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논어 (철학자 주자와 정치가 다산, 공자의 가르침을 논하다 | 양장본 Hardcover)

두 개의 논어 (철학자 주자와 정치가 다산, 공자의 가르침을 논하다 | 양장본 Hardcover)

$64.00
Description
동양고전과 현대를 잇는 사유의 거장, 한형조 교수의 유작
《논어》를 두고 펼쳐지는 주자와 다산의 경학적 대결
3년간의 치열하고 치밀한 연구 끝에 원고 집필을 거의 마무리할 무렵, 안타깝게도 작고한 한형조 교수(1958-2024)의 유작 《두 개의 논어》가 1년간의 편집 끝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책은 주자와 다산의 《논어》 해석 차이에서 진정한 공자의 가르침을 가늠해보는 인문교양서이자, 한형조 교수가 평생에 걸쳐 천착해온 ‘동양적 사유의 본질’을 집약한 평생 연구의 결실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그의 학구적 열정과 사유의 깊이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논어》는 조선조 500년을 주도한 주자의 해석이다. 현재에도 많은 사람이 주자의 해석을 정통 《논어》로 알고 있다. 하지만 다산이 해석한 《논어》는 주자의 풀이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심지어 다산은 주자의 해석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며 다양한 문헌을 바탕으로 고증해 나갔다. 철학자ㆍ명상가로서의 주자와 정치가ㆍ역사가로서의 다산, 이 둘의 해석 차이는 그들이 처한 환경과 문제, 그리고 개성의 산물이다.

이 흥미로운 주제를 저자는 모던하고 과감한 언어와 감성으로, 자칫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논어》를 경쾌하고 신선하게 풀어냈으며, 독자들에게 생각할 여지를 주기 위해 간결하면서도 함축을 살리는 문장으로 다듬어냈다.
또한 논어 속에 흩어져 있는 당시의 사건과 정황을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사마천의 〈공자세가〉 번역과 다산을 ‘숨은 가톨릭 신자’라고 바라본 정민 교수의 2023년 발제를 논평한 글도 부록으로 실었다.
저자

한형조

저자:한형조
동해안의바닷가에서태어나자랐다.부산의경남고등학교와서울대학교철학과를졸업했다.불교로동양학에입문하여,일상에서구원을모색하는유학을공부했다.다산의고전해석학(經學)을다룬〈주희에서정약용으로의철학적전환〉으로한국정신문화연구원(현한국학중앙연구원)의한국학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1994년부터한국학중앙연구원교수로재직하며그동안띠풀로덮인동아시아고전의옛길을헤치고,고전을통해삶의길을배우며,문명의비평적전망을탐색했다.지병으로2024년7월,향년65세에생을마감했다.지은책으로《왜동양철학인가》《왜조선유학인가》《조선유학의거장들》《붓다의치명적농담》《허접한꽃들의축제》《성학십도,자기구원의가이드맵》《두개의논어》등이있다.

목차

서설
치마를걷고이강을|남쪽끝에내던져진유배객|왜경학인가?|명상에서정치로|어떻게읽을것인가?


1부.사건과인물들
1장.노소공의망명

2장.제경공과의대화
아무도기억해주지않는군주|네번의만남|군주의德,정치의책임

3장.양호와반란자들
양호와의질긴인연

4장.위영공과부인남자
아리따운부인남자와의대화

5장.초섭공과은둔자들,진채의고난
초섭공과의대화|은둔자들|진채의고난


2부.공자의제자들
1장.자로,포호빙하
까투리한마리|뗏목을타고바다로|성격과공부|자로의정치적포부|자로의기도|자로의죽음

2장.자공,박시제중
화려한그릇|부자자공|자공의비평적감식안|자공,정치를논하다|忠恕,공자의일이관지|공자의내면과종교적심층|자공,당신이공자보다뛰어나오

3장.안회,극기복례
안회의학습|안회의풍모|안회의죽음|학문의경지|유교의최고이념


3부.공자의사상
1장.學
어떡해야하나?|나는알고태어난사람이아니다|學,삶의기술을익히다|섬김의가르침|제자3명의터득한學의경지|전통과고전,책을통한학습|공자,학습의사람|《논어》첫구절|學이란무엇인가?|태어나면서아는자|배우기만하거나생각만하거나|공자,학습의길회고|下學과上達

2장.天
부귀|天理를말하는주자|天命을듣는다산|무엇을두려워할것인가?|나는오십에天命을알았다|제사와신들의세계|하늘의징벌|하늘은속일수없다|일이관지는하늘에닿아있다

3장.仁
仁을너희집으로삼아라|왜仁을말하지않았을까?|짐은무겁고,길은멀다|仁을향해나아가는방법|배려와전체성|상호성의원리|克己의훈련,爲己의기쁨|仁의지속성|은나라의세현자|백이와숙제|德의배반자들|배반혹은위선|仁은안인가,밖인가?|仁에서聖으로,정치의문명화|나는다만학습의사람일뿐|공자의일이관지

4장.政
고향을떠나다|스승의道는너무높습니다|공자의정치혁명|심정윤리와책임윤리|不欲이란?|덕치의이상,유가와법가|無爲냐,有爲냐?|요순의정치,그실상에대하여|敬,자각적주시냐,직무적책임이냐?|정치의목표|신뢰,정치의기반|군사와군대|감옥과형벌|재정을다루는기술|다산의정치적현실주의


결어
사건과정황|공자의제자들|공자의사상|의미와전망

참고문헌


부록
1.〈공자세가〉번역
조상,어린시절,그리고청년기(기원전551-523년)|제나라에서돌아온후(기원전522-503년)|노나라정치의한가운데에서(기원전502-497년)|첫방랑5년(기원전496-492년)|진나라와채나라사이에서의곤경(기원전491-489년)|계속되는유랑(기원전488-484년)|학자로서의활동,그리고개인적습관(기원전484-481년)|공자의죽음그리고평가

2.다산을위한변명(정민교수발제논평)
강이원의누설|이가환은邪學의교주인가?|성호이익의서학관|다산의4종저작,면피혹은반성?|유학의별파혹은유교적유신론자|허황되고괴이하며하늘을거스르고신을모독하다|이성의법정|마무리|후기

3.내가좋아하는고전구절


추모사.한형조의바다와삶,학문과철학
바다사람한형조|한국학대학원시절의몇가지추억|참으로아름다운시절|주자학과다산학의차이|《두개의논어》혹은‘세상만사’라는바다|불교와광자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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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주자와다산의《논어》해석은‘전혀’다르다.같은책을두고이렇게서로다른,많이는상반된해석을내리는것을어떻게이해해야할까?그런점에서《논어》는하나가아니다.“티베트에는승려수만큼의불교가있고”,“아버지의집에는수많은방이있다”고하지않던가?그처럼여러《논어》가밤하늘의별처럼빛나고있다._p.34

*공자는정공에게말한다.정치의흥망은쉽사리예측할수없다.그러나이것하나는분명하다.군주가그지위를‘권력’으로감각할때하고싶은대로폭정을휘두르고,거기아무도토를달거나반발하지않을때그나라는확실히망조에들어선것이다.그렇지않고군주의지위를‘책임’으로이해할때,즉백성들의안정과복지걱정에밤잠을설칠때,그나라는틀림없이흥륭의트랙으로올라선다.이를위해군주와신하의관계또한일방적지배와종속이아닌상호존중과협력으로맺어져야한다._p.95

*다산은유교의‘원리’를우주론적형이상학이아니라‘사회적관계’속에서되찾고싶어한다.그것이비조공자를축으로내려온유교의유구한전통이다.그런데주자를위시한송대유학이이프레임을왜곡해버렸다고주먹을쥔다.“하나의이치가인간과우주를섞음으로써형이상학의늪에빠졌고,인간은일상에서무엇을성취해나가야할지모르게되었다.”_p.273

*주자는‘자연’을중시한다.그것을삶의이념으로설정했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유교를도덕적규범으로알고들있지만,그것은과정혹은초보로이해된다.목공의솜씨나자동차운전처럼,처음에는의도와노력이필요하지만,익숙해지면모든유위(有爲)가떨어져나가고손과몸의자연스러운동작이절로표현된다.그것처럼도덕은‘내가원하지않는것을남에게베풀지않도록유의해야겠다’로부터이모든일이시작되지만,그것이완전해졌을때우리는그것을의식하지않고자연스럽게실천하게된다.주자는노력의단계를서(恕),자연스러운탈각의상태를인(仁)으로구분했다._p.350-351

*주자학과다산은오로지대립적으로만볼수없다.두체계모두거시적전망에서이학(理學)에속한다.이학은삶의의미를세속적관행너머에서찾는다.개인의감각과욕망을제어해서타자를배려하고,전체의질서에협력하는것을권고한다.덕성의내재와축적을두고격렬한전투를벌이고있지만,‘사회적도덕’의기획인점에서둘은서로다르지않다._p.492

*부모의뜻을그대로따르고언제나복종하는것이효(孝)가아니다.부모의판단이틀릴수도있고,전혀의롭지않은선택을강요할수도있다.자식은스스로의판단으로아니다싶으면저항하고거부해야한다.그런데여기대놓고삿대질하고전쟁을벌이지는말라고충고한다.가정안에서는효를다하고,집을나서면사람들을존중하고모실것.그것이인간이학(學)을해야할기초적훈련이다._p.515

*다산의윤리학은주자보다더험준하다.나날의전쟁터앞에서있는듯할것이다.주자는천도(天道)의자연성을회복한다는점에서훨씬평탄하다.다만기질과물욕으로인한일탈에유의하고,자신을잘보존해나가면될것이다.다산은그렇지않다.인간속에상반되는욕구들이주도권을갖고다툰다.흡사천사와악마가인간내부에서끊임없이싸우는것으로윤리적정황을소묘했다.주자가천리(天理)를말하고,다산이천명(天命)의본연을강조할때,이서로다른윤리학의방향이예고된것이나다름없다._p.600

*다산은주자의합리적설명이공자가말한‘하늘’의리얼한의미를전해주지못한다고생각한다.신은자연이아닌것을….그분은자연을만드신분이고,그리하여그보다높이계신분이다.보이지않는그분의모습,들리지않는그분의목소리를두렵고조심스럽게받들어야한다!그렇지않고그분의뜻에어긋나는행동을하고태만한삶을영위한다면,그분의분노가머리에떨어질것이다.그때는어디도망갈곳도없다._p.676

*공자는자주색을싫어했다.빨간색이라면새빨간핏빛이어야하는데,어정쩡하고애매한자주색이웬말이냐는것.이구절이앞의교언영색(巧言令色)장에바로붙어있는것도내눈에는예사롭지않다.공자는이비유를통해,진정한군자와사회적으로인정받는사람사이에,큰심연이파여있음을일러주는듯하다.이를일러‘사이비(似而非)’라고한다.겉으로보면유덕한사람처럼보이나,실제로는德과가장먼사람들.다산은이들‘덕(德)의도둑들’,즉위선자들을뭉뚱그려‘향원(鄕原)’이라고부른다._p.744

*사람사이에가로막힌벽을허물면너와나사이에진정한소통이이루어지고,그기맥은온나라를넘어세계로그리고우주로퍼져나갈것이라고주자는말한다.그때나는자연이되고,더이상의인위적노력은필요없다.바람직한정치적행동,리더십또한그안에있을것이었다.내가나를고집하지않음으로써나의벽이허물어졌으므로,그때의행동은나의것이아니라자연의것이되고우주의것으로피어난다.그것을주자는“천리(天理)가유행(流行)한다”라고적었다._p.769

*충서(忠恕)란무엇일까?주자는명상의철학자답게,충(忠)을내향적자기본질의확보로,서(恕)를외적사물과일에의연장으로읽었다.그러나다산은이체용적발상에브레이크를건다.그렇다면원리가하나가아니라둘이되지않는가?그는충(忠)은‘충심으로,진실하게’라는부사이고,핵심키워드는서(恕)한글자라고단언했다.자공과나눈다음의대화가저간의안개를한번에걷어주고,공자의생각과유교의정신을천둥처럼일깨운다_p.773

*다시말하지만,유교의원론은‘세습’이아니다.아무노력도하지않고자질도묻지않고,단순히피를이어받았다는사실하나로군주가되고귀족이되어권력을행사하는체제는유교의공적주의원칙에어긋난다.선양에서세습으로의분수령은우임금이었다.자신은순임금으로부터왕위를‘선양’받아놓고,정작후계는아들에게물려준것이다._p.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