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글자도서] 거묵골 구조대 사람들

[큰글자도서] 거묵골 구조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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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태어나면서 엄마가 죽고, 엄마 같은 누이도 불에 타 죽었다.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유일한 가족인 아버지마저 죽었다. 더 강해지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렸고, 더 강해져야만 누나의 죽음이 생각나지 않았다. 몸은 어른이 되었지만 태우의 시간은 여전히 누나가 불에 타 죽었던 그해에 머물러 있다. 태우의 시간은 다시 흐를 수 있을까?
저자

김강윤

저자:김강윤
1978년경북김천에서농사일과작은구멍가게를하는부모의아들로태어났다.학창시절공부와는담을쌓고지냈으며운동을좋아했다.대학진학에실패하고해군특수전전단(UDT/SAEL)에지원해부사관으로복무했다.전역후소방관이되었고부산진소방서,특수구조단,기장소방서에서근무했다.지금은부산소방학교에서동료소방관과새내기소방관들을가르치는구조전임교수로일하고있다.
스쿠버다이빙을하며여행하는것을좋아한다.잘난것하나없지만잘나고싶지도않은삶을살고있으며그런자신의인생을글과말로남기는것도좋아한다.먹고살기위해소방관이라는직업을선택했지만먹고사는것보다중요한것이이곳에있음을깨닫고그것들을글로남기기위해노력하고있다.

목차


등장인물

기억
불화수소
몰락
거묵골

소방학교
작은생명
그림
수어(手語)
고백
장애인
어쩔수없는일
참전군인
알아차린시간
비상정지버튼
다가오는슬픔
침묵의대가
각자의길
여기사람있어요
생과사의계단

제자리

마치는글

출판사 서평


발목에굵은쇠고랑을찬듯
마음속깊이박힌세개의죽음

말못하는누나와연탄장수아버지밑에서풍족하진않지만그렇다고모자란것도없이자랐다.술에취하면늘입에달고사는‘애미죽이고나온놈’이라는아버지의술주정만빼면말이다.누나는말을할수도들을수도없다.그런누나는자기몸보다동생태우를더살뜰히챙겼다.그날도평소와다를것없이추수가끝나고높게쌓아둔볏짚단사이사이를비집고다니며동네친구들과숨바꼭질을하고있었다.다꺼지지않은담배꽁초가볏짚단을태운건순식간이었다.누나가아직볏짚단속에있었지만태우가할수있는건아무것도없었다.그저활활불타는볏짚단을바라볼뿐.

누나를구하지못했다는죄책감과아버지의원망섞인곡소리는태우에게트라우마로남았다.고등학생이되어서는유일한가족인아버지마저죽었다.몸은어른이되었지만태우의시간은여전히누나가불에타죽었던그해에머물러있다.발목에굵은쇠고랑을찬듯마음속에깊이박혀따라오던세개의죽음은태우를더깊은곳으로끌고들어갔다.

쫓겨나듯도착한거묵골,
그때그해에멈춰있던시간은다시흐를수있을까?

고등학교를졸업하자마자해군특수부대에들어갔고,전역후에는119구조대원이되었다.더강해지기위해서앞만보고달렸고,더강해져야만누나의죽음이생각나지않았다.악으로깡으로버티는동안태우는스스로에게끊임없이상처를낸것처럼주변사람에게도상처를주고만다.그러다결국후배들의투서로인사이동이라는징계를받게되고,모두가기피하는시골중의시골거묵골로쫓겨나듯떠나게된다.

처음에는거묵골에서오래머물생각은조금도없었다.낡아빠진거묵골에서의구조활동은자신이도시에서하던구조활동에비할게못된다고단정했다.그런데자꾸태우의마음이이상하다.영탐탁지않은거묵골이었지만,거묵골구조대원들과함께지내며태우의마음에조금씩변화가찾아오기시작한다.태우의시간이거묵골구조대에도착한후로조금씩흐르기시작한다.태우의어릴적트라우마는치유될수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