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첫이 있다

우리에겐 첫이 있다

$13.80
Description
마감은 쌓여 가는데,
만들라는 책은 안 만들고 자꾸만 낭만 타령을 하더라니!

책과 낭만을 사랑한 일곱 명의 편집자가
잃어버린 당신의 낭만을 찾아 드립니다!
퍼석퍼석한 세상, 일곱 개의 첫, 일곱 개의 낭만으로 함께 떠나 볼까요?

책을 만드는 사람들은 좀처럼 무대에 설 기회가 없다. 원고를 다듬고, 제목을 고민하고, 한 권의 책을 세상으로 내보내는 동안에도 정작 자신의 문장을 가질 일은 드물다. 그랬던 이들이 어느 날 문득, 처음으로 무대에 서기로 한다. 매일 같은 사무실에 앉아 다음 책을 고민하던 편집자들이 각자의 ‘낭만’을 꺼내어 놓기로 한 것이다. 책을 가장 가까이서 다루는 사람들은 좋은 이야기가 어떻게 한 사람의 마음에 자리를 잡는지를 안다. 그런 사람들이 끝내 자기 손으로 쓰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이 책은 그 물음에서 출발한다. 매일 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직접 쓴, 책과 낭만에 대한 가장 사적인 대답들이다.
낭만 가이드의 첫 번째 주제는 ‘첫’이다. 누군가에게 첫에 얽힌 낭만이란 자전거를 끌고 낙동강으로 향하던 순간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아빠의 등에 업혀 맞은 첫눈이며, 또 누군가에게는 솜뭉치 같던 강아지가 선물처럼 찾아온 순간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러한 고백에서 멈추지 않는다. 사연 뒤에 ‘낭만 가이드’라는 제안을 남기면 다른 동료가 그 가이드를 받아 실제로 그렇게 살아보고 경험을 답장으로 적어 돌려준다. 한 사람의 낭만이 옆자리 동료의 손에서 또 한 편의 이야기가 되어 돌아오는 일. 매일 얼굴을 맞대는 사이가 아니라면 가능하지 않았을 이 다정한 교환 일기가 책을 읽는 여러분에게도 널리 퍼지면 좋겠다.
저자

크루편집부

한명이넘어질라치면나머지가달려가잽싸게받아주는균형으로굴러가다보니어느새낭만에대해서도입을모으게되었다.쿵하면짝,얼쑤하면절쑤하는제법괜찮은팀워크다.

목차

들어가며

1부·첫,이라는낭만
집념의첫빠따—조린우엉
12월—공주햇밤
이상하고아름다운—헤나
밤샘의역사—초승달고양이
서울슈마허,탄생—전국낭만자랑
산타의선물—완두콩
그럼에도불구하고,다정하게—토성의중재자

2부·답장들
내가길바닥에서배운것들—조린우엉
찬이에게—공주햇밤
나의작은완두콩에게—완두콩
사랑은아무나하나—토성의중재자
손이시려도,눈사람—초승달고양이
은둔의새벽—헤나
다정함의무게를나누는법—전국낭만자랑

출판사 서평

낭만그거어떻게하는건데요
우리는보통책을떠올릴때작가의이름을먼저생각한다.그한권이세상에나오기까지원고를고르고,문장을매만지고,마지막오자까지잡아내는손들은결과물안에서조금씩잊힌다.편집자는대개그렇게뒤편에있는사람들이다.그런이들이이번에는쓰는쪽에서보기로했다.‘낭만’이라는말을찾기위해서.
그런데낭만이라는말은어쩐지손에잘잡히지않는다.좋은건알겠는데,그래서그걸대체어떻게하라는건지.이책은바로그막막함으로부터시작되었다.매일좋은이야기를알아보고다듬는이들이정작자기이야기를쓸차례가되면무엇을말하게될까.〈낭만가이드〉시리즈는그물음을매권새로받아든다.답을미리정해두지않은채로,책만드는일을업으로삼은사람들이가장사적인자리에서펜을든다.그렇게한권씩,책에대해서,그리고낭만에대해서가장내밀하고사적인고백을쌓아나간다.그래서이책의낭만은‘낭만이란이런것이다’와같은설명과는거리가멀다.그냥자기만의낭만을꺼내어놓고,그것을따라해볼수있게만든다.
그첫번째로〈우리에겐첫이있다〉를선보인다.책을만드는이들이모여저마다의‘첫’을꺼내어놓았다.남의글을세상에잘내보이는데익숙한사람들이자기마음을풀어놓을때,그문장은어떠한온도를가지게될까.이책은그물음에대한일곱개의응답이자앞으로이어질〈낭만가이드〉시리즈의첫문장이기도하다.

힘들고지칠때,우리에겐‘첫’이있다!
처음은대개서툴다.무엇을해야할지몰라헤매고,자주실수하고,종종실패한다.그런데이상하게도마음에가장오래남는것은매끄럽게잘해낸두번째,세번째가아니라그어설펐던처음이다.첫눈은해마다내리지만누군가는평생단하나의첫눈만을기억한다.아빠의등에업혀뺨에닿던체온이한꺼번에밀려온그밤의눈.‘첫’이낭만적인건그것이완벽해서가아니라두번다시똑같이오지않기때문이다.처음은언제나단한번뿐이고,그단한번이라는사실이평범한장면을두고두고빛나게만든다.
처음의또다른얼굴은두려움이다.가보지않은길앞에서우리는망설이고,그래서처음을통과한다는건늘작은용기를필요로한다.한사람은자전거하나로무모하게낙동강을향했다가발끝에도닿지못한채돌아왔고,또한사람은한달치월급의절반을들여마지못해첫운전면허를땄다.대단한성취는아니었다.하지만이들은안다.무언가를이루어서가아니라,한번도가보지않은곳의자신을만나러갔다는사실만으로그시간이충분했다는것을.처음이두려운만큼,그두려움을통과한자리에는전에없던내가한뼘자라있다.
그리고처음은생각보다끝나지않는다.어른이되면‘첫’의순간이사라질것만같지만,서른도마흔도쉰도그나이로는누구나처음살아보는것이아니던가.삶의매순간이실은처음겪는시간이라는그단순한사실앞에서낭만은어린시절에두고온것이아니라지금도알아보기만하면되는무엇이된다.〈우리에겐첫이있다〉가일곱개의‘첫’을통해말하고자했던것도결국그시선과태도이다.흘려보낸줄알았던처음들이사실은아직마음어딘가에남아,메마른날의우리를가만히붙들고있다는그사실말이다.

회의하라고모아놨더니,낭만을좇는이들
이책의시작은회의시간의시답잖은수다였다.마감이있고,일정이있고,다음책이있고,그다음책이있는자리에서누군가용기를내어‘낭만’이라는단어를꺼냈다.다음책을의논하기위해모인자리였는데,어느새이들은각자의낭만을이야기하게되었고,그수다가일곱편의글이되고,한권의책이되었다.사실이들이모두편집자인것도아니다.한권의책이만들어지기까지는수많은이들의손이필요하기때문이다.평소각자의자리에서책을만들던사람들이,이번에는같은자리에둘러앉아서로의‘첫’을꺼내놓은것이다.
생각해보면책만드는사람들이낭만을좇는다는건당연하고도자연스러운일이다.매일수많은원고를읽으며어떤이야기가사람의마음에가닿는지를가늠하는것이이들의업이기때문이다.별것아닌하루에서굳이한장면을건져올려글로붙잡아두는일은따지고보면이들이가장오래해온일이기도하다.그런사람들이이번엔자기안의‘첫’으로시선을돌렸다.그리고한사람이자신의낭만끝에작은제안하나를남기면,다른동료가그것을받아직접경험해본뒤답장을적었다.무작위로받아든주제가가장피하고싶던‘첫강아지’여서글을시작하기도전에눈가가먼저젖었다는답장부터,‘드라이브’라는가이드를받아들고훌쩍떠났다는답장까지…그렇게건네받은마음을자기삶에한번부려본흔적이일곱통의답장으로돌아왔다.
그래서이책은어떤공동체가서로를들여다보는방식을닮았다.한명이넘어질라치면나머지가달려가잽싸게받아주는균형,그균형으로수신인이다른교환일기를내내주고받는다.평일내내같은자리에서부대끼고도굳이서로의낭만이궁금한사이가아니었다면이책은끝내이런모양이되지못했을것이다.주말에모여각자의낭만을이야기하고싶은동료가있다는것,그것이야말로우리에게필요한진짜낭만이아닐까.이제이들이서로에게건넨일곱개의‘첫’이당신에게로건너갈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