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사전, 대원수가 된 여자 이현경

이학사전, 대원수가 된 여자 이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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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소녀 비록 여자의 몸이오나 뜻은 세상의 용렬한 남자를 비웃나이다. 원컨대 여자의 옷을 벗고 남자의 옷으로 바꿔 입어 아들로서 부모를 모시려 하나이다.”
어려서부터 뛰어난 능력을 가진 이현경. 그녀는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여자’라는 운명을 거부, 남장을 한 채 살아간다. 학문에 전념한 끝에 과거에 급제한 이현경은 학사 벼슬에 올라 황제를 가까이서 모시고, 오랑캐가 난을 일으키자 대원수로 출정해 난을 쓸어버린다. 그러나 언제까지고 세상을 속일 수는 없는 법. 이현경에게 뭔지 모를 애정을 느끼고 있던 남성 주인공 장연은, 그녀가 여자라는 것을 눈치 채자 청혼 편지를 보낸다. 대원수가 되어 천하를 평정한 이현경. 한 사내의 평범한 아내가 될 수 있을까?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영웅, 이현경의 이야기를 초역으로 소개한다.
저자

작자미상

미상.

목차

제1회여자인이현경이남자행세를하고어린나이에과거급제해이름을날리다
제2회이현경이도어사가되고운영이이어사를흠모하다
제3회대원수서운이출전하고몇개월이못되어주환을멸망시키다
제4회이형도가자식들의꿈에나타나고이상서는칭병하고집밖을나가지아니하다
제5회천자가이현경을불러들여문연각학사에임명하시다
제6회현경이조정의관리들을초청해잔치를열고잔치를마칠때눈물을흘리며작별을고하다
제7회청주후현경이진정표를올리고장연은현경에게글을지어보내다
제8회임금께서장연을태자의태부로삼고이현경과장연의혼인을도모하다
제9회장연이길일택해혼례를올리고이현경은운영에게모함을당하다
제10회이학사는본부로돌아오고이연경은다시박씨를얻다
제11회장시랑이이학사를위로하고이한림이장씨와화목하게지내다
제12회장태부가공씨를재취하고이씨와장씨가문에자손이많았다

원문

해설
옮긴이에대해

출판사 서평

진보적인색채때문에후대의작품으로잘못알려졌던우리나라최초의여성영웅소설
‘여성’이라는주어진운명을거부하는이현경의이야기
다른여성영웅소설에서는찾아볼수없는진전된여성의식
“뛰어난여성”에그치지않는,“남성보다우월한여성”

우리나라최초의여성영웅소설이다.그러나역설적이게도작품에드러난진보적인색채때문에학계에서크게주목을받지못했다.《이학사전》에보이는진전된여성의식이재래의우리것이아닌19세기말20세기초서구의영향을받은것으로추정되었으며,그만큼작품의의의와가치가저평가된것이다.그런데근래《이학사전》의모본이된필사본《이현경전》이적어도17세기말혹은18세기초에창작되었다는것이밝혀졌다.18세기초의문헌에여주인공‘이현경’과관련한내용이상당히구체적으로삽입되어있었던것이다.이후이작품은한국의여성영웅소설사에서가장중요한위치를점하고있다.
《이학사전》의진보적인색채는여성주인공이현경의인물상에서확인할수있다.대부분의여성영웅소설에서여주인공은탁월한무용(武勇)으로외적을물리치는공을세워높은지위에오른다.현경도오랑캐가난을일으키자대원수로참전해큰공을세우고높은지위에오른다는점에서동일하다.그러나이현경은자신에게주어진‘여성’이라는운명을처음부터끝까지단호하게거부한다는점에서다른여성영웅소설의주인공들과차별점을갖는다.
이현경은세살부터남자처럼학문에전념하다가여덟살무렵에는부모의반대를무릅쓰고남장을한채살아간다.일반적인여성영웅은과거에급제하기전까지일체외간남자와접촉하지않는데,현경은과거에급제하기전부터재상가소년들과절친한교우관계를맺는다.이를걱정한유모가“여자의도를행하라”권유하지만,현경은여자로서의삶에는흥미가없고“평생남장을한채늙겠다”며물리친다.여자라는것이밝혀진이후의태도에서도주어진운명을거부하는현경의태도는한결같다.남의평범한아내로살아가는것을원치않는다며장연의간곡한청혼을거절하고,장연과혼인하라는황제의명령마저규중여자의삶을답답하게여겨왔다며거부한다.비록천자의계교로부득이장연과결혼하지만,현경이당대사회가요구했던여성적인삶을거부한다는것은분명하다.《홍계월전》,《정수정전》등다른여성영웅소설의주인공들이본색이밝혀진이후,아무런갈등없이남주인공과결혼해가정내로회귀하는것과는완전히다른양상이다.
이현경이끝까지‘자기’를잃지않을수있는근거는그녀의탁월한능력이다.그녀는시종강직하면서도유능한벼슬아치로그려진다.당대남성문사들이감히넘볼수없는최고의문장가이며,올곧은성품과애민의식까지갖추고있다.이러한이현경의능력과성품은,그녀에비해다소부족한능력과용렬한성품을지닌남성주인공장연과대비를이루고있어주목된다.여타의작품에서는,여성주인공이아무리뛰어나다고한들,남성주인공과비슷한정도로균형을이루고있는것과달리《이학사전》은그무게가이현경쪽으로현저히기울어있다.이현경은단순히‘뛰어난여성’이아닌,‘남성보다월등한여성’이다.
한국고전소설의대중화를위해수많은작품을번역해온이상구교수가1925년회동서관에서간행된구활자본《이학사전(李學士傳)》을저본으로삼아번역했다.필사본《이형경전》과교감한원문을수록해대조할수있도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