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든화이트가이책에서밝힌주된관심은,역사적상상력의심층구조와과거의구조나과정을이해하기위한설명으로서의서술적담론에대한분석이었다.이주제들은역사적사고의본질이나역사적방법과같은문제들에대한최근의회의,‘역사주의의위기’로도불리는회의의근원을밝히고자한의도도내포하고있다.화이트는사실주의사학의예술적요소에대해서주로문학이론가인프라이(N.Frye)와버크(K.Burke)의이론에의존했으나,프랑스의구조주의내지는후기구조주의계열에속하는비평가들,즉푸코(M.Foucault),골드망(L.Goldmann),바르트(R.Barthes),데리다(J.Derrida)와같은비평가들의이론에도의존한바가컸다.특히화이트는프라이가분류한서사양식을원용해로맨스·비극·희극·풍자등을역사서술의근본양식으로받아들였다.
로맨스,희극,비극,풍자
화이트는노스럽프라이(NorthropFrye)가분류한서사양식을원용해로맨스·비극·희극·풍자등을역사서술의근본양식으로받아들였다.
로맨스는근본적으로자기확신의드라마다.그것은악에대한선의,악습에대한미덕의,암흑에대한광명의승리를나타낸드라마이며,타락한세계로부터벗어나려는인간의마지막초월성을드러낸드라마이기도하다.
희극과비극은분열상태로부터벗어나는해방의가능성을시사하고있다는점에서공통점을지니고있다.그러나희극에는화해의기대감이있으며,비극에는주인공의몰락이라는결말이있다.하지만비극에는투쟁의방관자라는의식속에일종의보상이주어져있으므로,결말에나타나는주인공의몰락이살아남은자에게는더이상위협이되지못한다.희극의결말에나타나는화해는인간상호간의화해이며,세계와사회에대한인간의화해다.
풍자는로맨스·희극·비극속에그려진인간존재의희망·가능성·진실의한계를여러형태로표현한다.철학과마찬가지로풍자도그자체가현실의이미지로서는불완전하다는의식을통해‘회색의현실’을묘사한다.그리하여풍자는세계에관한기묘한모든이론체계를부정하고,세계와그진행과정에대한신화적해석으로의복귀를기대한다.
헤이든화이트의분석과설명이도식적인것은분명하다.그러나모험적이며야심적인시도에는흔히도식적이라는비판이따르게마련이다.이런비판에도불구하고그의야심에찬이시도가역사텍스트의해석과분석에새로운지평을열어준것만은인정하지않을수없다.역사서술의서사구조에거의관심을두지않았던이땅의풍토를생각하면더욱시사하는바가크다고하겠다.
역사가들의저작을분석하면서화이트가특히강조한것은,역사서술에나타난이미지의패턴과사료의설명은불가분의관계에있다는것이다.분명한것은,의식적이든무의식적이든역사서술에서역사가들의시각을반영한이미지·상징·알레고리를찾아분석하는일이다.
은유,환유,제유,아이러니
또한화이트는구조주의자인야콥슨(R.Jakobson)과레비스트로스(Levi-Strauss)의이론에근거해역사서술의표현형태를은유(metaphor),환유(metonymy),제유(synecdoche),아이러니(irony)등의네가지비유법으로구분했다.특히레비스트로스는은유·환유의두개념을원시문화의세계를분석하는토대와신화를이해하는관건으로이용하고있다.문체에관한야콥슨의언어이론에서는제유와아이러니가환유형식으로취급되고있다.바꾸어말하면환유형식이사실적인산문의근본비유법으로간주되고있는것이다.아이러니·환유·제유는모두은유의형태지만,환원(reduction)과통합(integration)이라는형태에서다르다.그러한비유법은문자상의의미에영향을미치고,마침내는설명형식에의해서비유의수준에이르게된다.그런맥락에서보면은유는그본질이재현적이고,환유는환원적이며,제유는통합적이고,아이러니는부정적이다.
미슐레,랑케,토크빌,부르크하르트
미슐레(J.Michelet)는로맨스형식으로역사를구성하고은유로설명했으며무정부주의시각에서역사를고찰했다.미슐레는그가쓴역사를고발,자유,그리고암흑의세력권으로부터벗어나려고투쟁하는정신력등이낳은구제의드라마로구성했다.그러므로역사가로서의임무에대한그의개념도구제의기록자로서의역할을담당하는데있었다.미슐레의역사의식에나타난또다른중요한개념은부활과생성의이미지다.부활로서의이역사개념이미슐레의역사와형식을결정하고설명과표현으로서의의미를갖게만든다.
랑케(L.vonRanke)는희극으로역사를구성하고제유로설명했으며보수주의의입장을고수했다.인간의이해력·통일성·다양성을통해나타난사건은,보편에서특수로의방법에의해서가아니라오히려특수에서보편으로의운동에의해서만이해될수있는것이었다.랑케에게역사과정은개별적객체(신이개별적으로창조한인간존재)들이존재하는영속적인장이었으며,그객체는독특한실체(신이개별적으로창조한민족)로결합되고단일화되어,마침내국민으로서의운명을실현하기위해서특수한제도를창안해냈다.
토크빌(A.deTocqueville)은비극으로역사를구성하고제유로설명했으며보수주의와급진주의사이에서방황했다.그에게미래는사회에서의인간관계를조화시키려는희망의장으로는파악되지않았다.역사에서작용하는요소,즉역사를투쟁의장으로만든요소는,사회에서든인간자신의정신속에서든결코조화로운것이아니었다.토크빌이지적한바에따르면,인간은인간에게불가결한사회질서로구성되는것과,영구히,또완전히인간답게되는것을가로막는악의본질로구성된것의‘두심연의가장자리’에놓여있는존재다.토크빌의역사개념에따르면,인간은자연에서탄생해현세의욕구에적합한사회를형성한다음,사회와의숙명적투쟁에빠져들어역사적변화의드라마를제시하는존재다.그는인간역사의드라마가비극적이거나희극적인것이아니라타락의드라마라는사실을어쩔수없이받아들이고말았다.
부르크하르트(J.Burckhardt)는풍자로역사를구성하고아이러니로설명했는데,미슐레가생성의이미지를강조한데반해그는쇠퇴와몰락의이미지를강조했다.그에게사건들은광휘와명암,자유와억압등이운동의구조를형성하기위해서결합하는것이었다.때로는상황이빛나는창조의스펙터클을연출하기위해천재성과결합하기도하지만그와같은스펙터클속에서는정치와종교까지도예술의양상을띠게되었다.그러나그의견해에따르면,예술감각에도진보적전개란없으며,종국적으로도정치와종교적충동이낳은억압외에아무것도없었다.그는역사적사고를신화가아니라다만당대의상상력을사로잡고있던역사의신화,즉로맨스·희극·비극의신화로부터해방시켰을뿐이다.부르크하르트가다룬언어는아이러니의언어였으며,그것은표현형식이나내용이모두고귀한가치를지닌것에관심을둔것이었다.그리고르네상스를설명하는그의방법은고고학적발굴로끌어모은파편더미를관찰하는감정가의그것이었으며,부분으로부터의유추에의해서지각되는것이었다.역사적인대상의세계를그는문자그대로‘사투라(satura)’,즉근본적인맥락과는동떨어져있을뿐아니라그맥락조차수많은다양한방법으로결합되고,또수많은다양한모습과다양한의미를지닌단편(fragment)들로이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