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힐문전, 너머를 꿈꾸는 형제

김힐문전, 너머를 꿈꾸는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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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못나고 어리석어 인의예지와 오륜을 모르고 다만 아름다운 여자와 향기로운 술과 보화만 좋아하며 풍악에 푹 빠져…”
아버지는 대원수가 되어 오랑캐를 평정한 영웅. 동생은 수려한 외모에 덕망이 천하를 진동하는 인기남. 김힐문은 잘난 아비와 동생 틈에 끼어 자꾸 엇나가기만 하는 탕아다. 아버지가 죽고 왕위에 올랐으나 백성들이 자신이 아닌 동생을 따르니 머리가 돌 수밖에. 결국 동생을 죽일 계획을 꾸미고 실행에 옮긴다. 어느 날 저녁, 죽은 줄 알았던 동생이 꿈에 비친다. 신선이 되어 선계를 노닐고 있는 동생이 권한 차 한 잔에 정신이 맑아지고 전생과 후생의 기억이 되살아난다. 꿈에서 깨어난 김힐문은 지난날을 뉘우치고 도를 닦아 속세를 벗어나겠노라 마음을 먹는데…. 인륜을 폐하고 온갖 포악을 일삼던 탕아 김힐문. 과연 신선이 될 수 있을까? 《김힐문전》을 초역으로 소개한다.
저자

작자미상

미상

목차

제1권
제2권

원문

해설
옮긴이에대해

출판사 서평

기존의레퍼토리에서볼수없었던‘뉴페이스고전소설’
현대의무협판타지를방불케하는화려한군담과도술전
기존의도교문학전통에서찾아볼수없는구체적인상상력

19세기이후어느시점에창작된것으로추정되는작자미상의고전소설이다.아버지김운수와동생김유표,그리고김힐문의서사가동등한비율로전개되는세대록형식의소설이다.전반부는김운수가나라의위기를해결하고수주땅의제후가되는이야기로‘군담소설’의유형이고,후반부는김운수의두아들이형제간의갈등을해결하고신선이되는이야기로‘도교인물전’의유형이다.그러나각유형의전형성을벗어난독특한시도를보여준다.

특히전반부는현대의무협판타지를방불케하는화려한스펙터클이번뜩인다.오랑캐의침입을평정하고수주의제후가되는김운수의이야기는그자체만으로‘군담소설’로서완결성을갖추고있다.다른군담소설에흔히보이는시련의극복이나애정담을제하고오로지‘군담’그자체에만집중하고있는것이《김힐문전》의독특함이다.그뿐만아니라다른군담소설보다월등히다양한전법들이구사된다.격서를전하는선전포고로시작해각진영의최고장수가맞붙기까지1대1대결의나열을통해긴장감을높이는단기전,적군의요술전을제압하는주인공의도술능력,육화진·팔진도·구궁도등의전통진법은물론물과불,함정을이용하는매복법등상상할수있는거의모든군담화소가활용된다.

한편수련을시작해득선의경지에이르는두형제의이야기는수련의과정과득선의경지를묘사하는데있어기존도교문학에서볼수없었던새로운시도를보여준다.특히신선이되기위한수련과정이긴기간과많은단계의설정을통해형상화되고있는것이특징적이다.“20년수도를잘하면외솔천백화궁에가고,또30년수도를잘하면중솔천간화궁에가고,또40년수도를잘닦으면이곳에오는것이다.그대만일이같은곳에오고자한다면돌아가도를잘닦으라.”고전소설에서득선까지의수련과정을단계별로형상화한것은매우이례적이다.이러한지난한과정의설정은이후이르게되는득선의경지가주는미감을고조시킨다.보통득선의경지는,‘세상에서그행방을알수없게되었다’는식으로다소부옇게서사화된다.이에비해《김힐문전》은선경에대한묘사가자세할뿐아니라선계에서신선이된형제가주고받는한시를통해선경의생활이매우구체적이고섬세하게전달된다.도교문학의오랜전통에서도쉽게찾을수없는문학적상상력이다.

지금까지한국고전소설레퍼토리에한번도등장한적이없는《김힐문전》의첫번역서.당대에인기를구가했던다른작품들이여러이본으로전하는것과다르게단하나의판본만전하는드문이야기다.제명만알려진채학계에서도주목을받지못해왔다.그러나대중적호응을얻지못했다는사실과무관하게기존문학의전형성을벗어난《김힐문전》의성취는분명하다.더욱이‘판타지’에새로이주목하고있는오늘날《김힐문전》이보여준구체적인상상력은더욱빛을발한다.오랜시간서고에묻혀있던이작품에주목해,2021년학계에처음소개한전진아교수가번역하고상세하게해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