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환경, 그리고 한국 과학사 (양장본 Hardcover)

동물, 환경, 그리고 한국 과학사 (양장본 Hardcover)

$43.09
Description
동물과 함께했던 사람들의 역사!
이 책은 동물을 소재로 하여 한국사를 이해하는 새로운 시도 중 하나!
인간의 활동 영역이 넓어지고 그 방식이 다양해질수록 동물과의 만남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코비드 19를 겪으며 우리는 인수공통감염병이 일상 깊숙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까운 위협임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많은 전문가는 현재 인류의 생존 공간 확장이나 기후 변화 등을 생각할 때 앞으로 새로운 인수공통감염병의 등장은 피할 수 없으며, 발생 주기는 더욱 짧아지리라 예측한다. 동물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서식지를 보장해 주지 않는 이상, 이러한 경향은 우리가 만날 당연한 미래 모습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최근 인간 중심의 역사를 벗어나 동물을 비롯한 다양한 주체를 등장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를 통해 그 사회를 더 잘 이해하고, 현재 우리가 안고 있는 환경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실마리를 얻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이를 뒷받침한다. 역사를 바라보는 시야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은, 여러 비인간 행위자가 인간의 삶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고려할 때 매우 자연스러운 요구라 생각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이 책이 기획되었다.
저자

문만용외

전북대한국과학문명학연구소교수및K-학술확산연구센터센터장
한국현대과학의압축적성장과정을밝히고과학기술연구의한국적특성이드러나는분야의역사를공부하고있다.

목차

머리말
동물과함께했던사람들의역사ㆍ4
_문만용(전북대)

1부인간과동물,그리고환경사ㆍ17

1.한국사를보는새로운시각,생태환경사
_고태우(서울대)ㆍ19
2.동물사란무엇인가:영어권연구동향을중심으로
_이종식(포항공대)ㆍ72

2부전근대역사속인간의동물이해ㆍ101

1.유교적짐승:조선초기의사람과짐승관계
_조지로렌스캘린더(시라큐스대학)ㆍ103
2.조선후기곤충에대한새로운이해:유희(柳僖)와이규경(李圭景)의곤충연구를중심으로
_노상호(이화여대)ㆍ140
3.『임원경제지전어지(佃漁志)』를통해본조선후기동물지식
_정명현(임원경제연구소)ㆍ170

3부일제강점기인간과동물의관계맺기ㆍ245

1.‘박물원’에서테마파크로:일제강점기창경원동물원의설립과변용
_김성준(대한민국역사박물관)ㆍ247
2.일제초기이종개량기술의이식과조선우(朝鮮牛)개량
_노성룡(고려대)ㆍ274
3.누구를위한‘구제(驅除)’인가?:일제강점기사냥제도와야생동물관리
_김미숙(전북대)ㆍ310

4부현대사회인간이만든동물의자리ㆍ333

1.양조(洋鳥)와야조(野鳥):새기르기실천을통해본인간-야생조류관계변천사,1956-2001
_성한아(카이스트)ㆍ335
2.한국어류연구의계보학
_홍양기(국립중앙과학관)ㆍ371
3.가축전염병과방역의지역사
:1950~2021년정착농원에서축산집합단지로,가축전염병의발생·확산·소멸에대한기록
_양예숙(전북대)ㆍ392
4.무형유산이된매사냥,전통과취미사이
_김미숙(전북대)ㆍ438

저자소개ㆍ468

출판사 서평

최근인간중심의역사를벗어나동물을비롯한다양한주체를등장시켜야한다는목소리가높아지고있다.이를통해그사회를더잘이해하고,현재우리가안고있는환경문제를풀어갈수있는실마리를얻을수있으리라는기대가이를뒷받침한다.역사를바라보는시야를확장할필요가있다는주장은,여러비인간행위자가인간의삶에크고작은영향을미치고있음을고려할때매우자연스러운요구라생각한다.이러한문제의식에서이책이기획되었다.

1부는“인간과동물,그리고환경사”라는제목아래생태환경사와동물사를개관하는두편의글을모았다.
고태우의“한국사를보는새로운시각,생태환경사”는인간중심의역사서술에서벗어나,생태계구성원으로서의인간과비인간존재들의관점으로한국사의주요국면을밝히는선행연구들을분석하는글이다.그동안특정시기별로생태환경사연구를리뷰한글은있었지만,고대에서현대에이르기까지한국사전체시기를포괄하려는시도는이글이처음이다.사실생태환경사적접근과기존역사학의만남은그리오래되지않았지만,그간극은점차좁혀지고있다.환경사와관련된주제를다룬방대한문헌을검토한이글은한국의생태환경사가여전히공백상태에가깝다는지적과함께앞으로풀어야할여러과제를제시했다.이책에실린글들이모두생태환경사는아닐지라도대표적인비인간생명체인동물을핵심소재로삼았다는점에서앞으로생태환경사연구의발판이될수있을것이다.
이종식의“동물사란무엇인가:영미권연구동향을중심으로”는역사학에새롭게등장한동물사의흐름을흥미롭게정리했다.동물사는인간중심의역사서술을비판하면서등장했다.연구성격에따라동물을렌즈로삼는역사와동물들의삶그자체까지도다루는역사로구분할수있는데,이책의글들은대체로전자에속한다고볼수있다.후자의경우,한국에서는사실상매우제한적이다.그런측면에서이글은영미권연구동향을중심으로살피고있다.이글을통해한반도를인간만의관점이아닌다양한인간-동물관계의시각으로바라볼수있는단초를마련할수있을것이다.이책에실린조지캘린더의글은처음기획에는들어있지않았지만,이종식교수의발표이후포함하게되었다는얘기를꼭덧붙이고자한다.
2부는“전근대역사속인간의동물이해”라는제목으로조선시대의인간과동물관계를보여주는세편의글을모았다.
조지캘린더의“유교적짐승:조선초기의사람과짐승관계”는조선초기왕실의수렵이15세기의국가적·정치적·문화적발전속에서사람과짐승의상호작용에미친영향을탐구한다는문제의식아래작성되었다.이를규명하기위해국왕의사냥이새롭게규정되는모습을살폈으며,유교적사냥의례형성과함께의례제물수급을위한공물제도등도다루었다.이글은당시사람과짐승이맺었던관계의형성을보여주는한편,이에대한국왕과사대부의팽팽한긴장관계도서술하고있다.여기에등장하는동물은사냥의대상으로서역사의한배경으로만존재하지만,원래의글이실렸던캘린더의책제목『인간과동물의관계와한국과동북아시아에서의사냥』처럼인간과동물의관계속에서시대상을이해하려는의미있는시도이다.
노상호의“조선후기곤충에대한새로운이해:유희(柳僖)와이규경(李圭景)의곤충연구를중심으로”는유희의『물명고』와이규경의『오주연문장전산고』에등장한동물,특히곤충류에관한서술을토대로,당시곤충에대한새로운지식의등장을추적한글이다.이시기에다른동물에대해서도소위근대적시야가등장했음을주장하는연구들이존재하는데,이글은곤충대상으로도
지속적이고상세한관찰을통해새로운지식이만들어지는한편,곤충을경제적이득을창출할수있는수단으로까지바라보는근대적시선이탄생했음을보여준다.고전적이해와는다른관점에서곤충을파악하려는시도는조선뿐만아니라중국이나일본에서도등장했기에,이는동아시아에서인간과곤충과의새로운관계형성을보여주는흥미로운사례가될것이다.
정명현의“『임원경제지전어지(佃漁志)』를통해본조선후기동물지식”은그간어류에대한부분만주목을받았던서유구의백과사전적저서『임원경제지전어지』를전체적으로분석하겠다는시도를담고있다.이논문에실린다수의인용문헌글자수,인용횟수및기사당글자수통계는『전어지』가단순한어류지를넘어목축,사냥,어로를망라했음을보여준다.또한앞선문헌을비판적으로참고하고,직접적관찰을통해인간이동물을어떻게유용하게활용할지를규명하려했던노력의결과임을역설하고있다.경학에대한학문적관심이주가되던유학자사회속에서,이와같은성격의저술이일반적이지는않았다.『전어지』는동물에대한지식등일상생활에서활용할수있는살아있는정보를담고있었으며,이를정리·확산시키려했던흐름이유학자들사이에분명히존재했음을보여주고있다.
3부는“일제강점기,인간과동물의관계맺기”라는제목아래세편의글을모았다.
노성룡의“일제초기이종개량기술의이식과조선우(朝鮮牛)의개량”은근대적기술체계의이식을통해식민지개발을꾀했던일제의시도를다루고있다.그는이시도에는명확한한계가존재하며,이를이종개량기술의보급과축우개량정책을통해드러내려하였다.또한일본의근대적축산기술이식과정은도입주체인조선사회의환경적·사회적·문화적맥락을고려하지않고철저히일본제국주의의이해관계를반영하는형태로이루어졌기때문에조선농민들의외면을받을수밖에없었음을밝혔다.한반도에서소를키운다는것은단순한식용목적을넘어농업과도밀접한관계를지녔다.농업과함께발달해온조선의축우사육은단순히경제분야를넘어사회·문화등에도큰영향을미쳤다.노성룡은이러한점을배제한일제의정책이한계를드러낼수밖에없었음을지적한다.
김성준의“‘박물원’에서테마파크로:일제강점기창경원동물원의설립과변용”은이제는많은한국인들의기억에서사라져가고있는“창경원”에대한이야기이다.식민체제아래서조선왕궁을격하시킨“동물원”이란점을부각했던선행연구와달리,이글은창경원이단지동물원이아닌식물원,미술관,제실박물관등과함께다양한기능을겸한교육과놀이의장소로구상되고만들어졌음을주장한다.그리고시대의변화에따라테마파크와같은형태로변했음을지적하면서,여기에는조선총독부의정책외에창경원을방문한관람객과의상호작용,전시된대상인동식물등의영향이복합적으로작용했음을보였다.창경원을살아있는동식물을전시하는박물원이자오래된역사적유물들,예술품과동식물박제등을포괄적으로전시한뮤지엄콤플렉스의성격으로다시볼것을요구하는주장은되새길만하다.
김미숙의“누구를위한‘구제(驅除)’인가?:일제강점기사냥제도와유해조수관리”는인간을보호하기위해해로운동물을제거한다는‘해수구제’정책의제도적변화와실제“맹수몰아내기”의실행양상을구체적으로보여주는글이다.특히사냥행위가성문화되면서법적으로인간이야생동물을관리하게되는과정이제도화되었으며,현재한국에서시행중인야생동물과관련된법제도등이당시구축된것에기초하고있음을밝혔다.이와함께여전히야생동물은‘구제’하거나‘보호’해야할대상으로만인식되고있으며,이러한인간중심적·이분법적인사고가법적기준으로작용하고있다고지적한다.이글은인간과야생동물이공존하기위해무엇을해야할것인가에대한근본적인질문을던지고있다.
4부는“현대사회인간이만든동물의자리”라는제목으로해방이후한국현대사에서인간과동물의만남을보여주는네편의글을모았다.
성한아의“양조(洋鳥)와야조(野鳥):새기르기실천을통해본인간-야생조류관계변천사,1956-2001”은비인간동물인새,특히야생조류기르기에대한한국사회의인식변화를추적하고있다.이를통해인간과새의관계가항상현재와같지는않았기때문에오늘날의감수성으로단일하게규정할수없음을주장했다.특히야생동물에서가축으로사회적지위가급변한꿩을통해인간과동물의관계가역사적으로계속변하고있음을설득력있게보였다.
4부에실린세편의글이조류를다루고있으며,이는조류가현대한국사회에서큰변화를겪고있는인간-동물관계의흐름을잘보여주는중요한사례임을반증한다.
홍양기의“한국어류연구의계보학”은다른필자들이역사나인류학을연구하는인문사회학자들인것과다르게어류를연구하는자연과학자이자과학관의연구사로서작성한글이라는점에서이채롭다.저자는자신의연구및전시경험을토대로해방이후부터현재에이르기까지국내산담수어류연구계보를추적했다.특히우리나라담수어류연구1세대인최기철이담수어류연구를시작하게된계기부터연구과정과방법,성과까지를소개하고,그의제자인전상린,김익수,손영목등의활동을통해현재를살아가는우리들이담수어류를이해하는것이어떤의미를지니고있는지를밝히고있다.현재국립중앙과학관이소장하고있는어류표본의상당수가최기철이기증한것이며,이를과학관이다양한방식으로관람객에게알리려고노력하고있음을기억하면좋겠다.
양예숙의“가축전염병과방역의지역사:1950~2021년정착농원에서축산집합단지로,가축전염병의발생·확산·소멸에대한기록”은전라북도김제의사례를통해가축전염병에대한우리의대응을되돌아보게한다.이글은네차례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발생과정부주도의방역(살처분)이가축전염병의토착화와방역의일상화,소유권상실이라는경험을주민들에게주었으며,전문가들이최선의방역이라일컬었던살처분이농장의가축을대상화하는결과를낳았음을주장했다.이와함께가축과생명이라는관점에서인간과닭의관계를다시금살펴볼것을요구한다.1년에전세계적으로600억마리이상도축되고있는닭은인류세시대를대표하는동물로서인간과동물의밀접하면서도일방적인관계를보여주는동물이다.이글은어느덧한국을
대표하는K-푸드로자리잡은치킨이식탁에오르기까지어떠한과정을거치는지살펴볼필요가있음을조용히역설하고있다.
마지막으로김미숙의“무형유산이된매사냥,전통과취미사이”는역사와민속문화를전승하기위한중요한무형유산인매사냥이시도무형유산으로지정·보존되는과정과전승양상을살피고있다.환경부가지정한멸종위기종인매가인간에게지니는의미를전근대에서현대에이르기까지정리했는데,매를이용하여공항주변의조류를퇴치하고,항공기와새들의충돌을예방하는프로그램을운영하는해외사례는우리에게도매사냥의공익적활용가능성을보여준다.이는무형유산이단순한전통문화의차원을넘어,현대환경관리와생태적문제해결을위한대안으로발전할가능성을지니고있음을강하게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