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가,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한 영혼에게(큰글자도서)

잘가,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한 영혼에게(큰글자도서)

$52.45
Description
★제29회 전격소설대상 미디어워크스문고상 수상작★

삶과 죽음의 경계, 그 애매한 어딘가에 위치한 삼도천 강변. 이곳은 세상을 떠난 영혼들이 머무는 중간 지대이자 망자들의 마지막 인사를 돕는 장소이다.
이승을 떠나 삼도천으로 모여든 영혼들을 저승으로 보내는 이상한 회사, 사이노카와라 주식회사에 신입사원 ‘사쿠라 이타루’가 입사한다.
이타루가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이미 세상을 떠난 자들이었고 각자의 방식으로 남겨진 이들과 마지막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타루는 저승으로 건너가는 일을 완강히 거부하며 삼도천 강변에 머무는 수수께끼 소녀, 도모를 만나게 된다.
“있지, 나 엄마를 만나고 싶어.”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리게 된 이타루는 도모와 함께 그녀의 어머니를 만나러 가는데…….
사랑받은 적이 없다고 말하는 이 소녀를 과연 이타루는 무사히 저승으로 보낼 수 있을까?

제29회 전격소설대상 미디어워크스문고상 수상작인 《잘가,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한 영혼에게》는 이승에 남겨진 사람과 이미 떠난 존재들이
서로에게 손을 내밀며 사랑받지 못했던 과거를 치유하고 끝내 서로를 구원해 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 사람을 떠나보내는 일, 한 사람을 기억하는 일 그리고 사랑받지 못한 나를 나 자신이 받아들이기까지의 이야기.
가장 슬픈 순간에 가장 따뜻한 작별을 건네는 이 소설은 지금 여기,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했다고 느끼는 이들을 위한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저자

시오세마키

저자:시오세마키
2022년제29회전격소설대상에서《사이노카와라주식회사》로미디어워크스문고상을수상하였다.다음해2023년에수상작을편집한이책《잘가,누구에게도사랑받지못한영혼에게》를출간하며작가로데뷔했다.

목차


프롤로그

제1화돌탑부수기
제2화감겨오는강물
제3화소원을비는꽃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제29회전격소설대상미디어워크스문고상수상작★

삶과죽음의경계를그리는저승을배경으로한판타지소설이다.
_쿠시키리우(작가)

“살아가는”사람들의이야기에따뜻한눈물이흘러나왔다.
_코교쿠이즈키(작가)

잊힌자들의마지막모습을기억하고사랑받지못한이들에게마지막인사를건네는가슴따뜻한감동이야기.

형을잃고어머니와단둘이살아가던사쿠라이타루는여러계약직을전전하다영혼을볼수있는남다른능력덕분에사이노카와라주식회사에입사한다.평범한회사인줄알았던그곳은알고보니망자들을저승으로안내하는조금이상한회사였다.신입사원이타루의임무는바로이승을떠나삼도천강변으로모여든망자들을인도하는뱃사공이되는것!저승으로갈준비를마친영혼들을위해이타루와그의선배슈이치는오늘도노를젓는다.과연이타루는주어진임무를무사히수행할수있을까?

이별이후에도누군가의곁에
남고싶었던사람들의이야기

누구나한번쯤누군가의기억속에만이라도살아있길바랄때가있다.기억되고싶은나,잊히고싶지않은순간하나쯤은마음속에간직하며살아간다.하지만어떤사람은그마음을끝내전하지못한채세상을떠나기도하고또어떤사람은마지막까지받아보지못한사랑을가슴에품은채하루하루를버티기도한다.삶과죽음을연결하는마지막경계에서이소설은우리는누구나사랑받기를원했다고말한다.
제29회전격소설대상을수상한《잘가,누구에게도사랑받지못한영혼에게》는따뜻한마음을가진주인공사쿠라이타루와매력적인캐릭터들이모인사이노카와라주식회사사람들이삼도천강변이라는특별한공간에서보여주는판타지성장소설이다.삶과죽음을받아들이는인간의다채로운감정을담아낸섬세한심리묘사,몰입을높이는탄탄한스토리와예측할수없는놀라운반전까지.각자의사연을간직한영혼들과그들의소원을들어주기위해온갖노력을아끼지않는이타루의모습을보면감동의전율이흐르는것을느낄수있을것이다.

이야기는죽은자들을말하지만
사실은지금살아있는우리에대해이야기한다.
“삼도천이이렇게아름다운곳인지몰랐어.”
이소설은죽은영혼들을저승으로인도하는사후세계를배경으로한따뜻한휴먼판타지처럼보이지만그설정아래숨겨진내용은지극히현실적이다.그안에서펼쳐지는이야기를조금만깊이들여다보면사회의어두운그림자들이선명히드러난다.판타지의이면에는지금우리의사회가외면해온수많은존재들의얼굴이선명히새겨져있다.작가는이러한판타지의구조를빌려고통받고외면받다끝내목소리를내지못한사람들이나사라져도되는존재로여겨졌던이들의이야기를정면으로마주하게만든다.이소설이진짜로말하고자하는것은죽음이아니라죽음에이르기까지누구와도연결되지못한삶과단절의그늘이짙어지는사회이다.주인공이타루가만난인물들은모두‘관계로부터밀려난사람들’이다.이들에게는가족도친구도마지막인사를건넬사람조차없다.이들의삶은죽음이후에야사이노카와라주식회사사람들의시야에포착되어재조명된다.

1화에서는방임된채자란8살소녀,도모가등장한다.도모의인생은그자체가기적이었다.그누구도그녀를제대로사랑하거나책임지지않았다.그녀는아이답게살아본적도없었으며인간답게대접받은적도없이죽음을맞이했다.결국엄마에게선택받지못했다는생각과누군가에게필요한사람이되고싶다는갈망에사로잡힌채스스로를좁은틀에가둔다.삼도천강변에서단절된삶을살던도모.어느날,자신이세상에존재했음을인정받고싶다는소망을품게된다.결국그녀는이타루를이용해이승으로빠져나가엄마를찾아나선다.

부모가아이를버리는세상에서왜아이는부모를버릴수없다고생각하는가.
_129쪽

2화는젠지와롄화의사랑이야기로우리의눈물샘을멈추지않게만든다.부유한가정에서자란젠지는부모의기대에부응하기위해열심히노력했지만여러방면에다재다능한동생을이길수없었다.성격,교우관계,학교성적까지그어느것하나부모로부터인정받지못했고,계속되는동생과의미묘한차별에젠지는자신의존재를점점더포기하게된다.결국차별의벽을넘지못한그는가족과연락을끊고밑바닥인생을살아간다.그렇게홀로살아가던중타국에서온롄화를만나며사랑을깨닫지만예상치못한허무한죽음을맞이하며사랑했던롄화에게까지외면당한다.롄화는머나먼타국에서온외국인노동자였다.언제든지법적으로추방될수있는불안한지위는이름이사라지고존재가사라져도그사실조차누구에게도중요하지않다는가혹한현실을깨닫게한다.그렇기에그녀는젠지를온전히사랑할수없었다.한사람에게조차폐가되는순간관계에서배제된다는사실을깨달은젠지는망자가되어서도스스로물러나버린다.

“아가씨이름을연꽃이라쓰고‘롄화’라고읽잖아.연꽃의꽃말은휴양,신성,떠나가는사랑이라고해.하지만,나는아가씨에게또다른꽃말을선물하고싶어.”
_203쪽

3화는사이노카와라주식회사의직원인지카게와이타루에관한놀라운비밀이밝혀진다.특별한사건없이도삶은지속되듯두사람역시거대한계기가아닌사람간의사소한온기를통해구원받는다.자신이누군가에게민폐였을지도모른다는죄책감속에서도마침내자신이누군가에겐또다른사랑이라는사실을알아간다.사이노카와라주식회사사람들과이타루의가족들은서로에게손을내밀어나또한누군가에게소중했던사람이었음을깨닫는뭉클한순간을보여준다.

누구도다른사람을대신할수없고대신해서도안돼.
_345쪽

사랑받지못한사람들…
잊힌채죽어간존재들…
이소설은그들을위해쓰였다.

사이노카와라주식회사.죽은자들을위해일하는회사라는설정은기이하지만그들의임무는망자의감정을보듬어주고마지막기억을정리하며따뜻한작별인사를건네는일이다.참온정이넘치는저승사자가아닐수없는데,마치현실세계에서돌봄노동자,장례지도사들의손길을떠올리게한다.힘든삶속에서도살아남았지만끝내사랑받지못한이들의마음을때로는장례지도사의손길로,때로는보육교사의손길로쓰다듬어주고싶은것일까.사각지대에놓인이들에게도고요한사랑과존재의의미가있다는것을작가는저승이라는판타지속에서조용히그러나단단하게전한다.

이타루와동료들은망자앞에서고개를돌리지않는다.서로의상처를알아보고그누구에게도말하지못했던마음을천천히공유한다.그리고그들의작은연대는자신이영영사라질지모른다는두려움속에서도끝까지누군가의기억에남고싶다는인간적인욕망을드러낸다.이타루는그들의이름을다시불러주고그들의마지막을끝까지지켜본다.비록그구원이늦었을지언정한인간의존재가누군가에게구원이될수있음을믿는것이다.이소설은단지죽은자들을위로하는이야기가아니다.사랑받을자격조차박탈당한이들에게손을내밀고그들의존재가사라지지않도록기억하는소설이다.

《잘가,누구에게도사랑받지못한영혼에게》는더늦기전에사회적관계를맺고누군가의안부를묻는일이얼마나소중하고도인간적인행동인지를상기시킨다.삼도천강변은단지이승과저승의경계가아니라사랑과원망,망각과기억,단절과연결의경계선이다.이경계에서우리는어떤선택을할것인가.이소설은기억되지못한죽음을대신기억하는이시대의‘저승사자’가필요하다는메시지이자그역할이어쩌면우리각자의몫일수있다는것을암시한다.“잘가.”그짧고조용한작별의인사는이세상누구에게도사랑받지못했던이들에게바치는단한줄의위로이자존재를인정하는가장따뜻한행동이다.

비록영원한작별일지라도헤어짐은눈물로끝나지않는다.기억은사라지지않으며우리들의관계는끝나지않는다.이소설은누군가의삶이어딘가에서계속되고있다는믿음그리고그속에나도한번쯤은누군가에게사랑과위로였다는진심을속삭인다.한번이라도“내가사라져도아무일도일어나지않을것같다”고느껴본사람이라면이타루의마음은반드시닿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