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에게우리는적,변방,혼돈,극단.
문제는여기에있다.우리존재를거부하는이들과어떻게함께살아갈까?”
웬만큼알려진사십대작가,오스카는거리에서어릴적부터동경하던배우레베카와마주친다.오스카는그토록아름답던레베카도세월을이기지못하였다고,오십이넘으니미모는온데간데없이사라지고볼품없더라며폄하하는글을인스타그램에올린다.당연한듯주어지던배역과칭송받던아름다움이나이들며멀어져간다는사실을받아들이지못하던레베카는우연히오스카의게시글을발견한다.격분한레베카는온갖저주의말을적어오스카에게항의메일을보낸다.몇차례메일을주고받으며공방을이어가던가운데,오스카가도서홍보담당자였던이십대여성조에에게미투고발을당했다는사실이드러난다.오스카는자신의무결함을호소하면서미투고발을통해부르주아계급여성들이노동계급출신인자신을공격하고있다고주장한다.조에는자신이운영하는페미니즘블로그를통해계속해서폭로를이어나간다.:
도발적여성서사를선보여온비르지니데팡트의신기원
반목과연대의경계에서던지는문학적질문
남성작가의전유물처럼여겨지던폭력과포르노그래피를정면으로다루며프랑스문학계에큰반향을일으킨비르지니데팡트.데뷔이래로열일곱살에겪은집단강간,정신병원에강제수용된이력,성노동자로일한경험,퀴어로서의정체성등비주류여성으로살아온삶을질료삼아폭력적남성성과정상성을겨냥하는도발적인작품을선보여왔다.‘무자비하고가차없는남성권력처단자’‘로큰롤에밀졸라’등의칭호를얻으며유럽페미니즘문학의선두에선데팡트는다양한여성군상뿐아니라비행청소년,이민자,마약중독자등소수자들의이야기로작품반경을넓혀가며르노도상을수상하고부커상에노미네이트되는등세계적으로도주목받았다.
《친애하는개자식에게》는날카로운시선으로여성과사회문제를탐구해온작가가가장동시대적고민을벼려완성한작품이다.미투운동이한창이던2020년프랑스를배경으로하는이야기는미투고발자,미투가해자,관찰자이자방관자를주인공으로내세우며오해,예민,과격,역차별등의단어로혼탁해진‘여성혐오’를논의의장한복판으로끌고들어온다.성별,나이,계급등다양한요인으로인해서로다른견해를가진세인물이치열하게반목하는가운데,작품은치열한반목의끝에무엇이남을지,파괴적인대립끝에다시마주설수있을지예리한질문을던진다.
젠더,세대,계층…혐오의시대를관통하는문제작
현대사회의단면을날카롭게포착한새로운고전의탄생
《친애하는개자식에게》는서간체형식을활용하여여성과남성,청년세대와기득권세대,노동계급과부르주아계급,미투고발자와미투가해자등전혀다른상황과처지에놓인이들의목소리를1인칭시점으로가감없이담아낸다.톨레랑스와자유의나라로익숙한프랑스에서벌어지는대립은지금우리곁에서일어나는혐오의양상과다를바없다.데팡트가첨예하게담아낸논쟁을통해독자는인물의주장에동의혹은반박하거나모순점을찾아가며현실을탐색할기회를얻는다.그뿐아니라작품은미디어를통해환상화되는비현실적미의기준,늙음에대한공포와혐오,젊음에대한불신과폄하,온라인에서자행되는사이버불링,청년세대가겪는우울과불안,마약과알코올중독,사람간의단절을강화한코로나사태등현대사회이슈를폭넓게담아내기도한다.현실감넘치는인물설정과신랄한유머덕에현시대의단면이종이위에생생하게되살아난다.“프랑스문단에다시노벨상의기회가온다면그영광은데팡트의몫이다”라는극찬과함께새로운거장의탄생을알린비르지니데팡트.갈등과논쟁의장을정면으로돌파하는뜨거운작품을국내독자가만나볼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