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나태주 산문시집 | 반양장)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나태주 산문시집 | 반양장)

$14.00
Description
시인 나태주가 처음 선보이는 산문시집
사람은 무엇으로 사람이 되는가
그 조용한 물음을 되짚는 123편의 시
다정한 시구로 온유한 위안을 전하는 국민 시인 나태주가 처음 선보이는 산문시집. 인생 80년, 시력(詩歷) 54년 동안 길어 올린 깊은 사유의 정수를 담았다. 1973년 발간한 제1시집 《대숲 아래서》부터 2023년 발간한 제50시집 《좋은 날 하자》까지의 초판본, 아직 발간하지 않은 제54시집 《낙수시집》을 저본으로 하여 이 시집들에 수록한 산문시를 추려 엮었다.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에서 시인은 목숨이 간당간당한 것, 작고 낮은 풀꽃 같은 것, 흔들리는 자신과 생명에 시선을 두며 그 속에서 깨달음을 발견한다. 나는 왜 “한들한들” 살지 못했는지 물으며 “될수록 덜 후회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자고,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살아보자고, “이렇게 떨리지 않는 다리로 산을 오를 수 있다는” 오늘에 감사하자고 읊조린다.

가히 허기진 몸을 순하게 감싸는 “흰죽” 같은 시편들이다. 오늘도 안간힘 쓰며 각자의 “인생 드라마”를 써 내려가는 모두에게 오붓한 응원과 울림을 주는 책이다.
저자

나태주

저자:나태주
1945년충남서천에서태어났다.1963년공주사범학교를졸업하고1964년부터43년간초등학교교단에섰으며,2007년공주장기초등학교교장으로정년퇴임하면서황조근정훈장을받았다.
1971년《서울신문》신춘문예에시가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1973년첫시집《대숲아래서》를출간했다.그동안《꽃을보듯너를본다》《풀꽃》《너무잘하려고애쓰지마라》등의시집과《좋아하기때문에》《작은것들을위한시》를비롯한산문집,시화집,동화집등200여권의책을썼다.
한국시인협회장,공주문화원장등을역임했고,김달진문학상,소월시문학상,흙의문학상,충청남도문화상,현대불교문학상,박용래문학상,시와시학상,편운문학상,한국시인협회상,고운문화상,정지용문학상,공초문학상,유심작품상,난고문학상,김관식문학상,윤동주문학대상등을수상했다.2014년부터는나태주풀꽃문학관을설립운영하며풀꽃문학상과해외풀꽃시인상을제정시상하고있다.접기
수상:2023년윤동주문학상,2020년소월시문학상,2020년김달진문학상,2019년소월시문학상,2017년김삿갓문학상,2017년유심상,2016년공초문학상,2004년편운문학상,1997년현대불교문학상,1971년서울신문신춘문예

목차

1부.우리가눈물글썽여짐은
꽃밭
솔바람소리5
산골속정경
산중서한
미루나무를바라보는마음
메꽃
보리가슬
대좌
변방35
변방36
변방44
변방45
변방47
변방48
구름이여꿈꾸는구름이여57
선생님생각

2부.웃을수밖에없었네
제비꽃
어느설야
이십년후
낮은기도
과원에서본흰구름
사범학교동창회
금학동
서울외숙
홍기화
장양숙
이동섭
세소년
시래기국밥집
동학혁명탑
오줌통
중국통신1
중국통신2

3부.당신이오셔서읽어도좋겠소
골목길
사마귀
선물
이중무늬
군자고기
폭설
놀러오는백두산
찡코
모처럼맑은하늘
풀밭속으로
이웃사촌
어머니의밥주걱
화해
닭곰탕
삼대
퇴근길
나팔꽃

하산길
아침
언덕위의바다
군생각
해피엔딩
소나무
새벽꿈
다시백두산
개망초
후회
두이름
슬픈유산
가슴이콱막힐때
당신탓
흰구름위에
걱정되는사람
이별예감
가을반성문
좋은날
고구려의날개
내가아는일지사
까닭
감동
이미오래전의일
살구나무
누나
넥타이를매면서
도마뱀
거기나무가있었다
구멍뚫린잠
야만
아!어머니
너무그러지마시어요

4부.짧지만짧지않은인생드라마
너를보았다2

짧지만짧지않은
망발
이나쁜사람아
나무,오래된친구

등판
독배
조그만시인
구월의산행
안부
붉은동백꽃어여쁜그리움
한들한들
잃어버린시
애벌레
팔불출
며늘아기에게
오아시스
바람
강연출근
어머니의축원

5부.참다행한일이다
세번째악몽
조금서러워지는마음
내상

요절
우리가세상에없는날
내가없다
가시
새벽감성을당신에게
흰죽
반전

막동리의아이들
바다2
토담집
계수씨2
편지를대신하여

시목록

출판사 서평

시인나태주가처음선보이는산문시집
사람은무엇으로사람이되는가
그조용한물음을되짚는123편의시

다정한시구로온유한위안을전하는국민시인나태주가처음선보이는산문시집.인생80년,시력(詩歷)54년동안길어올린깊은사유의정수를담았다.1973년발간한제1시집《대숲아래서》부터2023년발간한제50시집《좋은날하자》까지의초판본,아직발간하지않은제54시집《낙수시집》을저본으로하여이시집들에수록한산문시를추려엮었다.

《너무그러지마시어요》에서시인은목숨이간당간당한것,작고낮은풀꽃같은것,흔들리는자신과생명에시선을두며그속에서깨달음을발견한다.나는왜“한들한들”살지못했는지물으며“될수록덜후회하는사람”이되기위해노력하자고,“내가살고싶은대로”살아보자고,“이렇게떨리지않는다리로산을오를수있다는”오늘에감사하자고읊조린다.

가히허기진몸을순하게감싸는“흰죽”같은시편들이다.오늘도안간힘쓰며각자의“인생드라마”를써내려가는모두에게오붓한응원과울림을주는책이다.

“외로워도외롭지않고혼자라도혼자가아닌사람이었다오”
국민시인나태주가54년간써내려간삶의노래
허기진몸을순하게감싸는흰죽같은시편들

지금으로부터18년전이었다.사흘밖에살지못한다고했다.“이미죽었을사람”이라고했다.수술은하지만이후는목숨을보장하지못한다고했다.병명은담즙성범발성복막염.시인이중환자실병상에누워있는동안사람들은장례를준비하고있었다.시인은그런자신곁에서간호하는아내를바라보며신에게기도하는시한편을썼다.그시의제목은〈너무그러지마시어요〉.그는처음선보이는산문시집의표제작으로이시를택했다.

《너무그러지마시어요》는나태주시인이1971년등단이후54년간펴낸50권이넘는창작시집에서산문시만을추려엮은기념비적인책이다.솎아내고비워낸어사를써온시인은간간이산문시를써왔는데,그산문시들이한권의시집이되기까지반세기가걸렸다.그리하여이시집은첫시집을자비로출판해야했던무명시절에쓴시〈꽃밭〉부터유명한시인이지만여전히유용한시인이되기를꿈꾸는최근에쓴시〈흰죽〉까지망라하여그의시력(詩歷)을고스란히응축해보여준다.

시집은총5부로나뉘어발행순으로구성되었다.1부‘우리가눈물글썽여짐은’은1970~1980년대,2부‘웃을수밖에없었네’는1990년대,3부‘당신이오셔서읽어도좋겠소’는2000년대,4부‘짧지만짧지않은인생드라마’는2010년대,5부‘참다행한일이다’는2020년대에쓴시를담았다.그중5부끝에〈숲〉〈막동리의아이들〉〈바다2〉〈토담집〉〈계수씨2〉〈편지를대신하여〉등지금껏어느시집에도수록하지않은산문시를수록했다.

어렵지않은언어로어려운마음을보듬어온시편들은“쓸쓸하고서글프고외롭고적막한”(〈골목길〉)인생을노래하면서동시에“사람한테최선을다하며사는것이가장행복한삶”(〈걱정되는사람〉)을소망한다.그것은“여보,아는사람들만나끼니때가되거든밥이라도자주먹읍시다.우리가세상에없는날사람들우리더러밥이라도같이먹어준사람이라고말할수있게”(〈우리가세상에없는날〉)라는다짐으로단단해진다.

“여보,우리가가진것둘이있다면그중에하나는남에게돌립시다.우리가세상에없는날사람들우리더러자기가가진것나눈사람이라는말이라도할수있게.//여보,무언가하고싶은말많은사람만나거든그사람말이라도잘들어줍시다.우리가세상에없는날사람들우리더러남의말잘들어준사람이라는말이라도할수있게.”(〈우리가세상에없는날〉)

“목숨가진한사람이목숨가진한사람을알아준다는것”
다정을잃지않는연약한존재의윤리
기꺼이곁을내어주는사람으로서사는일에관하여

우리는고달플때마다나태주시인의시를읽으며위로를받아왔다.시인의시는가식이없고울음이있기때문이다.울었던시절을잊지않고주변의“눈물어린눈”(〈별〉)을외면하지않기때문이다.그리하여우리는그의시를통해“어리고깨끗하고사랑스럽던”(〈사범학교동창회〉)모습을반추하고,“이렇게살아있는사람이어서고마울뿐”(〈강연출근〉)임을깨우치고,모든게하찮고보잘것없다여겨질때“당신을사랑해요.그건앞으로도오래그럴거예요”(〈바람〉)라는말을떠올리고,‘사람다움’이란무엇인지느끼고자문한다.

우리는그의시를읽으며으스대는삶과겸손한삶,끌려가는삶과이끌어가는삶,사랑하는삶과사랑을등진삶의차이를그리게된다.“나도누군가에게그런치욕과고통을주는사람으로힘겨워헐떡이는지구에너무오래빌붙어사는목숨인지심각히한번생각해”(〈요절〉)보며,위에올라서서굽어보는것이아닌아래앉아서마주보는것의슬픔과기쁨,“더욱넓고환하고가득”(〈찡코〉)한사랑이필요함을알게된다.

그간시인은기도하듯시를써왔고고해하듯내면을풀어놓았다.궁극에는따뜻한인간성과무해한식물성을노래했다.그는젊어서느낀것,아파서야배운것,여전히쓰면서살아내는것을기록하며그것을시로승화했다.어린아이처럼“한들한들살지못했을까?몇줄짜리시를쓰고서도꼬박꼬박이름석자,끼워넣어세상에날려보내며오십년을고역으로버텼을까!”(〈한들한들〉)반성하며,너무잘하려고잘되려고잘살려고애쓰지말고좋아하는대로살라고온유한말을건네왔다.

이제자신은노시인이지만시를쓰려고“늙은아이”가되었다고말하는시인나태주.그의시집에해제를붙이는것은언어의울타리에시를가두는일이될까신중해지거니와,조심스럽게그의산문시집을한구절로함축하자면‘허기진몸을감싸는흰죽같은시’라적어본다.화려하지않고,자극적이지않고,도파민을과하게분출시키지않고,기분좋게스미며지친몸을다독이는시편들말이다.

“끝내나는조그만시인이될수있었다.오늘날길가보도블록사이에버려진채피어있는저풀꽃들을본다.아무도들어주지않는산골의물소리,새소리를듣는다.그들에게하늘의축복은없을것인가.아니다.그들에게도응분의축복과보살핌과사랑은있을것이다.그러므로너무그들을안쓰럽게여길것까지는없다.그들도오늘그들목숨의최상을살고갈뿐이다.그들도나처럼이땅에나와조그만시인으로살고있는것이다.”(〈조그만시인〉)

“실로울부짖어야할분노의불길을맞이하여낮은목소리로속삭이게해주십시오.(……)살아간다는것이얼마나짐스러운것이고서로기다리며생각한다는것이얼마나지루하고오히려아픈형벌인지자각했을때,차라리메마른땅에엎디어몇날몇밤을혼자울수있는은혜”(〈낮은기도〉)를달라는시인나태주.그조그만시인이반세기넘는세월동안물어온것은이것이아니었을까.

사람은어떻게사람이되는가.“목숨가진한사람이목숨가진한사람을알아주는것은얼마나힘든일”(〈편지를대신하여〉)인가.“인생의끝날,우리같이”(〈새벽감성을당신에게〉)미소지으려면어떻게살아야하는가.그의첫산문시집의제목을소리내어읽어본다.‘너무그러지마시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