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다채로운 감정의 결로 드러나는 상처와 희망의 언어
어둠과 다정함이 교차하는 자리, 잔광처럼 남는 이야기
아홉 가지 색으로 반짝이는 김경순의 첫 소설집
어둠과 다정함이 교차하는 자리, 잔광처럼 남는 이야기
아홉 가지 색으로 반짝이는 김경순의 첫 소설집
2004년 ‘문학수첩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이후 《춤추는 코끼리》를 통해 제8회 〈김만중문학상〉을 수상하고, 《장미꽃을 쏴라》로 제8회 《황산벌청년문학상》을 받은 김경순의 첫 소설집 《빛이 스미는 동안》이 문학수첩에서 출간되었다. 여성이 체험하는 다양한 삶의 단면을 매만져 온 작가는 이번 소설집에 담긴 아홉 편의 이야기를 통해 서로 다른 색채로 반짝이는 감정의 결을 드러낸다.
〈열대를 베다〉는 삶의 기저가 무너진 여성의 이야기를 통해 아무도 몰랐으면 하는 상처와 그 상처를 덮으려는 부단함 그리고 이 모든 것에서 비켜서 잠깐이나마 머리를 기대는 순간을 그린다. 〈양의 기호〉는 연애와 일 모두 관계의 바깥에 머물던 여성이 함께하기를 바라지만 작은 소원조차 결국 바래 버리고야 마는 과정을 따라간다. 〈쇼윈도〉는 버리고 싶은 것과 차마 버릴 수 없는 것 사이에서 길게 늘어지는 마음과 피어싱처럼 그사이를 통과하는 아픔을 응시한다. 〈체인〉과 〈너의 빛〉은 빛과 어둠이라는 상반된 대상을 드리우는 존재가 실은 다르지 않음에 관해서 말하며, 〈탈수〉는 퇴색한 피부 아래 자리한 부글대는 욕망을 드러낸다. 마지막으로 〈도시의 벤치〉는 현재를 연료로 기억의 불씨를 지피는 여성을 그려 내고 있다. 이처럼 김경순은 다채롭게 번지는 감정들을 세심하고도 조심스럽게 들어 올려 우리 앞에 펼쳐 놓고 있다.
앞선 작품과는 또 다른 질감으로 새로운 빛을 내는 소설도 있다. 우연히 휘말리게 된 살인 사건, 자신의 증언만이 용의자를 특정할 유력한 증거가 되는 상황에서 갈림길에 선 소년이 느끼는 두려움을 다룬 〈파파의 괘종시계〉, 식량 문제로 인해 멸망할 위기에 놓였던 인류가 개량한 인육을 통해 생존을 영위하는 세계, 그곳에 번진 추함과 아직 사그라들지 않은 반짝임을 말하는 〈언더그라운드 소금 광산〉이 바로 그 두 작품이다.
이처럼 김경순의 첫 소설집은 개별 작품들이 보여 주는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결국 모두 인간이 겪는 상처와 결핍을 외면하지 않으면서 그 속에서 피어나는 감정의 결을 집요하게 포착하고 있다. 관계의 균열, 일상의 위협, 사소한 흔들림이 켜켜이 쌓여 인물 주위를 에워싸지만 작가는 그것을 단순한 고통의 나열로 두지 않는다. 대신 고통과 다정함, 빛과 어둠이라는 상반된 요소가 동시에 존재하는 장면을 세밀하게 붙잡아, 우리가 쉽게 간과하는 내면의 결을 섬세하고도 정확한 언어로 드러낸다. 언제나 환할 수는 없는 세계에서 선물처럼 어깨를 감싸는 빛 그리고 그 빛이 사라질지언정, 남은 온기가 삶을 앞으로 밀어 올리는 순간들을 김경순의 소설집을 통해 만나 보길 바란다.
〈열대를 베다〉는 삶의 기저가 무너진 여성의 이야기를 통해 아무도 몰랐으면 하는 상처와 그 상처를 덮으려는 부단함 그리고 이 모든 것에서 비켜서 잠깐이나마 머리를 기대는 순간을 그린다. 〈양의 기호〉는 연애와 일 모두 관계의 바깥에 머물던 여성이 함께하기를 바라지만 작은 소원조차 결국 바래 버리고야 마는 과정을 따라간다. 〈쇼윈도〉는 버리고 싶은 것과 차마 버릴 수 없는 것 사이에서 길게 늘어지는 마음과 피어싱처럼 그사이를 통과하는 아픔을 응시한다. 〈체인〉과 〈너의 빛〉은 빛과 어둠이라는 상반된 대상을 드리우는 존재가 실은 다르지 않음에 관해서 말하며, 〈탈수〉는 퇴색한 피부 아래 자리한 부글대는 욕망을 드러낸다. 마지막으로 〈도시의 벤치〉는 현재를 연료로 기억의 불씨를 지피는 여성을 그려 내고 있다. 이처럼 김경순은 다채롭게 번지는 감정들을 세심하고도 조심스럽게 들어 올려 우리 앞에 펼쳐 놓고 있다.
앞선 작품과는 또 다른 질감으로 새로운 빛을 내는 소설도 있다. 우연히 휘말리게 된 살인 사건, 자신의 증언만이 용의자를 특정할 유력한 증거가 되는 상황에서 갈림길에 선 소년이 느끼는 두려움을 다룬 〈파파의 괘종시계〉, 식량 문제로 인해 멸망할 위기에 놓였던 인류가 개량한 인육을 통해 생존을 영위하는 세계, 그곳에 번진 추함과 아직 사그라들지 않은 반짝임을 말하는 〈언더그라운드 소금 광산〉이 바로 그 두 작품이다.
이처럼 김경순의 첫 소설집은 개별 작품들이 보여 주는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결국 모두 인간이 겪는 상처와 결핍을 외면하지 않으면서 그 속에서 피어나는 감정의 결을 집요하게 포착하고 있다. 관계의 균열, 일상의 위협, 사소한 흔들림이 켜켜이 쌓여 인물 주위를 에워싸지만 작가는 그것을 단순한 고통의 나열로 두지 않는다. 대신 고통과 다정함, 빛과 어둠이라는 상반된 요소가 동시에 존재하는 장면을 세밀하게 붙잡아, 우리가 쉽게 간과하는 내면의 결을 섬세하고도 정확한 언어로 드러낸다. 언제나 환할 수는 없는 세계에서 선물처럼 어깨를 감싸는 빛 그리고 그 빛이 사라질지언정, 남은 온기가 삶을 앞으로 밀어 올리는 순간들을 김경순의 소설집을 통해 만나 보길 바란다.
빛이 스미는 동안 (김경순 소설집)
$1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