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를 자르지 못하는 아이들의 진료실 (소년원에서 만난 경계선 지능 장애 아이들의 진실)

케이크를 자르지 못하는 아이들의 진료실 (소년원에서 만난 경계선 지능 장애 아이들의 진실)

$18.53
Description
홀케이크를 자르지 못하는 아이들
그들은 가해자가 되기 전에 이미 오래도록 피해자였다.
소년원 안, 이름 대신 번호로 불린 아이들에 대한 기록
살인, 방화, 아동 성범죄… 범죄의 무게보다 먼저 떠오른 질문 하나.

“왜 이 아이들은 ‘잘못을 저지르면 안 된다’는 걸 몰랐을까?”

400명 이상의 비행 청소년을 상담해온 정신과 의사 미야구치 코지는 그들 대부분이 홀케이크를 삼등분하지 못하는 수준의 인지 기능을 지녔음을 목격한다. 그들은 어릴 적부터 괴롭힘을 당했고 장애를 눈치채주는 어른 하나 없이 사회의 그늘에서 가해자가 되었다.
이 책은 실제 의료 소년원의 사례를 바탕으로 한 ‘다큐멘터리 소설’이다. 지적장애와 경계선 지능, 복합적 트라우마를 지닌 아이들이 왜 가해자가 되었고, 어떤 과정을 통해 재범의 굴레에 놓이게 되었는지를 정신과 의사인 주인공의 시선으로 따라간다.
학교에서, 가정에서, 사회에서 아무도 손 내밀지 않았던 아이들의 지금과 그들에게 남겨진 가능성의 조각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드는 이 책은 단순한 범죄 서사가 아니다. 놓쳐온 구조의 책임을 묻고, 여전히 구조받을 수 있는 아이들에게 당신의 시선이 닿길 바라는 절박한 기록이다.
저자

미야구치코지

의학박사,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이자임상심리사다.교토대학공학부를졸업하고건설컨설턴트회사에근무하다가고베대학의학부를졸업했다.공립정신과병원에서아동정신과의사로일하던중시설에서발달장애가있는문제아를만나진료하다가의료현장에서할수있는것의한계를느끼고사법분야인의료소년원으로옮겨7년간근무했다.

그는의료소년원에서근무하며우리주변에생각보다인지기능이약한아이들이많다는사실을깨달았고,그경험을이책《케이크를자르지못하는아이들》로펴냈다.실제인지기능이약한아이가3등분한원그림으로화제를모은이책은출간즉시일본아마존베스트셀러에올라50만부이상판매되었으며,2020년일본상반기베스트셀러1위를차지했다.

2016년부터리쓰메이칸대학산업사회학부교수로재직중이다.학교전문상담사로컨설테이션및교육상담,발달상담을하고있으며,발달장애와지적장애아동에대한지원책및비행소년의재범방지프로그램등을연구하고있다.또한사회적인면,학습적인면,신체적인면에서여러가지로곤란을겪고있는아이들이일상생활을잘해나갈수있도록돕는인지기능향상프로그램인코그트레이닝(CognitionTraining,COG-TR)을개발,‘일본COG-TR학회’를창립해관련활동을활발하게펼처나가고있다.지은책으로는《코그트레이닝:보고듣고상상하기위한인지기능강화트레이닝》《서툰아이들을위한인지작업트레이닝》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며
1장다마치유키토
2장가도쿠라교코
3장아라이미치히코
4장이즈미료이치
5장소년들의그후

출판사 서평

이해한다는말의위험성과가능성
‘살인자’라는단어는생각보다강력하다.그래서그앞에‘소년’이라는수식어가붙었을때조차우리는쉽게잊고는한다.그도누군가의아이였고누군가의보호를받아야했던존재였다는것을.

이책은의료소년원에서근무한정신과의사의실화를토대로한다.1장의중심에는다마치유키토라는소년이있다.그는살인을저지른소년범죄자다.흉악범의이름이뉴스에뜨는순간우리대부분은자동적으로끔찍한아이라고여기게된다.하지만이책은우리를그단순한판단에서밀어내버린다.유키토의성장배경,지적장애,사회적방임,착취당한경험까지들여다보면,엄청난혐오감에선멀어지게된다.아니,오히려복잡하게뒤틀린감정에휘청이기도한다‘이해는되지만용서는안돼’라는말조차이책을읽다보면쉬이입에담지못하게된다.

유키토는누군가의말한마디에,눈빛하나에휘청이는아이였다.정확한상황판단이어려운채로,사기를사기인지도모른채가담하고궁지에몰린끝에한생명을빼앗고만다.그것은분명돌이킬수없는잘못이지만,동시에그의세계에선그나름의이유가있었던일이기도하다.그가초등학생수준의이해력밖에없는아이라는설명을들은순간우리는어쩐지모순적이고안타까운감정에휩싸인다.어쩌면지금도어딘가에같은위험을안고살아가는유키토같은아이가있을지모른다는불안.그현실적공포가우리를무겁게짓누른다.

가해자와피해자,그선명한구도를잠시흐트러뜨리는이책의힘은그자체로사회적울림을던진다.그리고묻는다.“지금,당신곁에유키토가있다면어떻게하시겠습니까?”이질문앞에서우리는더는단순히분노할수없다.감정이흔들릴때,사람은행동하게된다.이책의저자는바로그감정의뒤틀림을통해현실을바꾸려는움직임으로우리가나아가길바라고있다.

병든마음을가두는대신,돌보는방법은없을까
소년범죄의무서운점은단순히그들의나이가아니라그들이제대로된판단도,저항도하지못한채죄를짓게되는과정에있다.일본의의료소년원은그지점에집중한다.이시설은치료와교정이라는두축을동시에다룬다.법을어긴소년이지만,정신적으로치료가필요한상태라면단순한형벌보다먼저돌봄을시작해야한다는인식때문이다.이점에서일본과한국은갈린다.

이책의주인공로쿠무기는말한다.“교정의기본은치료이며그치료는삶의맥락에서부터시작되어야한다”라고.이말은한국사회의현실을정면으로겨눈다.우리는아직까지도소년범을교화나단속의대상으로만여긴다.치료라는개념은너무뒤에있다.범죄를저지른순간그소년은완전히가해자로만취급된다.그아이가어떤질병을안고있었는지어떤구조안에갇혀있었는지는무시된다.

한국은정신질환을동반한소년범을수용하고치료할제도가없다.이말은곧그누구도이아이들의마음을이해하거나돌보는시스템이없다는뜻이다.소년원이나소년교도소는법률상처분을내리는곳이지근본적인치료를설계하거나실행하는장소가아니다.그래서아이는나아지지않는다.병든상태그대로사회로돌아온다.이건개인의재범위험을넘어사회전체의리스크가된다.

이책은의료소년원이단순히좋은복지가아니라사회적안전망의핵심이라고말한다.심리적으로불안정한아이들을제대로진단하고,치료하고,사회에복귀시키는과정없이는교정도예방도불가능하다.그리고그일은전문가의손에서제도의지원아래서가능하다.그저선한마음으로“다시는그러지말아라”고말하는걸로는부족하다.지금이순간에도,한국의어딘가에케이크를자르지못하는아이들이있을것이다.그리고그들이어디에끌려갈지는명확하다.치료받지못한채다시사회에나오게될것이다.그리고우리사회는또다시‘왜이런일이생겼는가’를묻게될것이다.그런악순환의반복속에서의료소년원이라는단어는단순한제안이아니라이제는최소한의도리처럼느껴진다.

우리가어른이어야할순간
이책에등장하는소년원아이들은누군가에겐용서받지못할존재일것이다.그들의행동은분명피해를낳았고상처를남겼으며,범죄로규정되었다.하지만책을읽다보면단지그아이가나빠서만은아니라는사실이보인다.

열다섯,임신8개월.담임교사를폭행해실명위기에처하게한교코는출산을마친후에도소년원에남아교화프로그램을이수했다.하지만어머니를면회할때마다공황발작을일으켰다.그녀는범죄자이면서누군가의딸이고,누군가의엄마이며지속적으로학대받아온피해자이기도했다.이책은단순히죄의무게를따지거나감형의근거를찾는책이아니다.대신이아이들이왜이런선택을할수밖에없었는가를묻는다.

현실에서소년범을향한시선은여전히차갑다.용서나이해는커녕존재자체를부정하려든다.하지만이들을괴물로만남겨둔다면우리사회는또다른범죄자를예고없이길러낼뿐이다.경계성지능장애가있는소년범들은단순히처벌받아야할대상이아니라,우리가지금부터라도함께살아갈방법을고민해야할사람들이다.아이들은관계안에서성장하고다시삶으로돌아오기에,우리가그들을보는시선과태도가결정적인변수가된다.소년원에서보호관과담당의사와진짜어른으로서관계를맺고변화의씨앗이되듯이말이다.그따뜻한시선하나가교코에게는식칼을들이대던어머니와의관계를끊고새로운삶을선택하게만들수있었고미치히코에게는착한사람이라는자기인식과싸우게만들었다.

경계선지능장애가있는소년범은태어나는것이아니라만들어진다.이책은우리가그과정을함께멈출수있다고말한다.가난,폭력,방임,장애,차별.그복잡한조건속에서우리는누구도그아이를대신해살수없지만그아이와함께살아갈수는있다.아이들이다시사회로돌아올때그들이범죄자가아닌사람으로살아갈수있기를바란다.그렇게누군가의삶이다시시작될수있도록지금,이순간우리모두가어른으로서응답할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