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방록, 잘못된 사랑

삼방록, 잘못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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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필사자와 필사 연대가 알려지지 않은 한문 단편소설집이다. “세 편의 꽃다운 이야기”라는 뜻의 “삼방록(三芳錄)”은 이 작품집에 수록되어 있는 〈왕경룡전〉, 〈유영전〉, 〈상사동기〉가 남녀 간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에 붙인 제목이다. 표지에는 “삼방요로기(三芳要路記)”라고 표시되어 있는데, 이는 세 편의 애정소설에 〈요로원기(要路院記)〉라는 풍자소설이 부록으로 첨부되어 있는 것과 관련 있다. 세 편의 꽃다운 이야기와 한 편의 날카로운 풍자, 《삼방록(三芳錄)》을 완역해 소개한다.
저자

작자미상

동국대학교불교학술원교수이다.고전문학특히고전소설에관한연구를했고최근에는승려문집에대한연구를하고있다.저서로《금오신화연구》,공저로《옛편지낱말사전》,역서로《심생전·운영전》,《다송문고》등이있다.

목차

왕경룡전
유영전
상사동기
부록:요로원기

원문
王慶龍傳
柳泳傳
相思洞記
附:要路院記

해설
옮긴이에대해

출판사 서평

《삼방록(三芳錄)》은국립중앙도서관에소장되어있는,필사자와필사연대를알수없는한문단편소설집이다.“세편의꽃다운이야기”라는뜻의“삼방록(三芳錄)”은이작품집에수록되어있는〈왕경룡전〉,〈유영전〉,〈상사동기〉가남녀간의아름다운사랑이야기를다루기때문에붙인제목이다.표지에는“삼방요로기(三芳要路記)”라고표시되어있는데,이는세편의애정소설에〈요로원야화기〉로잘알려진풍자소설〈요로원기(要路院記)〉가부록으로첨부되어있는결과다.

〈왕경룡전〉은명나라풍몽룡의화본소설《경세통언》에실린〈옥당춘낙난봉부(玉堂春落難逢夫)〉를번안한작품이다.번안과정에서원전에없는시가다수추가되었고,남녀주인공을중심으로이야기가재편되는등전기소설(傳奇小說)의형태로바뀌었다.남녀주인공을둘러싼주변인물들의욕망이현실적으로그려지고,반복되는이별로남녀주인공의결합이지연되기때문에여타전기소설에비해많은분량이특징이다.작품제목에는‘왕경룡’이라는남주인공을내세웠지만,남녀주인공의만남을방해하는‘기생어미’에대해여주인공이문제를해결해가는여성중심의작품이다.20세기이작품을활자화한《벽부용(碧芙蓉)》(회동서관,1912)과《청루지열녀(靑樓之烈女)》(신구서림,1917)도모두여성을제목으로내세웠다.

〈유영전〉은안평대군의궁녀운영과젊은선비김진사가금지된사랑을나누다가결국발각되어둘다자결하고만다는비극적애정소설이다.‘운영전’이라는제목으로더잘알려진작품으로,20세기에들어서일본어로번역되고활자본으로간행되기도했으며,영화로상영되는등많은주목을받아온작품이다.‘수성궁’이라는제한된공간속에서이뤄지는궁녀들의행위에초점을맞추고있기때문에,궁녀를화자로내세운설정이자연스럽다고하겠지만,고전소설에서여성화자가일반적이지않다는점을고려하면이작품의특별한개성이라할만한다.안평대군의다층적인성격도주목된다.궁녀들의행위를제한한다는점에서그는중세적이념과억압을체현하는인물이지만동시에남녀의재능을차별하지않는진보적인인물이기도하다.

〈상사동기〉는‘영영전’이라는제목으로더알려져있다.〈유영전〉과유사하게궁녀와젊은유생의금지된사랑을설정하고있으나,구체적인인물과상황에서기존의설정을뒤틀어기존의문학적관습에반론을제기한작품이다.〈유영전〉의이원적세계관,즉세계를‘천상’과‘지상’으로양분하는인식을탈피해지상의현실만을다룬다.〈유영전〉의지상,즉현실세계에서는남녀의결합이파탄난것에비해이작품에서는남녀주인공이그들앞에놓인장애를극복하고사랑을성취한다.이러한점때문에〈상사동기〉는보다일반적인삶에밀착된방식으로현실을형상화하는‘현실성의미학’을갖춘작품이라평가된다.

〈요로원기〉는박두세(朴斗世,1650∼1733)가저술한작품으로〈요로원야화기〉라는제목으로잘알려져있다.앞의세작품이애정소설인것과달리이작품은필기류풍자소설에해당한다.‘요로원’이라는한정된공간에서하룻밤사이에일어난사건을극적으로구성했다.우연히만난시골선비와서울선비의대화를통해두인물의갈등과당대의사회문제를흥미롭게드러낸다.빈부,신분,혼인,지식,지역,과거,붕당등다양한화제를넘나드는지적인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