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인 줄 알았는데, 사람이었어 (이름 대신 마음으로 맺어진 사람들 | 지상 장편소설)

가족인 줄 알았는데, 사람이었어 (이름 대신 마음으로 맺어진 사람들 | 지상 장편소설)

$14.00
Description
“우리를 가족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낯선 체온에 몸을 기대는 시간,
가족이 아닌 ‘사람’과 함께하는 순간들
첫 소설 《무인카페》를 통해 소외된 개인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내 사라져 가는 유대를 회복하고자 했던 지상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 《가족인 줄 알았는데, 사람이었어》가 문학수첩에서 출간되었다. 30여 년간 여행작가로 활동하며 장소를 넘어 그곳에 사는 사람과 그들이 이루는 관계까지 관심을 넓혀온 저자는, 이번 작품을 통해 흩어지는 개인들을 불러 모을 수 있는 ‘다정한 이름’에 대해 말한다. ‘가족’이라는 단어 속에 더 이상 담기지 않는 사람들, 혼자 밥을 먹는 것이 당연해진 순간들 사이에서 낯선 체온이 뜻밖의 위로가 되는 장면들이 페이지 곳곳에 반짝인다.

아픈 형에게 간을 이식해 주고자 수술을 결심한 지훈. 그러나 형과 달리 자신에게는 수술을 만류해 줄 누군가가 없음을 깨닫게 되고, 가족이라고 믿었던 ‘형네’ 가족과 자신 사이에 있는 거리를 발견한다. 아버지와 함께 살다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언니네’ 가족과 유산을 나누게 된 지혜 역시 같은 간극을 실감한다. 가족이지만 이해에 따라 부딪칠 수밖에 없는 현실, 자신의 자리가 어디인지 고민하던 그들은 가족이란 이름에 가려졌던 개인들의 특별함을 매만지게 되고… 가족이란 말보다 느슨하지만 솔직한 이름으로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가족인 줄 알았는데, 사람이었어》가 포착해 내는 가장 환한 순간은 가족의 관계가 복원되는, 그런 감동적인 장면이 아니다. 작가는 가족이라는 말이 무력해지는 오늘날, 단어의 위상을 되찾고자 노력하는 대신 여전히 관계를 포기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마음을 바라본다. 서로를 향한 이해와 책임의 말들이 닳아서 희미해지는 풍경을 담담히 응시하고, 인정하면서도 그 자리에서 손을 내밀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 꾸준히 헤맨다. 그리고 사람과 사람이 마주하는 순간 반짝이거나 일그러지는 감정들을 찬찬히 소묘하면서, 고립 속에서도 이어지려는 유대의 실핏줄을 놓치지 않고 따라간다. 그렇게 작가는 피를 나누지 않아도 곁을 지키는 마음, 제도 밖에서 태어나는 다정함을 조용히 증명해 낸다. 이 책을 통해 아직 우리가 서로의 곁에 머물 수 있다는 믿음을, 그리해서 스며들 뜻밖의 온기를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저자

지상

저자:지상
30여년간‘이지상’이란이름으로활동했던여행작가.《중년독서》,《오래된여행자의주제넘는여행기》,《그때타이완을만났다》등수많은여행기와에세이를집필했다.이제는문학의길로들어서고독한개인들의목소리를생동감있게담아낸장편소설《무인카페》를출간했다.자신의글이조금이나마세상에선한영향력을전하길바란다.

목차


각자도생…7
정상은무엇일까?…61
우리는전진한다…143
가족의해체와가족의힘…185
핵개인가족…215
이풍진세상에가득한사랑과선함과아름다움…289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방안에서이불을펴놓고상상속에서놀때면우리는난파선에서표류한모험가들이었다.형은섬에서식인종에게붙잡힌나를몇번씩이고구출해주었다.그형을저렇게보낼수는없었다.나는형수에게말했다.
“걱정하지마세요.내간을드릴게요.”
_16쪽,〈각자도생〉에서

아버지가안방에서문을열고“우리딸왔어?”라며나올것같았지만고요했다.아버지에게쏘아붙이고문을쾅닫고나왔을때,아버지는어떤심정이셨을까?그것이마지막이될줄나는상상조차할수없었다.
_32쪽,〈각자도생〉에서

“우리가이제진실의문을통과하고있는것같아요.”
“네?진실의문이라니요?”
“가족은가건물이라는점을알아가는중이라는거지요.”
_48쪽,〈각자도생〉에서

“여기서살다가오빠가독립하면가서오빠하고살아도돼.하지만네가좋다면여기서계속살아도돼.너결혼하면독립해서나가도돼…만약결혼하지않으면나하고끝까지살아도돼.내가나가라고하지는않을테니까.”
유진은아무말도하지못한채벙어리처럼서있었다.지혜는속으로유진에게말했다.
‘유진아,이막막한우주를함께비행할까?’
_214쪽,〈가족의해체와가족의힘〉에서

이카페모임은오프라인에서부터시작했기에더단결력이있었다.자기생각,상처,아픔을털어놓았지만적당한선을지켰다.그들은정치,종교,철학등너무고차원적인이야기를하지않았다.(…)무조건모임이중요한것이아니었다.가족이든,모임이든,더나아가국가든그안에공유하는가치와질서와규율이없으면붕괴하기쉽다고지훈은판단했다.
_271~272쪽,〈핵개인가족〉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