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 관하여 (시몬 베유와의 대화 | 양장본 Hardcover)

신에 관하여 (시몬 베유와의 대화 | 양장본 Hardcover)

$16.80
Description
“신은 죽지 않았다. 죽은 것은 신의 계시를 마주할 인간이다.”

신의 침묵 속으로 파고드는 경청과 주의, 초월에 관한 성찰
삶을 다시 아름다움과 의미의 빛 속으로 불러들이는 길을 찾아서

2025년 ‘스페인의 노벨상’ 아스투리아스 공주상 수상 철학자 한병철 최신작
재독 철학자 한병철이 20세기 최고의 천재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시몬 베유의 통찰력 넘치는 사유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시몬 베유에게 매료되고 ‘영혼의 우정’을 느끼게 된 그는 베유의 주요 텍스트를 오늘의 상황 속에서 다시 읽어내면서, 소비와 생산의 세계에서 상실한 초월성, 위로부터 오는 힘인 ‘신’에 대한 관심을 환기한다. 우리를 쉼 없는 생산과 소비, 정보와 소통에서 허우적거리도록 만드는 ‘성과사회’, ‘중독사회’의 치유책을 제시하며, 무의미와 존재 결핍에서 벗어나 다른 현실을 꿈꾸게 한다. 시공을 뛰어넘어 두 철학자가 공명하며 연주하는 철학적 이중주에 귀를 기울여보자.
저자

한병철

저자:한병철
1959년서울출생.고려대학교에서금속공학을전공했고,브라이스가우의프라이부르크대학교와뮌헨대학교에서철학,독일문학,가톨릭신학을공부했다.베를린예술대학교철학·문화학교수를지냈다.전유럽과한국에서큰반향을일으킨《피로사회》를비롯하여《관조하는삶》《정보의지배》《사물의소멸》《고통없는사회》《폭력의위상학》《땅의예찬》《불안사회》《서사의위기》《시간의향기》《아름다움의구원》《선불교의철학》《권력이란무엇인가》등예리하고독창적인사회비평서와철학책을썼다.2025년에는"비인간화와디지털화,사람들의고립과같은문제들에통찰을제공“했으며”현대사회의복잡한현상들을조명하며다양한세대의독자들사이에서광범위한울림을만들어냈다"는평가와함께스페인의노벨상으로불리는아스투리아스공주상(커뮤니케이션및인문부문)을받았다.

역자:전대호
서울대학교에서물리학을공부한후칸트의공간론에관한논문으로같은대학에서철학석사학위를받았다.독일학술교류처의장학금으로쾰른으로유학,헤겔의논리학에나오는양적무한개념을주제로박사논문을쓰던중귀국해번역가로정착했다.《철학은뿔이다》를썼고,《정신현상학강독1,2》를옮기고썼으며,《가끔중세를꿈꾼다》《성찰》을비롯해몇권의시집을냈다.《물은H2O인가?》《위대한설계》《기억을찾아서》《로지코믹스》《헤겔》(공역)《초월적관념론체계》《나는뇌가아니다》등많은책을번역했다.

목차

서문

주의
탈창조
빈자리
고요
아름다움
아픔
무위

출판사 서평

“신은죽지않았다.죽은것은신의계시를마주할인간이다.”

신의침묵속으로파고드는경청과주의,초월에관한성찰
2025년‘스페인의노벨상’아스투리아스공주상수상철학자한병철최신작

재독철학자한병철이20세기최고의천재중한명으로꼽히는시몬베유의통찰력넘치는사유의세계로우리를안내한다.시몬베유에게매료되고‘영혼의우정’을느끼게된그는베유의주요텍스트를오늘의상황속에서다시읽어내면서,소비와생산의세계에서상실한초월성,위로부터오는힘인‘신’에대한관심을환기한다.우리를쉼없는생산과소비,정보와소통에서허우적거리도록만드는‘성과사회’,‘중독사회’의치유책을제시하며,무의미와존재결핍에서벗어나다른현실을꿈꾸게한다.시공을뛰어넘어두철학자가공명하며연주하는우아한철학적이중주라고부르기에손색없다.

위로부터오는압도적인힘,신에관하여
신작《신에관하여》에서재독철학자한병철의시선이향하는곳은,제목그대로오늘의철학이관심두기를썩내켜하지않는대상,바로‘신’이다.이에관해저자는서문에서다음과같이밝힌다.얼마전에시몬베유가그의안에들어왔고,그의영혼안에서베유는그가이제껏“제대로의식하지못했던,그러나늘그야말로절실하게품고있던무언가를”거론했노라고.“위로부터온힘,나보다더강한힘,성프란체스코가자주기도한곳인아시시의산타마리아델리안젤리성당에서시몬베유를무릎꿇린힘”을자신역시감지했다고.그리하여한병철은시몬베유에게“영혼의우정”을느끼고,그녀의사상을사용해신에관해이야기한다.“생산과소비의내재너머저편에,정보와소통의내재너머저편에더높은실재가있음을,의미를깡그리상실한삶으로부터,한낱생존으로부터,고통스러운존재결핍으로부터건져내고우리에게행복한존재충만을줄수있는초월이있음을보여주기위해서”말이다.

20세기의위대한영혼,시몬베유
잘알려진것처럼시몬베유(1909?1943)는프랑스의철학자,노동운동가,레지스탕스활동가,신비주의사상가이다.고등사범학교를졸업하고22세에교수자격시험에합격해고등학교에서철학을가르쳤다.공장에취업해일하며노동운동을하기도했고,스페인내전이일어나자아나키스트부대에합류하고2차세계대전중에는런던의프랑스망명정부에참여하는등다양한활동을했다.폐결핵진단을받고영국애슈퍼드의요양원에서요양하던중서른넷의짧은생을마감했다.불꽃같은삶을살았던시몬베유의사상은동시대의사람들에게많은영감을주었고,“우리시대의유일한위대한정신”(알베르카뮈),“금세기최고의영성작가”(앙드레지드),“그녀의영혼은그녀의천재성과는비교도안될만큼숭고하다”(T.S.엘리엇)와같은평가가이어졌다.우리나라에서도특히2020년대들어시몬베유의저작이속속새로이번역출간되며,그에대한관심이모이고있다.

삶을다시아름다움과의미의빛속으로불러들이는길을찾아서
한병철은시몬베유의대표작이라할《중력과은총》《신을기다리며》,그리고여러권의《비망록》을자유롭게인용하면서베유의급진적이고도근원적인사상이바로지금여기에서절실히필요함을보여준다.이책에서저자가신의존재를철학적으로옹호하거나해명하는작업을하는것은아니다.초월적존재로서의신과우리가어떤관계속에놓일수있는지,그것이오늘날우리의실존에어떤의미를지니는지,그리고어떻게신을사랑하며신을향해어떻게상승할수있는지에관하여,역설적진실을시몬베유의말을빌려이야기할뿐이다.저자는베유의중요한철학개념인‘탈창조’와‘빈자리’에관하여,그리고저자자신이오랜시간성찰의대상으로삼아온‘주의’,‘고요’,‘아름다움’,‘아픔’,‘무위’에관한사유를전개하며,이를통해삶을다시아름다움과의미의빛속으로불러들이는길을모색한다.따옴표를제하고볼때,이책에는둘중누가쓴것인지구분하기어려워보이는문장이많다.시몬베유의세계와오늘의세계사이에80년의시차가있다는점을고려하면놀라운일인데,시몬베유의사상이그만큼현대적이라는말도된다.읽는이로서는시공간의거리를뛰어넘는두철학자의사상적공명,문장과문장의어우러짐을보는즐거움이크다.

종교의위기를짚어내고삶의승화를말하는매력적인문장
몇개의문장만으로도고정관념을무너뜨리는예리한진단,매력적인아포리즘이책전체에서빛을발한다.밑줄그을만한문장이가득한데,특히종교에관한저자의생각은여러독자의관심을받을수있을것이다.가령그는오늘날종교가처한위기를,신앙하는내용의타당성상실혹은교회의신뢰상실때문이라고만보기는어려우며,오늘날만연한주의력의상실,디지털세계에서대폭강화된자아,고요의상실과같은것이그구조적원인이라고주장한다.사실이러한문제는창조성의위기,아름다움의위기,예술의위기,공동체의위기,삶의위기의근원이기도하다.그리고그가겨냥하는바아름다움과예술,기술,학문,노동,인간의삶을시적인것으로만들고신령하게승화할수있으려면이시대를지배하는가치와는사뭇다른것,이를테면자기비움이,예식이,겸손이,순종이,존재의고요가,무위가필요하다.

마침이한국어판이출간되는시점은분주하게보낸한해를돌아보고,지금보다더좋은삶,더아름답고고귀한것을희구하게되는때다.기독교에서는성탄절전의‘대림절’,즉신이인간의모습으로오기를기다리는시기이기도하다.피상적삶이상을꿈꾸는독자들이현시대의문제들과신과종교,초월에대한생각을담아낸이책에서오래생각할거리를발견하고,존재의충만함에이르는길을찾게되기를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