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벽돌에 독립을 새긴 사람들 : 상하이부터 충칭까지, 정치부 기자의 임시정부 기행

붉은 벽돌에 독립을 새긴 사람들 : 상하이부터 충칭까지, 정치부 기자의 임시정부 기행

$19.80
저자

이창희

저자:이창희
1983년서울출생.오랜기간정치부기자로살고있지만사실은정치말고좋아하는것이더많다.넓게아는것과멀리보는것을지향하는탓에마흔이넘어서도깊이가없는삶을살고있다.덕분에삶은가벼운데이상하게도글은점점무거워지고있다.

목차

프롤로그지금,왜,그리고무엇을위해

상하이
Chap.1우리가몰랐던,임시정부의칠전팔기
Chap.2요인들의동선혹은사선
Chap.3독립과생존이라는양팔저울
Chap.4사랑도명예도이름도남김없이

자싱
Chap.5백범의피난처,그치열했던고민의공간
Chap.6혼돈의시대,싹트는우의,그런데지금은

항저우
Chap.7임정이‘정부’가아니었다는이들에게

전장
Chap.8좌절하고포기할권리의부재

난징
Chap.9작고힘없는식민지의독립운동이란
Chap.10강남한복판에위안부기념관이생긴다면
Chap.11약산의공간,그폐허에서
Chap.12독립을향해날았던조선의파일럿

창사
Chap.13멀어지는조국,더멀어지는독립

광저우
Chap.14몰려오는전선,갈림길의정부
Chap.15모든강물은바다에서만난다는믿음

류저우
Chap.16미래가보이지않는다는공포

구이린
Chap.17승리할수있는전투를위한준비
Chap.18펜이칼보다강하다는외침
치장
Chap.19실천없는역사논쟁의참을수없는공허함

충칭
Chap.20마지막일줄모른채맞은마지막순간
Chap.21‘몰랐으니까’1945년을
Chap.22중립외교,그치열함에대하여
Chap.23무너지지않고자했던그들의민주주의

에필로그처음이마지막이아니기를,지금이최후가아니기를

출판사 서평

기록된영웅의신화를지우니,
매일밤밀정과굶주림에고뇌하던한사람이보였다

오늘날대한민국근현대사는역사그자체가가진본연의가치와사실보다진영논리의전리품이나특정정치적목적을위한도구로변질되어소모되는경우가종종발생한다.거대담론과이념충돌속에서100년전그길을걸었던실제인물들의삶은얄팍한구호뒤에숨겨져있다.그들은후대의역사책에기록된거룩한영웅이기이전에밤마다끈질긴추적과생존의공포에시달려야했고,당장내일아침의굶주림앞에서끼니를걱정해야했던나약한한인간이기도했다.그렇기에좌우의대립이나세련된정치적수사뒤에가려져있던임시정부의날것그대로의일상에우리는집중할필요가있다.
『붉은벽돌에독립을새긴사람들』은생사의기로라는가혹한운명앞에서매일밤잠을이루지못하고고뇌했던인간적인내면그리고온몸으로감내해야했던현실적인한계와결핍을찾아11개의도시를기록한기행서이다.임시정부가머물렀던도시를직접방문하여그들의고민과일상을복원해내는작가만의서술방식은독자들로하여금가공된역사의장막을걷어내고실제임시정부요인들과인간적인공감을나누도록이끈다.

“지금시점에서그들의발자취를뒤쫓는것이어떤의미인가”
정치부기자의눈으로기록한역사추적다큐멘터리

오랫동안치열한취재현장을누벼온정치부기자특유의날카로운시선과집요한추적을바탕으로상하이에서출발해충칭에이르기까지대한민국임시정부가일제의칼날을피해가며남긴수만리의생생한궤적을23일간직접걸으며기록했다.과거의기록을찾아가는여정은결코순탄하지않다.중국현지의통제속에서촬영이금지된구역을통과할때는기자시절의기지를발휘하기도했고,유적지의흔적을찾기어려운막다른길을맞닥뜨렸을때는관공서를직접수소문하며현지당국과몸으로부딪치기도했다.이처럼저자가역사속임시정부동선과현재의공간을실시간으로동기화하며묘사하는서술은독자들에게마치한편의잘짜인역사추적다큐멘터리한복판에서있는듯한압도적인현장감과몰입감을전달한다.

타국의차가운길위에서영웅들의이름을호명하다

이창희작가의시선은대중에게가장널리알려진상하이청사의상징성에만매몰되지않는다.역사의주류에서소외되어단편적인기록으로만존재하거나,점차대중의기억속에서흐릿해져가는공간까지깊숙이들어간다.그리고그곳에서미처이름석자를제대로기록하지못했던수많은영웅의흔적을찾아내는것이다.

비석하나를읽고나면다음비석으로옮겨가기까지자꾸멈춰서게됐다.이름과연도,짧은문구들.……누구는돌아갔고누구는남았다.누군가는설명이길었지만누군가는이름만남아있었다.
_본문중에서

국내에는잘알려지지않은,타국의묘역끝에가명으로외롭게묻혀야했던이덕삼열사의비석을찾아가소주한잔을올리는대목에서저자가이여행을준비하게된목적을명확히엿볼수있다.이덕삼열사뿐만아니라유적지의현재를고발하고잊힌인물들을끊임없이기억하려는저자의집요한동선은수많은현대인에게역사적부채감을안기는동시에우리가왜지금그들을다시기억해내야하는지,그진정한책무의의미를떠올리게한다.

책속에서

내부로들어서니오래된건물특유의내음이느껴졌다.20년전처음이곳에발을들였을땐단지너무나초라하다는기억만짙게남았었다.허나다시찾은지금엔이같은구조의이유가눈에들어왔다.한번에두사람이마주오르내리기어려운좁은계단,더이상효율을꾀하기어려워보이는사물의배치.그렇게기능적으로압축된공간은미관이아니라생존의설계였다.
-15쪽

중국에도착하면서스스로얄팍한결심하나를세웠다.가능한한저렴하고허름한숙소를골라다니기로했다.도시간이동에도가장낡은기차를선택하고,식사는되도록길거리에서해결할요량이었다.자못단순하고유치한발상이지만,100년전이곳에서독립운동을했던이들의숨결에조금이라도가까이닿고싶었다
-28쪽

본명이아닌가명으로그것도남의나라언어로새겨진이름을간직한그를위해,기억해주는이가많지않은그를위해,얼마나더오랜세월을이곳에머물러야할지모르는그를위해소주한잔을올리고돌아섰다.언제가될지모를한국에서의재회를기원하면서.
-40쪽

백범은장제스와의회담을앞두고총통부맞은편호텔인중앙반점에머무르며협상전략을고민했다.당시의감정을느껴보기위해중앙반점에투숙할계획이었는데,안타깝게도대대적인내부공사중이었다.아쉬웠지만호텔에서총통부까지천천히걸으며당시그의심정을더듬어보는것으로대신했다.기회의장인동시에절망과가능성이교차하던전선,그앞에서조국의장래가달린협상을앞두고그는어떤생각을했을까.
-83쪽

광저우의골목과언덕을하루종일걸으며그들의자취를더듬었지만남은것은그리많지않았다.흐릿한표지석과이름이반쯤지워진묘비,전시관속몇줄의기록들.그러나사라진것이많다는사실은이도시의시간을오히려또렷하게만들었다.강물의출발지는모두달랐고서로의물길은때때로충돌했다.그럼에도이곳에잠시모여흘렀다는사실하나만은분명하다.결국시선이머문곳은그들의도착지가아니라도착을향해흐르던방향이었다.
-139쪽

밀정.
기록에서는배신자로,교과서에서는몇줄의단정한문장으로,영화에서는얼굴이분명한악역으로등장했다.그러나실제직접방문했던그많은공간에서실체의흔적같은건쉽게붙잡히지않았다.이도시에도,이거리에도,이계단에도분명그들이있었을것이분명함에도.발각된뒤의이름,처단된뒤의기록,혹은끝내드러나지않은채사라진흔적.
-18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