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아요 (양장본 Hardcover)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아요 (양장본 Hardcover)

$17.42
Description
말하지 않는 순간에도 우리는 빛날 수 있다!
침묵 속에서 발견하는 나의 목소리
사람들의 목소리가 뒤엉키는 교실과 거리, 끝없이 이어지는 말과 시선 속에서 소녀는 한발 물러서 침묵을 선택한다. 그러나 이 침묵은 세상과의 단절이 아니라 자기만의 세계를 단단히 세워가는 방법일 것이다. 마치 검은 벨벳 망토 속에 숨겨둔 빛처럼, 말하지 않는 순간에도 소녀의 내면은 수많은 생각과 상상으로 차오른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아요》는 바쁘고 소란한 일상에서 자신만의 고요를 지켜내는 한 소녀의 시선을 따라가는 그림책이다. 그는 때로 자신을 음정이 맞지 않은 음표처럼 느끼고, 소리를 내지 않는 방울 같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속에서 책을 읽고, 자신의 풍경을 그리며, 아주 선명한 목소리를 키워간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작고 미약하다’고 여기는 수많은 보통 사람 안에 얼마나 크고 선명한 세계가 자리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세상의 박자와 맞지 않는 불안, 나만 다른 것 같다는 외로움, 그 속에서 피어나는 자기만의 시선과 언어를 정밀하게 담아낸 이 책은 마치 꼭 세상에 필요한 보물과도 같다. 소녀는 끝내 침묵이 약함이 아니라 세상과 맞서는 또 다른 힘임을 증명한다. 이는 목소리를 잃었다고 느끼는 모든 이들에게 전하는 조용한 선언이자, 스스로 지키며 살아가는 법에 대한 은유다. 급격히 변하는 이 사회에서 자기 자리와 속도를 찾아가고자 하는 이들에게 더욱 선명한 빛이 되어 줄 책이다.
저자

데이비드위멧

1965년미국에서태어났습니다.로드아일랜드디자인스쿨에서영화를공부했으며,이후작곡가,보컬리스트,트럼본연주자로활동했습니다.음악중심의가정에서자란위멧은밴드활동을오랫동안해왔으나현재는거리예술,영화,음악,어린이책에이르기까지다양한장르의예술에관심을기울이고있습니다.그의주활동무대는미국뉴욕입니다.
《나는아무말도하지않아요》는위멧의그림책데뷔작이며,2021년케이트그린어웨이최종우승후보에올랐습니다.2019년출간이후포르투갈어,이탈리아어,터키어,스페인어,독일어,중국어등으로번역되어전세계의모든소녀에게목소리낼용기를주고있습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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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조용히세상을흔드는목소리
말이많고목소리가크면이긴다고믿는세상에서조용히머무는사람들은종종투명해진다.그리고이책은그투명함속에서자리를지키는소녀의이야기를담아냈다.소녀는떠들썩한무리에섞이지않고,목소리를높이지도않는다.대신책을읽고자신안에있는말에대해서생각한다.그태도는방관이아니라선택이다.시끄러운흐름에몸을맡기지않는다는건그자체로규칙을거스르는작은혁명이라고도할수있겠다.이책은바로소녀와같은조용함이가지는저항의힘을바라본다.누구나목소리를높이는방식만으로세상에참여한다고생각하겠지만소녀는묵묵히다른길을간다.그리고그고요함이야말로오히려세상에균열을내는힘이다.
소녀의목소리는겉으로드러나지않는다.그러나그것은사라진것이아니라보이지않는어떤결이된다.눈에띄는외침은금세사라지지만들리지않는목소리는오히려오래사람들의마음에남는것처럼말이다.침묵의말은언제나어딘가에파문을남긴다.그리고그와함께어우러지는데이비드위멧의단정한그림들은직접들은그어떤말보다더오래울리는메시지다.이과정에서우리는‘말하지않음’이단절이아니라또다른형태의대화임을알게될것이다.
《나는아무말도하지않아요》의메시지는단순한위로뿐만이아니다.세상과의연결방식이다양하다는것,그리고그중하나가침묵일수도있다는확신이다.소녀는말로세상을바꾸려하지않는다.대신침묵을통해자신에게주어진풍경들을재배열한다.그변화는거창하지않지만,아주천천히깊게번진다.그러니보통의삶을살아가는우리역시이책을통해용기를얻을수있지않을까.세상을흔드는방식이반드시소리여야할필요는없다.때로는아무말하지않는것이야말로가장강렬한말이될수있기때문이다.

고요속에서펼쳐지는또하나의세상
소녀가말을아끼는동안에도그의세상은비어있지않다.오히려말이멈춘자리에상상의순간들이가득차오른다.교실의소란을피해마음속으로떠나는여행,연기처럼가라앉다가도까마귀처럼망토를벗고훨훨날아오르는상상속장면들이책속에촘촘히그려진다.소녀의침묵은세상과단절된벽이아니라,자신만의세계로향하는문이다.책을펼치는순간그문은더넓게열리고,소녀는그안에서자신과이어진무수한존재들을발견한다.그만남은목소리를내지않고도세상과연결되는또다른방식이다.
그렇다면상상은목소리의또다른형태라고할수있겠다.눈에보이지않는이야기들이마음에서자라나며,그것들은언젠가형태를얻어세상에흘러나올테니말이다.소녀는책속세계와현실사이에서자신이작지않다는감각을키운다.빛과어둠,고요와소란이모두어우러진그내면의공간에서만큼은그녀는더이상‘다른음표’가아니다.각자의리듬을품은음악처럼,소녀의침묵은고유한울림을지닌다.목소리를내는순간이늦어도괜찮은이유는그동안그가축적한이야기와감정이언젠가단단한형태로세상에닿을것이기때문이다.
밀도있는그림들은소녀의내면풍경을마치꿈처럼펼쳐보이게한다.어둠속에서반짝이는별,바람을타고날아오르는까마귀,나뭇가지아래숨겨진또다른세상까지….그모든이미지는말로다할수없는것을대신전한다.우리는그장면들을따라가며깨닫게된다.말하지않는시간도충분히풍요로울수있다는것,그리고그시간이야말로언젠가나만의목소리를낼토양이되어준다는것을말이다.침묵은멈춤이아니라시작이될수있다는그작은진실을이해하는순간우리의시간도조금씩달라지지않을까.

“나는작지않아요.”
침묵속에서성장하는나의세계
우리는때때로자신이너무작다고느낀다.다른사람보다생각을쉽게표현하지못해서,무리속에서존재감이흐려지는것같아서,혹은말로표현할수없는수많은이유로인해그런존재가되어간다.이책의소녀역시처음에는그랬다.사람들사이에서한발물러서고,말해야하는순간에도침묵을지킨다.사람들에게내목소리가어떻게들리는지를생각하면서말을삼킨다.가끔세상은소리를내는사람에게만자리를내어주는것처럼보인다.하지만서사가진행될수록우리는소녀가침묵속에서무엇을키우고있는지를알게된다.소녀는조용한시간안에서자신을관찰하고,느끼고,이해한다.그건단순히세상과의거리를두는행위가아니라더깊게뿌리를내리는과정이아닐까.
가장인상적이었던건소녀가자신을새롭게정의하는장면이었다.주변의시선이나기대가아닌,오롯이자기안에서자라난목소리로소녀는이렇게말한다.“나는작지않아요.”단순한크기에관한이야기가아니다.세상이정한척도에서벗어나스스로인정하는말이다.그리고그이전과이후의소녀는서로다르다.목소리를높이지않아도그한마디는강하고명확하다.바꾸어말하면나의존재라는건다른사람에게증명받는것이아니라,자기안에서발견하고스스로인정하는것이라는의미다.
보통의우리에게이고요하고힘이센응원이선물이되기를바란다.목소리를내지않는다는이유로,혹은세상의빠른박자에맞추지못한다는이유로작아진기분을느껴본사람이라면이책속소녀의선언이크게마음에와닿을것이다.나의세계라는건크게웃거나목소리를높이는순간에만생기는게아니다.오히려차분히자신을들여다보고,나를그대로받아들이는시간속에서더단단해진다.이책은그과정을고스란히담아내어우리에게도같은용기를건넨다.그러니이책과함께라면우리도언젠가말할수있게되지않을까.“나는작지않아요.”그리고그말은세상의어떤박수보다더우리를더크게세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