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검도 채플 블루 로고스 (큰글자책)

동검도 채플 블루 로고스 (큰글자책)

$42.00
Description
일곱 평 작은 ‘영혼의 쉼터’에서 전해오는 짙푸른 한줄기의 빛,
우리의 영혼을 물들이는 시대와 예술, 영성의 눈부신 통찰!
혼돈과 미혹의 삶을 어루만지는 날렵하고 따뜻한 인문 에세이!
AI 기술의 속도가 사유와 성찰을 앞질러 가는 시대, 사람들은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오히려 깊은 고독을 느낀다. 산문집 『동검도 채플 블루 로고스』는 이 속도와 경쟁의 정글 한가운데서, 우리가 다시 물어야 할 질문, ‘우리는 지금 어디로, 누구를 향해 가고 있는가’를 차분하게 꺼내 드는 책이다.
저자 조광호 신부는 사제이자 화가, 시인이다. 스테인드글라스 예술의 장인으로 평가받는 그는 교회 안팎에서 출판과 교육, 예술을 두루 경험했고, 지금은 강화 앞바다의 작은 섬 동검도 채플에서 순례객들을 맞고 있다. 동검도 채플은 종파를 넘어 누구나 찾아와 쉬어 갈 수 있는 7평의 작은 ‘치유의 장소’로 알려져 있는데, 이 책은 그 자리에서 길어 올린 사유와 기도, 일상의 이야기들을 모은 산문집이다.
조광호 신부는 자신의 예술 여정을 “블루 로고스Blue Logos”라고 부른다. 빛과 색채, 형태의 언어로 보이지 않는 말씀logos을 받아 적는 일, 하늘과 바다의 푸른 빛 속에서 영원의 말을 듣는 일. 작가는 예술을 “신앙을 표현하는 또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며, 푸른 색채를 통해 하느님의 질서와 창조의 구조를 바라본다. 이 책은 그러한 ‘푸른 말씀’을 글의 언어로 풀어낸 긴 고백이자 초대장이다.

1장 ‘문명의 정글에서 길을 묻다’에서는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에서 시작해 인공지능, 유전자 공학, 기후위기에 이르는 과학 문명의 변화를 따라가며, 인간 중심의 사고를 내려놓고 새로운 겸손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2장 ‘더불어 살기 위한 회복의 윤리’에서는 폭력과 혐오, 불평등과 무관심 속에서 무너지는 인간 존엄을 바라보며, 정의와 연대, 책임의 언어로 다시 함께 살기 위한 길을 모색한다. 3장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하는 방식’에서는 음악과 미술, 특히 현대미술과 추상 회화, ‘텅 빈 캔버스’와 ‘침묵의 강’을 통해 예술의 역할을 성찰한다. 작가는 아름다움이 우리를 현실로부터 도피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깊이 현실과 타인의 고통을 보게 하는 힘이라고 말한다. 4장 ‘어둠 속에서 별빛이 말을 걸 때’와 5장 ‘십자가와 나침반’에서는 낡은 반바지, 물걸레, 솜사탕, 갈대 같은 사소한 사물들, 그리고 성당과 채플의 사목 현장을 통해 상처와 상실, 용서와 화해, 십자가와 희망의 의미를 되묻는다.
『동검도 채플 블루 로고스』는 신앙의 언어로 쓰인 책이지만, 특정 신자들만을 위한 책은 아니다. 과학, 철학, 예술과 신학이 조용히 어깨를 맞대고, 동검도 바람과 들풀, 겨울 바다와 별빛이 한 편 한 편의 문장 속으로 들어온다.
저자

조광호

신부,인천가톨릭조형예술대학명예교수.1947년강원도삼척에서태어났으며,1979년성베네딕도수도회사제로서품되었다.서울가톨릭대학신학부와독일뉘른베르크조형예술대학및동대학원을졸업했다.한국주교단출판국장,인천가톨릭대학조형예술대학학장을역임했다.
1999년문화영성지『들숨날숨』을창간했고,가톨릭문인회담임사제로문화와영성의융합연구를했으며,인천가톨릭대학조형예술대학에서후학을양성했다.국내외40여차례개인전을열었으며은퇴후,동검도채플을설립했다.현재가톨릭조형예술연구소에서종합적인미디어아트프로젝트를수행하고있다.
주요작품으로는부산주교좌남천성당,대구주교좌범어동성당,부평4동성당및구서울역로비,숙명여대,서강대,카이스트등국내외40여곳에설치된스테인드글라스유리화와서소문성지순교자탑,강화무명순교자탑당산철교대형벽화등청동조각상과대형조형작품등이있다.

목차

추천의글
동검도의바람과들풀과노을을닮은신부님께005

작가의글
흐름위에서,흐름과함께-블루로고스011

1장문명의정글에서길을묻다
중심이사라진자리에서빛이시작된다021
느림이우리를구원하리라027
카우보이,람보,그린베레와2025년037
기계는계산하고인간은사랑한다041
과학의끝에서신비를만나다047
아픔없는삶의역설053
소음의시대에침묵을배우다058
어월리의겨울바다063
열려버린판도라의상자앞에서068
깨어나는우주,깨어나는인간073

2장더불어살기위한회복의윤리
인간은인간에게늑대인가083
마구간은여전히폐허속에있다089
비극의강물속,푸른하늘은하수095
별빛과촛불사이에서101
먹방에서책방으로107
토끼사냥과엽기토끼113
단골이아니라순례자118
다시희망을가르쳐야할시간123
불은꺼져도빛은남는다129

3장아름다움이우리를구원하는방식
폐허속에서울려퍼지던선율137
불꽃은아직인간안에있다143
익숙한것과의결별150
괴이하고삐딱한현대미술157
이것은이것이아니다164
음악은어떻게영원을노래하는가170
추상에대한오해와편견175
텅빈캔버스에남은질문181
침묵의강위에귀를기울이다192
당신의삶이한폭의그림이라면199

4장어둠속에서별빛이말을걸때
낡은반바지가가르쳐준것들207
어둠을가로지르는희디흰물소리213
섬에서본세계의끝218
물걸레의명상224
십자가와솜사탕사이에서230
손을비울때마음이가득찬다235
상처위에꽃이핀다241
내뜻이냐,아버지의뜻이냐247
흔들리는갈대,스며드는은총252
삶이시가될때258
내일은맥주를공짜로드립니다263

5장십자가와나침반
담을허문성당,오아시스가되다271
마르타와마리아,사랑의아름다운두얼굴276
녹슨칼을내려놓으라281
빈그물에서시작되는기적287
뜻이하늘에서와같이땅에서도292
낯선얼굴에서빛을보다298
예수는방화범인가?304
정의와자비,하느님의두날개310
어둠의심장에심어진씨앗하나315
바람은바뀌어도길은남는다320
신앙의신비에서고통의신비로326
오컴의면도날과질문하는믿음331

출판사 서평

이해인수녀,정호승시인의추천!

속도의문명에서길을잃은이들을위한인문·영성안내서

『동검도채플블루로고스』를읽다보면,이책이단지‘신부님이쓴종교에세이’에머무르지않는다는걸곧알게된다.1장첫글부터작가는코페르니쿠스이야기를꺼낸다.지구가우주의중심이아니었듯,오늘의인간역시더이상세계의중심이아니라는자각.인공지능과유전자조작,기후위기와우주탐사까지,과학의진보는인간의자리를다시묻고있다.그는이것을“21세기의코페르니쿠스적전환”이라고부르며,인간이자기중심성에서내려와야만새로운길이열린다고말한다.
그러나이책이흥미로운지점은,이런이야기를공허한‘문명비판’으로흘려보내지않는다는것이다.작가는인공지능과데이터센터,군사기술과감시시스템의문제를구체적으로짚어보이면서도,결국질문을인간자체에게돌려놓는다.기술이문제가아니라,기술을어떻게쓰는가를결정하는인간의욕망과선택이문제라는것이다.그유명한글의제목처럼,“기계는계산하고인간은사랑”하는존재여야한다는메시지는,기술시대의윤리를단한문장에응축한다.
종교에대한이해도인상적이다.그는종교를‘정답을제공하는기관’이나‘규범을강요하는권위’로그리지않는다.미래학자의말을빌려“새로운밀레니엄에서종교는산소와같다”고이야기하면서,숨가쁘게달리는인류가다시숨을고르고인간답게살수있도록돕는역할이종교의몫이라고말한다.종교가속도의문화에휩쓸려경쟁과소비의논리를따라가버릴때,사람들은오히려더깊은피로와허무에빠질수있다는경고가뒤따른다.
2장에서는‘회복의윤리’가화두로떠오른다.“인간은인간에게늑대인가”라는물음을던지며,전쟁과폭력,혐오와차별,구조적불의의현실을꿰뚫어보되,분노에만머무르지않는다.그는정의와평화를동시에이야기하려애쓴다.정의없는평화는공허하지만,용서없는정의또한또다른폭력을낳을수있음을지적한다.작가특유의신학적언어와일상의사례가교차하며,‘함께살기위한윤리’가추상아닌구체로다가온다.
요약하자면,『동검도채플블루로고스』는속도의시대에대한날카로운분석과그속에서인간이어떻게숨쉬며살아갈수있는지를묻는인문·영성안내서다.최신이론을과시하기보다,오래된질문들을다시꺼내들고,그질문곁에독자가함께앉을수있는자리를마련해준다.지칠만큼빠른세상에서완전히떠날수없지만,그래도완전히냉소적으로살고싶지는않은독자들에게권하고싶은책이다.

동검도에서건져올린푸른문장들로
일상이성소가되는순간

이해인수녀는추천의글에서이책을두고,시와단상,동서양의지혜와시대비판이함께어울려있어책을다읽고나면“생각이깊어지고마음이넓어진느낌이든다”고썼다.실제로『동검도채플블루로고스』를읽다보면,강의실같은진지함과사적인수기같은솔직함,동검도풍경을그린산문이자연스럽게섞여든다.
무엇보다눈에띄는건장소의힘이다.이책의많은글은동검도채플과그주변풍경에서출발한다.바람부는섬언덕,썰물빠진갯벌,겨울바다와별이뜨는밤,성당마당의들풀과아이들이노는소리….작가는화가답게빛과색의움직임을예민하게포착해문장으로옮긴다.그래서그의글에서는마치한폭의풍경화를보는듯한느낌이난다.
3장‘아름다움이우리를구원하는방식’에서는예술가의면모가특히빛난다.낡은성당한가운데울려퍼진선율,처음보면낯설고기묘해보이는현대미술작품들,‘이것은이것이아니다’라는문장을불러오는이미지들.그는그것들을예술을현실을잊게만드는도피처가아니라,오히려현실과타인의상처를더또렷하게보게만드는‘깊은거울’로이해한다.텅빈캔버스와침묵의강위에서,우리는내삶이한폭의그림이라면어떤색과선으로채워질것인가라는질문앞에서게된다.
4장과5장에서는일상의아주사소한것들에서출발해신앙과삶의핵심을건드린다.「낡은반바지」,「물걸레의명상」,「십자가와솜사탕」,「흔들리는갈대」,「내일은맥주를공짜로드립니다」같은제목만봐도,그출발점이얼마나생활가까이에있는지짐작할수있다.그는무겁고추상적인개념을늘어놓기보다,흔들리는마음과어설픈선택,쉽게상처입고또상처주는인간의얼굴을솔직하게드러낸다.그러고나서,그얼굴위에스며드는은총과희망의가능성을천천히따라간다.
이책의특별함은개인적인고백과보편적인통찰의자연스러운겹쳐짐에서나온다.사랑하는이를떠나보낸사람의마음,설명할수없는고통앞에서의당혹감,허무와체념끝에서다시작은기쁨을발견하는순간들.작가는이런경험들을신학자의언어로만설명하지않는다.대신,고통과부활,상처와치유의이야기를긴호흡으로풀어놓으며,독자가스스로자기삶을떠올리게만든다.
『동검도채플블루로고스』는결국,“지금이자리가곧성소聖所”라는메시지를조용히건네는책이다.거창한사건이없어도,낡은반바지한벌과물걸레,섬언덕위의바람과갯벌의빛만으로도,우리삶은이미하느님과서로를만나기에충분한자리라는것.책장을아무곳이나펼쳐한편의글을읽고잠시눈을감아보라.동검도의바람과빛이스며든문장들이,바쁘고거친일상속에작은푸른창하나를열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