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순 단편집

박태순 단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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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4·19 세대의 역사의식과 민중적 연대의 가능성을 그리는 작가 박태순의 단편 〈무너진 극장〉, 〈정든 땅 언덕 위〉, 〈삼두마차〉, 〈단씨(段氏)의 형제들〉을 엮었다. 그는 4·19 혁명과 1960∼1970년대의 산업화 현실, 1980년대의 민주화 운동 등 한국 사회가 통과해 온 근대화 과정에 대해 끊임없이 비판하고 성찰한다.
저자

박태순

박태순(朴泰洵)은1942년황해도신천에서출생했다.이후해주에서살다가1948년월남해서울에서살게된다.서울로이사와서다섯군데나학교를옮겨다니는유년기를보낸작가는월남난민으로서체험한소외와빈곤의문제가자신의문학적체험이되었다고회상한다.전쟁후1954년대구피난지에서학교를졸업하고서울로옮겨와청소년기를보낸작가는고교시절문천회,바우회등의독서클럽에가입하면서문학에대한관심과재능을드러내게된다.
1960년서울대학교영문학과에입학한지얼마안되어맞이한4·19혁명은작가에게역사와사회를바라보는시각을일깨우는큰충격이되었다.대학시절에는같은세대였던김승옥이청준,김광규등을만나서로의작품을합평하는모임을갖기도했으며,김승옥,김치수,염무웅,김주연,이청준이주축이되어간행한《68문학》에참여하기도했다.이시절한동안무허가철거난민촌에서생활하면서고향을잃어버린사람들의경험을작품화하는과정에몰두했으며문학이지녀야할사회적책임의문제에대해진지하게고민했다.
소설가로서박태순의첫활동은1964년권중석이라는이름으로응모한단편〈공알앙당〉이《사상계》신인상에가작입상하면서시작되었다.1966년《경향신문》신춘문예와《한국일보》신춘문예에각각〈향연〉과〈약혼설〉로가작입상한후같은해《세대》의제1회중편소설공모에〈형성〉이당선되어활발한활동을시작하게된다.월남난민과도시변두리의삶을바탕으로한박태순의소설은4·19를겪은세대로서의현실인식을드러내면서다양한소재들을아우르게된다.
4·19세대의문학적체험과도시빈민의삶을소설화했던작가는1970년대에들어서면서시대현실에연결되는사회적발언을르포적글쓰기로드러내기시작했다.평화시장주변을직접답사하면서써낸〈분신−전태일〉(1970)과〈광주단지3박4일〉(1971)은사회의모순에대응하는문학의입장을선명히드러낸기록들이다.1974년‘문인61인선언’발기를시작으로하여1974년에는고은,장용학,백도기,이문구등과함께‘자유실천문인협의회’를만들어적극적인실천활동에나서게된다.1975년절필선언을하기도했으나1977년《세대》에〈어느사학도의젊은시절〉을연재하면서독자들의뜨거운반응을불러일으키고작품활동을재개하게되었다.1979년무크지《실천문학》발기인으로참여하고지식인선언에도동참한작가는사회적실천과연계된문학활동을지속해왔으며,1988년에는중편〈밤길의사람들〉로한국일보문학상을수상했다.
지금까지출간된박태순의작품은소설집으로는《무너진극장》(정음사,1972),《정든땅언덕위》(민음사,1973),《단씨의형제들》(삼중당,1975),《신생》(민음사,1986)이있으며,장편소설로는《낮에나온반달》(삼성출판사,1972),《가슴속에남아있는미처하지못한말》(열화당,1977),《어제불던바람》(전예원,1979),《어느사학도의젊은시절》(심설당,1980)등이있다.선집으로는《낯선거리》(나남,1989),《정든땅언덕위−한국소설문학대계》(동아출판사,1995),《무너진극장》(책세상,2007)이있고,비평집및산문집으로는《민족의꿈,시인의꿈》(한길사,1986),《국토와민중》(1983),《나의국토나의산하1−3》(한길사,2008)등이있다.

목차

무너진극장(劇場)
정(情)든땅언덕위
삼두마차(三頭馬車)
단씨(段氏)의형제(兄弟)들

해설
지은이에대해
엮은이에대해

출판사 서평

박태순은왜곡된근대화의단면과그에맞서는민중적삶의활력과가능성을지식인특유의날카로운비판의식으로포착했다.이책에실린〈무너진극장〉,〈정든땅언덕위〉,〈삼두마차〉,〈단씨(段氏)의형제들〉은4·19혁명,1960∼1970년대의산업화현실,1980년대의민주화운동에이르기까지그가끊임없이비판하고고민한현실의모습을보여준다.
〈무너진극장〉은4·19세대의체험을집중적으로드러낸작품이다.혁명의열기와그것이좌절한이후의삶을동시에들여다봤다는점에서이채로운소설이다.소설은4·19가일어난지엿새후인4월25일주인공과그의친구들이임화수의평화극장을부수러가는군중들의대열에합류해겪은시위체험을생생하게드러낸다.
〈무너진극장〉에드러난사회적관심사는‘외촌동’연작을통해도시빈민의삶에대한구체적천착으로나타난다.〈정든땅언덕위〉로대표되는외촌동연작은무허가주택문제를해결하기위한도시외곽의문제들이급격하게생성되기시작한한국의1960년대적상황을포착했다.
〈삼두마차〉는박태순소설특유의지식인적풍자와사변이잘드러난작품이다.허생을패러디한인물로보이는주인공허술은아내의독촉에못이겨세상으로나오지만허생과달리타락한세태현실에영합해가며다른행로를걷는다.작가는당대사회의부패상을고스란히드러내는인물인허술을통해시대에대한비판을날카롭게담아낸다.
〈단씨(段氏)의형제들〉에서는1960년대한국사회의구성원들이겪고있는정신적공황감과도덕적혼란을비판적으로묘파했다.주인공단기호는윤락녀로전락한여동생을구하기위해서울에왔지만거대도시의체제속에아무런현실적응전력을지닐수없는자신의무기력을실감한다.그리고오랜만에찾아본아버지는내연녀와함께시내의변두리에서비참하게살고있다.결국도시의일상에맞서단기호가선택한것은강원도에내려가공사노무자로일하면서자유롭게떠도는“건강한촌놈”의삶이다.
박태순의소설에서지속적으로다루어지고있는것은전쟁후한국사회가통과해온근대화과정에대한줄기찬비판과성찰이다.그의소설은산업화시대에움트기시작한개인성의자각과더불어이를기반으로한새로운공동체의가능성을동시에탐색해보이는중요한성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