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일록 작전 (필립 로스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샤일록 작전 (필립 로스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22.00
Description
《에브리맨》 《휴먼 스테인》에 이은
필립 로스의 펜/포크너상 수상작 세 번째
미국 현대문학의 거장, 소설의 경계를 허문 도발적 이야기꾼, 유대인 정체성을 탐구한 디아스포라 문학의 거목……. ‘미국 현대문학에는 필립 로스가 있다. 그다음에 나머지 작가들이 있다’라는 〈시카고트리뷴〉의 찬사처럼 필립 로스는 2018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맨부커 인터내셔널, 전미도서상, 퓰리처상 등 세계적 권위의 문학상을 거머쥐었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이력은 동시대 작가들이 최고의 미국 소설에 수여하는 펜/포크너상을 최초로 세 번 수상했다는 것. 국내에서도 펜/포크너상 수상작은 필립 로스의 작품 중에서도 꾸준히 사랑받는 현대 고전의 반열에 올라왔다.
《에브리맨》 《휴먼 스테인》에 이어 국내 세 번째로 소개되는 필립 로스의 펜/포크너상 수상작 《샤일록 작전》이 비채에서 출간된다. 이야기는 작품 속 ‘필립 로스’가 자신의 사칭범에 대한 소식을 들으며 시작된다. 자신과 똑같이 생긴 인물이 이스라엘에서 정치활동을 편다는 소식을 듣고, 작중 필립 로스는 이스라엘로 떠나 그곳의 정치적 분쟁에 깊이 관여하게 된다. 《샤일록 작전》은 첩보소설의 문법을 빌려와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들며 ‘포스트모던 문학실험을 극한까지 밀어붙인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고, 당대의 문학계와 유수 언론의 쏟아지는 찬사 속에 필립 로스가 남긴 또 하나의 명작으로 자리매김했다.
저자

필립로스

저자:필립로스PhilipRoth
1933년3월19일미국뉴저지뉴어크에서이주민2세대부모베스와헤르만가정의둘째자녀로태어났다.향후자신의글에서수차례언급한유대인공동체위쿠아익에서자랐으며1950년위쿠아익고등학교를졸업하고버크넬대학교에진학,시카고대학교에서영문학석사학위를취득했다.
1959년에발표한첫번째소설《굿바이,콜럼버스》로이듬해전미도서상을수상하여큰주목을받았으며,1969년에출간한《포트노이의불평》으로비평적,상업적성취를높이이뤄내세계적명성을획득했다.자신의이름을본뜬가상의화자‘필립로스’를내세워20세기와21세기미국생활상을탐구하는작품과‘네이선주커먼’의일생을그린작품들을포함하여31권의책을저술했다.
문학계에기여한업적과공로를세계적으로인정받아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과전미도서상을각각두번,퓰리처상과인터내셔널맨부커상,백악관에서수여하는국가인문학훈장과미국문학예술아카데미최고권위의상인골드메달등을수상했다.
필립로스는일흔이라는고령의나이에도집필을계속하다가2012년돌연절필을선언했고,2018년85세를일기로세상을떠났다.

역자:김승욱
성균관대학교영문학과를졸업하고뉴욕시립대학교대학원에서여성학을공부했다.〈동아일보〉문화부기자로근무했으며,현재는전문번역가로활동하고있다.《우리패거리》《킹덤》《고양이에대하여》《푸줏간소년》《진주》《완전한구원》《네타냐후》《카탈로니아찬가》《들끓는꿈의바다》《스토너》《19호실로가다》《동물농장》《듄》등다수의작품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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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내이름은필립로스.어서와서나를잡아봐.”
허구와현실을넘는필립로스의급진적문학실험

필립로스는자신이주인공으로등장하는소설을여러편집필했는데,《샤일록작전》은그중가장미스터리한방식으로‘필립로스’라는인물을활용한다.소설은작중의필립로스가기이한소식을들으며시작된다.자신과똑같이생긴사람이자신을사칭하며돌아다닌다는것.사칭범은예루살렘의전범재판을방청하고,유력정치인을만나정치적주장을공표한다.‘유대인은유럽으로돌아가야한다’는이른바‘디아스포리즘’을주창하며이스라엘우파정치인들의심기를거스르기도한다.소식을들은진짜필립로스는사칭범의연락처를찾아내전화를거는데,사칭범은뻔뻔하게도그순간에도스스로를‘필립로스’라고소개하며각종파격적발언을이어간다.

결국진짜필립로스는이스라엘로가서사칭범을대면하기로한다.예루살렘에서는나치집권기의수용소간수로의심받는인물의재판이한창이고,팔레스타인인의봉기는점차격화되고있다.필립로스는이스라엘에있는다양한인물과만난다.필립로스의친척‘앱터’는제2차세계대전때겪은폭력의후유증을앓고있다.점령지라말라에서학생들을가르치는팔레스타인출신‘조지’는이스라엘압제에관해열변을토하고,이스라엘건국을위해평생을바친유대인노인‘스마일스버거’는이제유대인이죄를짓고있다고말하며‘성경에새로운장이하나더생긴다면,하느님이죄를지은이스라엘민족을파괴하려고일억명의아랍인을보냈다는이야기가거기실릴것’이라고말한다.필립로스를사칭하는수수께끼의인물은스스로반유대주의와싸우는투사라고한다.그렇게예루살렘을떠돌던중,필립로스는이스라엘-팔레스타인분쟁과그이면의첩보작전에휘말리게된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분쟁을정면으로다룬
필립로스의처음이자마지막장편소설

유대인정체성은필립로스가천착해온주제였다.유대인이민자가정에서성장한필립로스는자전적작품을다수집필했으나,자신이‘유대인작가’로한정되기를경계하며‘유대인으로서의경험을한미국작가’로이해되기를바랐다.유대인과유대인사회에관한작품을쓸때도그주제에매몰되지않고입체적이야기를펼쳤다.1969년작품《포트노이의불평》에서는성적죄의식에얼룩진미국유대인을풍자하면서‘욕망과죄악,자유와억제’라는보편적주제로다가갔다.《유령작가》에서는‘만약안네프랑크가살아남았다면?’이라는도발적상상력으로‘안네프랑크’라는상징을한명의인간으로되살려,유대인에게덧씌워진희생자이미지를해체했다.즉필립로스는자신의정체성에서이야기를출발하면서도역사가인간개개인에미치는영향력이라는보편적고민거리를파고들었다.

필립로스가이스라엘-팔레스타인문제에관해정면으로다룬최초이자마지막소설인《샤일록작전》은더욱묵직한질문을던진다.유대인은피해자인가가해자인가.억압받은민족혹은소수자는어떤미래로나아가야하는가.작중필립로스는사칭범과격렬한대화를나누는데,분열된자아가대화를나누는듯한이장면은유대인의복잡한정체성에관한심도있는탐구처럼보인다.분쟁지역을떠돌며다양한입장과이해관계에놓인당대인물들,심지어이스라엘-팔레스타인분쟁에개입하는정보기관요원과나누는대화는흡사현실정치에관한현대플라톤의《대화》를연상시킨다.《샤일록작전》은이처럼이야기를흥미롭게풀어가면서,특정한민족혹은소수자집단이항상피해자이거나가해자일수없는세계의복잡성을올올이드러낸다.

포스트모던문학의정점이자생생한역사적증언
오늘의세계적갈등을직시하는필립로스의통찰

《샤일록작전》은작중의필립로스가이스라엘에서겪는여러사건을서술하는데,현실과허구의경계가분명치않다.서두에서화자는실제경험을바탕으로책을썼음을밝히며사건의주요관계자들을위해몇몇이름은실명과다르게바꾸었다고한다.화자는작중에서첩보작전에가담하게된경험을《샤일록작전》이라는책으로펴내려하는데,정보기관관계자에게서‘이곳에서겪은일을절대발설하지말라.책으로쓰려거든일부내용을지우고소설의형태로발표하라’는협박을받는다.따라서《샤일록작전》이라는소설은작가가전부실제로겪은일일수도,혹은전부허구일수도있는가능성을담지하게된다.현실의경계를의도적으로지움으로써《샤일록작전》은소설형식을뛰어넘는포스트모던문학으로서의매력을지닌다.

역사적상황을고려하면《샤일록작전》은지금읽기에오히려시기적절하다.이스라엘-팔레스타인갈등은더격화되었다.집권전부터반전시위진압을보며‘아름다운광경이었다’라며‘팔레스타인지지시위대를미국에서추방하자’라는등극단적발언을쏟아냈던도널드트럼프는미국대통령재선에성공했다.그리고가자지구를미국이점령하겠다는뜻을공공연하게밝혔다.역사의폭력은계속되고피해자와가해자는수시로뒤바뀐다.필립로스는허구와현실,개인과역사의경계를넘나들면서세계의복잡성을문학적으로형상화하고,정치적현실이라는발톱이개인에게얼마나깊은흉터를남기는가를탐구했다.《샤일록작전》에서제시하는질문들,즉역사와현실속에서우리가어떻게살아가는지에대한고민은오늘날갈등을이해하는데중요한통찰을준다.1993년현지출간되어이듬해펜/포크너상을수상한《샤일록작전》은삼십년이더흐른지금도,그리고앞으로도시대를아우르는불후의문학작품으로서독자들에게깊은울림을남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