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괴물의 시간

개와 괴물의 시간

$16.00
Description
신화와 디스토피아적 현실의 매혹적인 융합
낯선 금기의 미로 속으로 독자를 끌어당기는 마술적인 이야기들
수천 년이나 된 그리스 신화가 21세기에도 여전히 통용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속에 담긴 삶의 불가해성, 모순, 비의와 숙명이 인간에게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일 것이다. 신들의 이야기라고 하기에 너무나 인간적인 속성이 여과 없이 드러나는 그 세계에 인간은 오랫동안 매료되어 왔다. 마크 해던은 이러한 신화의 흥미로운 몇몇 지점을 파고들어가 새로운 신화라고 읽힐 법한 서사를 창조해 낸다. 쉽사리 공포에 떨고 절망하면서도 끊임없이 욕망하는 신화 속의 인물들은 탁월한 이야기꾼의 기발한 상상력을 발판 삼아 더욱 생생하고 역동적인 삶을 만들어 낸다. 이들의 이야기는 인간의 영역에서 동물의 영역, 그 너머 신성한 영역으로 뻗어나간다.
이 소설집에는 비단 그리스 신화를 모티프로 삼은 소설들만 수록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신화적 서사와 궤를 같이한다. 악마의 유혹에서 벗어나려는 수도자, 가장 순수해서 가장 잔혹할 수 있는 10대 시절의 날 서린 부메랑을 수십 년 후 40대가 되어 마주하게 되는 남성의 이야기는 그리스 신화의 또 다른 변주처럼 느껴진다. 핵폭발로 세상이 황폐해져 버린 암울한 현실, 유전자 조작으로 빚어지는 음모 등은 현대적 신화의 모티프가 되어, 21세기 디지털 사회를 사는 새로운 인류 역시 먼 옛날 그리스인들을 사로잡았던 인간의 숙명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진실을 보여준다.
여덟 편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계략에 휘말리거나 권력에 압도되고, 유혹을 당하거나 저주를 받고,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려 육체적ㆍ심리적 극한에 내몰린다. 그들이 마주한 세계에는 타인을 괴물로 만들거나 본인도 모르는 사이 스스로 괴물이 되어버린 인간들이 도사리고 있다. 작가는 인간이 극한 상황에 내몰렸을 때 어떻게 행동하고, 생각하고, 느끼는지 밀도 높은 구성과 생생한 묘사로 독자의 흥미와 공감을 이끌어 낸다. 독자를 낯선 금기의 미로 속으로 한 걸음씩 끌어들이는 마술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자

마크해던

MarkHaddon
소설가,일러스트레이터,시인,극작가등여러분야에서창작활동을해온예술가이다.2003년에발표한소설《한밤중에개에게일어난이상한사건》은‘독창적인캐릭터와구성으로깊은여운을남기는작품’이라는극찬을받고세계적인베스트셀러가되어17개문학상을휩쓸었다.그의첫단편집《선창이무너지다(ThePierFalls)》는2016년에출간되었다.호가스프레스창립100주년기념으로기획된《두이야기(TwoStories)》에단편소설을실었으며이출판사에서처음출간된버지니아울프의단편소설에그림을넣기도했다.소설외에도드라마로영국방송대상(BAFTA)을두번이나수상했으며,그외에도수많은상을통해재능을인정받았다.

목차

어머니의이야기9
벙커75
나의학창시절99
개들157
황야179
성안토니우스의유혹229
세계의고요한경계251
세인트브라이즈베이321
작품부연및감사의말338

출판사 서평

탁월한이야기꾼의기발한상상력으로창조해낸서늘한우화
심리적ㆍ육체적극한에내몰린인물들이마주한야성과문명사이의경계
소설집의시작을여는『어머니의이야기』에서작가는미노타우로스의신화를중세영국으로옮겨온다.노회하고야심이큰영주는선천적결함을안고태어난아들마저정략적으로이용하려든다.그는외국출신의설비기사와그의젊은아들을불러자기권력에손상이가지않는선에서이괴물같은아이를적절하게관리할수있는방법을묻는다.교활한설비기사는영주의입맛에맞는절묘한계략을제안하고,은밀하게안뜰의구석에서구덩이를파는공사가시작된다.이야기의화자는영주의아내로자신과아이를지키기위한사투를벌인다.
『벙커』는우화느낌을물씬풍기는소설이다.강제동원령으로벙커에들어가게된간호사네이딘은종종차원이다른낯선세계에머물다가의식을되찾는다.혼돈스러운세계에서고통스러워하는그녀에게남편은치료해줄퇴마사가있다며함께외출을나선다.
『나의학창시절』은과연누가가해자이고피해자인지,사건의진실은어느각도에서보느냐에따라사람마다다르게해석될수있는지를보여준다.10대소년들이득실대는기숙학교에서나름의생존법을터득하고견뎌낸주인공은어느새40대후반의남성이되었다.삶의허전함이물밀듯이몰려든그에게지난날학창시절의기억은삼키기힘든쓰디쓴약이되어마음속을파고든다.
『개들』에서작가는숲속연못에서알몸으로목욕하던여신다이아나를훔쳐본죄로고통스러운최후를맞이한악타이온의신화를직접차용한다.이작품은악타이온이개들에게품은사랑에집중한다.개를향한인간의사랑은어떻게시간을초월해서전해지는지작가는원작신화에서관점을넓혀현재를아우르고,개와인간사이의관계가지닌영원한힘을조명한다.
『황야』는스릴러같은긴장감을자아내는소설이다.주인공은젊은남동생을잃은슬픔을떨쳐버리기위해자전거로세계일주에나선다.사람의발길이드문숲속을질주하다가급경사에서몸의중심을잃고그만팔이부러지는중상을입는다.충격으로의식을잃었다가깨어난그녀는어느연구소로자신이구조된것을알게된다.하지만이곳은평범한연구소라하기엔분위기가기묘하다.그녀는차츰‘불의의사고’가지금부터시작되고있다는사실을깨닫는다.
『성안토니우스의유혹』에는광야에서수십년동안악마의유혹을이겨내며명상을수행하는은둔자가등장한다.어느날그의앞에여동생이나타난다.여동생은부유한집에서태어났는데도,아버지가돌아가시고오빠때문에수녀원에서살아야하는처지를한탄한다.그의의도와과거를왜곡하는여동생의언행에기가막힌주인공은뭔가석연치않다는사실을깨닫고,여동생이악마가그를꾀어내기위해불러낸허영임을알게된다.그후한차원높이고양된그를보기위해사람들이찾아온다.
『세계의고용한경계』는새벽의여신에오스가인간인티토노스와사랑에빠져제우스에게그에게영생을허락해달라고청하는신화를모티프로삼은소설이다.제우스는그소원을들어주지만,에오스가영원한젊음을요청하지않았기에티토누스는죽지못하고늙을대로늙은노인이되어버린다.소설속에서는오래전에죽었다해도이상하지않을만큼무수한검버섯과혈관이거미줄처럼뒤엉킨몰골의노인이등장한다.그에게는아무도몰래그를찾아오는젊은여인이있다.작가는이소설에서영원한생명을소재로우리모두가겪게되는시간의유한성을탐구한다.
『세인트브라이즈베이』는동성애자인딸의동성결혼식에참석한여성의내면이펼쳐진다.그저조용히딸을응원하고,앞날을축복해주는평범한주인공에게는지금까지아무에게도이야기하지않은비밀스러운인생의한순간이있었다.독자는가장찬란하면서도은밀했던그녀의과거를슬며시엿보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