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하거나 파괴하거나

구원하거나 파괴하거나

$17.80
Description
★★★퓰리처상 수상작 《동조자》 작가 신작★★★
★★★2025년 전미도서 비평가협회상 비평 부문 최종 후보작★★★
★★★《마이너 필링스》 캐시 박 홍 강력 추천★★★

“동시대 가장 중요한 문학적 목소리 가운데 하나”
베트남 난민에서 퓰리처상 수상 작가가 되기까지
비엣 타인 응우옌의 문학 비평서이자 자서전

전쟁과 이주의 기억, 식민주의의 폭력, 인종차별의 고통을 문학의 언어로 써 내려온 비엣 타인 응우옌. 첫 소설 《동조자》로 퓰리처상을 수상하며 세계 문학의 중심에 선 그가 자신의 문학과 삶을 관통해온 핵심 질문, “타자의 자리에서 쓴다는 것”의 의미를 본격적으로 탐구한다. 문학은 타자를 이해하는 통로인가, 배제하는 장치인가. 그는 타자성의 혼란과 짐을 외면하지 않고, 연대의 기쁨으로 확장한다. 문학이 파괴의 위험을 품은 채 어떻게 구원의 가능성으로 나아가는지 보여주는 문학 비평서이자 자서전.
저자

비엣타인응우옌

베트남계미국인소설가이자비평가,영문학교수.1971년베트남에서태어나,사이공이함락된1975년네살의나이로난민이되어미국으로이주했다.캘리포니아에서성장하며미국의언어와문화를익혔고,베트남과미국어느한쪽에도온전히속하지않는감각을체화했다.이러한분열된정체성과타자성에대한자각은그의문학과비평을관통하는핵심주제가되었다.UC버클리대학교에서영문학과민족학을전공했으며,현재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에서영문학과소수민족학을가르치고있다.박찬욱감독이2024년동명의HBO드라마로연출한첫장편소설《동조자》로2016년퓰리처상을비롯해,앤드루카네기메달문학부문,데이턴문학평화상,에드거어워드신인소설상,아시아·태평양미국문학상등유수의상을받았다.《동조자》의후속작《헌신자》,베트남전의기억과재현의문제를다룬《아무것도사라지지않는다》,회고록《두얼굴의남자》등을통해전쟁,난민,기억,타자성의문제를밀도있게탐구해왔다.

목차

프롤로그

1.분신일까,가짜일까?
2.타자를위해말하기
3.팔레스타인과아시아에대하여
4.경계를넘어서
5.소수자로사는것에대하여
6.타자성의기쁨에대하여

감사의말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타자의자리에서쓰는글은공포와비극으로부터아름다움을창조한다”
전쟁과난민의기억,인종차별의고통을
성찰과사유의문학으로바꾸어온퓰리처상수상작가의기록

전쟁과이주의기억,식민주의의폭력,인종차별의고통을문학의언어로써내려온비엣타인응우옌.첫소설《동조자》로퓰리처상을수상하며세계문학의중심에선그가자신의문학과삶을관통해온핵심질문,“타자의자리에서쓴다는것”의의미를본격적으로탐구한신작《구원하거나파괴하거나》(원제:ToSaveandtoDestroy:WritingasanOther)가출간되었다.하버드대학교의권위있는찰스엘리엇노턴강의를바탕으로한이책은비엣타인응우옌의문학비평서이자자서전으로,2025년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비평부문최종후보에오르며주목받았다.
타자에대해쓴다는것은무엇인가.타자의위치에서쓴다는것은무엇인가.타자의고통을대신말하는데서멈출것인가,아니면타자의목소리가들릴수있는세계를함께상상할것인가.“베트남에서태어났으나미국에서만들어진”응우옌은베트남인과미국인어디에도온전히속하지못했던경험,난민이자난민의자식이라는정체성을바탕으로문학과예술에서의타자성,윤리,연대,작가의책임을집요하게묻는다.타자성은혼란과짐을안겨주지만,동시에예술과연대의기쁨을가능하게한다.글쓰기는공포와비극을외면하지않으면서도그로부터아름다움을창조하는일이며,낯선서로에게다가가는길을여는일이다.이책은폭력의기억을외면하지않으면서도,그기억을아름다움과사유,그리고구원의문학으로바꾸어내는글쓰기의가능성을보여준다.

“역설과모순에서나는불안하고,당황스럽고,희비극이교차하는타자성의즐거움을발견한다.나만의기이하고색다르고독특한타자성에서부터나와내부류들(그들이아무리부조리하고부정당한존재라해도)에투영된집단적이고체계적인타자성에이르기까지다양한즐거움을.”(179쪽)


작가의책임은단지말하는데그치지않고
어떤말이세계를구원하고또파괴하는지묻는데있다
침묵당한이들의목소리와그들을침묵하게만든세계를
함께바라보는타자성의글쓰기

응우옌은“목소리가없는자들을위한대변자”라는자신을향한찬사를그대로받아들이지않는다.대신그는그익숙한찬사에담긴전제를의심한다.타자는정말목소리가없는존재인가.아니면그들의목소리를듣지않으려는세계가있었던것은아닌가.작가의책임은타자의고통을대신말하는데서끝나지않는다.더근본적으로는누가왜침묵당하며,어떤힘이수많은사람의목소리를없는상태로만들었는지묻는데있다.
응우옌은이질문을문학사의고전과타자의문학을오가며밀고나간다.식민주의와제국,인종과타자,정복욕망과소속감의문제가문학안에어떻게새겨져있는지읽어낸다.셰익스피어의《템페스트》에서는칼리반이어떻게괴물과원주민의자리로밀려나는지,또《모비딕》같은미국문학의정전이왜타자인작가자신에게소속되고싶었던세계이자넘어서야할대상이되었는지를함께살핀다.토니모리슨의《타자의기원》에서는인종화된타자가만들어지는과정을,차학경의《딕테》에서는식민의기억과이주,여성의몸과언어가뒤섞인파편적목소리를발견한다.그는이작품들을단지비판하거나폐기하지않는다.타자가어떻게지워지고,또어떻게스스로말할자리를찾아가는지살핀다.
이러한비평은응우옌자신의글쓰기와도깊이맞닿아있다.그는영화〈지옥의묵시록〉의베트남민간인이학살당하는장면을보며자신이살해를저지른미국인인지,살해당한베트남인인지묻게되었다고고백한다.베트남인을목소리와감정을지닌복잡한존재가아니라,혼란에빠진순수한희생자로만그리는재현앞에서자신의타자성과처음으로온전히마주했다.베트남인과미국인,난민과이민자,내부자와외부자사이에서끊임없이흔들려온그경험은그의글쓰기전체를관통한다.그흔들림은베트남인을염탐하는미국인이자미국인을염탐하는베트남인이라는이중의화자로(《동조자》),전쟁이후에도끝나지않는망명자의분열과생존의감각으로(《헌신자》),가족사와전쟁의기억을함께껴안는회고의형식으로(《두얼굴의남자》)각각이어졌다.응우옌에게글쓰기란하나의정체성에자신을고정하는일이아니라,자신안에뒤섞인여러목소리와역사,기억의파편들을함께통과하는일이다.
그렇기에그는타자를하나의정체성이나단일한서사로고정하려는시선을거부한다.타자성의진정한힘은규정할수없음과유동성에있다.타자는순수한희생자도,완전한악당도,하나의공동체를대표하는상징도아니다.《구원하거나파괴하거나》는인간과비인간,피해자와가해자,내부자와외부자사이에서흔들리는타자의복잡함을지우지않는문학을말한다.

“타자와의직면은쉽지않고쉬워서도안되지만,글쓰기를통해나자신에대해배운게하나있다면,우리가타자를공포,분노,증오가아닌기쁨으로바라볼수있을때새로운무언가,즉개인과공동체의필요를모두아우르는이야기와사회를창조할수있다는사실이다.그러면우리의단일한그림자가동시다발적인여러자아로부터만들어졌다는것을체감할수있다.”(176쪽)


제한적연대에서확장적연대로
편안한소속감에서벗어나
우리모두를지키는구원의문학

응우옌은아시아계미국인의문학과정치가자기방어,수용,연대라는세가지방식으로조직되어왔다고말한다.자기방어는인종차별적폭력으로부터자신과공동체를지키려는몸짓이다.수용은주류사회안으로들어가인정받으려는욕망이다.그러나수용이곧동화가되고,동화가주류사회가허락한말과행동만을익히는일이될때타자는안전한자리를얻는대신자신안의괴물성과이음새,불편한목소리를감추게된다.응우옌은바로이아메리칸드림으로대표되는성공서사의이면,곧미국이타자를받아들이는방식속에숨은배제와침묵의조건을날카롭게짚어낸다.
그가제안하는것은제한적연대가아니라확장적연대다.제한적연대가나와닮은사람,내가속한공동체의삶만을방어한다면,확장적연대는미국이라는제국의질서안에서배제되고공격받는다른타자들의삶까지함께지키려는시도다.응우옌은이문제를줌파라히리의단편〈세번째이자마지막대륙〉과글로리아안살두아의《국경지대/라프론테라》를대비하며선명하게드러낸다.라히리의작품이이민자의정착과성취,미국사회안으로들어가인정받는수용의서사에가까이있다면,안살두아의글쓰기는국경과언어,젠더와성적취향사이에서찢기고뒤섞인정체성을감추지않은채주류의질서가허락한말과형식바깥으로나아간다.응우옌은이차이에서길들여진타자성에저항하는글쓰기의가능성을발견한다.소속되기위해자신안의괴물성과이음새를가리는대신,말해선안될것을말하고자신의균열을드러내는글쓰기다.
이책의모태가된하버드대의유서깊은노턴강의강연자로초청받았을때그는문학사의중심에초대받았다는자만과혹시하버드대에서같은이름의다른사람을자신과착각한것은아닌가하는불안을동시에느꼈다고고백한다.주류의자리로들어가는순간에도자신이여전히오인될수있는타자임을의식했던그는자신또한미국이라는제국의시민이자작가로서다른타자의고통을보지못하거나침묵속에남겨둘수있는위치에놓여있음을직시한다.베트남난민의자식으로미국에서성장한응우옌은자신을피해자나타자의자리에만고정하지않는다.우리가때로피해자이면서가해자일수있고,타자이면서또다른타자를밀어내는사람이될수도있음을인정할때비로소더넓은연대가가능해진다.《구원하거나파괴하거나》는이불편한인식이야말로응우옌이말하는윤리와정치,예술의출발점이라는사실을보여준다.

“타자의삶을지키려하지않고우리의삶만방어한다면그삶이무슨가치가있겠는가?그러면누구와연대해야하는가?실천하기어렵겠지만대답은간단하다.바로바퀴벌레,괴물취급을받는이들이다.”(102쪽)

그러므로저자가말하는연대는편안한소속감이아니다.더넓고,더불편한관계를향해자신을여는일이다.《구원하거나파괴하거나》는타자의삶을지키는일이결국우리자신의삶을다시묻는일이며,문학이그질문을끝까지밀고나가는힘이될수있음을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