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고백 (김태령 소설 | 양장본 Hardcover)

허위고백 (김태령 소설 | 양장본 Hardcover)

$15.00
Description
오늘날 우리 문단에서 주목받는 작가들의 반짝이는 작품을 모아 그늘 중·단편선을 선보인다.
그중에서도 그늘 중편선 시리즈는 장편소설이 지닌 강렬한 서사와 단편소설이 가진 밀도의 매력을 오늘의 문학 속으로 동시에 되불러 재해석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중편선의 네 번째 주자, 《허위고백》은 ‘아프’라고 불리는 안드로이드의 고백으로부터 시작되어 인간과 안드로이드가 공존하는 세계를 그린다.
아주 선명한 꿈을 반복해서 꾸는 그는 상담소에 찾아와 자신이 ‘어머니’를 죽였음을 털어놓는다. 하지만 그것은 아주 생생한 꿈속의 이야기였고, 그 기억이 정말 꿈인지 실제인지조차 확신하지 못한다. 반복되는 꿈의 장면과 흐릿한 자기 인식 사이에서 아프는 자신의 기억이 정말 자기 것인지조차 의심하기 시작한다. 상담사인 ‘강 박사’는 진실을 밝히기보다 그에 대한 원인을 파악하고 판단하려 하며, 그 바깥에서는 같은 사건을 쫓는 단속반이 접근하며 상황은 점차 긴장 속으로 흘러간다.
인간은 ‘선택’과 그 선택에 대한 ‘해석’을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 작품은 그러한 인간의 사고 과정이 비인간을 통해 드러나는 소설이다. 살아가다 보면 무엇이 사실인지보다 무엇을 믿을 것인지, 그 믿음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가 더 중요해지는 순간이 있다. 그리고 그것은 아마도 ‘나’라는 사람을 만들어 가는 가치의 영역과 맞닿아 있을 것이다. 안드로이드와 인간의 고백은 어떻게 다를까. 그 딜레마를 소설 속에서 마주해 보기를 바란다.
본 작품은 2025 그늘 소설 원고 모집 중편 부문 선정작이다. 매력적인 이야기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문단의 신예, 김태령 작가의 이번 작품은 SF라는 장르적 틀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그 안에서 인간의 감정과 가치 판단을 낯선 방식으로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비추어 볼 때 문학의 매력은 이처럼 인간만이 전유물이라 여겨지는 감각과 사유를 다른 존재를 통해서도 말할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매 순간 무엇을 믿어야 할지 혼란스럽고, 또 언제나 무언가 고백하고 싶은 인간의 마음을 잡아 이끄는 작품이 아닐 수 없다.
저자

김태령

2000년서울출생.하고싶은이야기는많은데말재주가없어서글을쓰기시작했다.

목차

01
02
03
04
05
06
07
08
09
10
11
12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그늘중편선004《허위고백》
스릴러,판타지,SF,미스터리,순수문학을고루다뤄오던소설브랜드‘그늘’에서국내소설중편선을기획했다.우리문단에서주목받는작가들의반짝이는작품을모아차례로선보인다.세상의모습을담은문학이라는거울은우리를비춘다.그리고이내새로운세상을여는밝은길잡이로독자의마음에자리를잡는다.저마다에너지를가진젊은작가들이삶을꺼내만든이야기가여기에있다.
장르에상관없이세상의목소리를내는작품이라면무엇이든모았다.한손에들어오는이책은언제어디에서든펼칠수있다.이야기가일상에스며드는동안작은파동이독자들에게전해지기를바라며소설을가로지르는다정한통찰을책의등에담았다.시리즈도서를책장에모아꽂으면힘이있는각각의서사들이모여하나의세계를짓게된다.기본에충실한흑백의이미지는독자들의내면에서조화를이룬다.
그늘중편선시리즈는장편소설이지닌강렬한서사와단편소설이가진밀도의매력을오늘의문학속으로동시에되불러재해석하기위해기획되었다.단숨에읽을정도로짧지만짜임새있고,단편소설보다는길기에훨씬정교한서사를선사한다.한호흡으로이어가는서사의힘,이야기의응축된의미가독자에게닿아짧지만오래남는울림을전할것이다.마음을흔드는아름다운이야기가꼭맞는언어를기다리는독자들에게무사히가닿기를바란다.

비어있는자리를향해말하고,
닿지못할고백을계속하는일
내기억이아닌것같은기억이문득떠오를때가있다.누구의것인지,무엇이진실인지도모르지만그런장면들은이상할만큼또렷하게마음에남는다.
외딴상담소를찾은안드로이드‘아프’는상담사에게자꾸만어머니를살해하는꿈을꾼다고고백한다.그날의기억은아프에게구체적으로계속반복되지만,그일이실제였는지그저꿈에불과한지는확신하지못한다.상담사‘강박사’는그기억이조립과정에서외부로부터흘러들어온데이터라고설명하며아프를안심시킨다.그러나이와동시에그사건을쫓는단속반이나타나면서상황은점점불확실한방향으로흘러가게된다.
이소설에서말하는‘허위’는거짓이라는의미가아니라‘비어있음’을뜻한다.그래서모든등장인물의고백은언제나도착할수없는곳으로향한다.그들은모두듣는사람이존재한다고가정하지만,실제로그들의말이닿는자리는비어있다.대상이없는그간극속에서각자의고백들은방향을잃고그저떠돈다.
아프의고백역시마찬가지다.그는분명어떤장면을말하고있으나,그말을듣거나그것에대해알고있는대상들은이미사라진지오래다.그렇다면남아있는것은기억의조각과해석뿐일것이다.고백은닿기보다반복되는행위그자체로서그들에게남는다.그래서말이어딘가쌓이기는하지만결국어디에도닿지않는모순이발생한다.결정적인정보를갖지못한상태에놓읜이들,그럼에도불구하고판단하고확신을가지며‘빈자리’를각자의방식으로채우는이야기다.

인간을설명하는가장낯선방식
문학은인간을말하고인간에대해설명하는가장오래된방식이다.이작품역시같은메시지를담고있다.그러나그방식이사뭇다르다.인간에대해말하지않음으로써인간의방식을드러내기때문이다.이작품에등장하는비인간,즉안드로이드는인간처럼감정을느끼고,확신하지못한다.그럼에도타인을향해판단을내리고그러한판단을받는과정이정교한소설적구조속에서아주선명하게빛난다.
특히인상적인점은‘안드로이드가가지는감정’그자체가아니라그감정을다루는방식에대해말한다는점이다.예컨대우리가‘두려움’이라는감정을느낄때그감정을느끼는자체보다중요한것은그두려움을어떻게해석하는가에있기때문이다.인간에게는자연스러운사고의과정들이‘아프’라는낯선존재를통해다시보이기시작한다.
그래서이작품은인간바깥의시선을통해인간의삶,더나아가우리개개인의삶을대신말하는작품이다.무엇이든타자의눈으로바라볼때그것을더욱분명하게이해할수있기때문이다.그결과남는것은하나다.무엇을알고있는가가아니라무엇을알수없는상태에서우리는타자의고백을어떻게판단하는존재인가,라는아주인간적인감각이바로그것이다.
우리의빈자리는과연무엇일까.그건누구를잃어서생긴자리일수도있고,끝내확인하지못한사실이남긴공백일수도있겠다.그리고혹은스스로도설명하지못한채지나온감정이남겨둔틈일지도모른다.인간은그러한자리를향해계속해서말을건넨다.닿을수없는대상에게,이미사라진장면에게,끝내확신할수없는기억에게.그것이사실인지아닌지도알지못하지만고백은멈추지않는다.
어쩌면고백이라는것은무엇을분명하게하기위한행위가아니라비어있는상태를견디기위한방식일지도모르겠다.그리고《허위고백》은바로그자리에있다.우는모두무엇을알수없는채로도기어이고백을하고야마는존재라는걸이야기하는,보기드문수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