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찾아온 손님

밤에 찾아온 손님

$15.00
Description
오늘날, 우리 문단에서 주목받는 작가들의 반짝이는 작품을 모아 그늘 중·단편선을 선보인다.
그중에서도 그늘 단편선 시리즈는 세 편의 소설로 이루어진 짧은 단행본으로 어디서든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이 시리즈는 우리 일상에 깃든 이야기의 매력을 발견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단편선의 네 번째 주자, 『밤에 찾아온 손님』은 우리가 일상에서 덮어두었던 인간관계의 서늘한 이면과 그 속에 감춰진 비겁한 민낯을 집요하게 포착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번 단편집은 일상의 조명이 꺼진 뒤에야 비로소 밝혀지는 불편한 진실들을 통해 우리가 타인 또는 나 자신에게 보여주는 표정이 얼마나 얇은 기만에 불과한지를 작가 특유의 예리한 시선으로 폭로한다.
표제작인 「소꿉」은 세 단편 중에서도 계급과 권력이라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일그러지는 개인의 존엄을 관통한다. 대학원생 세준과 기자 수잔은 연인 사이이다. 세준은 대학 등록금을 빌려준 이모의 요청으로 급하게 강아지 빠삐를 돌봐야 한다며, 둘만의 제주도 여행을 취소하고 대신 수잔을 이모의 저택으로 초대한다. 그곳에서 세준의 이름이 적힌 한 상자를 발견하면서 수잔은 연인의 비굴한 민낯을 마주하게 된다. 평온해 보이던 일상에 밤의 손님이 들이닥치는 순간, 사랑과 도덕이라 믿었던 것 뒤에 감춰졌던 배후가 펼쳐진다. 우리는 사랑하는 이의 진짜 얼굴과 가짜 얼굴을 구분할 수 있을까?
본 작품은 2025 그늘 소설 원고 모집 단편 부문 선정작이다. 박규민 작가는 세 단편을 통해 우리 삶에서 가장 밀접한 관계인 연인, 가족, 친구 사이가 지닌 이중성을 조명한다. 인간의 선량함 뒤에 숨은 위선과 비겁함을 작가 특유의 군더더기 없는 단정하면서도 서늘한 문체로 아프게 꼬집는다. 특히 대학원생의 비굴한 처세나 학폭 방관자의 뒤늦은 자각 등을 꺼내며 독자를 불편하게 할 만큼 진실을 들이댄다. 현실세계에 있을 법한 인물들의 반응은 재미와 묘한 기시감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일상의 평온함이 순식간에 공포로 변하는 긴장감은 독자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저자

박규민

제15회대산대학문학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가급적매일소설을쓰고자노력하고그중일부만세상에내놓는다.

목차

소꿉
소등
피식자의만찬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그늘단편선004『밤에찾아온손님』
스릴러,판타지,SF,미스터리,문학을고루다뤄오던소설브랜드‘그늘’에서국내소설단편선을기획했다.우리문단에서주목받는작가들의반짝이는작품들을모아차례로선보일예정이다.세상의모습을담은‘문학’이라는거울은우리를비춘다.거기에는그책을읽는우리의삶도,그리고저마다다른에너지를가진젊은작가들의시간역시도담겨있다.
장르에상관없이세상의목소리를내는작품이라면무엇이든모았다.한손에들어오는이책은언제어디에서든펼칠수있다.이야기가일상에스며드는동안작은파동이독자들에게전해지기를바라며소설을가로지르는다정한통찰을책의등에담았다.시리즈도서를책장에모아꽂으면힘이있는각각의서사들이모여하나의세계를짓게된다.기본에충실한흑백의이미지는독자들의내면에서조화를이룬다.
그늘단편선시리즈는총세편의단편이담긴짧은단행본이다.앉은자리에서단숨에읽을수있지만마음에오래남는이야기들이다.우리일상에깃든,우리를닮은세편의이야기를통해서사를읽는기쁨과즐거움이독자들의마음에가닿기를바란다.

일상의소등뒤에비로소보이는진실
우리가온종일타인에게보여주었던수많은표정아래에과연어떤얼굴들이숨어있을까.가장익숙한공간인집으로돌아와조명을끄는그잠깐의정적에서자신도외면해왔던스스로의민낯과마주하기도한다.이처럼일상의커튼이내려간뒤에야비로소보이는것들도있다.
『밤에찾아온손님』에등장하는인물들은일상의조명이꺼진뒤에야드러날비굴한민낯을저마다숨기고있다.이들은타인에게보여주는몇개되지않는표정만으로분명한인간관계를지탱해간다.이러한모습에서우리는괴리감보다기이한공감과동질감을느낀다.
단편집의문을여는「소꿉」은이모의반려견빠삐를돌보는대학원생‘세준’이연인‘수잔’을이모의집으로초대해벌어지는이야기를그려낸다.수잔이2층에서발견한상자는세준이그간공들여쌓아올린거짓말을단숨에무너뜨렸다.세준의비밀이담긴그상자는둘사이의신뢰를돌이킬수없는파멸로이끌고만다.세준은연인수잔에게이모의집이라속이며화려한공간을누리지만실상그곳은그가학위와미래라는인질이잡힌채지도교수의반려견을돌보는공간에불과하다.그가빠삐를돌보는행위는표면적으로는성실함으로보이지만사회의비대칭적권력구조에순응하는비굴함일뿐이다.

수잔에게필요한것은명쾌한해명뿐이었다.세준이평범한피해자이기만하면수잔은모든걸이해해줄수있었다.
_「소꿉」中

사회라는커다란권력과압박앞에서우리는얼마나쉽게흔들릴수있는가.박규민은현대인이쓴사회적가면을벗겨내며그안에도사린진정한얼굴을우리앞에펼친다.사랑조차권력관계로부터자유로울수없다.무엇보다가장친밀한연인이실상은가장낯선타인일수있다.『밤에찾아온손님』이그려내는미세한균열을보며,어쩌면우리가외면해오고있던진실을마주하게될지도모른다.

밤이되면찾아오는불편한손님을정면으로마주하며
이번단편집은일상의조명이꺼진뒤비로소보이는불편한진실들을폭로한다.학위와미래를위해살아온한남자의비굴한성실함부터,불청객을앞에두고도덕적신념과불신사이에서위태롭게갈등하는「소등」,방관이라는이름으로외면했던과거의폭력이현재의식탁위에서어떤그로테스크한복수로되돌아오는「피식자의만찬」까지.우리주변에서흔히볼수있는인물과소재를통해인간의내면을또렷하게조망함으로써독자를흔들어놓는매력적인이야기이다.
『밤에찾아온손님』은견고한일상에날카로운균열을심어내는데서시작한다.제목이암시하듯평온한일상의공간에침입한이질적인손님을통해우리가신뢰와사랑이라는이름으로덮어두었던위선이드러나는순간을포착한다.
손님은불시에찾아오는타자다.동시에우리가억눌러온죄책감과욕망의형상이다.어쩌면끝내외면하고싶던비겁한자아그자체일수도있다.여기서아이러니한점은이러한‘손님’을마주하는순간,평온하게보내온나의하루에대해스스로의구심을품게된다는사실이다.믿음과불신사이에서흔들리는진정성을마주하는그순간,우리는비로소깨닫는다.무사히보낸오늘하루의진짜얼굴이기만과방관이었다는사실을말이다.그러면조금더그지점을파고들수있게된다.나와타인의선량함은비겁함의다른표현방식이아니었을까,우리의일상은누군가의고통을외면한대가가아닐까…….그런생각들로머릿속을가득채우다보면제발로찾아오는이손님들의방문이무척이나중요하다.그들에게압도되지않고정면으로마주할수있어야한다.인간은모순적이다.이소설은그민낯을잘드러내고있다.그러면서도인간성을유지하는일,또그러한과정속에서우리가무엇을유지하고회복해야하는지에대해질문을던진다.
나와타인의선량함은비겁함의다른이면이아닌지,우리의일상은누군가의고통을외면한대가는아닌지말이다.그렇기에밤이되면제발로찾아오는이손님들에압도되지않고정면으로마주해야하지않을까?인간의민낯과복잡한모순을가감없이묘사하며인간성을유지하는일의지난함을드러내면서도우리가유지하고회복해야할것은무엇인지에대한묵직한질문을던지는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