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영원한 고향 나의 무대는 끝나지 않았다 2 (양장)

춤, 영원한 고향 나의 무대는 끝나지 않았다 2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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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배정혜

저자:배정혜
학력
1966.2.중앙여자중고등학교졸업
1970.2.숙명여자대학교국문과졸업
1974.2.숙명여자대학대학원체육과(무용전공)졸업

경력
1974-1988선화예술중고등학교무용부장
1984-1998리을무용단창단및단장
1986-1988국립국악원무용단상임안무자
1989-1998서울시립무용단단장
2000-2002국립무용단단장
2006-2011국립무용단예술감독
2012-2024배정혜춤아카데미대표
2018-2022리틀엔젤스예술단예술감독
2025-현재사단법인배정혜춤연구원이사장

수상경력
2019최고의무용가상-한국무용협회
2017아름다운무용인상-전문무용인지원센터
2017명작무지정풍류장고(13호)-대한무용협회
2016대통령표창장(공로상)
2016세종문화상대통령상-문화체육관광부
2015한국춤평론가회특별상
2014서울시문화상-서울특별시장
2011보관문화훈장-문화체육관광부대통령상
2006외교통상부장관표창(국무총리상)
2005무용예술상-한국무용협회
1996가장문학적인무용가상(문학의해기념)-문인협회주최
1994자랑스런서울시민600인상-서울시장
1990최우수예술가상(무용부문불의여행)-한국예술평론가협회

주요제작물
『배정혜의7일간의춤여행』(2004,청아출판사)
『춤70year배정혜』(2014,운선출판사)

주요안무작
1977제4회배정혜무용발표회<타고남은재>-국립극장대극장
1984리을무용단창단<오은희의춤대화>-국립극장대극장
1985리을무용단정기공연<황희연의춤이땅에들꽃으로살아>-문예회관대극장
1985국립국악원개천절행사<신시>-세종문화회관대극장
198686아시안게임개막축제안무-세종문화회관대극장
1986국립국악원무용단정기공연<강남제비>-국립극장대극장
1987리을무용단정기공연<배정혜의춤유리도시>-문예회관대극장
1987국립국악원무용단정기공연<당신의얼>-예악당
1989리을무용단한국무용제전<길>-문예회관대극장
1990서울시립무용단정기공연<불의여행>-세종문화회관대극장
1990서울시립무용단<동물들의합창>-서울어린이대공원
1991서울시립무용단정기공연<떠도는혼>-세종문화회관대극장
1993서울시립무용단정기공연<두레>-세종문화회관대극장
1995한국그린크로스창립대회축하공연안무(러시아고르바쵸프대통령내한기념)
1997서울시립무용단정기공연<하얀강DMZ>-세종문화회관대극장
2000국립무용단정기공연<신라의빛>-국립극장해오름극장
2001국립극장특별기획공연<우루왕>안무-국립극장해오름극장
2001국립무용단<코리아환타지>-독일공연
2002국립무용단정기공연<춤,춘향>-국립극장해오름극장
2004리을무용단20주년정기공연<타고남은재Ⅱ>-예악당
2005APEC정상회담개회식행사총안무-부산
2005서울예술단정기공연<산화가>,<무천>-문예회관대극장
2005유니버셜발레단<춤,춘향>대본및연출-고양누리대극장
2006국립무용단정기공연-국립극장해오름극장
2007국립무용단<품>,<궁>,<기도>-한불수교기념프랑스베르사이유극장
2014배정혜70years<신전통>-세종문화회관M씨어터
2014서울시립무용단정기공연<신두레>-세종문화회관M씨어터
2017국립무용단정기공연<춘상>-국립극장해오름극장
2018-2022리틀엔젤스<궁>,<미얄>,<화검>,<설날아침>,<바라다>,<진쇠춤>-유니버셜아트센터외다수

목차

[프롤로그]
나는왜미국으로떠날수밖에없었는가?4
돌아오기위한이별7
‘하해불사세류’(河海不辭細流)를지나서8

2부한사람의춤이,한시대가되기까지

1장아주사적인고백,사랑이라는이름으로17

사랑보다먼저배운거절19
엇갈린마음,열두살의잔상24
다시시작된오해의시간26
처음으로마음이머문사람29
그사람,M32
말하지않아도닿는것들36
호의와경계사이에서39
그여름,처음만난휴식43
말없이마음이포개지던때47
오분의결정,평생의인연51
남편,나의예술을안아준사람55
생활이라는낯선무대위에서57
어머니에게물려받은유산59
뉴욕,세계의눈으로본나61
통하는춤,닿지않는언어65
바다가나를부를때69
천국과지옥사이,다시춤으로72
그를만나,비로소시작된내춤76

2장세번째춤인생,다시오르는막79

리을무용단,이름안에춤을담다81
이름이실체가된첫무대84
붙잡지않아도이어지는예술87
이땅의들꽃으로살아89
국립의문앞,주어진스무날의기적92
국립이라는엄중한자리96
1986년,춤으로세운나라98
유리도시,아직해야할말102
무대는끝내포기하지않은사람의편105
고난끝에남은것107
지루함과결단사이에서110

3장운영이라는예술,춤의영토를넓히다113

사람은있었으나,춤은없었다115
기본을세우며기다린무대118
눈물로빚어낸춤사위121
박수가멈추지않았던찰나의영광124
긴기다림끝에찾아온불127
서울시립,그이름의무게를짊어지고131
세계라는거대한문앞에서다136
작품이스스로길을내던시절139
시대의얼굴을춤에새기는일143
꿈이불러세운밤146
까치와소나무,그리움이무대가될때151
조직을움직이는힘,멈추지않는변화155
스스로와약속한십년의세월160
늦었다고믿었을때,다시열린문164

4장멈추려할때마다길은열리고167

다시선국립무용단,운명같은부름169
무대는객석아래,피트에서시작되었다172
백마디말보다강렬한무대위의한장면176
〈코리아판타지〉탄생178
세계가먼저알아본춤,〈코리아판타지〉183
춘향이춤이되었을때188
무대를내려오자,책이나를불렀다192
조명이꺼진뒤,시작된더뜨거운시간196
다시쓴제목,다른마음으로빚은마지막200
길은멈춘곳에서다시이어졌다203
새벽다섯시기차,깨어있는열정206
APEC정상회의의전율과〈춤,춘향〉209
다시시작된예술가의숙명212

5장멈추지않는춤의여정217

재즈의리듬을올라탄한국의몸,〈SOUL,해바라기〉219
음악과춤이서로에게고개를숙일때223
가슴에묻은세계화의꿈226
베르사유에서울려퍼진고요한북소리229
멈추려던자리에서다시불린이름232

6장일흔의봄,‘신전통’을선언하다239

흥이멎은자리에서돌아서다241
‘신전통’이라는이름을처음불러본날245
이름을바로세우는일,‘신전통’의선언249
일흔의몸으로논에서다252
또,하나춘향을묻다255
리틀엔젤스무용단예술감독으로258
아이들의몸에서피어난춤260
마침내문을연‘배정혜춤연구원’265

7장무대는정직하다?춤과예술,무대에서길을찾는후배들에게269

마음을여는것도훈련이다271
춤은영혼의몸짓,기술은그영혼의그릇274
창작의본질,작은몸짓에담긴거대한사상278
안무가의계율,살아있는정답을찾아가는고독한설계280
곰삭은세월의미학,전통춤의살아있는숨결286
남몰래건네는극치의자연미,한국춤의정수290

[글을마치며]
다시,춤으로서고싶다294

출판사 서평

돌아보니평생을무대와더불어살아왔다.
그위에서울고웃었으며,숱한좌절끝에다시일어섰다.세상은화려한조명과박수소리를기억하겠지만,내게더선명히남은것은그뒤편에머물던침묵의시간이다.아무도없는연습실,불꺼진객석,다음동작을찾지못해밤새도록서성거리던그지독한고독의순간들말이다.그시간이없었다면지금의나도없었을것이다.춤은내게끊임없이물었다.왜움직이는가,무엇을전하려하는가,과연이길의끝까지갈자격이있는가.그물음에답을구하는과정이곧내인생이었으며,유일한공부였다.

나는여전히완성되지않았다.
지금도새로운동작앞에서는초보자가된듯서툴고,무대에오를때면어김없이긴장한다.하지만이제는안다.그떨림이멈추는날이야말로나의무대가비정하게막을내리는날임을.
그래서나는오늘도무대를떠나지않는다.형태는바뀌고몸은예전같지않으나,질문하는마음만큼은형형하게살아있다.춤을통해배운가장큰진실은이것이다.끝까지남는것은찰나의박수가아니라,나자신에게부끄럽지않게살아왔다는형언할수없는감각뿐이라는것.

부디너무서둘러완성되려애쓰지마라.
흔들리고넘어지는그모든순간이실은생의가장아름다운안무를짜는과정임을잊지않았으면한다.조명이꺼진뒤의고독을사랑하고질문을멈추지않는다면,무대는세월이흘러도결코시들지않을것이다.나는무대뒤편에서,혹은삶의곁에서당신이그려갈찬란한궤적을언제까지나응원하겠다.

나는왜미국으로떠날수밖에없었는가?
내안에허기가자리잡은것은대학입시를두해쯤치르고난뒤부터였다.바기본의성과가하나둘나타나자,아이들을가르치는것은분명보람으로가득차있었다.아이들은달라졌고,결과는분명했다.그런데도이상하게도내마음은조금씩말라가고있었다.
나는자신에게솔직해질수밖에없었다.
‘나는교육자가아니다.’

어느날,아주분명한문장하나가내안에서떠올랐다.
‘지금이건내가꿈꾸던예술가의삶이아니야.’

내춤이,
내생각이,
내예술이과연어디까지갈수있는지를알고싶었다.나는떠나기로했다.도망이아니라,확인을위한출발이었다.

돌아오기위한이별
내가미국으로떠나겠다고했을때박노희본부장님께서“배선생은지금바다를꿈꾸고계시지요.그런데그바다를이루는작은샘물을무시하고과연바다에이를수있을까요?”라고말씀하셨다.
그말은꾸짖음도,만류도아니었다.
걱정이었고,애정이었다.
나는잠시말을고르다가이미마음속에서수없이되뇌었던답을꺼냈다.
“한국에서이룰수없는예술세계를위해넓은세계로나가고싶어요.”

나는알고있었다.이떠남은끝이아니라돌아오기위한과정인것을.

‘하해불사세류’(河海不辭細流)를지나서
그때는미처알지못했다.
박노희본부장님이내게건넸던말이사마천(司馬遷)의사기(史記)에나오는‘하해불사세류’(河海不辭細流)에서비롯된문장이었다는것을.‘넓은바다는가는물줄기를사양하지않기에마침내그깊음을이룬다’라는말이었다.

그날,나를붙잡던그말이단순한비유가아니라하나의마음이었다는것을.지금도나는그마음을참고맙게생각한다.하지만그때,나는그바다로가야만했다.그깊이를직접확인하지않고서는다시돌아올수없었으니까.

책속에서

뒤돌아보니,나는아마도남난(男難)이많은팔자를타고난사람이었던것같다.이제는웃으며말할수있는추억이되었지만,그추억을여기까지데려오는데에는꽤오랜시간이필요했다.첫기억은여덟살무렵이었다.6·25전쟁통에강원도노고소로피난을갔을때,담임선생님을혼자마음에품은적이있었다.하지만그것은이성으로서사랑이라기보다는,아이가느낄수있는가장순수한형태의동경에가까웠다.멋진어른을향한마음,그이상도이하도아니었다.그래서나는그시절내마음을‘사랑’이라말하지않는다.
(p.19중에서)

‘진흙과의대화’는듀엣으로구성했다.몸이땅에닿고,밀리고,다시일어나는움직임속에서인간의근원을드러내고싶었다.‘하늘과의대화’는열두명이긴줄을들고나오는군무로풀었다.하늘을향해뻗어나가는선,끊어지지않는흐름,그끝에서있는한인간의근원적인본성이었다.오은희선생이밤하늘을향해혼자대화하며우는장면은,말없이도많은것을전달했다.
(p.85중에서)

다시연습실에섰을때,나는더이상기본을말하지않았다.대신서로‘숨부터’맞춰보자고했다.그말은무용수들에게도,어쩌면나자신에게도처음건네는새로운언어였다.이곳에서나는이미만들어진춤을가르치는사람이아니라,춤이태어날수있는자리를만드는사람이어야했다.민속이든창작이든결국춤은사람의몸에서시작되고,몸은정직하다는사실을나는다시믿어보기로했다.
그날이후연습실의공기는조금씩달라졌다.움직임이생겨나고있었다.침묵대신호흡이들렸고,정체되어있던시간에활기가생겼다.두려움은여전히남아있었지만,그것은더이상도망치고싶은두려움이아니라버텨야할두려움이었다.
(pp.116-117중에서)

“왜이렇게어깨가돌덩이마냥딱딱하노.”
그투박한사투리한마디가지난한달간내가삼켜야했던모든갈증과설명을대신해주었다.대가들의서슬퍼런꾸짖음아래에서단원들은제몸의비명을듣기시작했다.한국춤은잔재주가섞인손발이아니라묵직한몸통에서솟구친다는것,어깨와엉덩이가살아숨쉬어야아름다운선이그려진다는진실을몸으로받아들인것이다.
나는그뜨겁게달궈진토양위에서마침내바기본을심을준비를마쳤다.국립무용단에서여정은단원들의몸속에질문을던지고다시처음부터그몸을묻는의식으로시작되고있었다.
(p.171중에서)

2006년첫출근부터,내머릿속은오로지한가지생각으로가득찼다.‘어떻게하면우리창작무용을세계무대한복판에밀어넣을수있을까.’
〈코리아판타지〉,〈춤,춘향〉을통해춤의가능성은이미확인했지만,창작의영역은여전히넘기힘든높은벽이었다.시립무용단시절〈떠도는혼〉으로세계무대의문턱까지가보기도했으나,그것을하나의거대한흐름으로이어가기엔분명한계가있었다.돌파구가절실했다.나는그열쇠가바로‘음악’에있다고확신했다.
(p.219중에서)

세계일보가기록한배정혜와리틀엔젤스
1.[2018.11.23]리틀엔젤스,배정혜예술감독의‘마법’으로피어나다
주요내용:“한국무용계의거장배정혜예술감독이부임한후리틀엔젤스의색깔이완전히달라졌다.”
특히<설날아침>에대해“아이들의생동감넘치는움직임을현대적감각으로풀어낸수작”이라평했다.
(p.263중에서)

2025년,‘배정혜춤연구원’이마침내공식인가를받았다.그이름아래‘배정혜춤메소드보존회’,‘리을무용단’,그리고내춤의뿌리인‘배명균춤보존회’가세기둥처럼굳건히자리잡았다.
매주목요일이면50여명의후배들이보존회수업을위해모여든다.여든을훌쩍넘긴나이지만,제자들앞에서면내안의현은다시팽팽하게조여진다.
“내가직접서서가르쳐야춤의맛이살지요.”
늙은몸은천근만근무거워도,춤을꾸짖고다독이는목소리만큼은연습실벽을쩌렁쩌렁하게울린다.
(p.265중에서)

나는믿는다.오늘내가추는이‘신전통’이끊임없이추어지고다듬어지다보면,먼훗날누군가에게는닿고싶은간절한‘전통’이되리라는것을.
“자꾸추어지다보면,언젠가는전통이되겠지.”
연습실거울에비친백발의나는어느새칠십년전처음춤을시작했던그아이처럼웃고있었다.무대는여전히나를부르고,나는그부름에답할힘을쥐어짜며다시신발끈을조여맨다.
(p.247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