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엔 똥을, 한 손엔 소원을: 소네트집

한 손엔 똥을, 한 손엔 소원을: 소네트집

$17.50
Description
황유원 시인의 번역으로 만나는 국내 초역 시집

삶을 지독하리만큼 솔직하게 그려낸 128편의 소네트
인간의 언어로 쓴 짐승 같은 이야기
이 시집을 먼저 읽은 한국 작가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시적 메스에 찔린다. 피투성이로 열광한다”(김이듬 시인). “고통을 똑바로 바라보는 사람만이 이런 글을 쓴다”(김겨울 작가). “한없이 연약한 단어들로 만들어진 이 짐승의 문장에서 낮은 진동이 느껴진다. 으르르르르”(요조 뮤지션, 작가). “욕망의 끝, 절망의 끝 그리고 사랑의 끝까지 가버린다”(정여울 작가)라는 찬사는 이 시집이 가진 야생적 생명력을 증명한다.

해외 문단의 충격 또한 가시지 않고 있다. “이 작가가 언어를 쌓아 올리는 데서 오는 쾌감은 당신을 때려눕힐 만큼 강렬하고, 그것에 응답하려는 어떤 쾌감을 불러일으킨다”(《우먼스 리뷰 오브 북스》). “비극적 스펙터클을 아름답고 환시적인 것, 혐오스러우면서도 장엄한 무언가로 변모시킨다”(《더 네이션》). “불경한 유머와 교활한 에너지로 팽팽하게 곤두서 있다”(《가디언》) 등 외신의 평가는 이 시집이 세계 시단에 던진 파문이 얼마나 깊은지 보여준다.

국내 최초 번역 출간되는 다이앤 수스의 시집, 《한 손엔 똥을, 한 손엔 소원을: 소네트집》을 김영사에서 선보인다. 퓰리처상과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동시에 석권한 이 시집은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 수출되었고 아시아에서는 한국에서 처음 번역 출간된다. 주류 문화에서 소외되고 배제된 삶을 지독할 만큼 솔직하게 그려내며 공감과 연대를 이끌어낸다.

시집을 구성하는 128편의 소네트는 형식의 절제와 내용의 폭발이 동시에 작동하는 드문 경이로운 성취를 보여준다. 미국 중서부의 척박한 삶부터 도시 보헤미안의 분투, 예술가이자 여성으로서 살아온 회고까지 그 궤적은 방대하다. 계급과 빈곤, 신체와 중독, 실패와 상실, 폭력과 젠더, 문학과 예술 그리고 죽음과 사랑에 이르기까지 삶의 심연이 14행의 틀 안에 응축되어 있다.

이는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에서 시작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포기할 수 있는지, 더 이상 줄 것이 없을 때 서로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다. 마치 필름 조각처럼 이어지는 연작 소네트는 불편함을 통과한 솔직함이 펄떡이고, 부끄러움과 망가짐을 팽팽하게 직면한다. 정직하게 살아온 삶의 웅장함과 어떤 종류의 아름다움이나 안도감을 향한 끊임없는 탐색을 포착해낸다.

시궁창 같은 삶에서 희망을 놓지 않는 시인이 여기 있다. 인간의 언어로 쓴 짐승 같은 시집이 여기 있다. 비극적 현실 앞에서도 비겁하지 않은 웅장한 용기를 되찾고 싶다면, 비루하고 처절한 시절을 응시하면서도 아름다움을 잃고 싶지 않다면, 부조리한 세상에 움츠리지 않고 당당히 맞서고 싶다면, 이 시집을 손에 쥐고 “한 손엔 똥을, 한 손엔 소원을”을 읊어보길 권한다.
저자

다이앤수스

현대미국문단을대표하는시인이다.전미도서상과캐나다그리핀시문학상최종후보에오른《현대시(ModernPoetry)》(2024)를비롯해퓰리처상·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로스앤젤레스타임스도서상·펜/벨커시문학상을수상한《한손엔똥을,한손엔소원을:소네트집》(원제frank:sonnets,2021),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과로스앤젤레스타임스도서상최종후보에오른《두마리의죽은공작과소녀가있는정물(StillLifewithTwoDeadPeacocksandaGirl)》(2018),퓰리처상최종후보에오른《네개의다리를가진소녀(Four-LeggedGirl)》(2015),주니퍼시문학상을수상한《울프호수,바람에젖혀진하얀가운(WolfLake,WhiteGownBlownOpen)》(2010),첫시집《너를텅비워버리는것(ItBlowsYouHollow)》(1998)까지시집여섯권을썼다.
2020년구겐하임펠로로선정되었으며,2021년미국예술·문학아카데미로부터존업다이크상을수상했다.캘러머주대학에서학사학위를,웨스턴미시간대학교에서사회복지학석사학위를받았다.지역사회정신건강상담가로일했다.오랫동안대학에서시창작과문학을가르쳤다.현재미국미시간주에서살고있다.

목차

옮긴이의말

1〈차를몰고케이프디스어포인트먼트까지갔지만〉
2〈달콤함의문제는죽음에있다〉
3〈친밀함은나를어지러이흐트러뜨렸다〉
4〈나는남자를죽어가는남자를만났고〉
5〈그것은끔찍하다,손길로충족시킬수없고〉
6〈때로나는느낄수가없다〉
7〈나는그럴수있다.나는바닷속으로걸어들어갈수있다〉
8〈이해변을한쪽발로누르면〉
9〈가장좋은것은당신이오직〉
10〈내것이라부르고싶은이벤치에앉아서〉
11〈시,유일한아버지,풍경〉
12〈이곳끄트머리에서〉
13〈천국에서돌아오는것을〉
14〈라벨의현악사중주F장조를들으면어떤기분이〉
15〈커트로데가비올라로연주한‘서머타임’을들으며〉
16〈애정이없는어떤우아함의상태가있다〉
17〈“반짝일필요는없어요”〉
18〈나의가장어릴적기억은〉
19〈세살이후로,나는구원을찾으러〉
20〈여리고싶은사람이누가있겠나?나는싫다〉
21〈나는직사각형안에서자랐다〉
22〈나는커다란아이는아니었다〉
23〈기이한사건은일어나기마련이지〉
24〈내가처음으로홀딱반한사람은와일드빌히콕이었다〉
25〈그들은옆집에살았다,네소년〉
26〈진해정을너무많이먹어서〉
27〈나는떠다녔다날았다지구로떨어졌다〉
28〈그술집,월드오브더새티스파잉플레이스〉
29〈꼬리표는이제내게서스르륵떨어진다〉
30〈갑자기데이비드가긴장증상태에빠졌다〉
31〈나는다시마약을원한다;변덕〉
32〈구혼자들이젊은과부를내리덮쳤을때〉
33〈올해의새끼양은멍청하다〉
34〈어떤여자는눈에문제가있어서까치발로걷고〉
35〈새끼양이자기다리에올라타자〉
36〈돼지와새끼양과토끼를경매로〉
37〈부모는작은에덴동산을건설하려했다〉
38〈분만하는암퇘지의뚱뚱한고통〉
39〈예수캠프의장로님이죽었다〉
40〈그곳은매혹도방탕도없는땅이었다〉
41〈그고층건물이있기전에‘화이트래빗’이있었다〉
42〈녀석들이어슬렁거리며들어온다,사우스다운종(種)두마리〉
43〈그는우리에게왔다우리와함께여기까지내려왔다〉
44〈몇년동안나는베이브의집지하실에있는〉
45〈한때,나는그레이하운드버스를타고〉
46〈나는여러곳에서잠을자왔다〉
47〈뉴욕에서보낸첫날밤〉
48〈나는‘군중속의얼굴’(1957)을보고있다〉
49〈나는쉴수가없다,플립북의페이지처럼〉
50〈나는영화쪽에서일했어야했다〉
51〈낯선이들사이의파티,펑크족,가죽모자와스트랩복장〉
52〈접시하나,숟가락하나,포크하나,무딘나이프하나를〉
53〈마거릿생어센터에서첫번째시술을했지〉
54〈나는로버트크릴리를보았다〉
55〈유명한시인들이우리를찾아왔다〉
56〈그래,나는그들을모두봤다,봤다,몇몇은만났다〉
57〈펑크록이전염병처럼유행하던시절에도〉
58〈삼십구년전은아무것도아니다〉
59〈우리모두에게는트라우마가가장깊이각인된밑바닥이있다〉
60〈나는딸둘을낙태했다〉
61〈나는비탈에서굴렀다,목말뼈,정강이뼈〉
62〈몸을망가뜨리는힘이있다〉
63〈뿌리덮개광고가쏟아지는봄이다〉
64〈실수로걔의서복손을과다복용했다〉
65〈나는그들을번쩍들어올렸다,두명의마약판매상〉
66〈프리랜서예술가.누군가가물으면우리는그렇게대답한다〉
67〈당신은어쩜그렇게도덕적일수있나〉
68〈나를이기분에서벗어나게해줄마약은어디에있나〉
69〈그럴때면최대한서둘러바다로떠나야할시간이되었다는〉
70〈예수님이야기중에서가장좋아하는게뭐야,걔는묻는다〉
71〈그녀는제임스스튜어트의광팬이야〉
72〈왜신은그렇게못되게구는걸까,걔는묻는다〉
73〈그러다가어른이되자나도〉
74〈엘비스최고의노래가뭐라고생각해〉
75〈예수님이실제로태어난날이언제라고생각해〉
76〈어쩌면우리는소리없는대기실을배회하고〉
77〈나는처음부터죽음과함께살아왔다〉
78〈나는죽음과사랑에빠졌다〉
79〈나는사랑은감당해도〉
80〈내가쓴책혹은시혹은페이지에열정적으로〉
81〈모든삶에는우리가거의통제할수없는반복적테마가〉
82〈꿈에서,어머니가아래층에서내이름을불렀다〉
83〈또다시그꿈을꾸었다,우리는아빠의시신을〉
84〈지금내가사는도시에서내가고향이라부르는〉
85〈골든로드야,있잖아,나는말할수있어〉
86〈이삶을어떻게떠날것인가,직장을떠났을때처럼〉
87〈어떤색깔에대한꿈을꾸었다,줄거리는없다,색깔뿐〉
88〈그가샌프란시스코에서전화했다〉
89〈나는그가어떻게생겼었는지에초점을맞추고싶다〉
90〈그는말했다자지가더는말을듣지않아서몹시불쾌하다고〉
91〈큐팁두개로작은새를쓰다듬는사람이나오는짧은영화를〉
92〈모든게불완전하게느껴진다.모든것에대한내사랑은〉
93〈시에서죽음이란존재하지않는다〉
94〈나는그저단순한물건몇개로이지구에매여있었다〉
95〈아름다움의본성에대한갑작스러운구절들〉
96〈문학은위험한사업이다〉
97〈나는책속의그소년이되고싶었다〉
98〈최근의내문학적취향은조증에가깝다〉
99〈체호프가부엌식탁에서나를가만히기다리고있다〉
100〈이모든게환영이거나내가환영이거나〉
101〈오늘은산맥이검다〉
102〈이십육일동안나는식기세척기가있는아파트에서살았다〉
103〈떠나있는동안나는〉
104〈그것은진짜에덴동산이야기다〉
105〈그리하여그곳에는풍경밖에없었다〉
106〈새로생겨나는자아는사랑하는자아가아니다〉
107〈미니멀리즘에이르려면시간이걸린다〉
108〈이제모든것은한때의사랑을떠올려준다〉
109〈그때그시절,그뒤에찾아온시절과분리해생각해보면〉
110〈오늘세상은축축하다〉
111〈별거아닌일,무언가를,이를테면카멜레온을〉
112〈나는그녀를분명히볼수가없다〉
113〈잠시또슬퍼진다고해서죽는일은없겠지〉
114〈나는내가여전히담배를피웠으면좋겠다〉
115〈소네트는,가난처럼〉
116〈내가가장좋아하는냄새는나자신의고약한체취다〉
117〈삶이라는게무엇을의미하는지아는가〉
118〈둔한자와결혼하라〉
119〈요즘에는시가섹스처럼느껴진다〉
120〈메리앤무어의그시〉
121〈나의사적인부분은여럿이다〉
122〈그당시에그것의머리는클레오파트라머리같았지만〉
123〈내가마녀라고말하면〉
124〈사십년동안의강제절연이후〉
125〈나에게그것은어떤단순한〉
126〈나는그녀에게구애했다,그사향냄새풍기는음탕한여자〉
127〈내젖통은멍들었다〉
128〈그일이일어날때〉

노트
감사의말
미주
추천의말

출판사 서평

김이듬,김겨울,요조,정여울강력추천!

“괴물같고마녀같은,아니,
상처입은인간의얼굴을한시가있다”

비정한슬픔끝에서길어올린경이로운유머
다이앤수스,《한손엔똥을,한손엔소원을:소네트집》

세상에는이런시(詩)도있다.얌전하지않으나요란스럽지않고,처절하지만결코청승떨지않는시.고통을직시하되섣불리등을두드리며위로하려들지않는시.영화같고소설같고회고록같기도한,그러나궁극에는시가되는시.낯뜨거운고백일수도,검열의창살따윈없다할수도있겠으나‘이것이나의솔직함’이라말하는시.저속함과천박함으로흘러가기쉬운속어와은어를,삶의민낯을직시하게하는정직한도구로바꾸는시.위선을비유로고발하고,위태로움을묘사로그려내고,위험해지길두려워않는시.‘그래삶아,올테면와봐라.한판붙자’라고말하는듯거침없이돌진하는시.여기,이토록섹시한시를쓰는시인이있다.

국내에최초로소개되는다이앤수스.그는1998년첫시집《너를텅비워버리는것(ItBlowsYouHollow)》을출간한이래,대중과평단의압도적찬사를받으며거장의반열에오른미국시인이다.1956년인디애나주에서태어나미국의‘러스트벨트’라불리는미시간주의척박한환경속에서성장한그는,구겐하임펠로선정및존업다이크상수상등을통해문학적성취를증명해왔다.사회복지학을전공한뒤가정폭력과정신건강분야에서상담가로활동하며오랫동안대학에서시창작을가르쳐온그의이력은작품세계의견고한밑바탕이되었다.

2021년《한손엔똥을,한손엔소원을:소네트집》(원제frank:sonnets)으로퓰리처상과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석권하며미국문단의독보적위치를점한그는계급과빈곤,신체와중독,실패와상실,폭력과젠더,문학과예술,죽음과사랑등삶의심연을‘날것그대로의감각’으로길어올린다.이시대의고전이될수스의시집《한손엔똥을,한손엔소원을:소네트집》을,동시대탁월한번역가인황유원시인의정교한번역으로김영사에서출간한다.

이시집을먼저읽은한국작가들은감탄을금치못했다.“나는이가난한떠돌이의시적메스에찔린다.피투성이로열광한다”(김이듬시인).“다이앤수스는자신의정확한길을찾아내어,착취와중독과상실과실패를자근자근밟아나간다”(김겨울작가).“이책을통해시라기보다는어떤짐승을마주한것같은기분을느끼고있다”(요조작가).“욕망의끝,절망의끝,그리고사랑의끝까지가버린다.(…)그녀의소네트는빌리아일리시처럼몽환적이기도하고,에이미와인하우스처럼도발적이기도하며,조니미첼처럼혁명적이기도하다”(정여울작가).

마치그의시는노벨문학상을수상한소설가아니에르노의“경험하지않는것은쓰지않는다”는리얼리즘과,시인최승자의“개같은가을이쳐들어온다”는폭력성에맞선강렬한언어를연상시킨다.“용인되는존재가되고싶지않았다,나는두려운존재,헐크,거인,괴물이되고싶었다”(56)는그의고백은밑바닥인생을투명하게응시하는자만이도달할수있는미학적용기를보여준다.

14행의좁은틀,그안에서요동치는야생의고백
《한손엔똥을,한손엔소원을:소네트집》을어떻게읽을것인가

첫째,시속서사를따라가보자.이시집은128편의소네트로촘촘히엮여있다.이탈리아어‘sonetto(작은노래)’에서유래한소네트는본래14행의엄격한형식을요구하나,수스는각운과율격에투항하지않는‘자유로운소네트’를감행한다.여기서14행은구조적억압이아닌,삶의비린내를응축하는구조적긴장으로작동한다.14행의형식이‘균일하게짜인세계’라면,그내용은‘언젠가폭발할지모르는세계’인셈이다.수스는말한다.“소네트는,가난처럼,없이도살수있는게무엇인지가르쳐준다”(115).그는이간결한틀에삶의지저분한모든것을담아낸다.

128편의소네트는유년기부터현재까지의생애를“플립북의페이지처럼”(49)펼쳐보인다.“14행안에담기지못할것이무엇이겠는가?어쩌면삶전체가그안에들어갈수도있다.독자는첫줄부터‘케이프디스어포인트먼트’라는실망의끝단으로내몰린다.이시는결코허구가아니다.한때실재했다.무언가를가공해상상하지않으며자서전과로드무비,죽은자들과의대화가‘황홀하게합선’되는순간속에서언어는곧장본질을타격한다”(독일뮌스터시국제시인상심사평에서).

둘째,시속등장인물을그려보자.독자는시편을통해에이즈로세상을떠난“젊은나이에목매죽”(24)은미켈부터미켈의연인인앨런,마약중독자였던“가위로자기손목을톱질하듯그어”(67)댔던아들딜런,“지하실설탕자루위에서잠들곤”(82)했던어머니,젊은나이에세상을떠난그의아버지를마주하게된다.또한“유골위로커다란자석을흔들어서금속을빼내던”(125)데이먼,“철사공장남자구역에서일하려고”(41)‘콧수염’을붙이던패티,“꽃가루처럼날리는치토스가루에/뒤덮인집”(35)에사는릴등소도시아웃들과만나게된다.반면,뉴욕의트렌디한펑크클럽에서만났던미국반문화의몇몇아이콘들은이시집에서독선적이고여성혐오적나르시시스트로가차없이폭로된다.

셋째,시속대화와태도를곱씹어보자.수스와아들딜런의대화(67~75)는삶의비극을견디는방식을지독하리만치투명하게보여준다.“주사로약하던시절이그립네,걔는말한다.그러면심장이멈춰버릴테니/절대다시손대진않겠지만그래도그리워.절대다시손대진않을거야./나는살고싶어.나는여기가좋아.내가가진것과함께여기서사는게좋아”(69).예전에“빈보드카병,주삿바늘”(75)이굴러다니던방에자러오지않는아들이이제“‘깨끗하다’,‘눈’처럼,‘추위’처럼”(75)깨끗해졌다고말하는수스의언어는서늘한감동을안긴다.

수스에게시는관념의유희가아니라진흙을빚어그릇을만드는실재적작업이다.시속에“우아함”(16)은존재하지않는다.오직솔직함(frank)만이있을뿐이다.그의언어는권위에항복하지않고의미의과잉으로부터탈주한다.“시에는고결함이있나?없기를바라자.고결함또한또하나의은신처에불과하니까”(93).이는문학이라는“위험한사업”(96),혹은형식과플롯이라는덫에갇힌이들에게강력한직격타를날린다.“내가가장좋아하는냄새는나자신의고약한체취다”(116)라는구절처럼,그는자아의비천함조차유머러스하게직시하며우리에게삶의진실을타격한다.

마지막으로소네트를직접써보며읽어보자.“소네트라는형식은중독성이있다.그절제된성격은거꾸로그안에뭘써넣어도된다는자유로움을선사한다.한마디로따라쓰고싶게한다.대단한소네트일필요는없을것이다.(…)독자들이다이앤수스풍소네트를쓴후친구에게읽어주며서로깔깔대거나훌쩍이는모습을상상해본다.아마도그런일이일어날것이다.이시집은그런책이니까.내가번역한시집중가장강력하고처절하고사랑스러운책이니까”(〈옮긴이의말〉에서).

가시철조망드레스를입고춤추는자유
고통,죽음,솔직함이건네는의미란무엇인가

이시집을관통하는첫번째키워드는‘고통’이다.수스의삶은고통의점유지였다.수스는알루미늄“직사각형”(21)집에서자라며“절반은젊은나이에오토바이사고로죽”(24)는이웃들을목격했고,스스로는두딸을낙태한어머니이자마약중독자아들과사투를벌이는보호자였으며,남성중심문단에항거하는고독한예술가였다.
그는회상한다.“들쥐가속을갉아먹고있는분홍색소파위에서”(46),“바퀴벌레껍질이있는호박빛왕좌위에서”(46),“나의새끼양을라일락무더기처럼껴안은병원침대위에서”(46)살아왔노라고.“난방시설은없고장작뿐”(45)인판잣집의추위와“도둑을숭배하라”(43)명령하는사람이사는곳의끔찍함은그의시적토양이되었다.뉴욕으로옮겨간뒤에도“카드놀이용테이블에앉아서시가상자를현금/서랍으로사용”(51)해야했던빈곤은여전했다.그러나그는희망을포기하지않았다.“집게발에세게/물리면서도가재를풀어주는일을멈추지못하는/사람”(13)과같은본성,지하공간에서홀로장작을넣으며평안을찾는‘거대한정신’이그를지탱했기때문이다.

두번째키워드는‘죽음’이다.수스의세계에서죽음은늘곁에있었다.친구미켈과아버지의부재,도살장으로끌려가는짐승들의눈망울까지.“나는처음부터죽음과함께살아왔다”(77)고고백하는그는,동시에“죽음의마을들모퉁이에서./나는죽음에게짤막한노래를불러주었다”(77)고말한다.죽음속에서도노래하기를멈추지않는것,그것이수스의방식이다.
그는우리에게노래한다.고통은“그고통을/껴안음으로써그것에서한걸음물러설수있”(62)기에씨름하며떨쳐내고다시노래하라고.결국“유골함에들어가는건우리자신과지금껏태어난모두의집적체”(125)이며,죽음이란“일등석이없는비행기”(125)와같은철저한민주주의임을일깨운다.

세번째,수스의시세계는‘핑크루럴(PinkRural)’로요약된다.‘루럴(Rural)’은가난과중독,소외된계층의비루한시골현실을뜻하며,‘핑크(Pink)’는그비참함속에서도예술을갈망하며전복적목소리를내는여성성을상징한다.정여울작가의말처럼,수스는“소네트라는형식을마치가시철조망드레스처럼유혹적으로떨쳐입고,그안에서낙태와마약과죽음과사랑을아무런검열장치없이노래한다”(정여울).
“나는딸둘을낙태했다”(60),“요즘에는시가섹스처럼느껴진다.이따금시가당기긴하지만그기분은/끝내활짝피어오르지않는다”(119)같은노골적고백은물론,권위적시인들의위선을향해당신들은여성시인들에게“도저히읽을수없지만따먹을수는있다고혹은읽을만하고따먹을수도있다고”(55)말하지않았느냐고일갈하는대목은그의솔직함이지닌파괴력을여실히보여준다.

마지막키워드는‘자유’다.캔디달링,에이미와인하우스,알레인드쿠닝의문장으로시작하는이시집은비남성적인물들이개척하는예술적영역을다루면서도,동시에그어떤신비화도거부하는탈신비화의선언이다.
캔디달링의‘가시철조망드레스’비유는이시집의사명선언문과같다.가시철조망드레스는“집을지켜주지만전망은가리진않는다”.가시돋쳐있으나예술적이고,고통받고있음을알리고싶으면서도동시에“정상인으로봐주길바라”(66)는모순된욕망을가감없이드러낸다.“때로나는별종으로보이길바란다.(…)나는정상이라는기준에못미친다.때로나는그것을받아들인다.그호칭을받아들인다.장애.그게바로나다”(66).

이시집은세상의억압에순응하는이야기가아니라,짐승처럼맞부딪치는자전적투쟁의기록이다.풍부한경험으로가득차있으면서도허영이나과시를배격하며,지배적세계의아이러니에유머와열정으로맞선다.수스의이정직한서사는당신을결코지치지않는자유의세계로인도할것이다.

부기:번역과편집에관하여
가장강력하고처절하고사랑스러운책

황유원시인은이시집을번역하며“여러모로엄청난책이다.이책의원제인《프랭크:소네트집(frank:sonnets)》는시인‘프랭크오하라’,에이미와인하우스의데뷔앨범《프랭크(Frank)》,그리고‘솔직한,노골적인’이라는뜻의형용사‘프랭크(frank)’를모두지칭하는데,공교롭게도딱이셋을합친느낌”이라고했다.

한국어판의제목은원제가지닌다층적함의를한국독자들에게더직관적으로전달하고자,시집을관통하는정서가담긴시구를참고해《한손엔똥을,한손엔소원을:소네트집》으로정했다.이는수록작〈소네트는,가난처럼〉의핵심구절을인용한것으로,원제가지닌‘가공되지않은솔직함’을한국어의질감으로번역해낸것이다.

이시집의미학적정수는14행의소네트형식에있다.번역과정에서는원문의시각적의도를보존하기위해모든행을최대한균등한길이로안배했으며,미국영어특유의간결함과구어체적리듬을설득력있게구현하는데주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