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특별한 형제(큰글자도서)

나의 특별한 형제(큰글자도서)

$49.46
Description
발달 장애인 형과 특수교사가 된 동생이
같이 걷고, 같이 넘어지고 끝내 같은 세상에 서기까지
장애와 비장애의 사이에서 오래도록 이어진 배움의 이야기
다름은 때때로 우리를 멈춰 세운다. 발달장애가 있는 형과 함께 성장한 저자는 ‘이해할 수 없음’과 ‘포기할 수 없음’ 사이에서 오랫동안 싸워왔다. 형이라는 거울 앞에 선 채 스스로를 마주하고, 세상과 조금 어긋나게 걷는 형을 보며 느꼈던 답답함과 외로움 속에서 끝내 얻어낸 배움. 이 책은 그 긴 여정의 기록이다.

누군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 기대를 버리고 사랑을 남긴다는 것. 그 쉽지 않은 과정을 견뎌낸 저자는 조용하지만 깊게 묻는다.

‘진짜 연결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장애라는 단어로 가두기엔 너무도 넓은 사람의 마음. 세상의 기준에 알맞게 맞추지 못하더라도 서로를 향해 내딛은 작은 용기들이 모여 만들어낸 삶의 조각들을 담은 이 책은 그저 다른 속도로 걷는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아주 조심스럽게, 그러나 단단히 이야기한다.
저자

장한샘

특수교육을전공하고현장에서가르치며
장애와비장애의경계를넘어선공존에대해고민해왔습니다.
가족으로서,교사로서바라본장애와교육,그리고삶의이야기를
글로기록합니다.

목차

프롤로그장애가곁에있다는것은
추천사

Chapter1.형제라는이름으로

태어나보니가족이장애인
차이를메꾸는시간
흔들림속에서
주머니속비밀


Chapter2.평범한게뭔가요?
시선의무게
모두의꿈
소수라는생각
그들의장례식
밝은그늘

Chapter3.닮아가는시간
내가1호인줄알았지
늦은외출
형이가르쳐준마음
피어난불꽃
대단하다는말

Chapter4.각자의세계에서만난우리는
길을여는걸음
동행의소중함
좋아하는것찾기
고소당한특수교사
변화의조각들

에필로그그로부터몇년후

출판사 서평

끝없이부서지고다시피어나는우리
그래도우리가형제인이유

형제라는단어는종종따스한이미지로포장된다.함께자라며추억을쌓고때로는다투다가도금세화해하는존재들.그러나이책은그런낭만적상상너머에이해할수없고사랑할수없을것같은순간들을포착해숨겨진진짜형제애를정면으로응시한다.저자에게발달장애가있는형과함께한삶은끝없는갈등의연속이었다.형은저자가기대한방식으로반응하지않고,저자의기준에부합하는관계를제공하지도않았다.그런형을향한애정은때때로깊은분노와무력감으로뒤섞이기도했다.하지만저자는그런복합적인감정을외면하거나미화하지않고오히려성찰의대상으로삼는다.사랑이란무엇인가.이해할수없는대상을끝까지품는일인가,아니면그불가능성을인정하는일인가.
저자는발달장애가있는형과함께살아오며형제라는단어안에숨어있는모순과진실을마주했다.사랑은쉽게주어지지않았다.형을아끼면서도다른가족들과끝없이비교하고좌절했다.‘왜나는,우리가족은’이라는질문이마음을파고들때마다저자는한번씩부서졌다.그러나부서진자리마다새로운의미가자라났다.사랑은이해의결과물이아니라는것.기대가채워져야만존재하는것이아니라는것.그래서저자는형과의관계에서끊임없이스스로에게말한다.‘사랑하되바꾸려들지말고,받아들이되포기하지말라’고.
어쩌면때로가족은남보다깊은상처를남긴다.그러나갈등의한가운데서포기하지않고손을내민다면그상처의끝에는치유를통해더단단히엮인사랑이남을지도모른다.형제의진짜의미를말하는저자의담담한문체는자연스레깨닫게한다.진짜형제애란서로에게상처를주지않는일이아니라상처를주고받으면서도여전히곁을지키려는의지라는것을.그리고그울림은,형제라는이름을가진모든이들의마음에깊게가닿을것이다.


평범함이라는단어아래감춰진것들

우리는살아가며무심코‘평범함’이라는이름의울타리를세운다.그리고그안에들어설때안도하고벗어날까두려워한다.그러나정작우리는평범함이란무엇인지,누구를위한기준이며무엇을위해존재하는것인지깊이묻지않는다.
저자는발달장애가있는형과나란히걸으며일찌감치세상의평균치로는설명되지않는관계를품어야했다.형은어딘가어긋나있었고세상의눈에조금다른존재로비쳤다.그러나그긴시간끝에저자는평범함이라는말아래감춰져있던수많은세계를발견했다.형은질문에대답하지않지만,분명히존재하고있었다.오히려그자체로형의세계는이미충만했다.빠르고효율적인세상이놓치고가는작은기쁨,솔직한감정,조건없는애정그모든것을형은묵묵히품고있었다.
저자는형의느리고서툰움직임속에서누구보다빛나는세계를본다.세상이요구하는속도에맞추지못한다고해서존재의가치가줄어드는것은아니다.저자는장애와비장애를나누는경계가얼마나불완전하며그기준이얼마나많은삶의가능성을억누르고있는지를말하며세상이매기는기준에조용히이의를제기한다.
어쩌면평범함은편안함의다른이름일지도모른다.다수의시선에섞이기위해튀지않기위해불안하지않기위해우리는평범함을마치강박처럼추구하며살아가고있는지도모른다.그런우리에게이책은장애와비장애를가르는선위에서서조용히묻는다.

“당신이믿고있는평범함은,과연무엇을기준삼고있는가?”

그물음은결코거칠지않다.오히려세상의무심함을조용히비추며,우리마음속에서서히파문을일으킨다.그래서그질문은차갑지만동시에따뜻하다.듣는이를향한미움이아닌함께살아가는존재로서의연대가담겨있다.
저자는세상의경계선이조금느슨해지고사람과사람사이의거리가조금더가까워질때비로소우리는진짜의미의공동체를만들어갈수있다고믿는다.다름을껴안는일.결국그것은우리모두를더인간답게만드는여정임을,이책은고요하게소리치고있다.


경계너머의존엄을묻다.
가족이자교사로서,세상에보내는단단한질문

우리는흔히장애를개인의특성으로좁게이해한다.그러나이책은단호하게장애란단지개인의문제가아니라그것을둘러싼사회의구조와인식에따라그무게와색이달라지는사회적개념이라고말한다.저자는발달장애인형의동생으로살아왔고지금은특수교사로아이들을만나고있다.가족이자전문가인이중의시선은이책에유례없는밀도와진정성을부여한다.단순한체험담이아니라체험에서길어올린성찰이자연대의문장들이다.

저자는가족이라는이름으로감당해야했던무게를이야기하면서동시에그것이얼마나부당한짐이었는지이야기한다.왜아직도가족이돌봄의최전선이어야만하며장애인과비장애인이함께살아가는사회라는말은왜여전히공허한선언에머물고마는가.이책에서는그런질문들아래저자의구체적인고통이있다.특수교사로서저자가마주하는현실은더욱선명하다.장애가있는아이들이세상에서얼마나빠르게‘문제아’로낙인찍히는지,시스템의구멍속에서얼마나쉽게‘관리의대상’이되는지를생생히보여준다.그과정에서저자는단순한동정이나선의로는이들을지킬수없다는사실을절실히말한다.이렇게가족구성원으로서의막막함,교사로서제도의틈에서아이들을놓쳤던경험,사회가만들어낸차별의정서등을솔직하게이야기한다.하지만그고백은고발의언어가아니다.오히려저자는우리사회가인간을어디까지포용할수있고무엇을존엄이라부를수있는지조용히묻는다.그리고그질문은독자의내면깊은곳을울린다.

여전히정책의온도는차가운삶의현장에이를만큼따뜻하지않다.제도의설계자가단한사람의복잡한하루조차제대로상상하지못할때그것은누군가의무너진일상으로이어진다.이책이감동을주는이유는단지눈물나는가족사를담고있어서가아니다.한개인이타인의삶을오래도록곁에서바라보고,견디고,이해하려애쓰면서도끝내“나는아직잘모르겠다”고고백하는진심때문이다.쉽게판단하지않고빠르게결론내리지않는자세.그것이야말로이시대에가장절실한태도가아닐까.

장애는극복의대상이아니라우리가어떤방식으로함께살아가야하는지를다시묻는존재다.세상이바뀌어야하는이유는그들이약해서가아니라지금의세상이아직충분히인간답지못하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