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기술자, 생각에 감전되다 (작은 스파크가 만드는 새로운 가능성)

현대인의 생활을 이야기하는 데에 있어 ‘전기’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중 하나이다. 『전기 기술자, 생각에 감전되다』는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35년간 현장에서 일해 온 저자의 경험과 통찰을 담은 자전적 에세이이자 자기계발서이다. 정답이 명확한 ‘공학’의 세계에서 딱딱한 ‘생돌’ 같은 언어를 구사하던 저자가, 글쓰기를 통해 유연한 사고를 지닌 ‘고운 돌’이 되기까지의 여정을 담았다.

저자가 블로그와 브런치스토리에서 사용하는 필명은 ‘종구라기’이다. ‘조그마한 바가지’라는 의미의 이 어휘는 저자의 어린 시절 별명이자, 삼십여 년 전 기록한 한 일기 제목이기도 하다. 종구라기는 작고 소소하지만, 어딘가에는 꼭 필요한 사물이다. 저자는 이 별명에서 출발한 고유한 인생 이야기를 글쓰기라는 형태로 담아내게 된다. 이름의 소박한 뜻에 걸맞게, 책에 수록된 각각의 글들은 얼핏 평범해 보이지만, 삶과 생활의 수수한 단면들을 진솔하게 담아내고 있다.

이 책의 이야기들은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쉽게 의식되지 않는 ‘전기’와 닮아있다. 쉽게 읽히지만, 그 속에 담긴 삶의 철학과 깊이는 결코 가볍지 않다. [아는 것이 힘], [전기인의 팁] 등의 부록은 이 책의 실용적인 매력을 한층 더한다. 실용적이면서도 따뜻한 인사이트를 원하는 이들, 일의 의미와 가치를 다시금 발견하고 싶은 이들, 일상의 소박한 기록 속 의미를 발견하는 것을 좋아하는 이들 모두에게 일독을 권한다.

전기처럼 흐르는 이야기, 삶을 밝히는 글쓰기
특수한 경험 속에서 발견한 보편의 가치

이 책의 매력은 무엇보다 무궁무진하게 뻗어 나가는 소재의 확장성에 있다. 집안일, 생활 습관에 관한 일상적 기록에서 시작하여,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코로나19의 경험을 다루고, 가족과 업무 현장 속 이야기까지도 진솔하게 녹여낸다.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전기 현장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음에도, 저자의 이야기가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 속에 담긴 삶의 온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이 순간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이 시대 모든 이들에게, 저자가 전하는 소박한 삶의 기록은 따뜻한 위로로 다가올 것이다. 일상을 특별하고 반짝이는 시선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모든 현대인을 위해, 『전기 기술자, 생각에 감전되다』라는 한 권의 선물 같은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