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방은 빛을 쫓지 않는다 : 대낮의 인간은 잘 모르는 한밤의 생태학

나방은 빛을 쫓지 않는다 : 대낮의 인간은 잘 모르는 한밤의 생태학

$22.00
Description
나방 안에는 40억 년의 지구가 들어 있다!
작은 생명의 거대한 세계로 만나는 냉혹과 우연의 생태학
나방의 아름다움에 매혹된 한 생태학자가 작은 나방으로 거대한 자연의 퍼즐을 맞추어나간다. 어둠 속에서 묵묵히 살아가는 나방의 탄생과 죽음을 생생히 관찰하는 동시에, 그들의 삶에 깃든 생존과 번식, 자원과 경쟁, 피식과 포식, 군집과 이주의 규칙을 하나의 지도로 연결한다.
혼돈과 질서가 뒤얽힌 이 지도는 법칙이 있는 듯하면서도 없고, 자주 우연에 좌우되며, 인간의 방정식으로는 전부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하고 경이롭다. 멸종이 가속화되고 있는 시대에 시적인 문체로 ‘다양성’의 감각을 길러주는 생태학 입문서다.

저자

팀블랙번

저자:팀블랙번
30년이상생물다양성연구에매진해온생태학자이자영국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생물학과교수.어릴적새에매료되어맨체스터대학교동물학과에진학한뒤옥스퍼드대학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뉴질랜드를방문한이후,유럽인들이뉴질랜드에‘진출’하며데려온외래종들을알게되면서침입생물학(invasionbiology)에대한관심을키웠다.애들레이드대학교,버밍엄대학교,옥스퍼드대학교에서가르쳤고,런던동물원협회의연구기관인동물학연구소소장을역임하며다양한국제컨퍼런스에서연사로활동했다.영국의BBC와《가디언》을비롯해독일,인도,호주등의언론이그의연구를다뤘다.
생일선물로받은‘나방덫’을아파트옥상에설치하는이야기에서시작되는이책은나방이라는작은조각으로자연이라는거대한퍼즐을맞춰나간다.기후위기시대의가장중요한교양이된생태학을손에잡힐듯생생하게소개하며“생물다양성의가치에대한증언”이라는찬사를받았다.

역자:한시아
캐나다맥길대학교에서심리학과약학을공부했으며서울대학교생태학실험실에서연구원으로근무했다.현재는출판번역에이전시유앤제이에서전문번역가로활동하고있다.옮긴책으로는《한장의지식:물리학》과≪EvolutionofPlants≫(근간)등이있다.

목차


추천의말(이정모.전국립과천과학관장)

한국의독자들에게:어둠속의경이

들어가는글:보석이흩뿌려진상자
오늘밤에날아다니는것│외딴섬은없다│뒤엉킨강둑의세계

1장창문을탈출한애벌레:번식의힘
애벌레가나무를갉아먹는소리│아무도모르는10년│시간은다르게흐른다│왕의쌀알도결국떨어진다│모델이무너지는시점│그저약간의불운│혼돈이상의혼돈│확률과우연사이

2장먹이로그리는지도:한정된자원의결과
산성비와애벌레│그나방이알려주는것│누가유전자를물려줄것인가│경쟁의방정식│위덤숲의두나방│공존을위한회피│칼날이모습을드러내는순간

3장붉은이빨,붉은발톱:소비자도소비된다
덫의포식자│초음파vs비늘│“창조주는포식기생자를지나치게좋아한다”│유일한결과는없다|사실이기도하고아니기도한것│두번의고비│덫은넘쳐흐르지않는다

4장모든것을가질수는없다:짧고굵게또는길게오래
정반대의방식│하나를얻기위해하나를잃다│삶의속도│왜큰나방은거의없을까│분산투자의전략│어둠속의질서

5장모자이크라는환상:종의공동체
가장깊은수수께끼│테세우스의배│최선의추정│흔할수록드물다?│종은중립적이지않다│운의역할│조각난서식지│나무라는기질│아름답고좌절된이론

6장살아있는모든것은이동한다:이주의힘
호날두눈썹에앉은나방│온건한야망│빛에갇히다│섬이된서식지│모든연못이마르지않는다면│멸종을막는이주│위험에서구하다│크라카타우섬에서생긴일│작은파괴?

7장분화와멸종사이의춤:다양성이이끄는곳
코끼리를닮은애벌레│덫에담긴이야기│북반구온대지역의바깥│40억년간의춤│오래될수록,넓을수록│에너지는왜중요할까│하루만에사계절을겪는다면│상호작용의압력│후손의격차│밤나방성공기│승자또는운의기록

8장종을잃다:인류는어떻게생태계를대변하게되었나
도감에없는나방│많을수록좋을까│종점이다가오는속도│배추좀나방의운,범고래의불운│마지막목격담│성장을포기한대구│애벌레의비극│이주의딜레마│소행성이된인간│가장큰패배자

9장연약한실:긴반전의역사
질서와우연│배에난구멍│덫의질문│펄럭이는빛

감사의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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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규칙은삶의양상을정의하고,운은그것에색을입힌다”
매일밤어둠속에서관찰한자연의숨겨진법칙

2016년7월10일,프랑스와포르투갈이맞붙은UEFA유로2016결승전의주인공은승리한포르투갈도,패배한프랑스도아니었다.그날밤경기장을뒤덮고,부상으로쓰러진호날두선수의눈썹에도내려앉은비녀은무늬밤나방이었다.주로밤에활동해인간의눈에거의띄지않는나방이왜단체로축구장에모습을드러냈을까?이는오랜진화가나방의삶에빚어놓은규칙의결과다.빗방울무게에불과한작은나방은그들의조상이그래왔듯성장과번식을위해대륙을횡단했고,다른나방처럼달빛과별빛을기준삼아직선경로를따라갔다.그러나큰경기를앞두고밤새불을켜둔파리의경기장은이들의감각을교란했고,어둠속에서조용히비행하던그들을끌어내렸다.나방은빛을쫓은것이아니라빛에갇힌셈이다.
30년넘게생물다양성연구에몰두해온생태학자인저자는≪나방은빛을쫓지않는다(TheJewelBox)≫가나방에관한책이아니라고말한다.코로나로전세계가봉쇄된시기,‘나방덫’에찾아온나방의이름을찾고놓아주는취미에빠져든저자는점차생태학자의시선으로나방의삶을관찰하기시작한다.한정된자원위에서이루어지는생존과번식,피할수없는탄생과죽음의길목에는생태학이있었다.나방의생태계는프랙털처럼자연의규칙을반영한다.이책은나방의삶과죽음속에서생태학의여러이론과개념을자연스럽게체득하도록이끈다.

벌만큼귀하다,나비만큼예쁘다!
대낮의인간은잘모르는한밤의나방

이책은보잘것없다고여겨온동물의어마어마한진실을하나씩보여준다.우선,나방은벌못지않은중요한수분매개자다.그러나밤에활동한다는이유로낮에활동하는인간에게거의주목받지못할뿐더러나방을만지고눈을비비면실명된다거나,“예쁘면나비,못생기면나방”같은근거없는구별법속에서혐오에시달린다.그러나우리가찬양하는나비도생물학적으로이거대한종족의일원이다.낮에활동하는나방이라는뜻이다.무엇보다인류는이어둠속생물에게수천년간식량과옷을빚져왔다.꿀벌이사라지고있는오늘날,나방마저사라진다면인간은어떤열매도얻을수없을것이다.
나방은대부분작으며,짧고굵게산다.나방은아무리커도포식자인새나박쥐에게맞설수없다.따라서몸집을키워양질의알을낳는대신,덜성장하더라도잡아먹히기전에빨리알을낳기로‘선택’했다.생태학의렌즈로보면나방이저마다주어진환경에서얼마나치열하게살아가고있는지알게된다.무엇보다나방은모든삶이연결되어있음을보여준다.저자는‘나방덫’에날아드는나방의종류와수는이웃이심은식물에따라달라지고,영겁의시간과대륙의작용도얽혀있다고한다.따라서자연환경이라는‘서사’를떼어놓은채나방만이야기해서는,나방을이야기할수없을것이다.

외래종은파괴자일까구원자일까?
멸종을둘러싼이주의힘그리고딜레마

생물다양성이감소하는시대에이주는생태학의중요한주제다.이주해온개체는줄어드는기존개체군을멸종위기에서구할수있고,황무지를개척할수도있다.애벌레시절을연못에서보내는물베니어나방은개별연못이마르면더이상살아갈수없지만,이들이성충이되어가까운연못으로날아간다면이야기가달라진다.모든연못이마를확률은거의없으므로종이멸종될가능성도거의없는것이다.사실토착종으로불리는것도시간을거슬러올라가면이주에서비롯된경우가많다.저자는종의이주가없었다면세상대부분의지역은생명체가전혀살수없는환경이되었을것이라고단언한다.
야생동물의서식지가갈수록파괴되는상황에서이주는해결책이될수있을까?실제로생태학에는‘도움이주’라는개념이있다.기후위기등의변화속에서멸종위기종을보존하기위해인간이개체를분포한계너머로이동시키는것이다.그러나문제는인간이생태계가작동하는방식을전부알지는못한다는점이다.이책은한번파괴된생태계는인간의방식으로되돌리기어려울뿐아니라통제할수없는문제를일으킬수있다는사실,그러니사후수습보다는사전에파괴되지않도록막는것이중요하다는단순한사실을일깨운다.

경이롭게뒤엉킨강둑의세계
다양성이사라질수록불운도잦아진다!

멸종이가속화하면서‘생물다양성’은점점중요한화두가되고있다.그렇다면‘생물다양성’을어떻게높일수있을까?희귀종을잘보존하면될까?이책은오히려흔한종의소실에주목해야한다고말한다.특정환경에오래적응해온흔한종이사라진다는것은그종이포함된생태계전체가함께무너지고있다는뜻이기때문이다.나방은대부분이흔한종에속하는데,오늘날개체수가전반적으로감소하면서얕게퍼져있어그들의생태계는살얼음처럼위태롭다.
이책에따르면멸종자체는자연스러운과정이다.종분화와함께멸종은지구의오랜역사를지탱해왔다.현재멸종이문제가되는것은멸종이발생하는속도때문이다.야생에서개별종은언제든우연히위태로워질수있다.그러나인간의개입은종이이러한불운에더취약해지게만들고,불운을더자주마주하도록만든다.
찰스다윈은생태계를다양한식물과새와곤충과애벌레가뒤덮인‘뒤엉킨강둑’에비유했다.저자는‘뒤엉킨강둑’이그너머의더큰환경과분리되지않는다는사실도중요하다고본다.뒤엉킨강둑에는그곳에사는동식물뿐아니라보이지않는대륙과시간의작용도얽혀있다는것이다.인간이이러한상호작용의수만가지경우의수를모두알아내는것은결코불가능하다.따라서생물다양성을지킨다는것은,우리가발딛고살아가는영원히알수없는세계를지킨다는뜻이기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