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MP3가 있다- 낭만 가이드 2

우리에겐 MP3가 있다- 낭만 가이드 2

$13.80
저자

크루편집부

저자:크루편집부
한명이넘어질라치면나머지가달려가잽싸게받아주는균형으로굴러가다보니어느새낭만에대해서도입을모으게되었다.쿵하면짝,얼쑤하면절쑤하는제법괜찮은팀워크다.

목차

들어가며

1부·MP3라는낭만
REWIND,PLAY,FORWARD-전국낭만자랑
나의취향사전-초승달고양이
안녕,미키마우스!-공주왕밤빵
인디퍼포먼스-헤나
남매의재생목록-완두콩
다른오빠는좋아한적없어-조린우엉
3말고4-토성의중재자

2부·답장들
줄이어폰이아니라그냥이어폰-초승달고양이
가사,4분의미학-전국낭만자랑
타임머신을타고-완두콩
짤랑이플레이리스트-헤나
조린우엉과아이들-조린우엉
엄마가내최애야-토성의중재자
자몽과살구의계절-공주왕밤빵

출판사 서평

MP3에서잊고있던내가재생된다!

같은시절을지나왔어도기억하는장면은제각각이다.라디오로음악을듣던사람에게는MP3가새로운시대의시작을상징하는물건이었지만,누군가에게는MP4가더익숙할수밖에없다.어쩌면이글을읽는독자중에는MP3를실제로본적이한번도없는사람도있을것이다.하지만모두가음악을들었고,노래가흘러나오던작은세계를사랑했다.그안에는형제,자매로부터물려받은플레이리스트와친구들과의밤드라이브에흐르던곡,좋아하는사람의목소리가가득담겨있다.노래를들을때는잊고있던자신의존재가선명하게피어오른다.노래와함께추억을복기하다보면시공간을초월해온전히그곳으로갈수있다.

우리는각자의방식으로음악을재생했다.하루끝버스에서지친마음으로,새로운도전을앞두고들떠서,반복되는이별에마음을쓸어내리며노래를들었다.잠들기전침실에서아무이유없이꺼내듣던시간도있었다.음악을듣는순간마다떠오르는감정이똑같지않았다.어떤날의노래는위로가되었지만,어떤날에는오히려지나간시간의쓸쓸함과그리움을더선명하게드러냈다.익숙한재생목록이갑자기낯설게느껴지기도했다.우리는음악을통해과거로돌아간다고생각하지만,사실은지금이곳에서그때의나와동시에존재하게되는지도모른다.노래를듣는일은과거를그대로복원하는것이아니라,지금의마음으로그기억을다시해석하는일이기때문이다.

《우리에겐MP3가있다》는그틈을따라간다.절대로견딜수없을것같은순간에도,온세상에행복을외치고싶은순간에도MP3에서흘러나오는노래제목과가수의이름이우리에게새로운감각을선사한다.일곱명의작가는서로겹치는취향과경험을쓰면서도그안에저마다의고유한감정과소망이담겨있음을발견했다.이책에서전하고자한것역시그와같다.경험만으로는도무지간직할수없었던날것의이야기가음악에덧입혀져내안에고스란히남아있다.그리고우리는언제든그것을꺼내볼수있다.

한사람의낭만이다른사람에게도착하는방식

낭만은지극히개인적인감정처럼보이기도한다.같은노래를들어도누군가는첫사랑을떠올리고누군가는가족과함께보낸저녁을,또누군가는혼자견뎌야했던시간을생각한다.그장면이마음에남은이유도제각각이다.그래서타인의낭만을온전히이해하는일은어쩌면불가능한것처럼느껴지기도한다.

이책은그불가능한일을관계속에서해소한다.1부에실린일곱편의글은각자음악을들으며쌓아온추억속에서낭만의실마리를찾았다.앨범을듣는방식,가사를음미하는방식,오랜만에사용하는이어폰과이제는바뀌어버린풍경을다루는방식이빼곡하게적혀있다.음악을함께들으며사랑하는사람의과거를상상하고,그를응원하고,또감격한다.

일곱명의작가는이글을통해함께일해온동료들의어깨너머로,미처알지못했던또하나의세계를바라보았다.그리고그세상의일부를자기일상으로가지고왔다.잘읽었다는말대신동료가건넨가이드에직접도전했다.한사람의이야기가말로만머물지않고다른이의삶이되었다.덕분에조금은다른낭만을경험할수있었다.그행동이또다른이야기가되어돌아오는동안낭만은더이상혼자만의추억으로머무르지않게되었다.그래서2부에실린글들은편지답장에가깝다.

낭만은우리사이에서진동하며새로운방식의추억을만들어낸다.이렇게공유한이야기들은먼훗날다시금추억할수있는또다른낭만이될것이다.이책의곳곳에는작가들이추천하는플레이리스트가꼼꼼하게수록되어있다.언젠가어떤삶에진한여운을남기고때로는방향을바꾸게했던이노래들이독자들의마음에도오래멈추지않는낭만으로재생되기를바란다.

책속에서

낭만은거창하지않습니다.다만그것을알아보는눈이필요할뿐이지요.이책이그눈을찾는지도가되어줄수있다면,우리는그것만으로도충분히행복할것같습니다.
-5쪽

라디오는다양한음악을들을수있는창구였다.그때는지금처럼알고리즘이내취향의노래를선별해서제안해주는기술도없었거니와,앨범을사거나복사하지않으면다른가수의노래를들을방법이없었다.타이틀곡만들려주는《가요톱텐》과는달리라디오는좋은수록곡들이나유명하지않은가수들의노래를틀어주기도했기때문에조금더다양한음악을접할수있었다.
-18쪽

취향이많은만큼나는정리에집착한다.내가좋아하는것들을모두기억하려면어딘가에차곡차곡잘정리해두어야하기때문이다.전자사전에미처담지못한노래들도폴더별로컴퓨터에정리해두고는했다.스트리밍시대로넘어온지금도그습관은여전하다.내멜론음악서랍에는장르별로깔끔하게정리된플레이리스트들이자리잡고있다.
-34쪽

오빠와나의시간은공유했던MP3속노래들처럼겹치고반복된다.앞으로도우리가각자살아갈삶의방향은다르겠지만어린시절의추억은서로의플레이리스트한귀퉁이에묵묵히남아있을것이다.마치하나의재생목록처럼어떤곡은첫음만들어도웃음이나고,어떤곡은왜인지모르게목이멘다.
-67쪽

내가좋아했던오빠들,그리고그시간을함께보낸팬클럽언니들,브로마이드한장을더받으려고온걸알면서도이리저리기웃대는나를가게에들어와놀다갈수있게해주셨던레코드샵사장님.그리고……부족한용돈을모아구입한용량이아주적었던MP3와자주고장이나서가장싼것으로만고르던이어폰,거기에어떤음악을넣을지고심하던나까지.오히려부족했기에아주충분했던시절을보낸것만같다.
-84쪽

내가독립한뒤로동생은맏이역할을하게되었다.혼자방을쓰면서노래를틀어놓는일도많아졌다.린과거미,권진아와헤이즈의노래를들으며해가지는것을보았다.가끔인스타그램에노을사진을업로드하고언니라면이런좋은기분을더멋진말로표현할수있을것같다며나를테그하기도했다.나는동생의사진보다배경음악으로깔아둔음악을더열심히생각했다.어떤마음으로노래를골랐을지마음으로헤아렸다.
-132쪽

“어때?나좀잘하는것같지않아?”
백미러로슬쩍비친엄마의눈이들떠서반짝거리고있었다.특히무심한듯시크하게박자를타야하는구간에서는엄마의미간에한껏집중의주름이잡혔다.박자를놓치지않으려귀를쫑긋세우고노래에집중하는그모습이내눈에는웬만한아이돌연습생못지않게진지하고사랑스러워보였다.
-147쪽

누군들이질문을들으면나와같은생각이지않을까.아무에게도들키지않으려꽁꽁숨겨왔던나의무거운우울을뜻밖의곳에서들켰을때의당황스러움과묘한안도감.그래서첫가사는낯선타인이알아봐주는무해한들킴이라고생각했다.
-15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