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오리 노리나가 (하)- 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 동양편 349 (양장)

모토오리 노리나가 (하)- 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 동양편 349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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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고바야시히데오

저자:고바야시히데오
일본근현대문학을대표하는문예평론가이다.도쿄에서태어나도쿄제국대학불문과에서수학했으며,프랑스상징주의와근대유럽문학에서깊은영향을받았다.1920~30년대부터문예지동인활동과평론집필을통해두각을나타냈고,특히예술작품을논리적분석보다‘직관적체험’과‘감수성’의차원에서파악하려한독특한비평문체로큰영향을끼쳤다.일본고전과서양예술을함께논한비평가로서도스토예프스키,랭보,모차르트,고흐,베르그송등에관한평론으로유명할뿐만아니라,특히국학의집대성자모토오리노리나가에관한글에서는일본고전의정서와사유를‘모노노아와레’와‘감응’의문제로해석하여전후일본지식계에큰영향을주었다.전쟁기에는일본의전쟁수행에비판적거리를충분히두지못했다는평가도있으며,이때문에전후에그의정치적책임을둘러싼논쟁이계속되었다.그럼에도문체의밀도와사유의깊이로인해일본비평문학의정전(正典)적존재로평가받는다.대표저작으로본서를비롯하여『다양한의장(なる意匠)』,『사소설론(私小論)』,『도스토예프스키의생활(ドストエフスキイの生活)』,『무상이라는것(無常といふ事)』,『모짜르트(モオツァルト)』,『고흐의편지(ゴッホの手紙)』,『근대회화(近代)』등이있다.접기

역자:박규태
서울대학교독어독문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종교학과에서문학석사학위를,일본도쿄대학대학원종교학과에서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한양대학교명예교수이다.주요저서로『한(恨)과모노노아와레:한일미의식산책』(2024),『일본재발견:일본인의성지(聖地)를걷다』(2020),『현대일본의순례문화』(2020),『일본정신분석』(2018),『신도와일본인』(2017),『일본신사(神社)의역사와신앙』(2017),『포스트-옴시대일본사회의향방과‘스피리추얼리티’』(2015),『라프카디오헌의일본론』(2015),『일본정신의풍경』(2009),『상대와절대로서의일본』(2005),『아마테라스에서모노노케히메까지』(2001)외다수가있으며,주요역서로『일본문화사』(폴발리,2011),『신도,일본태생의종교시스템』(이노우에노부타카,2010),『국화와칼』(루스베네딕트,2008),『신도』(스콧리틀턴,2007),『황금가지』(Ⅰ·Ⅱ,제임스프레이저,2021[전면개정판]),『세계종교사상사Ⅲ』(미르치아엘리아데,2005),『일본신도사』(무라오카쓰네쓰구,1998),『현대일본종교문화의이해』(시마조노스스무,1997)외다수가있다.

목차

제31장하쿠세키와노리나가

제32장오규소라이(1)

제33장오규소라이(2)

제34장눈에보이지않는신(神)

제35장언어공동체

제36장영가(詠歌)의본질

제37장일본적자연의도

제38장신(神)이란무엇인가

제39장신의이름

제40장일신(日神)논쟁

제41장고학의눈

제42장고사기는최상의책이다

제43장신에대한노래와이야기

제44장신의도(神の道)

제45장마부치의훈독에관하여

제46장고언과아언

제47장“기이하지않은것은없다.”

제48장구전의장점

제49장‘고학의눈’재론

제50장죽음이란무엇인가

〈모토오리노리나가보론Ⅰ〉

〈모토오리노리나가보론Ⅱ〉

〈모토오리노리나가에관한대담〉

출판사 서평

도쿄제국대학문학부불문과를졸업한후문예평론가,작가,저널리스트,편집인,고미술수집감정가등다양한분야에서활동한고바야시히데오(小林秀雄,1902-1983)에대한수사는놀라우리만치화려하다.가령그는‘근대일본최초의본격적인비평가’,‘일본현대비평의기틀을마련한인물’,‘비평을문학의경지에진입시킨인물’,‘일본비평문학의최고봉’,심지어‘비평의신’이라불릴만큼일본지성사에거대한발자취를남긴사상가로말해진다.사실상일본의비평이고바야시히데오라고하는하나의패러다임위에서형성되었음을부정하는이는별로없다.그가일본예술원상,요미우리문학상,노마문예상,일본문학대상및문화공로자,문화훈장등을수상한것은우연이아니었다.
무엇보다고바야시비평이지닌최대의특징은,시종일관‘예술의자율성’에입각하여마르크스주의문예운동에전면적으로맞서며이른바자유주의문학의수호자역할을수행했다는점에서찾아야할것이다.그는1920년대후반,당시가장과학적이고정교한정치이론으로득세하던마르크스주의를통렬히비판하는글을통해문단의주목을받았다.문학을혁명적목적에동원하려는마르크스주의에대항한고바야시는문학의자율성을옹호했으며,이과정에서일본중세문학을주요한사상적참조점으로삼았다.무엇보다그는현실을재단하는추상적이론에대한방법론적회의와비판을지적활동의출발점으로삼은인물이었다.
복합적인평가를받는고바야시의라이프워크이자최고걸작이바로본서이다.이미고전이된이책은1965년6월부터1976년12월까지장장11년에걸쳐문예잡지〈신초(新潮)〉에총64회연재된끝에1977년10월에단행본으로간행되었다.고문원서로부터의직접인용이차고넘칠정도로지나치게많고고도의전문적인내용임에도출간당시10만부이상이팔릴만큼많은관심을받았으며,다음해인1978년제10회〈일본문학대상〉을수상한명작이다.이후〈모토오리노리나가보기(本居宣長補記)〉(Ⅰ·Ⅱ)가각각〈신초〉1979년1·2월호와1980년2·3·5·6호에게재되었고,1982년4월단행본으로묶여출간되었다.이두저작은단순한사상사연구가아니라,고바야시자신의사유를총체적으로정리한만년의대표작이자그의비평활동전체를집대성한결정체라할수있다.본서는이두저작에다에토준과고바야시의대담을함께수록하고거기에각주를첨부한문고판本居宣長(上·下,新潮社,2007년개정판)을저본으로삼아번역한것이다.
노리나가를‘탁월한사상극의주인공’으로설정하고있는본서의주요특징에대해생각해보자.먼저고바야시는본서의집필의도와관련하여,노리나가사상의형태나구조를분석하기보다는그저“노리나가의육성을듣고싶었을뿐”이라고말한다.그래서과도하리만치많은원전인용이불가피했다는것이다.사실본서는노리나가의원전을비롯하여수많은고전에서발췌한원문들을창발적으로재배치한‘하나의모자이크작품’이라칭해도그리과장은아닐것이다.본서에서는가독성을위해그인용들을일일이다큰따옴표로처리하지는않았는데,정작고바야시자신은“이해하기어려운노리나가의원문만잔뜩인용하면서그것을잘해설하지도못한다.”며몸을낮춘다.하지만그가노리나가의사유는대중에게알기쉽게설하기어려운측면이있다고‘해설의어려움’을토로하면서도,그육성의“독특한어세를감지하지못한다면,노리나가를읽을자격이부족하다고말할수밖에없다.”고주의를줄때,우리는거기서지식인특유의오만한낌새마저느끼게된다.어쨌든고바야시는노리나가학문은원문을통해직접그의서술방식을읽어내야만“뭐라표현하기어려운그의매력”을알수있다며,본서를일종의“노리나가문장의훈고작업”으로규정한다.공자가말한‘술이부작(述而不作)’을염두에둔것일지도모르겠지만,꼭그런것만은아닌듯싶다.본서에는명백히고바야시자신의‘육성’임을느낄수있는대목들이넘쳐나기때문이다.
어쨌든전후일본의많은보수적평론가와지식인들은본서를단순한인물론이아니라고바야시비평의‘정수’이자‘선언문’에해당하는저술로보면서,거기서‘일본적정신과정서의복권’을읽어내곤한다.다시말해본서는‘이성이전의인간’을복권시키려는고바야시의가장급진적인비평서라는것이다.
본서는‘모노노아와레’론을중심으로삼아만엽집론,겐지이야기론,배로소선을필두로전개된와카론,관사및조사(데니오와)론,게이추의가론등을통해노리나가의가도론을재해석하고있다.노리나가는모노노아와레와‘모노노아와레를아는것’을구별했다.즉모노노아와레가‘사물에접하여마음이움직이는’감동을뜻한다면,‘모노노아와레를아는것’은실재(事,고토)의마음,사물(物,모노)의마음을아는것을가리킨다고정의내렸다.그런데이런식의정의는사실일반독자들이이해하기에는대단히모호하고추상적이다.이점을잘간파한고바야시는크게‘감정’과‘완전성’이라는두가지차원에서‘모노노아와레’와‘모노노아와레를아는것’을재해석하고있다.
본서의학문적의의는어디서찾을수있을까?모토오리노리나가는오늘날일본인문학계에서‘일본사상최고의학자’로손꼽힌다.따라서노리나가에관한연구는단순히근세국학의영역을넘어,일본인문학연구의수준과동향을가늠하는지름길이기도하다.게다가저자인고바야시히데오는그자체로‘근현대판노리나가’라할수있는인물이다.이런맥락에서고바야시의라이프워크인본서는,근현대일본에서주기적으로반복되는‘노리나가붐’또는‘노리나가의재생’이라는일본지성계의독특한현상을분석하고이해하는데에중요한열쇠를제공해줄것이다.본서야말로노리나가와고바야시라는두걸출한사상가의초상이가장완벽하게중첩되어드러나는텍스트이기때문이다.
본서의백미는역시마지막장인제50장[죽음이란무엇인가]에담겨있다.고바야시는여기서노리나가의죽음관을아름답게묘사하고있다.돌이켜보면고바야시는본서의논의를노리나가의묘소로들어갔다가다시그묘소로돌아나오는기묘한수미상관의구도로전개한셈이다.그러나제50장의서정적인죽음묘사는,노리나가의유언서를다룬제1장과제2장의기괴하고강박적인죽음관과는선뜻잘어울리지않는다.그래서제50장에투영된죽음관은차라리고바야시자신의실존적고백이라고보아야마땅할것같다.가령우리는“죽은자는아주떠나버린것이아니라,다만돌아오지못할뿐이다.죽은자는산자에게격한슬픔을남기지않는다면이세상을떠날수없다.”라는고바야시의문장에서비로소보편적인실존의울림을공유하게된다.이러한절대적죽음과의대면없이는학인(學人)들의지적사랑또한불가능할거라는일종의깨달음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