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 가까운 자연 (조경이란 인간에게 자연을 돌려주는 일이다)

조경, 가까운 자연 (조경이란 인간에게 자연을 돌려주는 일이다)

$22.00
Description
왜 어떤 공간은 답답하고 지루하지만
어떤 공간은 살고 싶은 곳이 되는가?

도시의 리듬을 설계하는 조경가가 알려주는
온몸을 사용해서 도시를 경험하는 법

“조경은 단순한 나무 심기가 아니다!”
우리가 무심코 느끼는 편안함 속
치밀하게 계산된 조경의 배려
오늘 걸은 바닥의 재질이 몇 가지였는지 한번 생각해보자. 아스팔트, 대리석, 보도블록, 마루… 아마 열 가지 이상 떠올리기 힘들 것이다. 반면 홍대입구역에서 나와 경의선숲길로 간다고 상상해보자. 흙길과 나무 데크, 철로의 침목과 자갈 도상… 오 분만 걸어도 열 가지 이상의 촉감을 느낄 수 있다. 도시인이 상실하기 쉬운 감각의 경험을 되찾게 해주는 것,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하고 숨 쉴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조경이다. 왠지 발길이 이끌리는 곳, 무의식적으로 편안함을 느끼는 공간에는 섬세하지만 치밀하게 설계된 조경의 배려가 있다.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부 · 생태조경융합전공 전진형 교수는 ‘나무 심고 정원 가꾸는 일’ 정도에 머물러 있는 조경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힘쓴다. 사람이 아프면 의사를 찾듯이 병든 도시는 조경가를 찾는다. 예를 들어, 고령화가 심화하며 국가적 의료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문제가 있다고 해보자. 이때 더 많은 의사를 뽑고 병원을 짓는 것은 근본적 해결이 되지 않는다. 이럴 때는 걷고 싶은 거리를 더 많이 조성하고 노약자도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설계를 하는 것이 우선이다. 사람들을 자가용에서 내리게 하고 걷게 만들어 생활 속 운동량을 늘리면 병원을 찾는 사람이 줄고 공공보건 비용이 감소한다. 이것이 조경가의 문제 해결법이다.

이처럼 조경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흔히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접하게 된다. 남산이 아껴주는 서울의 에어컨 요금은 얼마일까? 강남은 매번 침수되지만 광화문은 침수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북촌이 예전만큼 ‘핫플’이 아닌 이유가 뭘까? 등 도시 문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조경가의 입장에서 풀어낸 도시 해석은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올 것이다. 동시에 경주와 로마의 조경을 비교하며 두 도시가 역사를 대하는 태도의 차이를 인문학적으로 풀어내기도 하고, 오늘날 대단지 아파트의 조경을 분석하여 전체 공사비 대비 조경비가 높은, 조경 수준이 높은 아파트가 대장 아파트일 가능성이 높다는 흥미로운 의견도 전한다. 또한 한 마리의 새를 따라가며 서울 전체의 생태 네트워크에 대해 점검하며 우리 도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것 또한 놓치지 않는다.

조경이란 무엇인가?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조경은 나무 심는 일보다 더욱 폭넓고 우리 삶에 밀접하다는 것을 깨닫고 오히려 대답을 머뭇거리게 될 것이다. 이에 저자는 20년간 조경을 연구하고 가르치며 느낀바, ‘조경이란 인간에게 자연을 돌려주는 일’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도시 생활에 지친 사람들을 위해 묵묵히 일하고 있는 조경의 배려를 깨닫고 일상 속 스며들어 있는 조경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얻을 기회가 될 것이다.
저자

전진형

고려대학교환경생태공학부교수,생태조경융합전공주임교수

도시회복탄력성과기후변화적응,시스템사고를바탕으로생태조경연구를수행하고있다.서울잠일초등학교옥상습지,천리포수목원기후변화전시관,미국밀크릭파크(MillCreekPark)등국내외여러프로젝트를설계했으며,『회복력원칙』등다수의저서를통해조경과도시의새로운관계를탐구해왔다.한국환경한림원회원이자한국시스템다이내믹스학회회장으로활동하며,국제적으로는유엔환경계획(UNEP)전문가이자환태평양대학연합(APRU)지속가능도시조경프로그램한국대표로참여하고있다.전세계도시를답사하며쌓은현장경험과연구를바탕으로,이책은그가20여년간탐구해온‘도시와조경의관계’를대중과나누는첫여정이다.

목차

Prologue살기좋은도시는우연히만들어지지않는다

PART1.우리가몰랐던조경
CHAPTER1.가로수와시민공원뒤에숨겨진설계
CHAPTER2.경의선숲길을여섯배더즐기는법
CHAPTER3.요즘북촌이지루해진이유
CHAPTER4.조경가의눈으로본선유도공원
CHAPTER5.혐오시설을랜드마크로만드는법
CHAPTER6.금싸라기땅에공원을지은이유

PART2.조경이도시를바꾸는방법
CHAPTER7.감각머물고싶은공간의비밀
CHAPTER8.생태새한마리가남산에서북한산까지가는법
CHAPTER9.문화정원은공동체를싹틔운다
CHAPTER10.역사경주와로마가문화유산을대하는법
CHAPTER11.경제조경된공간은지갑을열게한다
CHAPTER12.과학의사와경찰대신도시를지키는조경

PART3.아픈도시는조경을찾는다
CHAPTER13.자연에맞서지않고협력하기
CHAPTER14.강남이침수될때광화문은멀쩡한이유
CHAPTER15.도시문제대부분은관계단절에서온다
CHAPTER16.조경은비용이아니라투자다
CHAPTER17.노인에겐병원보다정원이필요하다
CHAPTER18.조경이기억을다루는방법

Epilogue모두가나무그늘아래앉을권리가있다

출판사 서평

우리가보내는일상모든순간에
스며들어있는조경의발견

최근왕릉이보존된지역에아파트를짓거나종로일대의개발계획등이추진되면서‘도시의경관을어디까지보존해야하는가’가뜨거운논쟁이되고있다.누군가는개발을,누군가는보존을외친다.그리고이런논쟁속에서우리는한가지질문과마주한다.“도시는자연과함께공존할수있을까?”
도시의회복탄력과기후변화적응그리고시스템사고를바탕으로생태조경연구를이어온조경가전진형교수역시같은질문을던진다.그는국내외의다양한조경사례를살피며,개발과보존의대립을넘어서도시조경이나아가야할방향을모색했다.그리고그생각들을이책《조경,가까운자연》에담았다.

조경을생각할때우리는흔히아파트단지의정원이나집근처공원을떠올린다.점심시간산책하기좋고,퇴근후바람쐬러가기좋은공간.그래서조경은자칫‘있으면좋은것’으로여겨지기쉽다.하지만우리의일상에자연스레스며든조경은생각보다큰영향을미친다.도시의풍경을넘어시민의기분과건강,나아가도시의회복력에까지관여하는필수인프라가된것이다.기후위기,도시열섬,정신건강악화,사회적갈등이심화되는오늘날,조경은선택이아니라도시의생존을위한필수요소가되었다.

가까운예로도시의가로수를떠올려보자.봄에는벚꽃이만발하고여름에는짙은초록그늘을드리우며가을에는은행잎이노랗게물든다.이계절의변화는우리의감정에직접적인영향을준다.뿐만아니라여름의울창한잎은햇빛을차단하고증산작용으로주변의열을흡수해전기한푼들이지않고‘천연에어컨’을작동시킨다.잎과가지는미세먼지를흡착하고이산화탄소를흡수해공기청정기역할까지한다.이모든작용덕분에거리를걷는사람들의숨결은한결가벼워진다.이외에도여러사례를통해우리가그저‘풍경’이라여겼던조경이사실은도시의건강과인간의감정에얼마나깊이관여하고있는지보여준다.

살기좋은도시는우연히만들어지지않는다
도시인에게자연을돌려주는조경

이책은총3부로구성되어,우리에겐다소낯설지만이미일상에스며들어있는조경에대해알려준다.
먼저우리가일상에서마주하는풍경은조경가의손길에의해어떻게설계되었는지그리고그것이실제삶에어떤영향을미치며도시생활자를위해어떤배려들이숨겨져있는지를살펴볼수있다.
이어경관을창조하는전략을감각적경험,생태적기능,문화적의미,역사적맥락,경제적가치,과학적근거라는여섯가지차원으로나누어구체적으로풀어낸다.마지막으로기후위기와개발의후유증으로앓고있는도시가어떻게회복할수있는지그리고이를위해국내외에서어떤활동을벌이고있는지를다양한사례를통해보여준다.

▶PART1.[우리가몰랐던조경]1부에서는우리의일상속에자연스레스며들어있으나,우리가무심코지나쳤던조경을다시바라본다.아파트단지의정원부터아모레퍼시픽사옥의실내정원,경의선숲길의산책로,북촌골목길의변화까지.저자는우리가까이있는공간속에어떤조경철학이숨어있는지를짚어낸다.또한선유도공원의개발당시,조경가들이기존의선유정수장구조를유지한채공원을조성하기로한이유와그결정이만들어낸결과를소개한다.선유도공원설계의선택은콘크리트를폐기물이아닌도시가살아온시간을증언하는매개체로보는도시재생의관점과연결된다.저자는이외에도버려진철로를공원으로재탄생시킨뉴욕의하이라인,고가도로를철거한시애틀의알래스칸웨이,산업유산을문화공간으로바꾼독일졸페라인탄광등세계각지의도시재생사례를통해지속가능한도시의방향을제시한다.이러한사례들을통해그는21세기의공원이어떻게진화하고있는지,그리고도심속공원이더이상부자들의특권이아닌모든시민이누려야할기본권임을강조한다.
1부의이야기들은도시정원의다양한가능성을보여준다.버려진철로를흉물로만볼것인가,새로운가능성으로볼것인가.오래된산업시설을도시의방해물로볼것인가,역사가담긴자산으로볼것인가.이는조경가만의고민이아니다.우리모두가도시를바라보는새로운시선을선택해야한다.

▶PART2.[조경이도시를바꾸는방법]
조경가들은도시를여섯개의층위로읽어낸다.감각적경험,생태적기능,사회적관계,역사적맥락,경제적가치,과학적효과등이다.이는도시를단순한공간이아닌살아있는유기체로바라보게한다.
먼저‘감각적경험’은새소리,바람소리,물냄새처럼오감을통해느끼는도시의감각이다.난지도하늘공원과포틀랜드일본정원은서로다른방식으로단절된감각을회복시키는대표적인사례다.‘생태적기능’에서는도시속보이지않는생명네트워크를다룬다.물의순환,공기의정화,생물의이동등자연이스스로회복하는과정이여기에속한다.오염원을차단하고20년간자연의자기치유력을기다린끝에연어가돌아온태화강의사례는생태적회복의가능성을가장극적으로보여준다.
‘사회적관계’에서는정원이지역공동체에미치는힘을살펴본다.세계정원문화를한눈에볼수있는순천만국가정원,저자가직접참여한미국밀크릭프로젝트,그리고영국토드모든의‘인크레더블에더블’운동은정원이교육과참여,나눔의장으로확장된모습을보여준다.‘역사적맥락’에서는로마의포로로마노와경주의동궁과월지를비교하며서양이폐허를보존하는태도와동양이역사를순환으로인식하는차이를짚는다.저자는이러한두관점이융합된베를린신박물관을통해“역사의보존은단순히과거를되살리는일이아니라,현재속에서다시살아움직이게하는일”이라고말한다.마지막으로‘경제적가치’와‘과학적효과’에서는정원도시로발전한싱가포르의전략,그리고도시생태를데이터로측정·분석하는새로운시도를통해조경이과학적근거와객관적가치로인정받는과정을보여준다.
2부를통해저자는조경가들이도시를바꾸는실제방법들을소개한다.그리고이를바탕으로도시가어떻게회복할수있을지,침수와같은기후위기에조경이어떤해답을제시할수있을지를탐색한다.

▶PART3.[아픈도시는조경을찾는다]
마지막3부에서는도시의위기와회복을다룬다.기후변화로인한극한기상현상이일상화되고,해수면상승과폭염,가뭄이점점심화되는시대에서도시는어떻게살아남을수있을까?저자는감각,생태,사회,역사,경제,과학등이서로분리되지않고상호작용할때비로소도시는스스로회복하는힘을갖게된다고말한다.예를들어2022년강남역침수이후에세종대로빗물정원의사례를바탕으로대비하며시민참여를통해시민들이빗물정원의효과를이해한사례가있었고,제주곶자왈은발견이후개발위기를겪으며시민단체가결성되었고이는세대와지역을잇는연대의공간으로재탄생하기도했다.또,쓰레기소각장을도시의랜드마크로재탄생한코펜힐의사례는일견쓸모없다고여겨지는곳도조경의접근을통해새로운공공공간으로전환될수있음을보여준다.저자는도시의구성원과공간,자연의요소들이서로유기적으로결합할때도시는위기를넘어회복으로나아갈수있다고말한다.

이책《조경,가까운자연》은조경을통해도시를다면적으로바라보는시선을담았다.조경이우리의일상속에얼마나자연스럽게스며있는지를깨닫는순간,우리는의미있는경관이결코저절로만들어지지않았다는사실을깨닫는다.그순간비로소도시는새로운풍경으로다가올것이다.아파트단지를나와정원을통해거리로나가고가로수길을걸으며머리위로드리운나무그늘과시원한바람을느낄때,우리는이도시가만들어내는수많은연결의감각을체험한다.
이책은감각속에서앞으로우리가함께살아갈도시의미래와방향을다시묻는다.오늘우리가경험하는도심속자연은10년,20년전누군가의손끝에서비롯된것이다.그리고지금우리가만들어가는풍경은,다음세대가살아갈환경이된다.우리당연하게누리고있는조경,우리는다음세대에게어떤풍경을남겨줄수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