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바꾸는 몸쓰기 시리즈
문을 두드리면 새로운 장이 펼쳐진다
몸의 바른 쓰임을 위한 국내 에세이 ‘몸쓰기 시리즈.’ 내 몸을 사랑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운동과 체험, 먹거리와 일상적 움직임. 그 모든 것에 마음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신체와 마음이 긍정적으로 연결됨을 느끼는 그 순간, 전에는 몰랐던 세심한 감각에 놀라게 될 것이다. 내 몸에 대해 자세히 알수록 사랑하게 된다. 긴 인생을 함께 가야 하는 몸을 살피며 깊숙한 곳에 숨겨진 감각을 두드려보자.
나도 몰랐던 숨은 힘을 끌어내고, 평소 관심이 있었지만 쉽게 다가가거나 도전해 볼 수 없었던 장르의 내막을 연다. 책을 읽으며 저자의 글에 대입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한다면, 그 생생한 경험을 함께 느껴볼 수도 있겠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찌뿌듯한 몸을 일으켜 바지런히 움직이는 기쁨을 느끼기를, 나의 몸이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걸림돌이 아닌 조력자가 될 수 있도록 돕기를 바란다. 다양한 이야기를 담는 몸쓰기 시리즈의 여정은 계속될 것이다.
수천 년을 이어온 데에는 이유가 있다
오래된 것에는 이야기가 쌓인다. 지금은 너무 익숙해서 별생각 없이 지나치는 것에도 처음이 있고, 오랜 시간 사람들의 선택을 받으며 살아남은 것에는 저마다의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뻔하지만 요가가 바로 그렇다. 오늘날 요가는 매트 위에서 몸을 단련하는 운동으로 친숙하다. 그러나 수천 년의 시간을 건너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사람이 요가를 수련하는 이유가 단지 몸을 유연하게 만들어주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오랜 수행의 전통에서 출발한 요가는 시대와 지역을 건너며 여러 갈래로 뻗어 나갔고 그 과정에서 몸을 움직이는 방식뿐 아니라 호흡과 마음을 다루는 생각까지 함께 이어져 왔다. 이 책의 매력은 운동으로만 알고 있던 요가 뒤편에 이렇게 오래되고 깊은 이야기가 숨어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데 있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이 책이 요가가 몸을 움직이는 방법보다 훨씬 넓은 범위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아쉬탕가의 여덟 단계에서 우리가 흔히 요가라고 생각하는 자세, 즉 아사나는 한 단계에 불과하다. 그 앞에는 타인과 세상을 대하는 태도인 야마와 자신을 가다듬는 니야마가 있다. 청결, 만족, 절제, 자기 성찰 등을 말하는 니야마의 다섯 덕목을 읽다 보면 요가가 왜 마음을 가라앉히는지 자신을 들여다보는 일과 자주 연결되는지도 이해된다. 몸과 마음을 별개의 것으로 두지 않고 함께 수련해 온 역사를 알고 나면 매트 위에서 반복하던 호흡과 동작에도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의미가 생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요가에도 통한다. 그저 운동이라고 생각했던 움직임 속에 오래된 철학과 삶을 대하는 태도가 함께 흐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요가는 낯설고 흥미로운 세계로 다가온다. 수천 년을 이어온 데에는 역시 그만한 이유가 있다.
다 해내지 않는 연습
잘 사는 데에도 힘 빼기가 필요하다
‘갓생’이 하나의 유행이 된 뒤로 부지런한 하루는 제법 근사한 것이 되었다. 일찍 일어나 운동하고, 할 일을 차례로 해치우고 자기계발까지 놓치지 않는 하루. 문제는 그렇게 살지 못한 날이다. 늦잠을 자거나 계획한 일을 미루기라도 하면 별것 아닌 하루가 실패한 하루처럼 느껴지고, 나만 제자리에 있는 듯한 패배감이 들기도 한다. 잘살아보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 어느새 하루하루를 성공과 실패로 나누는 기준이 되어버린다. 완벽함을 쫓아가다 좌절하기 너무 쉬운 세상이다. 이 책의 저자 역시 갓생을 살아가던 청년이었다. 그랬던 저자가 이 책의 3장 레차카에서는 바로 그 꽉 쥔 마음에 조금 힘을 빼보라고 말한다. 계획한 하루를 모두 끝내지 못했다고 부족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며 쉬는 것과 놓는 것, 때로는 다 하지 않는 것까지 수련의 일부라고 설명하면서 말이다.
요가에서는 애쓰는 것만큼이나 힘을 빼는 법도 중요하다. 자세를 취할 때도 무작정 버티기보다 어디에 불필요한 힘이 들어갔는지 알아차리고 놓아주어야 한다. 그렇게 매트 위에서 익힌 감각은 자연스럽게 일상으로 번진다. 무엇을 먹고, 사람을 대하고, 하루를 보내는 방식까지 요가의 연장선에 놓인다. 결국 잘 산다는 것이 매일 정해둔 것을 빠짐없이 해내는 일만은 아닐 것이다. 어떤 날에는 나아가고, 어떤 날에는 멈추고, 필요하다면 쥐고 있던 것을 놓아주는 것. 숨을 내쉬어야 다시 들이마실 수 있듯, 삶에도 다음을 위해 비워두어야 할 자리가 있다.
책 속에서
요가는 내게 몸에도 언어가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어깨가 말해주는 긴장, 호흡이 전하는 불안, 그리고 몸이 알려 주는 멈춤의 신호들까지. 그동안 들리지 않았던 그 언어를 알아듣게 되자, 비로소 나는 나 자신과 대화할 수 있게 되었다.
-7쪽
하타 수업은 서두르지 않는다. 빠른 움직임보다 한 자세를 오래 머물며, 그 안에서 근육의 긴장과 이완을 느낀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동안 몸과 마음의 미세한 움직임을 관찰하며, 호흡을 바라보는 법, 중심을 찾는 법, 그리고 멈춤 속에 평화를 배운다.
-22쪽
하타에서 멈추는 법을 배우고, 빈야사에서 흐름을 느끼며, 아쉬탕가에서 규율과 집중을, 아이엥가에서 정렬을, 인 요가에서는 내면의 관찰을 배운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그 모든 요가의 조각들을 모아 내게 맞는 수련을 찾아가는 시대를 살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요가는 그 시대와 문화를 담아 더 다채롭게 진화해 갈 것이다. 그러나 그 변화 속에서도 요가는 이 순간 나를 바라보는 연습이라는 본질은 영원하다.
-28쪽
1960년대까지만 해도 요가 수련자들은 두툼한 카펫이나 맨바닥 위에서 수련했다. 당연히 손발이 자꾸 미끄러져 동작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그러던 중 한 영국인 요가 강사가 독일 여행 중 시장에서 우연히 카펫 깔개 한 장을 발견했다. 그 수련자는 얇고 촘촘하고, 바닥에 착 붙는 그 느낌에 반해 요가 수련을 할 때마다 카펫 깔개를 사용했다고 한다. 그게 바로 오늘날 요가 수련자들이 사용하는 요가 매트의 시작이다.
-40쪽
사마디에 이르면 인간은 자유를 경험한다. 육체와 감각은 마치 잠을 자는 것과 같은 안정을 맛보고, 나 또는 나의 것이라는 감각도 없는 모든 것이 평온한 상태이다.
-96쪽
스와드야야는 자기 자신을 스스로 깨닫고 성찰하는 과정이다. 책이나 경전을 통해 배우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더 중요한 건 일상에서 스스로 몸과 마음을 관찰하며 이해하는 것이다. 나는 지금 어떤 상태인지,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왜 이런 생각과 행동을 반복하는지 스스로 질문하면서 미처 알지 못했던 자신을 조금씩 발견해 간다.
-103쪽
서양 사람들은 시간을 ‘어제에서 오늘로, 오늘에서 내일로’ 흐르는 직선의 개념으로 본다. 그래서 역사를 남길 때에도 언제, 어디서, 누가 했는지를 꼼꼼히 기록하고, 사건의 순서대로 정리한다. 반면 인도 사람들은 시간을 원의 개념으로 생각한다. 태양이 지고 다시 떠오르듯, 모든 것은 끝없이 돌고 도는 순환 속에서 다시 태어나고, 사라지고, 또 이어진다고 믿는다.
-133쪽
이 감각을 몸으로 익히고 나니, 오래전 인도 철학에서부터 음식을 세 가지 성질로 나눠온 이유도 조금씩 이해가 됐다. 처음엔 사트바sattva, 라자스rajas, 타마스tamas라는 낯선 이름들이 어렵게만 느껴졌는데, 사실 이미 몸이 알고 있던 감각에 이름을 붙인 것에 가까웠다.
-147쪽
귀가 후 이불 안으로 들어가기 직전에 잠깐 멈춰 숨 한번 고르고 가볍게 스트레칭하는 것만으로 몸과 마음은 한결 가벼워진다. 일상 속 작은 틈새의 움직임으로 하루를 조금 더 가뿐하게 조금 더 견디기 쉽게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133쪽