는 법을 전한다. 2부 ‘길에서 배우는 공부’는 마이산에서의 전율 등 현장에서 체득한 배움을 담았다. 3부 ‘스승을 배신하는 법’에서는 진정한 배움은 스승을 넘어서는 것임을 역설한다. 4부 ‘옛 스승의 품격’은 맹자, 공자, 황희, 강희제 등 역사 속 스승들의 지혜를 현재에 되살린다. 5부 ‘나눔, 공부, 생명’은 배움이 결국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성찰한다.
배우는 재미가 돌아오면, 성장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기 마련이다. 이 책은 ‘연애하듯 배우는 법’을 실제 사례로 보여준다. 또한, 배움의 목표와 방향을 잃고 방황하고 있는 교육 실종의 시대에 우리에게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해답과 함께 진정한 배움의 길로 안내한다.
저자

신정일

사단법인‘우리땅걷기’의대표로현재우리나라에불고있는걷기열풍을이끈문화사학자.한국의10대강과조선시대의옛길,전국해안과휴전선길을걷고500여개의산을올랐으며,해파랑길,소백산자락길과변산마실길등을만드는데기여했다.40여년간우리나라의역사와문화의현장을종횡무진으로걸어서우리나라에서가장많이걸은사람으로알려져있다.

1980년대중반‘황토현문화연구소’를발족해동학과동학농민혁명을재조명하기위한사업들을펼쳤으며,1989년부터문화유산답사프로그램을만들어현재까지진행하고있다.다음카페〈길위의인문학우리땅걷기〉에글을올리면서우리나라옛길의재발견을위해심혈을기울이고있다.문화재청문화재위원과산림청국가산림문화자산심의위원을지내며대기업과지자체등에서강연을이어오고있다.

저서로『신정일의신택리지』(전10권)와『왕릉가는길』,『길을걷다가문득떠오른것들』,『조선천재열전』『영남대로,삼남대로,관동대로』『해파랑길인문기행,서해랑길인문기행』『조선의천재들이벌인참혹한전쟁』,『천재허균』,『그토록가지고싶은문장들』,『지옥에서보낸7일』,시집『아직도를사랑하는까닭은』『이토록아름다운역사여행』등100여권이있고,JTV전주방송에서〈신정일의천년의길〉을오랫동안진행했다.

목차

작가의말005

1부나만의공부를찾아서
잘하는공부하나만있으면된다017
거미줄에걸린나비023
공부,그것은노는것이다028
책,나의스승033
‘스스로그러한’삶에서배운다038
불안을위해,읽다042
아버지의침묵이가르쳐준것047
야매의품격052
자유로운삶에대하여058
값과값어치사이062
주어진씨앗067
길을잃어야길을찾는다072
가난이선생이다076
새에게음악을들려주지말라080

2부길에서배우는공부
통제되지않을결심087
경주에서읽은유치환091
놀이터의에밀095
사라진것들을위한노래099
책장에서만난동행103
칸트와함께걷는길106
여행전날밤의음악110
전율의고향114
세네카에게서배운진짜부118
행복의얼굴121
단순함에대하여125
애매한경우에는자유를주어라129
울지마라,화내지마라,이해하라134
연꽃이피는소리를찾아서138
‘라떼’와‘아아’에깃든도덕경141

3부스승을배신하는법
도반이선생이다147
길위의스승,길위의제자152
내안의아이를찾아서157
인의예지라는네가지160
관계의온도164
나를떠나,너자신이되어라168
아직가야할길이많이남아있다172
원숭이도나무에서떨어진다177
꾸준히,부드럽게,그러나멈춤없이182

4부옛스승의품격
맹자,바꿀수있는것에집중하라189
루소,어린이라는우주192
공자,잡다한별들이빛나는이유197
황희,가르침에는귀천이따로없다202
강희제,즐거움을추구하되,정중함을잃지말라207
이황,내가온전해야세상이온전하다212
정갑손,말하지않고도가르친다217
박지원,내몸속에서도갑과을이있다221
곽낙원,자랑스러운어머니의초상226
김일손,조금어리석게231
최제우,이미물든종이는새로운그림을그리지못한다236
강희맹,기다릴줄아는부모가되어라240
채세영,단하루라도직을맡고있다면244
박제가,잘노는법248

5부나눔,공부,생명
당신들의천국255
방외지사의삶을살다258
기억은감탄에서시작된다262
욕심보다,생명266
우리는노점상을단속하지않습니다271
무엇을선택할것인가275
이치에맞게산다는것279
소년의고독은램프가된다283
사랑을배우지못한자의사랑법286
명패놓인책상대신,걷기290
결국,인생은1인칭이다295
나는나대로살았노라300
우리는무엇을꿈꾸며살고있는가304

출판사 서평

흔들리는시대,무엇을배우고,어떻게가르칠것인가?

신정일은‘나는오로지혼자서공부했다’고도발적으로선언한다.그것은이시대교육시스템에대한조용하지만단호한저항이다.초등학교졸업후중학교도,대학교도다니지않았지만,그는100권이넘는책을쓴작가가되었고,우리땅을가장많이걸은문화운동가가되었다.『언제어디서나배웠다』는그놀라운여정의고백이자,모든배우는이들을위한위로와격려의메시지다.
저자가말하는독학은단순히혼자공부하는것이아니다.그것은자기만의배움의길을찾는것이다.책의1부에서저자는자전거를타지못하고,악기도다루지못하며,사람들앞에서말도제대로못하는자신을솔직하게고백한다.그에게는어디내세우기도마땅찮은,평범한재주가있다.걷기와기억력이다.하지만그는이두가지로평생의밥벌이를해나갈수있었다.
저자신정일은“잘하는공부하나만있으면된다”고말한다.이는현대교육이놓치고있는핵심을정확히짚는다.우리는모든과목을잘해야한다는강박에시달린다.못하는것을채우느라잘하는것을키우지못한다.잘함과못함으로사람과사람의급을나누는교육은학생들이서로깎아내리고멸시하게만든다.그러면서도자신의부족함을외면하게된다.저자는공자,장자,루소,니체등동서양사상가들의목소리를빌려이렇게말한다.‘사람마다잘하는공부가있고,못하는공부가있다.그것이자연의이치’다.그리고우리모두에게‘여전히배움이필요하다’.

책과길,두스승

『언제어디서나배웠다』의가장큰미덕은숱한고전인용속에서도추상적담론에머무르지않는다는점이다.구체적인삶의현장에서배움을길어올린다.책의2부‘길에서배우는공부’에서그런특질이잘드러난다.마이산정상에서느낀전율,경주유치환시비앞에서터뜨린통곡,문화운동의시작점이된이청준의『당신들의천국』.이모든인생의경험이그에게는교과서였다.
특히인상적인장은‘자연,스스로그러한삶에서배운다’다.저자는어린시절아버지를따라약초를캐러다니던기억을떠올리며,그때는몰랐지만,그것이자신에게자연이뿌리를내리는시간이었다고고백한다.노발리스의“식물은토양의가장직접적인언어”라는구절을인용하며,자연이야말로가장위대한스승임을역설한다.이것은낭만주의가아니다.29만킬로미터를걸으며체득한사실주의다.
책에서는저자의독서편력이고스란히드러난다.가난한집아이가등잔불을켜고밤새책을읽던장면,초서의말처럼“눈이침침해져보이지않을때까지”책을읽었다는고백에서,어린‘독서중독자’의모습을본다.마르크스가자신을“책을먹어치우도록저주받은기계”라고불평했듯,저자에게도책은유일한‘친구이자굴레이자맞수이자연인’이었다.
3부,‘스승을배신하는법’은이책의전개하는사유의정점이다.니체의말을빌려저자는선언한다.“나는이제혼자서갈것이니,그대들또한혼자서가라.내게서떠나라.”진정한스승은제자가자신을넘어서기를바란다.의존이아니라독립을,모방이아니라창조를가르치는자가참스승이라는이야기다.
5부인‘나눔,공부,생명’은배움이결국‘어떻게살것인가’의문제로귀결됨을보여준다.“우리모임은노점상을단속하지않습니다”라는저자의말은단순한농담이아니다.나눔이야말로배움의완성이라는선언이다.저자가카페를열고,걷기모임을이끌며살아온것은모두이철학의실천이었다.제도권교육을받지못했어도,마음과뜻만있으면배움은가능하다.

현대교육에던지는질문

『언제어디서나배웠다』은단순히한독학자의성공담으로남으려하지않는다.저자는쉼없이우리의교육시스템을성찰한다.“새에게음악을들려주지말라”는장자의말은획일적교육의폭력성을지적하며,『에밀』의“자연은아이가성인이되기전에우선아이여야할것을요구한다”라는말은조기교육의문제를꼬집는다.
저자자신이대안교육의살아있는증거다.저자는‘열다섯살에출가를꿈꾸며절에들어갔다가몇달도못버티고돌아온’,‘1981년겨울,안기부지하실에서간첩혐의로고문받던’,‘누구에게도사랑을배우지못한’,‘초등학교이후어떤시험에도응시하지못한’사람이었다.상처와실패로얼룩진초년의삶이었지만,책,그리고여러스승들과친구들의‘같이걸음’속에서배움의길로들어설수있었다.조용헌선생이저자를평가한말이의미심장하다.“어찌보면그는대안교육의모델이되는사람이다.제도권교육을받았다면그는방외지사가될수없었다.무학력의정신이신정일로하여금전국의산하를걷도록만들었다.”
배움의과정에있는여러독자에게이책은소중한의미를지닌다.우선공부에지친학생들에게위로가된다.“잘하는공부하나만있으면된다”는메시지는국영수는물론학생부관리와수능모두잘해야한다는강박적요구에대한반박이다.또한부모와교사들에게는교육철학을성찰하게만든다.요약하면,“기다릴줄아는부모가되어라”(강희맹).그리고인생의중반을지나는중년의독서가들에게는다시배울용기를준다.늦었다고생각할때가가장빠를때다.

혼자이지만,
혼자가아닌

저자는혼자서공부했지만,결코혼자가아니었다.책이라는스승이있었고,자연이라는교실이있었으며,길위에서만난도반들이있었다.그의공부는철저히혼자였지만,동시에모든것과연결되어있었다.
『언제어디서나배웠다』는한독서가의회고록이자,모든배우는이들을위한격려이며,교육에대한근본적성찰이고,삶의의미를묻는철학서다.어린학생들이AI에게모든것을물어보고,AI가모든것을가르쳐준다고믿는시대에,진정한배움이란무엇인가를묻는이책은오래도록우리곁에남을것이다.
신정일은증명했다.학벌이없어도,스승이없어도,제도권밖에서도배움은가능하다고.아니,어쩌면그렇기때문에더깊고진정한배움이가능하다고.이책을읽는독자들이자신만의배움의길을찾기를,그래서각자의방식으로“나는나대로살았노라”고말할수있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