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망상 (잘못된 믿음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집단 망상 (잘못된 믿음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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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전 세계 모든 국가와 사회가 ‘무엇을 믿는가’를 두고 분열하는 극단적 불신 시대!
우리 사회를 분열로 이끄는 잘못된 믿음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2025년 9월, 미국 유타주에서 보수 성향 청년 운동가이자 극우 정치인의 대표 주자였던 찰리 커크가 강연 도중 피격되어 사망했다. 미국 사회를 향해 혐오와 차별의 언어를 던지던 그는, 결국 그 언어의 대상이 되어 극단적 폭력에 목숨을 잃었다. 이 사건은 개인의 비극을 넘어 혐오와 음모론, 정치적 극단주의가 일상화된 사회의 위태로운 단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진실은 불신 속에 가려지고 분노는 정당한 수단으로 착각되며 ‘적을 없애야 한다’는 논리가 행동으로 이어지는 시대. 우리는 이제 질문해야 한다. 이 파국의 정치를 어떻게 멈출 것인가, 그리고 진실과 신뢰의 언어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망각, 조현병 같은 정신병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해온 조 피에르 교수는 지금 전 세계가 “잘못된 믿음으로 인해 자멸해가고 있다”고 진단한다. “각종 허위 정보와 음모론이 진실인 양 받아들여지고 과학적 탐구가 정치적 논쟁으로 변질되며 자명한 사실과 진실조차 의심”하는 극단적 불신 사회. 그야말로 민주주의는 개인의 믿음으로 인해 최대의 위기에 놓여 있다. 대한민국도 예외는 아니다. 상대 진영을 타자화, 심각하게는 악마화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초당적 협력은 사실상 멸종되었다. 정치 신념은 ‘사회적 자아’의 일부이기 때문에, 정치적 견해에 대한 공격은 곧 ‘나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인식한다. 저자의 지적처럼 “우리는 이제 대체할 만한 다른 관점을 고려하거나 새로운 정보를 토대로 자기의 견해를 수정하기보다 자신이 믿는 걸 끝까지 고수하는 것”을 더 중시하게 되었다.
저자는 잘못된 믿음은 계급성, 정치성에서 기인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우리의 잘못된 믿음을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 “우리의 뇌라는 결정적 출발점”에 이르게 된다. 이 책을 통해 뇌가 세상과 어떻게 상호작용 하며 어떻게 대립하는 믿음을 갖게 되는지, 나아가 “방어할 가치도 없는 신념”을 격렬하게 옹호하고 기어코 누군가의 목숨까지 빼앗게 되는 지경에 이르게 되는지, 이 세상의 어지러움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단초를 얻게 될 것이다.
저자는 강조한다. 누구나 극단적 이념주의자가 될 수 있으며, 잘못된 믿음을 가진 사람들을 타자화하지 않고 그들 역시 불완전한 인간임을 인정하는 데서 이해와 관용, 연민이 시작된다고. 그것이 전 지구적 위기에 직면한 인류가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태도일 것이다. 이 책이 단순히 윤리적 외침이 아닌, 인지적 공감에서 비롯되는 지적인 여정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저자

조피에르

저자:조피에르(JoePierre)
캘리포니아대학교샌프란시스코캠퍼스교수로재직중이며,정신과의사이자법의학자문가로활동하고있다.주로정신병적장애를치료하고있으며,특히‘망상’장애같은신념·믿음에관한정상과비정상의경계성을연구중이다.〈뉴욕타임스〉,〈가디언〉,〈배니티페어〉,〈슬레이트〉등에소개되었으며,최우수다큐멘터리상을수상한다큐멘터리영화〈비하인드더커브〉에도출연한바있다.또한CNN,BBC,NPR,바이스뉴스에출연했으며그의블로그‘PsychUnseen’은300만회이상의조회수를기록했다.

역자:엄성수
경희대영문과졸업후집필활동을하고있으며다년간출판사에서편집자로근무하였다.현재번역에이전시엔터스코리아에서출판기획및전문번역가로활동하고있다.주요역서로는《우리의뇌는어떻게배우는가》,《테슬라모터스》,《인공지능혁명2030》,《유튜브컬처》,《창조하는뇌》,《필잭슨의일레븐링즈》,《당신의뇌나이》,《네안의늑대에맞서라》등의역서가있으며,저서로는《왕초보영어회화누워서말문트기》,《기본을다시잡아주는영문법국민교과서》,《1분영어회화》,《친절쟁이영어첫걸음》,《초보탈출독학영어첫걸음》이있다.

감수:김경일
우리나라의대표적인인지심리학자.현재아주대학교심리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고려대학교심리학과와동대학원을졸업한후미국텍사스주립대학교심리학과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인지심리학분야의석학인아트마크먼교수의지도하에인간의판단,의사결정,문제해결그리고창의성에관해연구했다.각종교육기관,공공기관,기업등에서왕성하게강연활동을하고있으며,<어쩌다어른>,<세바시>,<요즘책방:책읽어드립니다>등다수의방송프로그램에도출연하고있다.저서로《부의심리학》,《적절한좌절》,《김경일의지혜로운인간생활》,《마음의지혜》,《적정한삶》,《지혜의심리학》,《이끌지말고따르게하라》등이있다.

목차


서문
감사의글
추천의말

1장.망상,왜곡그리고
잘못된믿음이라니……맙소사!
1망상
2인지왜곡
3불신
?증거따져보기|믿음의역설

2장.지나친자신감의심리학
1확률적판단으로서의믿음
2우리가스스로에게하는건강한거짓말들
?나는평균적인사람보다낫다|나는내운명의주인이다|미래는특히나에게좋을것이다
3잘못된기억
4더닝-크루거효과

3장.강화된확증편향
1주변두뇌
2확증편향,확증편향,확증편향!
3망상적사고와인터넷의조우
4강화된확증편향
5온라인상에서의치열한전쟁

4장.의견벼룩시장
1죽음에이르게하는잘못된정보
2의견벼룩시장
3진실의붕괴,잘못된정보,가짜뉴스
4동기화된추론과정체성방어
5인식적나태함vs.동기화된정확성

5장.허위정보산업
1분산된법적책임
2불신과잘못된정보
3허위정보먹이사슬의최상위포식자들
?정보전쟁|권위에대한불신|허위정보를퍼뜨리는사람들|허위정보비즈니스의비밀
4정치선전과진실착각효과
?거짓소방호스전략
5탈진실세계에서의대안적사실들

6장.통제불가능한음모론들
1평평한지구론신봉자들
2음모론이판치는암흑기
3음모론적믿음의심리학
4다시돌아온불신과허위정보
?아무도믿지말라|포퓰리즘적사고방식|허위정보과돈의흐름
5하나가가면모두가간다

7장.헛소리에속아넘어가기
1헛소리의한사례
2헛소리,헛소리꾼들그리고속는사람들
3과학적헛소리와유사과학
4대학캠퍼스내에서의탈근대적인헛소리
5회피적헛소리와정치
6헛소리간파하기

8장.분열된국가들
1타협의여지가없는신념들
2정체성정치
3감정적양극화
?파벌주의의위험들
4인종정치
?암묵적편향|정체성위협
5좌파,우파그리고중도
6더완벽한결합

9장.우리의믿음이우리는아니다
1진실을찾는이들
2회의주의,부정주의그리고기후변화
?순진한현실주의와소수의법칙|기후과학vs.‘빅오일’
3믿음의불변성과신성한가치·가치,?도덕그리고정체성|도덕적상대주의vs.도덕적절대주의
4이념적확신에이르는5단계
?비신자들|중립적인신자들|참된신자들|행동주의자들|변절자들

10장.탈진실시대를위한처방
1진단에서치료까지
2진실을가리기위한세가지핵심원칙
?지적겸손|인지적유연성|분석적사고
3진실,정의그리고더나은내일
?교육개혁|콘텐츠조정,공개적인비판그리고검열|민중의소리는신의소리
4상호존중과협력은가능한가
5만일누구도신경쓰지않는다면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우리가보는세상은‘진실’이아니라,우리의‘믿음’이그린세계다”
‘빠른사고’가만드는확신의함정

잘못된믿음의형성은단순히‘무지’의문제가아니라,인간사고의구조적특성에서비롯된인지편향의결과다.우리가세상을인식하고판단하는과정에는수많은경험적판단규칙(휴리스틱)이작동한다.이런‘빠른사고’는복잡한세상속에서신속한결정을내리도록돕지만,동시에현실을왜곡하는인식적함정을낳기도한다.모두우리가세상을효율적으로해석하려는과정에서생긴‘지적단축키’인셈이다.
빠른사고는자동적이고직관적이며감정적판단에기반하고,느린사고는신중하고논리적인사고를담당한다.이상적으로는두시스템이균형을이루어야하지만,실제로는빠른사고가느린사고를압도하는경우가많다.이때판단오류가발생한다.정보를충분히검토하지않고즉각적인인상에의존해결론을내리며,이는잘못된믿음으로이어진다.‘도박사의오류’처럼연속된사건이독립적이라는사실을알고있음에도,“이번에는다를것이다”라고착각한다.이는인간이확률보다패턴을선호하기때문이다.인지편향은특정집단에국한되지않으며우리모두가공유하는보편적취약성이다.특히,과신(overconfidence)은그중에서도강력한편향이다.사람들은자신이알고있는범위를실제보다훨씬넓게착각하고,모르는영역에대해서도근거없는확신을갖는다.
결국잘못된믿음의핵심은순진한현실주의,과도한자신감,확증편향,동기화된추론,불신,그리고잘못된정보노출이서로맞물리며만들어내는인지적연쇄작용이다.우리는진실보다‘믿고싶은진실’을선택하고,자신이옳다는확신속에서불편한근거를배제한다.잘못된믿음이란단지특정개인의결함이아니라인간의사고시스템전체가지닌구조적한계의결과다.

“구글은우리의믿음을어떻게설계하는가”
집단망상과인터넷의조우,새로운‘디지털집단’의탄생

우리는언제든‘주변두뇌’,즉인터넷을통해필요한정보를즉시검색할수있게되었다.그결과,지식은머릿속이아니라손끝에있는것처럼느껴지고우리는알고있다는착각속에서근거없는자신감과확신을키워간다.이런현상은이른바‘구글망상’이라불린다.
인터넷과소셜미디어의알고리즘은이인간의인지적성향을정교하게이용한다.클릭수가수익으로직결되는구조속에서알고리즘은우리가‘보고싶어하는’정보만끊임없이추천하며,그결과우리는‘필터버블(filterbubble)’이라불리는디지털감옥에갇힌다.같은생각을가진사람들의목소리만반복해서듣는‘에코체임버(echochamber)’안에서우리는점점더확신에찬세계관을구축하고나와의견이다른타인의의견을‘잘못된것’으로치부한다.
결국이념적으로닮은사람들끼리모여서로의신념을증폭시키며,전통적인가족이나지역공동체의경계가새로운‘디지털집단’으로대체된것이다.우리가어떤정보를받아들이거나거부할때단지우리의뇌만작동하는것이아니라,우리가탐색하는정보환경자체가함께작용한다.그렇게진실은점점더멀어지고,우리는점점더확신에찬자기만의질서를믿게된다.

“진실은존재하지않는다”
‘불신을현금화’하는허위정보의최상위포식자들

정보생태계의꼭대기에는“진실은존재하지않는다”는냉소를퍼뜨려돈과권력을끌어모으는포식자들이있다.이들은협력보다분열을선호하는정치지형,‘내가옳다’는자기기만,반대진영을무지로규정하는편향을자극한다.그결과,사회는하나였던합의의장에서떨어져나가고민주주의의기반은약화되며과학적근거가밀려난자리에위험한결정이뒤따를수있다.
누구를믿고무엇을의심할지의판단은정보제공자의신뢰성과전문성에대한우리의인식에달려있다.그러나확증편향과동기화된추론은이평가를왜곡하여,사람들을“모든것을믿어버리는순진함”과“아무도믿지않는편집적불신”이라는양극단으로몰아넣는다.특히언론,정부,의료등전통적지식기관에대한신뢰가무너질수록그공백은고의적허위정보가메우고,불신은다시거짓을증폭시키는악순환이된다.
허위정보의최상위포식자들은금전적·정치적이익을위해권위있는지식기관을깎아내리고거짓을‘설계’한다.중간층의‘프로슈머’는그거짓을소비하며재가공해유통하고,맨아래의대중은‘먹잇감’으로서허위정보를수동적으로수용·전파한다.결국수익모델은단순하다.가짜뉴스는진짜보다더멀리,더빠르게퍼진다는속성을이용해주목을끌고전문가와제도를불신하게만든다.자신을‘진짜전문가’로포장해기적의치료제,생존키트등을팔거나클릭과광고를통해돈을번다.이들은그야말로‘불신을현금화’하며,우리는그먹이사슬속에서진실의가치가거래되는시대를살아가고있다.

“음모론은어떻게삶의빈틈을차지하고충성과애국의수단이되었는가”
진영의언어가된헛소리들

거창한비밀이평범한설명보다더매혹적으로들리는이유는단순하다.음모론은복잡한현실을단순한서사로바꾸고,무질서속에서질서를만들어준다.하지만지금의음모론붐은단지상상력의문제가아니다.권위있는기관과전문가에대한신뢰가흔들릴수록사람들은공포와혼란을견디기위해더강렬한설명을찾는다.이제음모론은개인의머릿속신념을넘어소셜미디어와커뮤니티그리고알고리즘이증폭하는하나의사회적현상이되었다.
팬데믹,전쟁,경제불안처럼세상을뒤흔드는위기는“왜이런일이일어났는가?”같은질문을쏟아내게한다.인간은본능적으로3C,즉통제(control),확실성(certainty),종결(closure)을원한다.그러나우연과복잡성으로가득한세상은그런욕구를쉽게채워주지않는다.그때‘보이지않는배후’나‘숨겨진설계자’가있다는이야기는불안을다스리는심리적진통제가된다.여기에남들과다른‘진짜진실’을알고있다는‘특이성욕구’가더해지면,음모론은단순한설명이아니라소속감과정체성을제공하는세계가된다.이과정에서우리의인지는여러함정에빠진다.앞서말했던인간의인지적특성에저자는한가지요소를추가해야한다고지적한다.바로‘헛소리에속아넘어가기쉬운성향’이다.그럴듯한말투나과학적용어,근거없는통계가등장하면내용의진위보다‘그럴듯함’에먼저반응하는것을말한다.이때헛소리는정보의문제가아니라신뢰의문제가되며,“특정공동체안에서용인되고심지어권장되는사회적상호작용으로작동”한다.정치집단이나온라인커뮤니티는이런헛소리를일종의‘정체성언어’로사용한다.단순한정보소비가아니라“나는이집단의일부다”라는선언이며,그것이다시공동체의결속을강화한다.
결과적으로헛소리는단순한오정보가아니라‘소속’과‘충성’의상징으로기능한다.현대정치의미디어환경은이헛소리에이상적으로맞춰져있다.짧은문장,강렬한이미지,분노를유발하는메시지가클릭과시청률을높이고,그클릭수가곧영향력으로환산된다.그래서정치적헛소리는사라지지않는다.그것은선거의언어이자플랫폼의통화이며진영을구분하는신호다.우리는더이상논리를듣지않고,진영의언어를듣는다.

“진실은빠르지않지만끝내도착한다”
진실,정의,그리고더나은내일을찾기위해

그렇다면이거대한착각과혼란의시대에서,우리는어떻게해야할까?이책이제시하는‘진실을가려내기위한세가지핵심원칙’은다음과같다.스스로틀릴수있음을인정하고(지적겸손),새로운증거앞에서믿음을수정하며(인지적유연성),직감보다근거에귀기울이는능력(분석적사고).이세가지가거짓과헛소리로부터우리를지키는가장강력한방패다.
잘못된정보를단속하거나차단하는것이필요하지만,그것만으로는충분하지않다.탈진실세계에서벗어나기위한해법은진실을추구하는것뿐만아니라‘자기주장에대한책임’이라는형태의정의를공동체적가치로회복해야한다.잘못된정보를퍼뜨리는이들이사회적·법적책임을져야하는이유도여기에있다.동시에,정보소비자들스스로가자신이접하는정보의신뢰도를판단하고,‘좋아요’보다‘생각해보기’를선택하는자율적문화도자리잡아야한다.거짓의확산을막는일은단순히콘텐츠를지우는일이아니라판단력있는시민을길러내는일이다.
오늘날우리사회는이성과합리성을잃어버린것이아니라‘믿음’으로이행한결과일지도모른다.우리가잃어버린것은진실뿐만아니라진실을함께추구하는‘집단적사고의언어’다.따라서지금우리에게필요한건분노가아니라연민과존중,그리고공동체적사고의회복이다.서로다른의견속에서도협력하고갈등을해결하며더큰선의를향해함께나아가려는의지.그것이진실과정의를다시우리사회의중심으로되돌리는유일한길이아닐까.결국진실은‘이기는편’이아니라‘함께살아남는편’이되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