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다가도 배는 고프고(큰글자도서)

울다가도 배는 고프고(큰글자도서)

$38.40
Description
한 입의 온기로 위로받는 날들
계절을 닮은 서른 개의 식탁
음식은 때때로 가장 솔직한 위로가 된다. 계절이 지나가듯 하루가 흐르고, 그 안에서 우리는 먹고, 살아간다. 한 계절의 공기를 품은 재료와 레시피에 차분한 일러스트가 요리의 온기를 더하고,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어느새 이야기가 시작된다.
특정한 날의 감정, 오래된 기억, 우연한 만남 같은 것들이 한 접시 음식과 닿아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그 순간을 온전히 기억하게 된다. 그래서일까, 책장을 덮고 나면 문득 주방에 서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레시피를 따라 해볼까, 일단 냄비에 물이라도 올려볼까.’ 무언가를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살며시 스민다.
잘 만들지 않아도 괜찮다. 어쩌면 중요한 건 요리를 하는 그 순간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오늘은 나를 위해 무언가를 만들어보자. 울다가도 배는 고프니까.
저자

라비니야

주로쓰는일에몰두한다.바지런히기록할때가장나다운내가된다고느낀다.누군가에게소소한감동과의욕을건넬수있는글을쓰며살고싶다.
저서로는『나는나에게좋은사람이고싶어』,『인생은애매해도빵은맛있으니까』,『나를만든건내가사랑한단어였다』,『내향적이지만집순이는아닙니다』,『무탈한하루에안도하게됐어』등이있다.

목차

책머리에

Chapter1.봄
김밥취향의변화_나물김밥
채소가맛있어지는마법_참나물샐러드
숙성의시간이필요한때-프렌치토스트
푸근하게양껏아쉽지않게_쌈밥
향긋한봄의기억_쑥개떡
내가아는가장무해한샌드위치_달걀샌드위치
사려깊은맛_로메스코소스

Chapter2.여름
그때그때먹을양만큼부지런히_샐러드파스타
간소하지만강한것_참치열무비빔밥
여행에도영혼이있다면_나폴리탄
가지에대한타당한변론_가지볶음
게으른부엌_오이토스트&바질파스타
잃어버린입맛을찾아서_멸치주먹밥
기억에남는생일상_단호박수프
부지런한어제의내가준비한선물_당근라페

Chapter3.가을
내맘대로메뉴_볶음우동
냉장고총출동전_채소전
허기진영혼을위한한그릇_잔치국수
집밥은힘이세다_카레
따뜻하고단단한안녕을뭉치면_구운주먹밥
울고난뒤의파스타_단호박크림파스타
혼자보다는같이_두부브라우니
새벽에만든잼은조금더달콤하다_키위잼

Chapter4.겨울
성숙이여무는계절_곶감버터말이
월동준비는든든하게_밤조림
이별에익숙해진이듬해부엌에서_소고기뭇국
우울할땐만두를빚자_만두
바삭한거리감_감자크로켓
상한사과를몰아서즐기는법_사과파이
눈사람과의추억을기억하는방법_팥빙수

출판사 서평

음식에관한추억을계절에담은‘제철기억메뉴’

추운겨울따뜻한국물에담가진어묵꼬치가움츠린속을데우고,차가운아이스크림한입이머릿속을시원하게식혀주듯이계절에어울리는음식은때로마음의온도를조절하는역할을한다.하지만이책은우리가익숙하게떠올리는계절에맞춘음식이아닌신선한메뉴를선택해새로운시선을던진다.
저자는음식을만드는행위는단순생존을위한것이아니며,자아를탐구하고삶을성찰하는하나의과정이라고이야기한다.그러므로이책의레시피는요리를위한쓰임을넘어음식에담긴기억을담담하게전달하기위해설치된작가의비밀장치이다.
특히흥미로운점은계절마다당연하게떠오르는메뉴가아니라,의외의메뉴가등장한다는점이다.예를들어,여름날뜨거운단호박수프를끓이는이야기나,겨울에이가시릴정도로차가운팥빙수를준비하는장면처럼말이다.이러한구성은우리에게익숙한계절과음식의조합을깨트려독자들에게낯선감정을불러일으킨다.그러나계절이떠오르는책속의이야기가그틈을자연스럽게메우며오히려신선한감각을선사한다.결국,이책은사계절의제철재료가아닌제철기억의레시피로이루어진이책은말하자면작가의‘제철기억메뉴’라고할수있다.
꼭계절에맞는음식만이위로를주는것은아니다.때로는한여름에마시는뜨거운차한잔이,한겨울에한입베어문차가운과일이더깊은위안을주기도한다.이러한'의외성'을통해,우리가일상에서지나쳤던감각과경험을새롭게바라보면어떨까.


매일혼자저녁먹는사람들에게

자취를하면요리는선택이아니라필수가된다.하지만필수라고해서꼭귀찮고번거로운것만은아니다.냉장고를열어남아있는재료를꺼내고,감으로간을맞추며,어설프지만나만의방식으로한끼를차리는과정자체가재미있을때도있다.
이책은누구나쉽게따라할수있는,소박하지만맛있는요리들을소개한다.프렌치토스트,달걀샌드위치,나폴리탄파스타,가지볶음,멸치주먹밥,카레등흔한재료로간단히만들수있는요리들을통해작가는하나의이야기를전한다.프렌치토스트를부치면서느끼는설렘,냄비에서끓어오르는카레의향이불러오는따뜻한그리움,반찬하나없이멸치주먹밥을꼭쥐어한입베어무는순간의소박한만족감.이야기전체에부드러운버터처럼녹아있는감정들을따라가다보면,요리가단순히배를채우는행위가아니라,자신을외롭지않도록돌보고다독이는과정임을깨닫게된다.바쁜하루끝에자신을위해요리를한다는것,그행위자체가이미작은위로다.
자취생활은때로외롭고,가끔은귀찮으며,어쩌면조금은쓸쓸하다.그러나나를위한한끼를차리고,그작은시간을온전히즐길수있다면혼자의시간이꼭외로운것만은아닐것이다.책을통해요리가그날의기분과상황을반영하는감정의표현이자,때로는지나간순간을떠올리게하는기억의조각이된다는비밀을깨닫고배도마음도든든한자취생활을만끽하길바란다.어쩌면이미냉장고를열어가볍게한끼를만들어서먹고싶은마음이생겨났을지도모른다.

식재료를준비하며마음을정돈하는일
어느때보다정직한대면의시간

바깥에서먹는음식에익숙해지면우리가먹는것의원물이무엇이었는지감각할수없게되는때가온다.김치는배추였다는,소시지는육고기를가공한것이라는,떡은쌀을치대서만든것이라는,만두는여러재료를섞은소를따로만든것이라는자명한사실들을말이다.일주일에한번이상꼭찾아야하는단골메뉴라도생각하지않고그저배를채운다면그요리가어떻게만들어지는가에대해서는결코알수없다.하지만만들어지기까지의과정을하나씩더듬어본다면먹는이는이전과는완전히다른기쁨을느끼게된다.
이책에서는우리가직접요리해볼수있는여러가지재료를소개한다.우리주변에서손쉽게구할수있고자주접하는것들이면서도그것을어떻게만지고바꾸는지깊게생각해보지않았던것들이다.데치고,무치고,볶고,갈고,섞는행위들을요리순서에따라함께음미하며상상해보자.여유가있다면직접그것을따라하며마음이어떻게정돈되고이어지는지느껴봐도좋다.식재료를자르고,굽고,말아보면서그것이내마음과어떻게다르고같은지고민해보면묘한평안함을누리게될것이다.
한편여러가지향신료와양념의맛도생생하게떠올려보자.후추가혼자서어떤맛을내는지,음식과섞였을때어떻게달라지는지확인해보자.올리브유과마늘의적정량은어느정도인지나만의기준을세워보자.요리과정의조연인줄만알았던요소들이어떤순간에는클라이맥스처럼강렬하게나타난다.우리음식에만있는고추장,간장,된장본연의맛을떠올려보자.자극적인맛에맵고쓴인생의어떤순간들이정신없이휘몰아치다가도,삶의어떤면을버무려조화롭게어우러지는것을경험할수있을것이다.냉장고를청소하며새로운요리에도전하기도,이국적인음식을맛보며새로운세상을꿈꾸기도해보자.어느새우리의식탁위에는지루한일상을벗어난해사한마음이거나하게차려져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