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이야기꾼, 기자, 혁명가, TV까지 역사를 써내려간 사람들 (양장)

역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이야기꾼, 기자, 혁명가, TV까지 역사를 써내려간 사람들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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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역사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물음과 답
“역사를 연구하기 전에 먼저 역사학자를 연구하라”
역사는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는 중요한 도구 중 하나이다. 역사는 과거를 규정할 뿐만 아니라 현재와 미래에까지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 육군사관학교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과 같이 첨예한 대립을 불러오는 정치적 쟁점이 되기도 하고, 사도광산 강제징용 문제처럼 국가 간의 분쟁 현안이 되기도 한다. 이미 지나간 과거의 기록이 대립과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역사는 어떻게 만들어지며, 누가 쓰는가? 《역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는 역사에 대한 가장 근본적 물음에 도전한다.

저자

리처드코언

저자:리처드코언
역사및논픽션저술가.허친슨출판사와호더앤스토턴출판사에서출판이사를지냈으며,편집한20종이상의서적이퓰리처상,부커상등많은상을수상하고베스트셀러1위에올랐다.런던킹스턴대학교에서7년동안교수로재직하며창의적글쓰기를가르쳤고,케임브리지대학교모들린칼리지에서객원연구원을지냈다.다섯차례영국사브르챔피언에올랐고,영국올림픽펜싱대표팀에네차례선발되기도했다.왕립문학협회의회원이자〈라팜즈쿼터리〉편집위원으로활동하고있다.저서로《태양을쫓아서》와《검으로》《톨스토이처럼글쓰기》가있으며,〈가디언〉〈타임스〉〈옵서버〉〈데일리텔레그래프〉〈뉴욕타임스〉〈월스트리트저널〉〈뉴욕타임스북리뷰〉에글을기고하고있다.

역자:강주헌
한국외국어대학교프랑스어과를졸업한뒤같은대학원에서석사및박사학위를받았고프랑스브장송대학교에서수학했다.2003년‘올해의출판인특별상’을수상했으며,현재영어와프랑스어전문번역가로활발하게활동중이다.옮긴책으로《총균쇠》《12가지인생의법칙》《빌브라이슨의발칙한미국산책》《촘스키처럼생각하는법》등100여권이있으며,지은책으로《원서,읽(힌)다》《기획에는국경도없다》등이있다.

목차

서문
서곡:수도원밖의수도자

1장역사의여명:헤로도토스인가,투키디데스인가?
2장고대로마의영화:폴리비오스에서수에토니우스까지
3장역사와신화:성경의탄생
4장과거를폐쇄하라:무슬림의역사관
5장중세의연대기작가들:국가의이야기를만들어라
6장어쩌다가역사가:니콜로마키아벨리
7장윌리엄셰익스피어:역사극
8장조조와불충한꼭두각시:볼테르와기번
9장학문이라선언하다:매콜리부터폰랑케까지
10장옛날옛적에:과거를빚어내는대가로서의소설가
11장미국의남북전쟁:남북전쟁에대한여러해석
12장신발과선박과봉랍에대하여:아날학파
13장붉은역사가들:카를마르크스부터에릭홉스봄까지
14장안에서들여다본역사:율리우스카이사르부터율리시스S.그랜트까지
15장역사를잣다:처칠,역사를잣는공장
16장강력한앙숙:학계내의전쟁
17장신체적장애를이겨낸역사가:존키건과군인정신
18장허스토리-여성역사가:반소부터메리비어드까지
19장우리이야기는누가쓰는가?:조지W.윌리엄스부터이브람X.켄디까지
20장나쁜역사:진실을말하기혹은애국주의
21장역사의초고:저널리스트와가까운과거
22장텔레비전에대하여:A.J.P.테일러부터헨리루이스게이츠주니어까지

후기
감사의글
옮긴이의글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역사기록의진실성,주관과객관사이에서
역사는‘주어진’것이아니라‘만들어지는’것이다

우리가보는역사는사실그대로의과거가아니다.헤로도토스와투키디데스와같은고대역사가들부터셰익스피어,톨스토이,조지오웰같은문학가들,현대의역사학자,여성,흑인과같은소수자,그리고TV로유명해진스타역사가까지,역사가들이기록한역사는인간사회의사고방식과권력구조를반영하는서사이다.역사가란과거의전달자가아니라스토리텔러이다.역사가들은과거의사건들을연결하여하나의이야기로구성하고의미를부여하는역할을한다.이렇게역사가들이만든무대를통해우리는역사를받아들이고,자신의정체성과역사관을형성한다.역사라는거대한힘의이면에수많은역사가의초상이새겨져있는것이다.
우리는부지불식간에‘역사’라는단어를‘과거’그자체와동일시하곤한다.하지만우리가읽고배우는역사는‘주어진’것이아니라누군가에의해‘쓰인’저술이다.역사학자E.H.카는“역사를연구하기전에먼저역사학자를연구하라”라는말을남겼다.이는역사가단순한사실의나열이아니라,역사를기록하는사람들의관점과선택이개입된결과물이라는뜻이다.
이책은역사가가역사적사실을어떻게탐구하는가에대한논의로시작한다.헤로도토스가펴낸《역사》는당시의정치,문화,지리,민족성까지폭넓게다룬방대한기록이다.헤로도토스는다양한지역을직접여행하며현지인들의증언을기록하고,서로다른출처를비교해가며사실과전설을구분하려는노력을기울였다.그러나수동적인정보제공자가아니라적극적으로사건과사실을취사선택해서내러티브를창조했다.헤로도토스가전쟁과문화를서사로풀어냈듯이,투키디데스가인간의본성과정치적동기를분석하며역사를기록했듯이,리비우스와타키투스가도덕적교훈을전하고자했듯이,고대역사가들은각각다른방식으로역사를서술했지만,이들모두가‘역사는기록하는사람에따라달라질수있다’는사실을보여준다.
성경의탄생을추적하는과정역시역사적사실과신화적프로파간다가갈라지는지점을잘보여준다.성경의역사는하나님으로부터‘주어진’것이아니라기존에존재했던4개의문서들이한권으로편집되어‘만들어진’것이라는진실을보여준다.결국성경은역사와신앙이만나는교집합에서탄생한고도로허구화되고다듬어진작품인것이다.

사실보다더진실한허구
창작과해석으로서의역사

역사는사실의‘나열’이아니라‘이야기’로구성된다.이런역사적이야기를하는이들은역사가들만이아니다.고대부터오랜시간동안과거를이야기한이들은주로학자가아니라이야기꾼들이었다.이책은역사를픽션으로재구성하는다양한방식에주목한다.작가들이어떻게‘스토리텔링’을이용해역사적사건을더욱생생하고설득력있게만들는지,그리고궁극적으로역사서술에기여하는지알려준다.
셰익스피어는이를보여주는대표적인물이다.셰익스피어는역사를연극소재로활용한것에그치지않고역사적진실을탐구하는방식으로이용했다.셰익스피어는대표작<리처드3세>에서리처드3세를교활한폭군으로묘사했지만,실제기록에서는그가그렇게악랄한인물이었다고단정하기어렵다.그럼에도셰익스피어의역사극이당대에대성공을거두고지금까지회자되는것은역사적사건에숨겨진정치적음모와권력투쟁,그리고개인의욕망을생생하게묘사했기때문이다.그덕분에우리는역사적사건이감정과욕망으로가득찬드라마라는점을깨닫게된다.
톨스토이,발자크,빅토르위고등위대한작가들의소설도역사학자들이기록하지못한시대의진실을탐구한다.이처럼작가들은픽션을통해전반적인시대상과분위기를생생하게전달해주며,역사가가다루지않는평범한이들의감정과경험을전달해준다.역사는이야기그자체이며,이야기속에서우리는과거의진실을찾을수있는것이다.

역사에끼어드는거짓과협잡,선동
역사를굴절시키는프리즘

역사는종종,아니우리의생각보다훨씬자주조작되고,왜곡되며,정치적도구로이용된다.이책은역사적왜곡과선동이어떻게이루어지는지역사의어두운면모에대해서소개한다.
역사적사건을기록할때역사가들은사실을취사선택할뿐아니라자신만의관점을선택하고,특정한의미를부여한다.일본은제2차세계대전이후패전국으로서전쟁책임문제를두고계속역사왜곡논란을일으켜왔다.일본은‘일본인에게자부심을심어줘야한다’는명분으로난징대학살과전쟁성노예문제를부정하거나축소하려노력해왔다.‘일본이아시아를지키기위해서구와싸운영웅적국가’라는자기기만을통해일본국민에게자부심을심어주고진실로부터눈을돌리게만들기위해서였다.하지만이런역사왜곡이일본인만의전유물인것은아니다.소련의역사가들은오랜시간공산당의지침에복종해야했고,미국의백인역사학자들은남북전쟁에서‘노예제폐지’의의미를평가절하해왔다.이밖에도역사왜곡과부정,조작은다양한이유로이루어졌다.거창한이념뿐아니라학파간의알력,학자끼리의개인적인원한조차원인이되기도한다.
이처럼역사가끊임없이왜곡과조작,선동논란에휩쓸리는것은근본적으로역사자체가사실이아닌‘역사가’라는해석자를통해우리에게전달되기때문이다.우리가역사를읽을때무비판적으로습득하는것이아니라‘역사가’라는존재를인식하고그논쟁과왜곡,해석의차이를비판적으로바라봐야하는이유이다.

왕과귀족에서모든이의역사로,
확장되는역사와역사가의영역

아날학파의등장은역사학의방향을전환시킨결정적변화중하나가되었다.정치와전쟁이지배했던역사의페이지는아날학파를기점으로사회과학의모든분야로확장되었다.이들은중세시대의물건가격과통화가치의등락등미시적인대상에초점을맞춤으로써기존에정치사가놓쳤던거시적흐름을포착했다.또,지리와환경이라는비인격적인렌즈를통해역사적사건을분석함으로써당대의삶을재구성해냈다.
역사의대상이크게확장되면서그동안소외되었던존재들이새롭게재발견되었다.여성은인류의절반이었지만,기록의대상조차아니었다.외면받았던인류의절반이비로소역사에편입되기시작했다.역사가다루는영역이확장됨에따라역사를쓰는‘주체’에도변화가일어났다.예외적인경우를제외하고는여성역사가란존재는없었지만,여성역사가들은1960년대여성해방운동의바람을타고본격적으로학계의전면에나섰고,‘페미니스트역사’를넘어모든주제에서역량을발휘하고있다.
미국에서오랫동안투명인간처럼취급받았던흑인역시아프리카의역사,흑인노예의삶등역사무대의주인공으로발돋움하여,백인역사가에의해평가받는것이아닌자신들이주체가되어자신들의역사를서술하기시작했다.이처럼새롭게등장한역사가들은대중문화와정치,사회운동등과결합하여더욱광범위하게역사의영토를넓혀나가고있다.

역사는고정불변의지식이아니다
역사는‘만들어질’뿐만아니라‘만들어나가는’것이다

책서두의‘역사는누가쓰는가?’라는질문은후반부에이르러‘누가역사를쓸것인가?’로연결된다.과거에역사를기록하는역할은지배층과식자층의전유물이었다.근대에는기자라는새로운직업군이출현해뉴스기사를통해역사의초고를생산해내기시작했다.현대로접어들면서역사적교육을받지않는일반인의사적인일기와기록도귀중한역사사료가되었다.《안네의일기》가대표적이다.오늘날에는SNS와디지털미디어의발달로대중도아주쉽게역사를기록하고,찍고,공유하는시대가되었다.이제는누구나역사적사건을기록하고해석할수있는시대가된것이다.역사의주체로서우리스스로를인식했을때,비로소역사는고정불변의지식이아니라매순간갱신되며약동하는대상이된다.우리가역사를배울때전제해야하는것은역사적사실을외우는것이아니라의심하고고민하고성찰하는것이다.역사는역사학자윌슨제러마이아모지스가말한것처럼“역사의식은전문학자들이독자적으로만들어낸것도아니고,그들의배타적인전유물도아니다”.역사를만들고,쓰는것모두우리자신이기때문이다.
이책《역사는어떻게만들어지는가》는역사는단순한기록이아니라과거를해석하는과정이라는점에서,모든역사기록에는역사가의주관이개입될수밖에없음을잘보여준다.또,역사적진실을추구하는과정이얼마나복잡하고역동적인지,독자들에게역사적사고를더욱깊이있게할수있는통찰을제공한다.이책이강조하는것은역사가인간이끊임없이창조하고변형하는서사라는점이다.역사는근본적으로완전히객관적일수없으며,기록하는사람의가치관과시대적배경에따라달라진다.이러한한계를인식하는것이야말로역사를올바르게이해하는첫걸음이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