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루서 킹 : 분노를 전략으로, 민권에서 인권으로 (양장) - Philos 사유의 새로운 지평 52
조너선아이그
저자:조너선아이그(JonathanEig)
저널리스트이자전기작가.이책『마틴루서킹』으로2024년퓰리처상(전기부문)을수상하고,역대최고의스포츠전기중하나로평가받는『알리(Ali:ALife,2017)』로2018년펜아메리카문학상(PENAmericaLiteraryAward)을수상한베스트셀러작가이다.다큐멘터리의거목,켄번스(KenBurns)는저자를“이야기의거장”이라고칭했다.첫번째저서『가장운좋은남자:루게릭의삶과죽음(LuckiestMan:TheLifeandDeathofLouGehrig,2005)』은케이시어워드(CaseyAward)를수상했고,《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월스트리트저널》‘올해최고의책’으로선정되었다.이어서집필한스포츠전기『개막일:재키로빈슨의첫시즌이야기(OpeningDay:TheStoryofJackieRobinson’sFirstSeason,2007)』는재키로빈슨이어떻게인종장벽을허물고야구계를바꿔놓았는지에관한이야기를담고있다.세번째책『카포네를잡아라(GetCapone:TheSecretPlotthatCapturedAmerica’sMostWantedGangster,2010)』는정부가카포네를기소한사건과관련해수천쪽에달하는미공개정부문서를활용한논픽션이고,네번째책『피임약의탄생(TheBirthofthePill:HowFourCrusadersReinventedSexandLaunchedaRevolution,2014)』은최초의경구피임약을발명한반항적인인물들의이야기를다루고있다.다섯번째책『알리』는소설가조이스캐럴오츠(JoyceCarolOates)가“소설처럼읽히는서사시같은전기”라고극찬했으며,《에스콰이어》는역대최고의전기25권중하나로선정했다.PBS시리즈〈무하마드알리(MuhammadAli)〉를다큐멘터리로제작할당시자문프로듀서로참여했다.조너선아이그는16세에고향신문사인뉴욕주로클랜드카운티《저널뉴스》에서기자생활을시작했으며,노스웨스턴대학교에서저널리즘을전공한후《타임스피카윤》《댈러스모닝뉴스》《시카고매거진》《월스트리트저널》에서기자로활동했다.
역자:장상미
시민사회운동을공부하고시민단체활동가로일하면서사회운동,인권,생태에관한책을번역하기시작했다.2012년부터는자립,공존,연대를주제로서울에서〈어쩌면사무소〉라는다중적공간을꾸렸고,현재는목포로옮겨책방및카페로운영하고있다.거주하던재개발지역의마지막모습을담은독립출판물『지금은없는동네』를제작했고,〈어쩌면사무소〉의실험과정을담은책『어쩌면이루어질지도몰라』를썼다.옮긴책으로『감각의주술』『먹고,싸고,죽고』『휴식은저항이다』『헬렌켈러』『재난불평등』등이있다.
프롤로그
1부
1.스톡브리지의킹가족
2.마르틴루터
3.스위트오번
4.“흑인의미국은여전히쇠사슬아래”
5.열린커튼
6.“책임감”
7.신학생
8.“미친듯이,미친듯이사랑에빠졌어요”
9.행진
10.역동적인힘
11.표절과시
12.기드온의용사들
13.“촉발요인”
14.“내영혼은자유롭도다”
15.“우리는더이상토끼가아니에요”
16.경고
2부
17.앨라배마의모세
18.“재채기하지않아다행이에요”
19.순례
20.몽고메리를떠나다
21.“케네디,구출에나서다”
22.새로운노예해방선언
23.유혹과감시
24.“그냥이안에들어있을뿐”
25.버밍햄교도소
3부
26.꿈,1부
27.꿈,2부
28.“가장위험한니그로”
29.올해의인물
30.준법상의문제
31.상
32.국장
33.“존재감”의새로운감각
34.쇠지레
35.셀마
36.“내일의진정한의미”
37.“빛나는순간”
38.타오르다
39.주의하라,그날을
40.시카고
41.블랙파워
42.“킹은알아듣기바란다”
43.“쉽지않은시기”
44.가치의혁명
45.부디멤피스에와주시기를
에필로그
주
감사의말-사랑의공동체
인터뷰대상자명단
찾아보기
마틴루서킹이평생품었던질문
-공격적인동시에온건한‘사회운동’은가능한가?
-자본주의와사회주의,두체제의장점만을결합한‘비전’은가능한가?
우리가익히아는평화주의자라는아이콘이면에는,위와같이모순되어보이는가치들을결합하기위해치열하게고뇌한‘급진적사상가’이자‘냉철한전략가’로서의마틴루서킹이존재했다.이질문들은인종차별과빈곤,전쟁이라는거대한악에맞서투쟁하는원동력이되었다.
킹은미국의침례교목사이자흑인민권운동가로,역사상가장영향력있고존경받는흑인지도자로기억되고있다.“저는꿈을꿉니다(Ihaveadream)”연설을비롯해,백인을향한증오가아니라연대와사랑을주장하며펼친비폭력저항,시민불복종이잘알려져있다.
미국내흑인의지위를향상시키는데전생애를바쳐1957년민권법과1964년민권법,1965년선거권법제정에큰힘을보탰다.
스물여섯인젊은나이에이미몽고메리버스보이콧을이끌었고,SCLC(남부기독교지도자회의)를이끌며워싱턴,버밍햄,셀마등에서의행진을주도했다.이책은마틴루서킹이맺은수많은관계망을폭넓게다루며1950~1960년대민권운동의배경과고름가득한미국정치를보여주는한편,생애곳곳에서마주하게된그의질문들과내면세계를함께들여다보게한다.
1.킹의유년시절
짐크로법이라는야만의세계
이전기는20세기초미국흑인이일상적으로겪어야했던차별과억압의역사,즉아버지킹의어린시절에서출발한다.당시노예제는폐지되었지만,1876년제정된짐크로법(인종차별법)에따라학교,기차,식당,심지어화장실과묘지에서까지흑백분리가강제되었다.사적인공간인자기집에서조차흑인은백인과체커나도미노게임을함께할수없었고,백인경찰과정부,KKK단은린치라는폭력적수단으로두려움을조장했다.
이러한일상적차별과폭력은흑인들에게물질적,심리적취약성을강요했다.킹의아버지역시어린시절당한폭력의트라우마로가정에서강압적으로돌변하며자녀들에게정서적문제를안겼다.그럼에도킹이올곧게성장할수있었던것은고통받는흑인역사속에서도희망을잃지않은양쪽할머니와어머니,흑인기독교사회의헌신적인보살핌덕분이었다.
2.킹의지적열정
소로에서마르크스,다윈에서브라이트먼까지
1944년모어하우스칼리지에조기입학한킹은사회학을전공하며인종정의를향한길을모색했다.그는교수진을통해비판적사고를훈련받으며,헨리데이비드소로의『시민불복종』(1849)을접했고,해로운체제를거부하는비폭력저항이론을흡수했다.1948년진학한크로저신학교에서,다윈의진화론을다루며‘근대적사고’‘시대정신’을읽는눈(94쪽)을키웠다.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루소,홉스,벤담,밀,니체등(104쪽)의사상을섭렵한그는,자본주의로인해발생하는빈부격차와불공정에대한의구심을날카롭게다듬어갔다.
나아가1951년보스턴대학교대학원에입학하여,인간성은곧‘자유와책임’을의미한다는에드거브라이트먼의‘인격주의’철학(116쪽)에도깊은영향을받는다.청년시절서재와강의실에서흡수한소로를비롯한간디,틸리히,니부어,마르크스등의사상은훗날몽고메리버스보이콧을시작으로미국전역을뒤흔든‘거리의혁명’과‘비폭력저항’을완성하는강력한지적무기가되었다.
3.킹의분노
사형을각오한‘거리의혁명’
1954년코레타와결혼한킹은백인우월주의의요새인앨라배마주몽고메리(노예거래중심지)의덱스터애비뉴침례교회에부임한다.“스물여섯살인이남성은자신이맡을역할로사형에처할수있음을알고있었다.”(9쪽)
1955년12월로자파크스[NAACP(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간사]체포사건으로촉발된‘몽고메리버스보이콧’움직임속에서,킹은흡인력있는연설로흑인들의분노를결집했다.
“우리가틀렸다면,미국헌법도틀렸습니다.우리가틀렸다면,정의는거짓입니다.그렇기에여기몽고메리에있는우리는공의가물처럼,정의가마르지않는강물처럼흐를때까지노력하며싸우기로다짐합니다.”(186쪽)
보이콧은무려381일간지속되었다.킹은과속이라는억지혐의로난생처음경찰에체포되었고,집에는폭탄이터졌다.흑인이권리를찾는것에대한“백인의반발(whitebacklash)은즉각적이고사나웠다”.
4.킹의승부수
‘감옥을무기로’케네디를움직이다
몽고메리버스보이콧운동은1957년민권법제정이라는승리로귀결되었지만,미국의뿌리깊은분리정책과일상의폭력은계속되었다.암살위협이끊이지않는가운데백인시민위원회는“니그로인종을총,활과화살,새총,칼로말살해야한다”(208쪽)라고민권운동에대항했다.1957년킹은“미국의영혼을구원하기위해”SCLC(남부기독교지도자회의)를창립하고전국적인비폭력시위를주도한다.그는“이제더이상폭력이냐비폭력이냐를선택할여지가없습니다.비폭력아니면비존재밖에없습니다”(270쪽)라며확고한전략을세웠다.
1960년,내슈빌청년들의‘자리잡기운동(sit-inmovement)’에동참하던킹은또다시체포된다(294쪽).이때자신이수감되면곧바로언론의주목을받는다는사실을간파한킹은전략적으로보석과음식을모두거부했다.사태가심각해지자정치인존F.케네디가개입하게되고,이는“케네디,구출에나서다!”(300쪽)라는대서특필과함께,킹의투쟁이전국적이슈로격상되는결정적계기가되었다.
5.킹의대전략
‘고도의미디어전술’민권법,선거권법제정
1961년,SNCC(학생비폭력조정위원회)가올버니에서벌인유권자등록시위는마틴루서킹에게뼈아픈좌절인동시에반면교사가되었다.보편적인차원의두루뭉술한저항이나시관료,정치인들과의어설픈타협은독이될뿐이라는뼈저린교훈을얻은그는,이후의투쟁을훨씬더치밀하고폭발적으로기획하기시작했다.1963년,킹은가장적대적인도시버밍햄에서시위를기획했다.상대는악명높은공공안전위원“황소”티오필러스유진코너.흑인공동체를결집해시의경제적권력구조를타격하고매체보도를활용해전국시민이투쟁에참여하도록유도했다.경찰견과소방호스를앞세운당국의야만적진압이매체에노출되자,대대적인반향이일었다.
법원의명령에도시위를벌인킹은독방에갇혔고,이는훗날널리회자될‘동료성직자에게보내는편지’의계기가된다.차후학생들과어린아이들까지행진에동원한이시위는미국전역의공분을일으키며케네디의‘포괄적민권법안’제안(386쪽)이라는승리를이끌어냈다.버밍햄시위의여세를몰아워싱턴에결집한25만명앞에서,마틴루서킹은세기의연설을남겼다(419쪽).“저는꿈을꿉니다.흑인어린이와백인어린이가손잡는꿈을.저는이아침에도꿈을꿉니다.피부색이아니라인격에따라판단받는날이오기를.”2년후,SCLC,SNCC,지역활동가들과함께1965년앨라배마주셀마에서유권자등록을위한행진을주도한다.경찰의곤봉과최루가스에무참히짓밟힌참상이생중계된‘피의일요일’,뜻밖에도당국과의합의를통해시위대를물리는고도의전술을발휘한‘돌아선화요일’등킹의지휘아래결집한시민들은5만명으로불어났다.분노를무기삼고비폭력을전략삼아주의사당앞까지행진한이치밀한혁명은,마침내존슨대통령의‘선거권법안’서명(556쪽)이라는역사를완성해냈다.
6.킹의새로운전선,인권
전쟁,빈곤에맞서다
노벨평화상수상이후,킹의시야는흑인민권운동을넘어‘보편적인권’이라는더거대한전선으로확장되었다.그는굳건한신념을바탕으로당시미국인의단19퍼센트만이반대하던베트남전쟁을강도높게비판했다(648쪽).FBI의집요한공산주의자몰이와협박에이어,민권운동이위축될것을우려한동료들의거센만류조차그의행보와발언을막지못했다.“세계에서가장거대한폭력을유발하는우리정부에대해먼저발언하지않고서는,빈민가에서억압받는이들의폭력에반대하는목소리를더이상낼수없다는것을깨달았습니다.그소년들을위해,폭력아래떨고있는수많은사람을위해,저는침묵할수없습니다(650쪽).”
전쟁에대한그의급진적비판은곧빈곤과경제적불평등이라는자본주의의구조적모순에대한날카로운저항으로이어졌다.킹은실질적인경제적권리쟁취를위해모두에게조건없이소득을지급하는‘소외계층권리법(BillofRightsfortheDisadvantaged)’제정을정부에촉구했다(446쪽,569쪽).1966년북부시카고로거처를옮긴그는빈민들을결집해일자리를요구하는‘브레드바스켓작전(OperationBreadbasket)’을개시했다(450쪽,619쪽).나아가백악관과의사당이보이는공유지에판자촌을세우고거대한시민불복종을전개하려했던‘빈자들의운동(PoorPeople’sCampaign)’은,불평등한체제의심장부를겨눈혁명적운동이었다(667쪽).
7.강박,불안,스캔들
불완전한인간,위대한역사가되다
수많은동료의생생한증언,가족의전사와기밀해제된FBI문서등자료수만건을바탕으로복원한마틴루서킹의초상은,우상화된영웅뒤에있던‘진짜인간’을독자들앞에내보인다.[동료(해리벨라폰테,존루이스,C.T.비비언,제시잭슨,후아니타애버내시,앤드루영,해리스워포드,제임스로슨),가족및최측근(코레타,랠프애버내시,도러시코튼등)인터뷰]평화의아이콘이라는거대한이름표뒤에서,극심한불면증과탈진,우울증에시달렸고완벽한지도력에대한강박으로목뒤에신경성경련인틱을앓았다.아내에게의존하면서도끊임없는여성편력으로스스로를자책했고,유능한여성동료들에게지도적위치를내어주지않는한계를지닌모순적인인물이었다.
FBI수장존에드거후버는그의이러한사생활적약점을집요하게파고들어민권운동을무너뜨리려했다.킹이가는곳,그와연결된모든주요인사의전화기에는도청기가심겼고,치졸한공작과맹렬한협박이그의숨통을조였다.그러나킹의진짜위대함은그가결점이없는무결점의성인이었다는데있지않다.스스로의나약함과도덕적결함에괴로워하면서도,날아드는폭탄과칼,암살과감옥의공포를뚫고묵묵히폭력의한복판으로걸어들어가비폭력운동의소명을지켰다는데있다.결함많고고통받던한인간이온갖억압을딛고도달한숭고한이길은,압도적이고묵직한여운을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